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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_6
저자의 말 _8 1장 돈이란 무엇인가 _11 2장 돈에 중독된 사람들 _33 3장 부 중독의 네가지 징후_57 4장 심각한 중독자와 그 자녀들_101 5장 에고 마피아와 중독경제 _171 6장 탐욕의 민주화_195 7장 치유에의 길_231 주석 _2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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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미, 부에 중독되었다
2천년대 초반 ‘부자 되세요’라는 광고카피가 히트를 하고 ‘부자아빠 가난한아빠’란 책이 베스셀러에 올랐다.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부자’라는 말을 어떤 거부감 없이 처음으로 우리가 이루어야 할 긍정적인 꿈이나 목표로 받아들이는 순간이었던 것 같다. 그 뒤 아파트 투기 열풍이 전국을 뒤덮었고 단돈 몇백만원으로 시작하여 몇백억을 거머쥔 주식부자, 부동산부자에 대한 풍문이 끝없이 이어졌다. ‘부자 되세요’라는 꿈이 정말 내 삶에도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부푼 기대로 국민의 상당수가 대출을 받아 자기가 살지도 않을 ‘아파트’란 상품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부터였다. 그리고 지금, 그 모든 꿈들이 허망하게 사라져가는 2015년 대한민국에 우리는 서 있다. 이 책은 1980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되었다. 하바드대를 나온 사회학자인 필립 슬레이터는 그 당시 미국에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이상한 중독현상에 주목했다. 그것은 바로 다름아닌 ‘부 중독’ 이 책의 원제이기도 한 ‘Wealth Addiction'이다. 알콜중독, 도박중독 등 인간의 몸과 마음을 파괴하는 수많은 중독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중독과 달리 저자가 주목한 ‘부 중독’은 한 개인이 아니라 사회 전체를 파괴하는 가공할 위력을 발휘한다. 이 책은 1980년 레이건 집권 이후 부자를 위한 감세 정책 등을 펼치며 미국이 부 중독자를 양산하는 사회가 되어버린 시점인 1990년, 독자들의 요구에 의하여 재출간되었다. 저자는 미국 사회가 이대로 가면 큰일난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쓰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어쩌면,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되었는가 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어야 할 시점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돈, 돈 중독자, 그리고 에고마피아 책은 ‘돈이란 무엇일까?’ 라는 원초적인 질문에서 출발한다. 그러면서 돈에 관한 중요한 사실 세가지를 이야기 한다. 1.돈은 상징물이지, 실물은 아니다. 2. 돈의 기능은 동질화이다. 3.돈은 수단이지, 목표가 아니다. 어쩌면, 교과서에 실릴법한 이 당연한 사실들이 잊혀질 때, 즉 상징물인 돈을 실물처럼 대하고 수단이었던 돈이 목표로 둔갑하는 때, 우리는 ‘부 중독’의 덫에 걸려들게 된다. 그리고 사랑의 가치에 대하여 “얼마면 돼?”라고 물었던 유명한 드라마의 대사처럼 돈의 동질화 기능이 강화될수록 우리는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들게 된다. 결국 ‘자신을 섬기기 위해 돈을 사용하기보다 돈을 섬기기 위해 자신을 사용하게 되는 것’ 이것이 ‘부 중독’ 현상이다. ‘부 중독’ 이데올로기를 가장 적극적으로 설파하는 인간들은 물론, 가장 심각한 부 중독자들이다. 흔히 우리가 ‘부자’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그들은 자신의 ‘부 중독’이 사회 전체로 확산되기를 바란다. 저자는 그들이 단지 부자가 아니라 왜 부 중독자인지, 8명의 억만장자를 엄선하고 그들을 집중 분석한다. 이 책의 가장 흥미로운 대목이다. 흔히 화려한 성공신화로 포장되어왔던 그들의 이면에 얼마나 비인간적이고 고독하고 파괴적인 ‘부 중독’이 존재하는지 낱낱이 파헤친다. 그들은 자신이 가지기보다 남들이 못 가지는 것에 희열을 느끼며, 인간을 인간이 아닌 단순한 기계로 바라보고, 아무리 많은 부를 축적해도 만족할 줄 모르고 ‘아직도 배고프다’고 중얼거린다. 그들은 자신의 정당한 노력으로 부를 획득한 부자가 아니라 부중독자이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자의 지위에 오른 사람들일 뿐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인간의 유기체를 하나의 사회체제로 비유하면서 ‘에고 마피아’란 개념을 도입한다. ‘에고’라는 존재는 바로 이 ‘부 중독’ 현상을 진두 지휘하는 일종의 ‘독재자’이다. 타인을 배려하기보다 오직 자신의 이익에만 집착하고 세상의 모든 것이 자신의 관리 하에 놓이기를 바라는 독재자의 마인드를 가진 ‘에고 마피아’를 부 중독자들의 집착과 광기를 이끌어가는 주체로 지목한다. 그리고 인간답게 살고자하는 우리 몸의 나머지 부분을 ‘기반요소’라 부르며 기반요소의 인간적이고도 본능적인 요구를 ‘에고 마피아’가 철저하게 차단하면서 점점 인간은 ‘부 중독’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해낸다. 우리는 ‘부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저자는 마지막 장에서 우리 안의 ‘부 중독’을 치유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 자신이 한때 일중독에 빠졌던 사람으로서 자신이 ‘부 중독’에서 치유된 경험을 말하면서 끝없이 내면의 공허와 결핍을 외부의 돈으로 채우고자 하는 ‘에고 마피아’와의 관계를 끊고 자기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에 귀를 기울이라고 말한다. 돈지상주의를 피하고 자주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소유하지 말라는 조언과 함께. 그리고 저자는 이제 미국이 중독사회를 벗어나 돈에 중독되지 않은 건강한 공동체로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2015년의 미국사회를 바라보면 1990년의 희망은 그저 희망에 그쳤을 뿐이라는 것을 씁쓸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부 중독’을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미국에서도, 한국에서도, 그리고 전세계 어디에서도. 그것이 소수의 ‘부 중독자’들이 자신의 중독을 인간의 당연한 본능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중독사회를 바꾸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