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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란 내게 희미해져버린 개념이다. 나는 직업도 없고, 여자친구도 없다. 친구는 더더욱 없다. 15제곱미터 남짓한 자그마한 월세 아파트에 산다. 세 사람이 우리 집에 찾아오면 한 사람은 화장실에 앉아 이야기할 정도라고 하면 상상이 될까.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화장실에서 나올 때는 반드시 뒷걸음질로 나와야 한다. 어쨌거나 내게는 보금자리이다. --- 본문 중에서
삶은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고 사람들은 이야기하지. 네가 내 삶을 통해 보았듯 좋은 것보다는 나쁜 것으로 가득해. 하지만 모든 게 최악일 때는 두 글자로 된 단어 하나를 떠올려봐. GO. 가, 앞으로 가. 글을 써, 그림을 그려, 사진도 찍어, 춤을 춰, 바느질을 해, 연기해, 노래해. 그러니까 모든 상황이 최악일 때마다 딱 한 단어만 기억하는 거야. GO. 가, 앞으로 가. 그냥 해봐.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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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대륙을 사로잡은 새로운 감성의 한국인 작가 닉 페어웰!
절망과 희망 사이에서 방황하는 청춘들을 다시 삶으로 이끌다! 비행기를 타고도 스물일곱 시간은 가야 닿는 나라 브라질. 그곳에서 지구를 반 바퀴 돌아 한 권의 책이 찾아왔다. 방황하던 브라질 청춘들이 너나없이 ‘내 삶을 바꾼 책’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소설. 청소년이 주인공도 아니고 내용도 ‘센’ 편이지만 브라질 교육부의 심사를 거쳐 선정된 공립고등학교 필독서이다. 그러더니 브라질 청소년들이 책 제목으로 문신을 새기고 네일아트를 하며 셔츠를 만들어 입기 시작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소설을 쓴 작가가 브라질로 이민한 한국인이라는 것. 물론 브라질의 언어인 포르투갈어로 쓰였고 한국어로 번역된 번역서이다. 줄거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브라질의 상파울루를 배경으로, 외롭고 부유하던 삶을 살던 청춘이 타인을 구원하기에 앞서 자기 자신을 구원한다는 이야기. 하지만 아직은 책을 덮는 순간 솟는 희망이, 모자란 ‘나’라도 괜찮다는 메시지가 방황하는 브라질 청춘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주인공이자 화자인 ‘나’는 제대로 된 직장도, 친구도, 여자친구도 없는 청년이다. 조그만 아파트에 혼자 살며 소설을 쓴다. 생계는 상파울루의 바에서 디제이 일을 하며 간신히 해결한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후 ‘나는 가슴에 구멍이 난 채 태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외로운 삶을 자처하던 어느 날, 순수하고 똑똑한 소녀 진저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지금 쓰고 있는 소설의 여주인공과 너무나 닮은 진저와의 사랑을 통해 구원받았다고 느끼는 ‘나’. 뒷골목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보람도 얻는다. 하지만, 순간의 실수로 진저와 헤어진 후 직장도, 애인도, 친구도 다 잃은 데다 용기를 내어 찾아간 아버지에게마저 외면받는데…. 나는 끝내 소설을 맺고 깨어진 삶을 완성할 수 있을까. 작가 닉 페어웰은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열네 살에 포르투갈로 이민했다. 브라질 최고 명문대인 상파울루 대학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한 뒤 오랫동안 카피라이터로서의 경력을 쌓아나갔고, 칸 국제광고제에서 사자상을 받기도 한 다소 독특한 이력의 작가다. 상파울루에서 활동하며, 젊은 예술인들과의 문화적 교류의 중심 역할도 자처하고 있다. 그는 여전히 한국인이지만 스물여덟 해 동안 한국말도 거의 쓰지 않았고 한국에도 돌아오지 않고 살았다. 실제로 그가 다시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게 되기까지 얼마간의 시간과 노력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한국어판 《GO》를 출간하면서 그는 한국에 돌아왔다. 브라질 청춘들의 삶을 바꾼 소설이 그의 삶에 있어서도 분기점이 된 것이다. 소설 《GO》의 줄거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방황하는 젊은 날의 초상이기도 하고, ‘나는 누구일까’를 찾아가는 서사시이기도 하며 이른바 ‘루저’의 삶을 살던 젊은이가 영웅적으로 자기 자신을 구원하는 ‘자기만의 신화’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 책의 무엇이 브라질 청춘들로 하여금 ‘내 삶을 바꾼 책’이라고 주저없이 꼽게 했을까. 그것은 아마도 책을 덮는 순간 마음에 솟는 희망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한때 세상을 바꾸거나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영웅이 되기를 꿈꾼다. 그러나 청춘의 꿈이 클수록 패배의 수렁 또한 깊어지는 법. 작가는 세상을 구원하는 것보다 자기 자신을 구원하는 것이 먼저라고 이야기한다. 아무리 못난이이고 루저라도 자기 인생만큼은 지킬 수 있다고 독자의 등을 두드린다. 날로 심해지는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과 무력감 속에서 방황하던 아이들이 《GO》의 메시지를 몸과 마음에 새긴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해결되지 않는 사랑과 삶의 문제를 끌어안고 궁그는 청춘의 이야기는 상처받은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소설 《GO》의 제목을 문신하는 현상이 하나의 붐으로 자리 잡았다. 스스로 원하는 것을 추구하도록 이끌어주는 책. 마음에 들어와 박힌 책의 메시지를 몸에 새긴 소녀들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_[폴랴 지 상파울루] 작가의 한마디 《GO》는 내게 단순한 한 권의 책이 아닙니다. 《GO》는 내 배움의 증거이자 내가 인생에서 정말 중요하다고 믿는 것들에 대한 일종의 논문입니다. (중략) 우리를 인간으로서 결정짓는 것은 단 하나의 재능, 바로 사랑하는 능력입니다. 소설 《GO》는 나만의 이타주의와 브라질 사람들이 제게 가르쳐준 것을 돌려주려는 시도로 시작되었습니다.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브라질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옮긴이의 한마디 성격이나 행동에 있어 결함이 많으며 때로는 과시적이고 몽환적인 주인공. 그가 겪는 사랑과 갈등, 삶과 죽음, 희망과 좌절은 서로 만나고 엇갈리며 진정한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아직은 못나고 모자란 존재들이지만 절대 삶을 포기하지 말자고, 삶의 의미를 찾자고 진심으로 이야기한다. 무언가 해보자고 시작하자고 우리를 초대한다. 그 초대를 받아들여 산다는 것은 물론,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보는 것 또한 이 작품이 선사하는 감동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