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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평단 (계간) : 27호 [2026]
현명석 등저
제대로랩 2026.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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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여는글 _ 현명석

기획 | 건축은 거의 없거나 있어도 아주 조금 있다
하나이면서 셋인 건축(들): 건축의 매체와 재현의 본질에 관하여 _ 송률, 크리스티안 슈바이처
부분의 합보다 작은 건물 _ 김사라
기념비 없는 기념품 _ 전재우
매체가 재구성하는 건축의 리얼리티 _ 오연주, 정해욱
얼마나 멀리 있는가 _ 황동욱

워크 | 김광수의 ‘오괴헌’
오괴헌의 참조와 변용 _ 김광수
About 헌(軒) _ 안상수
건축은 사물은 표면은 그림자는 픽션은 건축 _ 현명석
비(非)수사적 포스트모더니즘: 김광수의 매너리즘적 혼종 _ 박성용
환유적 파편들의 수집과 애도 _ 이경창
건축적인 것의 변용 _ 박영태

영아키텍처 크리틱 | 임윤택
기꺼이 비시의적이고 착오적일 결심, 그리고 아이러니 _ 임윤택
소하동 주택
현실의 파격? 혹은 파격의 미학화? _ 박성용
포스트 학국학파의 도래, 긍정되는 부정들 _ 정평진
착오적 건축의 구도 _ 임성훈

건축(들)이 움직인다 | 에이엔디 건축사사무소
서문 _ 정만영
날것의 번식 _ 정의엽
원초성과 환시의 리얼리티: 메타박스, 로스톤, 그리고 정의엽의 건축 _ 김현섭
말하는 이미지 _ 김인성

리뷰 | 크램 어바니즘과 수직 배움 공간
의식(ritual)의로서의 ‘우리들의 학원’이란 무엇을 촉발하는가? _ 백승한

서평1. | 장용순의 『라캉, 들뢰즈, 바디우와 함께하는 도시의 정신분석-1.과잉도시, 2.환상도시 3.사건도시』
들뢰즈주의적 분석에 대한 이데올로기 비판 _ 조순익

서평2. | 김현섭의 『한국 현대건축 산책: 2000년대 우리 도시의 소소한 풍경』
2000년대 한국 현대건축 콤플렉스 _ 현명석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2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152*223*20mm
ISBN13
9791198750891

책 속으로

건축을 그 한계 없음으로 인해 어디에도 있거나 없다는 존재로 생각하기보다, 거의 없거나 있어도 조금 있다는 유한의 존재로, 곧 (적거나 많거나 모호하기 짝이 없는) 양의 존재로 사유하는 게 나는 더 생산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건축을 유한의 것으로 설정해야만, 비로소 우리는 그 한계를 (그게 어디에 있든) 고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유한한 양의 문제로 건축을 치환해야만,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 있을 수도 있는 건축 존재의 멸종을 우회해 벗어날 수 있다.
---p.11 현명석,「여는 글」 중에서

건축을 개념적으로 다룬다는 것은 물리적 효과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효과들이 언어, 정책, 정보, 이데올로기와 같은 비물리적 매체를 통해 생산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건축은 사람과 공간 사이를, 사고와 물질 사이를, 문화, 시간과 형태 사이를 조직하는 ‘관계’다. 건축은 문화적 믿음, 정치 체계, 미학적 이데올로기, 경제 구조에 뿌리내린 인위적으로 구성된 조건이다. 따라서 건축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 건축은 세계관을 반영하며 강화한다. 건축을 질문하는 순간 우리는 건축이 처한 편향에 노출되며 건축의 다른 가능성을 열게 된다.
---p.23 송률+크리스티안 슈바이처,「하나이면서 셋인 건축(들)」 중에서

역설적이게도, 가장 구체적인 실체인 건물은, 그 과정에서 가장 많은 것을 잃어버린 채 서 있다. 매체의 변환은 생략과 과잉, 오해와 발명의 순간을 동반한다. 그리고 바로 그 틈에서 최초의 개념에 부합하면서도 끊임없이 전위되고 다른 세계를 생성한다. 이러한 전위의 작용 자체가 건축의 필연적 태생이라면, 건물은 그 여정의 한순간일 뿐이다. 건축은 그 사이 사이에 발생하는 상변화의 순간들에 깃들어 있다.
---p.30 김사라,「부분의 합보다 작은 건물」 중에서

기념비적 사고에서 기념품적 사고의 전환은 단순한 상품화 이야기가 아니다. 이는 건축을 둘러싼 위계질서의 붕괴이자, 건축을 '완성된 하나'가 아닌, 끝없이 변주되는 여러 형태들로 바라보는 근본적 시각 변화다. 기념비 없는 기념품이란, 원본의 권위에 기대지 않고도 스스로 영향력을 생산해내는 건축의 새로운 발현 방식이다. 건축은 더 이상 한 번에 완결되는 거대한 성취물이 아니라 확산과 번역, 그리고 되돌아옴의 순환 과정 속에서 생명력을 유지한다.
---p.43 전재우,「기념비 없는 기념품」 중에서

그래서 건축은 좋은 건물을 짓는 것만이 능사가 아닌지 오래되었다. 미디어를 통해서 한 번 더 존재를 신고하지 않으면 실재성은 금세 휘발된다. 모든 가치가 매체 안에서 형성되니, 성공적인 건축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매체 내부를 향한 ‘성공적 이관’이라는 2차전(혹은 진짜 전투)을 벌여야 한다. 여기에는 지어진 공간과 투사된 아이디어를 나타내기 위한 온갖 건축적 표상들이 전략적으로 동원된다. 그 덕분에 오랫동안 건물 구현을 위한 도구로 여겨진 건축적 표상들은 신분 역전을 이룬다.
---p.51 오연주+정해욱,「매체가 재구성하는 건축의 리얼리티」 중에서

아직 대부분 건축의 매체는 시각적 신호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인간이 주로 눈을 통해 세상을 관찰하고 해석하는 한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다만 여전히 궁금한 것은 르 코르뷔지에가 말한 공간의 감각적인 본질에 관한 것이다. 그는 평면에 공간의 본질이 담겨있다고 선언했지만, 내게는 아직 실체가 없는 가능성으로만 느껴진다. 아마 청각, 후각, 촉각 등 다양한 감각이 관여하는 공간의 다중적인 경험을 드러내는 매체가 아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일까? 만약 그러한 매체가 존재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이 또한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질문이며 또 다른 질문을 부른다. 이미 익숙한 상징의 세계로부터 왜 다시 멀어지려 하는가?
---p.63 황동욱,「얼마나 멀리 있는가」 중에서

김광수의 건축을 경험한다는 것은, 게임에 참여하는 것이기에 결과로서의 공간보다는 잉여라는 가벼움으로 위장한 시간(성)의 질감을 읽어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신축이기보다 리노베이션처럼 보이는 오괴헌은 현실과 환상을 몽환적으로 왕복하며 과거와 현재, 작동이 불가한 미래 상황의 시간적 서사와 의미가 상호 삼투(미셸 세르, Michel Serres)되는 건축적 가상의 지시체(index)로 경험하게 한다.
---p.122 박영태,「건축적인 것의 변용」 중에서

형식의 모호성과 달리 전체적인 공간 구성이 매우 합리적이다. 공적 영역에서 사적 영역으로의 접근 또한 정연하다. 나인 스퀘어 그리드와 켜의 배열 사이의 모호함은 평면의 합리성과 공간의 조형성 모두를 잡는 데 슬기롭고 유연하게 활용된 셈이다. 분명히 날카로운 촉을 지닌 건축가의 작업이다. 하지만 쉽게 이해하거나 수긍하기는 어려운 건축이다. 언제나 등장하는 의도적인 뒤틀림 혹은 ‘오답’ 때문이다. 완벽한 만족, 완벽한 절정의 순간, 건축가(임윤택)는 개구쟁이처럼 한 방울의 불순물을 추가한다.
---p.146 박성용,「 현실의 파격? 혹은 파격의 미학화?」 중에서

여기서 ‘리얼’과 ‘서리얼’, 그리고 ‘하이퍼리얼’의 경계는 무의미하다. 그가 규정한 건축이 “논리적 문제들” 너머의 “모호한 욕망과 감각의 층위”를 중시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진기한 차별화’와 ‘원초적인 날것’을 추구하는 정의엽의 건축에서 우리는 “자아와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순간에 직면”할 수 있지 않을까? 글머리에서도 시사했지만, 지나치게 현실적인 한국건축이 좀 더 모색해도 될 법한 노선일 것이다.
---p.191 김현섭,「원초성과 환시의 리얼리티」 중에서

정의엽의 건축을 오브제나 원시 거석 등으로 해석하는 것은 광활한 자연을 작은 유리병에 담으려는 시도와도 같다. 그 건축이 원시적이라면, 그것은 원시 거석이나 원시 오두막의 가르침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언제나 ‘최초의’ 건축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미지가 되기 위해 자신을 부수고 들어가 최초의 언어를 찾으려 하고, 그 꿈틀대는 역량을 지켜내기 위해 요소들의 초보적인 결합 방식을 다시 발명하려 한다. 199 김인성,「말하는 이미지」 중

---p.199 김인성,「말하는 이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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