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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기업과 노동시장의 성별 격차: 조직, 제도, 문화
제1장 끝나지 않은 차별, 지속되는 성별 격차 제2장 인사제도: 공정한 기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제3장 조직문화와 불평등 제2부 여성의 대표성과 리더십: 기회와 장벽 제4장 권력과 젠더: 성희롱에 취약한 기업과 조직 제5장 깨지지 않는 유리천장 제6장 여성 고용과 기업 성과 제7장 멘토링 네트워크 제3부 시간과 젠더: 노동, 돌봄, 이동의 불평등 제8장 장시간 노동과 시간 통제권 제9장 보이지 않는 노동: 가사와 돌봄의 젠더 불평등 제10장 장거리 통근과 젠더 격차: 이동과 일·삶 균형 제4부 가족친화정책과 일·삶 균형 제11장 가족친화정책: 일터에서의 성평등과 일·가정 양립 제12장 유연근무제의 확산과 활용 제13장 고령화 시대의 일과 돌봄 제5부 지체된 혁명을 넘어 제14장 다양성·포용성·형평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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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기술을 익힐 기회를 갖지 못한 여성들은 경력 발전의 기회를 제한당하고, 낮은 직무 등급과 보조적인 업무에 고착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여성과 남성 간의 경력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진다. 교육훈련을 충분히 받은 남성 직원은 관리자급으로 승진하면서 높은 임금을 받게 되지만, 여성은 승진 기회가 제한되면서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직무에 머물게 된다.
--- 「제1장 끝나지 않은 차별, 지속되는 성별 격차」 중에서 특히 여성 직원에게는 유연성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한다. 필자의 연구에 따르면, 직무순환이 빈번한 기업일수록 여성의 관리직 진출 가능성이 낮고, 차장급 이상의 승진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더불어 조직 구조 재편이나 인사제도 개편 등 조직 변화가 클수록 여성의 승진 기회가 줄어드는 경향도 함께 나타났다. 왜 직무순환과 조직유연화가 여성에게는 불리한 결과를 만들었을까? --- 「제2장 인사제도」 중에서 장시간 노동을 당연시하는 조직문화는 ‘유연성 스티그마(flexibility stigma)’라고 불리는 현상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유연성 스티그마란 유연근무제, 재택근무, 정시 퇴근 등 공식적인 제도를 이용하는 직원을 덜 헌신적이거나 성실하지 않은 사람으로 보는 부정적인 인식을 의미한다. 이러한 인식은 제도의 이용 자체를 위축시키며, 특히 여성에게 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 「제3장 조직문화와 불평등」 중에서 여성 관리자는 상대적으로 높은 직책과 권한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강도 높은 성희롱을 경험하는 경우도 보고된다. 남성 중심의 조직문화에서는 여성 상사가 기존 권력 구조를 위협하는 존재로 인식될 때, 성희롱이 여성 상급자의 권위를 약화시키려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 「제4장 권력과 젠더」 중에서 2024년 한국은 12년 연속으로 OECD 국가 중 유리천장지수에서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OECD 평균이 약 60점인 데 비해 한국은 30점에도 미치지 못했고, 특히 고위직에서 여성 비율이 현저히 낮은 점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 「제5장 깨지지 않는 유리천장」 중에서 여성 멘토가 부족한 조직에서는 여성 관리자들이 이와 같은 내부 네트워크조차 구성하기 어려우며, 남성 멘토에게 의존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성별이 다른 멘토링 관계는 사적 접촉에 대한 부담이나 외부의 인식 문제로 인해 깊은 상호작용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환경에 놓이기도 한다. 관계가 형식적 수준에 머무는 경우, 경력 개발이나 업무 조언 측면에서 충분한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 --- 「제7장 멘토링 네트워크」 중에서 남성의 시간적 여유가 가사노동의 확대로 곧장 이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가사 분담의 핵심이 단순한 시간 배분보다는 성별 역할에 대한 사회적 기대와 더 깊게 맞물려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준다. 결국 여성은 사회적 진출이라는 ‘혁명’을 시작했지만, 가정 내 평등이라는 후속 혁명은 여전히 지체되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 「제9장 보이지 않는 노동」 중에서 통근 시간이 매우 짧은 맞벌이 여성보다 적당한 통근 시간을 가진 여성의 결혼 만족도가 더 높았다. (……) 필자의 연구에서는 왕복 40~45분(편도 약 22분) 구간에서 맞벌이 여성의 결혼생활 만족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구간은 전환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 퇴근 직후 곧바로 가사·돌봄 역할로 진입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면서도, 이동이 길어져 시간 부족과 피로 누적이 심각해지지 않는 균형점으로 볼 수 있다. --- 「제10장 장거리 통근과 젠더 격차」 중에서 (가족친화)제도의 실효성을 결정짓는 요인은 도입 여부가 아니다. 구성원들은 제도가 일터에서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사용 후에도 경력 불이익 없이 공정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제도의 가치와 활용 가능성을 판단한다. --- 「제11장 가족친화정책」 중에서 궁극적으로 유연근무제는 출산·육아·돌봄 책임이 있는 사람만을 위한 장치가 아니라, 다양한 생애과정에 있는 모든 구성원이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생애과정의 다양성’을 제도 설계와 운영 전반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또한 방향 설정은 여성이 기존의 조직 관행에 적응하거나 경력 단절을 완화하는 데에만 초점을 두어서는 안 된다. 다양한 성별, 가족 형태, 생애과정에 있는 사람들이 안정적인 경력과 일·삶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업과 조직의 일하는 방식 자체가 변화해야 한다. --- 「제12장 유연근무제의 확산과 활용」 중에서 기업의 변화는 제도 도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제도가 조직문화와 일상의 실천 속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 다양성과 포용성은 선언보다 실천에 달려 있고, 일회성 프로그램보다 지속적인 변화의 과정을 요구한다. (……) ‘지체된 혁명’을 완성하는 것도 이러한 일상의 실천에서 시작된다. 제도와 문화가 함께 작동할 때,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높아지고 모든 사람이 존중받으며 성장할 수 있는 일터가 만들어진다. --- 「제14장 다양성·포용성·형평성」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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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시작되었으나 완성되지 않았다
한 세대 전과 비교하면 분명 한국 여성의 지위는 몰라보게 향상되었다. 여성의 대학 진학률은 남성을 추월했고,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의 기여는 일상이 되었다. 그러나 통계의 이면은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한국은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라는 위치에 걸맞지 않게 여성의 평균 임금은 남성보다 약 30% 낮은 수준이고, 상장기업 경영진은 여전히 남성 중심적이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라는 ‘혁명’은 왜 성평등이라는 결승선 앞에서 멈추었는가? 이 책은 바로 이 질문에서 시작한다. 저자는 한국 사회에서 성평등이 정체된 현상을 ‘지체된 혁명’이라 진단하고, 그 원인을 기업 조직, 노동시장 그리고 가족이라는 다각적인 틀 안에서 분석한다. 차별은 형태를 바꾸어 계속된다: 제도와 문화의 복잡한 얽힘 저자는 오늘날의 젠더 불평등은 과거처럼 노골적이지 않다는 데 주목한다. 이제 차별은 제도와 관행, 시간과 관계의 그물망 속에서 보다 교묘한 모습으로 재구성되고 있다. 1. 조직과 제도: 1988년 남녀고용평등법이 제정되면서 제도는 갖추어졌으나, 직무 배치와 평가, 승진 경로는 여전히 성별에 따라 다르게 작동한다. 저자는 제도의 존재보다 그것이 현장에서 어떻게 ‘운영’되는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2. 시간과 돌봄: 불평등은 일터 밖에서도 계속된다. 장시간 노동 관행과 가사·돌봄 책임의 여성 편중 그리고 장거리 통근이 주는 부담은 여성의 일과 삶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다. 3. 권력과 리더십: 성희롱에 취약한 조직 구조와 깨지지 않는 유리천장을 분석하며, 여성의 대표성이 단순히 숫자의 증가를 넘어 실질적인 권한으로 이어지기 위한 조건을 탐색한다. 현장의 목소리로 진단하는 ‘살아 있는’ 불평등 저자는 이론적인 논의에 머물지 않고 풍부한 실증 자료를 제시한다. 기업의 인사 담당자와 관리자, 맞벌이 부부, 다양한 직종의 노동자들을 직접 만나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법원 판결문과 언론 보도, 각종 통계 자료를 꼼꼼히 검토해 기업 현장에서 젠더 불평등이 어떤 방식으로 생명력을 유지하는지 생생하게 들려준다. 특히 애써 도입한 가족친화정책이나 유연근무제가 현실에서 사용상 불이익이 심하고 오히려 성별 격차를 불러오는 역설적인 상황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성평등을 넘어 ‘다양성과 포용성’의 시대로 이 책의 종착지는 ‘모두를 위한 포용적인 사회’다. 저자는 불평등의 문제가 더는 여성과 남성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단언한다. 이는 조직을 운영하는 방식,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 그리고 일과 삶을 구분하는 사회적 규범 전반의 변화를 요구하는 일이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 장에서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을 제안한다. 연령, 장애, 인종, 가족 형태 등 다양한 조건을 포괄하는 DEI 가치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차별과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변화는 법과 제도의 도입이나 선언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일터에서 서로를 대하는 방식, 함께 일하고 배우는 과정, 일상의 선택과 판단 속에서 서서히 형태를 갖춘다”(머리말 중에서). 이 책은 불평등 현상을 그저 진단하는 것을 넘어 우리 사회가 지체된 혁명을 끝내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정책적 대안과 실천적 방향을 제시하는 필독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