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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 한국의 독자들에게
1 나의 개인정보 탐험 2 내 핸드폰을 가져다 뭐하게 3 내 지갑을 가져다 뭐하게 4 내 마우스클릭을 가져다 뭐하게 5 내 주민등록정보를 가져다 뭐하게 6 내 여행예약을 가져다 뭐하게 7 내 의료기록을 가져다 뭐하게 8 내 얼굴을 가져다 뭐하게 9 내 행동패턴을 가져다 뭐하게 10 통제할 수 없는 데이터의 힘 11 나의 탐험에서 얻은 인식 감사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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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는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변화시킬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심지어 우리가 감시를 당하고 있다는 믿음만으로도 사고와 행동이 변화한다. 뉴캐슬 대학의 연구진은 간단한 실험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인상적으로 증명했다. 연구진은 커피숍 계산대에 크게 뜬 눈으로 계산대를 바라보고 있는 사진을 놓았다. 다른 계산대에는 꽃이 그려진 포스터로 벽을 장식했다. 꽃 포스터가 걸린 계산대에 비해 크게 뜬 눈 사진을 둔 계산대의 매출이 7배나 높았다. 자신이 감시당하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감시자 입장에서든 아니면 감시자에 맞서는 입장에서든 의식적으로도 무의식적으로도 더 강한 행동을 보인다. 즉 자기통제와 순응, 불신이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결과를 보였다. 개개인의 차원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감시를 통해 변화한다. 누군가 내가 행동하고 생각하는 것을 관심을 가지고 바라본다고 느낄 때 인간은 자율성과 자유, 인격을 잃게 된다. 이는 의심의 여지없이 확실한 사실이다. 나는 우리가 다른 누군가에게 얼마나 강도 높은 감시를 당하는지, 이것을 알아내고자 했다.” ---「1장 나의 개인정보 탐험」 중에서
“3만 5,830. 나는 이 숫자를 잊을 수 없다. 3만 5,830행으로 이루어진 표가 내 삶을 말해주고 있다. 각종 숫자와 기호가 가득한 3만 5,830개의 행. 각 행에는 내가 했던 통화, 내가 보낸 문자메시지, 내가 이용한 웹사이트, 내가 받은 이메일이 기록되어 있다. 내 삶의 6개월이 이 표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으며, 하루에 약 200개씩 나에 관한 정보가 저장되었다. 초 단위로 정확하게 기록된 이 정보는 내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경찰과 정보기관에 의해 분석되고 평가될 수 있다.” ---「2장 내 핸드폰을 가져다 뭐하게」중에서 “우리의 디지털 삶에 대한 감시규모를 생각해보면, 나는 아직도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가 시작된 이후로 나를 포함한 이 세상 수백 만 명의 사람들이 인터넷과 디지털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변화했다. 이제는 더 많은 불신이 지배한다. 인터넷 사용 초기에 가졌던 설렘은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걱정으로 급변했다. 디지털로의 변화가 자유와 의사소통, 투명성을 확대하기는 하지만, 이보다 감시가 더욱더 쉬워졌다는 걱정이다. 자유에 대한 약속 뒤에 이제는 광범위한 통제에 대한 두려움이 뒤따른다.” ---「4장 내 마우스클릭을 가져다 뭐하게」중에서 “중국, 터키, 이란, 미국, 영국 등 점점 더 많은 국가들이 자국민이 온라인으로 무엇을 하는지 되도록 정확히 알고 싶어 한다. 이 밖에 독일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은 비록 저장된 데이터에 대한 관할권을 얻고자 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데이터가 필요할 때마다 언제든지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중요시한다. 바로 여기가 국가와 기업의 이해가 만나는 지점이다. 기업은 마케팅과 광고 목적을 위해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하며, 국가기관은 통상 관련 법률에 기반해 합법적이라고 간주할 때 데이터를 확보한다. 국민의 이해관계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국가와 경제계가 국민의 권리를 강화시켜주지는 않는다. 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 보호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법률 규정들은 시대의 흐름과 동떨어져 있으며, 입법을 담당하는 의원들 그 누구도 관련법을 개정하기 위해 서두르지 않는다. 경제계와 국가가 우리 정보에 대한 더 많은 권한을 요구할수록, 우리의 권한은 그만큼 더 빨리 사라지게 된다.” ---「4장 내 마우스클릭을 가져다 뭐하게」중에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토머스 데이븐포트는 데이터를 얼마나 잘 분석하고 이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30페이지에 걸쳐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그는 여행업계를 향해 약속하기를, 빅데이터가 이익을 증대시키고 더 빠르고 더 좋은 결정을 내리도록 할 수 있으며, 고객과의 관계를 개선시키고, 데이터가공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빅데이터란 엄청난 양의 데이터 산더미에서 지금까지 감춰져 있던 패턴을 발견하고, 이 패턴에 근거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 연구는 빅데이터를 이미 활용하고 있거나 개발 중에 있는 많은 사례를 언급하고 있다. 모든 사례는 오로지 한 가지 목표, 즉 고객의 개인정보를 점점 더 적극적으로 이용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6장 내 여행예약을 가져다 뭐하게」중에서 “우리는 오늘날 글로벌한 세계에 살고 있다. 우리는 개인정보가 자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정보기관과 기업, 범죄자에 의해 수집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 은행데이터, 통신데이터, 여행사와 철도공사의 여행데이터, 버스와 슈퍼마켓의 비디오감시 녹화, 의료보험사의 소셜 데이터, 주민등록사무소에 기록된 최신 데이터, 메일 공급자로부터 받은 최근 메일들, 이 모든 것이 한데 모여서 프로필이 작성될 수 있다. 수사 당국은 어떤 의혹이 발견될 경우 이 프로필을 가지고 작업을 하며, 정보기관들도 이 프로필을 기반으로 삼는다. 어디까지가 적당하고 타당한지, 무엇이 과도하고 기본법에 어긋나는지를 구분하기란 간단한 일이 아니다. 구체적인 혐의가 없는데도 아무런 근거 없이 모든 사람들의 통신데이터를 몇 달 동안 저장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으며, 인권을 깊숙이 침해하는 행위다. 통신정보저장법을 둘러싼 논쟁이 이 사실을 입증했으며, 유럽 사법재판소는 통신저장법에 관한 유럽연합 지침의 무효화를 선언했다. 그럼에도 보안 정책의 강경파, 특히 경찰 노조 대변인들은 기본권을 침해하는 이러한 대량감시 행위를 꽉 붙들고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11장 나의 탐험으로부터 얻은 지식」중에서 “베를린 시의 어린이집에는 모든 아동마다 부모와 보육교사가 함께 작성해야 하는 언어학습일지가 있다. 이 학습일지에는 아동의 가정 상황, 놀이행동과 운동활동, 사회적 역량, 언어발달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 학습일지가 분산되어 물리적으로 존재한다면, 즉 처음에는 어린이집, 그다음에는 부모의 손에 넘어간다면 아동의 발달을 기록하고 촉진하기 위한 유의미한 도구가 된다. 하지만 이 학습일지가 디지털화되어 중앙에 저장될 경우, 또는 나중에 학교로 전달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학교에서는 새로 입학한 아동에 대해 더 잘 파악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한편으로 이 아동은 프로필이라는 꼬리표에 상응하는 처우를 받거나, 아예 학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아동들의 데이터를 잘 보호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교육부에서는 전체 학업기간 동안 각 학생에게 영구적으로 통용되는 학생증을 발급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렇게 하면 학생의 프로필을 작성하는 것이 훨씬 더 수월해진다는 이유에서다. 모든 데이터 저장행위는 그 목적에 맞는 것인지 검사되어야 한다. 데이터가 일단 수집되면 다시 없애기가 어렵다는 확실한 사실 때문이다. 감시카메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단 카메라가 설치되면 우리는 그 카메라에 익숙해지고 화면과 영상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는다.” ---「11장 나의 탐험으로부터 얻은 지식」중에서 “나는 내 자녀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의 자녀들이 자기결정권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 디지털 변화가 무지와 순응, 감시를 야기하는 대신 다양성을 촉진하는 세상에서 살기를 바란다. 우리의 데이터에 대한 힘을 우리가 간직할 것인가, 아니면 데이터에 굶주린 기업과 국가에 내맡길 것인가? 이제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결정되었다.” ---「11장 나의 탐험으로부터 얻은 지식」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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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상은 우리를 감시하는가
디지털 시대, 지배할 것인가 지배당할 것인가 # 2015년 5월, 외환은행이 직원들에게 병력, 상해정보 등을 비롯해 노조 가입 ? 탈퇴 여부, CCTV 촬영정보, 출입기록 등을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강요한 사실이 드러났다. 게다가?직원의 동의 없이 직원 이메일을 보존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 2015년 4월, 국내 대형 유통업체 가운데 하나인 홈플러스가 고객정보를 보험사에 팔아넘기면서 수백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사실이 밝혀졌다. # 지난 4월 18일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범국민대회가 열렸다. 경찰은 교통용 CCTV를 확대하거나 각도를 조정하면서 집회 참가자들을 집중 촬영했다. ? # 2015년 1월, 네이버와?다음카카오는 수사기관이 요청한 이용자 정보와 자신들이 제공한 이용자 정보 현황을 담은〈투명성 보고서〉를 발표했다. 수사기관은 정보 요청 한 건에 수십 명의 이용자 정보를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등장은 권력의 생존방식을 바꿔놓았다.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에 의해 폭로된 미 국가안보국NSA의 불법 개인정보 수집과 감청 활동에서도 드러나듯이 디지털 시대의 권력은 바로 정보감시에 있다. 여기에 ‘빅데이터’라는 기술의 진보는 대량정보화와 감시권력의 공생을 더욱 공고히 해준다. 개인의 사적 영역까지 무차별적으로 통제하는 빅브라더의 몸집이 비대해질수록 개인의 불안과 공포도 커지고 있다. 물론, 감시사회의 위협이 지금에서야 중요한 의미를 얻게 된 것은 아니다. 18세기 말 거대 통제사회의 탄생을 알린 제러미 벤담에서부터《1984》에서 전체주의의 절대권력을 비판한 조지 오웰, 감옥과 감시의 체제를 통한 권력의 정체와 계보를 파헤친 미셸 푸코 등 근현대를 지배한 감시와 권력의 문제는 철학적 성찰과 문학적 상상력을 넘나들며 끊임없이 논의되어왔다. 그럼에도 정보통신 기술이 만들어낸 디지털 시대의 감시권력은 우리의 일상을 은밀히 지배해가면서 자신의 실체를 쉽게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국정원의 감시체제, 민간인 불법 사찰, 개인정보 불법 거래 및 대량 유출 사태, 기업의 노동자 감시 등 연일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들은 대중에게 막연했던 감시의 가능성을 첨예하게 보여주면서 개인의 자유에 새로운 길을 열어줄 거라 여겼던 디지털 시대의 미래를 점점 두렵고 어둡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여기, ‘가치 있는 디지털 미래’를 위해 ‘정보의 자기결정권’을 수호하고자 직접 행동에 나선 사람이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과제를 노트북으로 하고, 컴퓨터와 TV, 스마트폰을 동시에 사용하며, 지금까지 10만 시간 이상을 온라인에서 보내온, 디지털 네이티브 말테 슈피츠(Malte Spitz, 독일 최연소 녹색당 국회위원).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대담론의 차원에서 또는 막연한 불안감으로 정보감시와 개인정보 보호를 이야기할 때 그는 정보권력의 실상을 꿰뚫고, 자신의 권리를 되찾고 싶었다. 《내 데이터를 가져다 뭐하게Was macht ihr mit meinen Daten》는 바로 저자의 이런 호기심과 패기에서 출발하는 책이다. 그는 감시의 토대가 만들어진 곳(공공기관, 이동통신사, 보험사, 은행, 여행사, 인터넷 포털, 데이터뱅크, 전산센터 등)을 파고들면서 자신의 개인정보를 ‘누가’ ‘어떻게’ 수집하고, 관리하며, 그 정보로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서로 어떻게 결합되어 감시가 발생하는지를 추적했다. 누군가가 나를 관찰하고 주시한다고 느낄 때, 심지어 그런 인식만으로도 우리의 사고와 행동은 크게 달라진다. 차가운 감시의 시선은 어딘지 모르게 찜찜한 기분을 들게 하면서 차츰 자기검열, 자기통제라는 메커니즘을 작동시키고, 결국 개인의 자유와 자율성을 제한하며, 순응과 불신을 낳는다. 이 책은 디지털 시대에 감시가 확장되는 것에 따른 정치적 물음뿐만 아니라 정보의 자기결정권에 대한 법적 ? 윤리적 물음을 제기하며, 디지털 시대 정보의 자기결정권이 얼마나 중요한 천부인권이자 시급히 지켜져야 할 가치인지를 거듭 강조한다. 디지털 사회의 이면을 파헤치며 엄중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는 이 책의 논조는 흡인력 있고 생생하다. 수십 년간 탐사전문 기자로 활동한 언론인이자 이 책의 공저자인 브리기테Brigitte Biermann의 날카로운 필력과 현장감 있는 탐사식 구성이 독자들에게 영화나 소설 못지않게 읽는 재미를 더해줄 것이다. 그들은 우리가 인터넷에서 한 일을 알고 있다 당신의 데이터는 안전한가 “3만 5,830. 나는 이 숫자를 잊을 수 없다. 3만 5,830행으로 이루어진 표가 내 삶을 말해주고 있었다. 각종 숫자와 기호가 가득한 3만 5,830개의 행. 각 행에는 내가 했던 통화, 내가 보낸 문자메시지, 내가 이용한 웹사이트, 내가 받은 이메일이 기록되어 있었다. 내 삶의 6개월이 이 표 안에 고스란히 담겼으며, 하루에 약 200개씩 나에 관한 정보가 저장되었다. 초 단위로 정확하게 기록된 이 정보는 내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경찰과 정보기관에 의해 분석되고 평가될 수 있다. 국가가 국민을 감시하기 위해 만든 이른바 통신정보저장법은 이와 같은 모습이다.” 저자의 개인정보 탐험의 출발지는 이동통신사였다. “정보 관리자는 당사자의 요청이 있을 시 그에 관해 저장된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는 독일 연방 데이터보호법에 따라 그는 독일 최대 통신사인 도이체텔레콤에 자신에 관해 저장된 정보를 요청했다. 통신사측은 정형화된 대답으로 요청을 회피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했고, 결국 3년간의 법정공방 끝에 통신사가 저장하고 있었던 자신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3만 5,830행. 그의 디지털 통신정보는 그가 언제 누구와 전화했는지, 어떤 제목의 메일을 보냈는지, 어떤 인터넷 웹사이트를 방문했는지, 어디에 얼마큼 머물렀는지, 부인이며 가족이 누구인지, 심지어 당사자조차 명확하게 느끼지 못한 관계까지 입증해주었다. 세상에 쌓이는 정보가 통신기록만은 아니다. 컴퓨터와 신용카드, CCTV, GPS, 전자칩 단말기, 사물인터넷 등의 사용이 급증하면서 우리에 관한 데이터는 도처에 생성되고 가공된다. 이러한 정보는 대부분 광고 효과와 기업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 활용되지만 국가권력과의 은밀한 결탁으로 시민을 감시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이 책에 따르면, 2014년 독일 국가정보기관이 도이체텔레콤에 요청한 고객정보 요청 건수는 무려 43만 건. 평균적으로 매일 1,200번, 1분에 한 번꼴로 개인의 자료가 국가에 넘어간 셈이다. 독일에만 국한된 상황이 아니다. 한국에서도 지난 9월 “대통령에 대한 모독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는 대통령의 지적에 경찰과 검찰 등이 허위사실 유포를 차단하겠다며 인터넷과 모바일 메신저의 감사를 발표한 바 있다. 일명 ‘사이버 망명’ 사태로까지 번지면서 온 국민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사정기관들의 이러한 작태는 “모든 국민에게 일반적인 혐의를 두게 되는, 민주적 법규의 근본인 무죄추정의 원칙을 위반하는 행위”나 다름없는 것이다.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만들어진 수많은 법령과 규정이 새로운 디지털 방식의 대량감시를 용인해주고 있다. 디지털 바다를 휩쓰는 커다란 저인망이 우리의 디지털 세상 위로 던져졌고,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마치 미꾸라지 몇 마리를 잡기 위해 쳐진 그물에 함께 잡혀 나온 물고기 신세가 되었다. 이와 같은 방식의 감시는 결국 법률로 보장된 기본권을 무력화하고 디지털 소통에 대한 믿음을 깨지게 할 뿐이다. 빅브라더, 좋아요!? 정보자본주의 시대 부와 권력의 메커니즘 1,697시간. 지난해 한국인 한 사람이 디지털 세상에서 보낸 평균 시간이다. 하루 평균 컴퓨터 사용 1시간, 음성통화 외의 스마트폰 사용시간 3시간39분을 합친 시간이다. 트위터에 일상의 단상을 남기고, 페이스북의 ‘좋아요’를 누르며 관심을 보여주고, 지메일을 통해 메일을 보내며, 다양한 온라인 업체를 통해 다양한 쇼핑을 즐긴다. 이렇게 인터넷 공간에 남기는 우리의 수많은 클릭과 동선, 흔적들이 모여 빅데이터가 만들어지고, 이렇게 축적된 디지털 정보는 우리 삶의 일부가 된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과 같은 거대 인터넷 기업은 우리가 누구와 대화를 하는지, 구매한 아이템으로 무엇을 하는지, 어떤 노래를 즐겨 듣는지, 그리고 무엇을 삭제하는지를 점점 더 정확하게 기록할 수 있다. 대량정보화의 근거는 바로 돈이다. 21세기에 데이터는 핵심적인 화폐가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구축된 사업모델은 전 세계적으로 수조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한 기업은 법적인 근거를 마련해 데이터뱅크를 무한정으로 확대하려 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기업은 국가에 정보접근 권한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인터넷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돈벌이 수단으로 삼으려는 기업의 시도는 데이터를 감시수단으로 장악하려는 국가의 욕망과 밀접히 결탁하고 있다. “다양한 출처의 정보와 대량의 데이터, 저장 공간, 이 공간에 접근 권한을 가진 인간의 합작”, 저자는 이 모든 것이 우리가 지금 전혀 예감하지 못하는 위험을 은폐하고 있음을 폭로한다. 데이터를 다스리는 힘을 가진 사람이 도처에서 우리를 추적할 수 있으며, 결정을 조종하고 문제를 야기함으로써 우리의 삶을 감시할 뿐만 아니라 조종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미국의 한 인사컨설팅 전문업체가 구직자들이 페이스북에 남긴 정보를 인사 분석자료로 사용한 일이 드러났다. 페이스북에 기입된 건강상태나 집안환경 등의 내용이 구직 기회에 전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승진을 결정하는 기준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2015년 5월, 외환은행에서 직원들의 병력, 상해정보 등 민감한 개인정보의 제출을 강요하고, 직원 이메일을 몰래 스크린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프라이버시와 정보감시의 문제는 정치적 ? 법적 차원을 넘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위협하는 윤리의 문제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 온라인 거래, 온라인 소통, 온라인 정보는 점점 성장할 것이며, 발전을 되돌릴 수는 없다. 아무도 컴퓨터와 이메일, 소셜네트워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인터넷 상의 새로운 체험이 우리의 사적 영역을 희생한 대가로 이루어짐을 잊지 말기를 당부하며, 다음과 같이 제언한다. 1 자신의 정보가 어떻게 저장, 가공, 전달되는지 직접 결정할 수 있어야 하고, 저장된 모든 데이터에 대한 정보를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 2 공공 IT 사업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개방되어야 하고, 데이터 보안을 위한 과학기술이 사회적으로 장려되어야 한다. 3 모든 국민에게 공공기관, 기업과의 전자소통을 보장해야 하며, 소통된 데이터는 반드시 암호화되어야 한다. 4 공공 서비스에서의 스코어링은 금지되어야 하고, 데이터 프로필을 근거로 차별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 5 고객 데이터가 유출, 분실, 거래되었을 경우 기업은 고객에게 변상해야 한다. 6 소수에게 데이터가 집중되는 것을 금지해야 하고 이를 법제화해야 한다. 7 모든 감시카메라의 등록정보는 일반에 공개되어야 한다. 8 메타데이터의 유출, 공개, 거래는 법률적으로 금지되어야 한다. 9 디지털 통신의 접속 데이터가 대량으로 기록, 저장되는 것을 법률적으로 금지해야 한다. 10 공공기관이 개인의 계좌정보에 접근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제한해야 한다. 11 공공기관은 주민등록정보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대중교통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타국에 넘겨주는 행위를 금지해야 한다. 12 정보기관은 근본적 쇄신을 단행해 정보기관의 감시실태와 권한을 국민들이 두려워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 헌법수호기관은 정부가 하고 있는 일이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전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더불어 저자는 정보 보호는 21세기에 가장 중요한 권력의 문제 중 하나로, 우리 스스로 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지켜내고 유지하는 것이 디지털 시대의 핵심적 과제가 되어야 함을 강력히 촉구한다. 가치 있는 디지털 시대의 미래를 위해 깨어 있어라, 그리고 정보의 자기결정권을 수호하라 “미국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개구리를 삶을 때 너무 센 불로 하면 개구리가 빨리 죽지만, 약한 불로 천천히 삶으면 개구리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죽는다.’ 인터넷에서 누군가 우리를 추적하고 말을 하기 위해 신분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 쌓이고 이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그 결과는 사용자에게 돌아갑니다.” -수잔 크로포드 전 오바마 정부 기술 특보 내가 숨기는 것도 없는데 그게 뭐 어때서?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반응한다. 정말 숨기는 것이 없을까? 자신의 계좌가 마이너스 상태며,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으며, 에이즈 검사를 받아보았으며, 밤마다 유흥업소에 들르고, 딸아이가 가출했다고 말하고 다니는 사람은 없다. 이처럼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방심하는 태도는 우리 모두에게 위험하다. 계산서에 청구된 금액과 세금을 잘 지불하고, 빨간불일 때 길을 건너지 않고, 시내에서 항상 시속 50킬로미터로 운전하는 등 법을 잘 준수하는 국민도 감시와 징계의 희생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국가나 기업이 나를 가만히 내버려두는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것은 나의 인격, 태도, 행동이 아니라, 나에 관해 저장된 정보임을 우리는 이미 여러 사례를 통해 경험했다. 개인정보탐험에서 저자가 만났던 명사 중 눈에 띄는 사람이 있다. 바로 미 공화당 하원의원 제임스 센선브레너James Frank Sensenbrenner Jr.. 미 국가안보국의 대국민 감시활동을 사실상 가능케 한 일명 ‘애국법Patriot Act’의 아버지로 통하는 인물이다. 2015년 6월 1일 부로 효력이 끝나는 이 애국법의 국회 재승인안을 두고 센선브레너의 행보가 많은 상징적 의미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2013년 이후 차츰 드러난 대량감시의 실태를 옹호할 수 없다”며 “국가 안보와 사생활 보호, 시민의 자유권과 균형”을 위해 대량감시 실태를 척결할 것을 표명했다. 우리는 디지털 변화가 무지와 순응, 공포와 감시를 야기하는 대신 다양성을 촉진하는 세상에서 살기를 바랄 것이다. 기술 자체는 권력을 갖고 있지 않다. 어떤 의도로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디지털 진보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가치 있는 디지털 시대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무엇보다 내 정보에 대한 힘은 바로 우리 자신으로부터 나오는 것임을 잊어서 안 될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 자기결정권을 가지고 살아가기를!” 2015년, 온갖 감시와 폭로, 비리로 얼룩진 대한민국을 사는 평범한 우리에게 저자가 시종일관 전하고자 하는 금언과도 같은 메시지이다. 이 책에 대한 추천사 + “내 데이터를 가져다 뭐하게?” 이 책은 제목이 말하는 대로 정보사회에서 개인정보가 본인의 뜻과 무관하게 축적되고 활용되는 현실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한다. 우리의 인간관계와 위치정보는 핸드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기록되고, 개인의 경제사정이나 경제활동에 관한 정보는 신용카드와 은행을 통해 광범위하게 구축된다. 여행의 세세한 경로도, 취향을 반영하는 물건 구매내역도 온라인 기록으로 남으며, 길 곳곳에 설치된 비디오카메라가 우리의 얼굴과 차량번호를 스캔하고 있다. 문제는 나의 정보가 ‘나의 뜻과 무관하게’ 축적되고, ‘나와 무관한 이들이’ ‘나와 무관한 이유로’ 이를 활용한다는 데 있다. 이 책은 우리의 삶이 이렇게 디지털화한 자료로 기록되고 축적될수록 우리의 자유와 권리가 위축될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운다. 그리고 “디지털 시대에 축적되고 있는 나에 대한 정보는 과연 누구의 것인가”라는, 아무도 피해갈 수 없는 심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책이 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 개인정보에 대한 통제와 감시의 심각성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_강원택,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 ? 말테 슈피츠는 개인정보가 어떻게 이용되는지 파헤치면서 보편적인 감시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대량감시, 그 진상을 파악하기 위한 초석이 드디어 세워졌다. _《쥐드도이체 차이퉁Suddeutsche Zeitu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