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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이 편지는 유럽에서 시작되어
서로를 넘어 모두의 세계를 응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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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prologue
시연
연지
영주

서툴지만 설렜던 서로의 시작을 공유해

그 밤의 풍경이 나를 안심시켰어
모든 시작은 어렵고, 밟지 않아본 길을 선택한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꼭 안아주고 싶어
모든 단어에 추억이 깃들다

언어는 생각보다 많은 걸 품고 있어

내 20대는 스페인어를 만나기 전과 후로 나뉘어
안주하고 싶은 공동체를 찾기보단 우리나라가 모두에게 더 안전한 곳이 되게 만들 거야
여성 99명 + 남성 1명 = 남성들

여성으로 단단히 존재할 거야

Ni una menos
그 무엇도 설명할 필요나 의무가 없는 세상으로 가자
칸에서 생긴 일

사랑을, 연애를, 우정을, 그리고 이해를

빗취가 될 수 없는 이유
내가 온전하게 안전할 땅이 있을까? 나의 안전은 왜 선택의 영역이 될까?
쌀쌀한 공기를 맡을 때마다

집이라는 공간에서도 나의 세계는 커지고 있어

영어도 안 통하는 나라에서 집을 구했는데
WG, 집을 통해 세계를 넓히는 일
집순이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

모든 일상에서 이 문화의 조각을 발견해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흥겹다!
나의 한 페이지를 펼쳐 읽어주고, 또 써 내려가준 너희에게 고마워!
걷자, 노트르담에서 튀일리까지!

이방인의 크리스마스

유럽에서 같은 인간으로 대우받기
우리에게 돌아갈 곳이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야, 그렇지?
밑동 없는 한철 전나무를 꾸미면서

돌아갈 곳이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야

이 땅에 어떤 기약을 하고 싶어져
우리가 함께한 이 서간문의 마지막에 감사하며 나도 책상을 두드려!
오페르트 도굴 사건을 복수해 주마!

epilogue
시연
연지
영주

저자 소개 3

저안시연

 
2000년 부산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에서 경영학과 사회학을 공부하고 있다. 대학에서 배우고 싶었던 것이 너무 많았던 탓에 5학년이 되어버렸다. 2019년 중앙대학교 총학생회 성평등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으며, 이후 크라우드 펀딩 <MCFW 프로젝트>의 매니저로 기획 총괄을 맡았다. 현재는 <명랑문학회>의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로 문학을 읽고 에세이를 쓰지만 가끔은 연애칼럼도 쓴다. @sia_de_verano

저이연지

 
2000년에 포항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에서 독어독문과 교육을 공부한다. 교직으로 인해 대학교 5학년이라는 이례적인 학년으로 학교를 다니고 있다. 꾸준하고도 한도 없는 다정함, 다분히 의도적인 선한 의지를 가지고 다수가 아닌 모두를 위한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 드러나지 않는 세상의 찬란을 붙잡고자 사진을 찍고 글을 쓴다. @2yeong_

저전영주

 
현장에서는 물러서지 않는 배짱으로, 노트북 앞에서는 끝을 보는 ‘디깅(digging)’으로 정답을 찾아가는 2년 차 《아시아경제》 기자다. ‘구르다 보면 길은 나온다’는 믿음 하나를 품은 채 아스팔트 위에서 맷집을 키웠다. 세상을 더 선명하게 바라보고 싶어 기자가 되었고, 지금은 산업부에서 IT 흐름을 좇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이 바꿔놓을 ‘옛것’의 가치와 그것이 만들어낼 ‘새것’의 가능성에 관심을 두고 있다. 중앙대에서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경제학을 전공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3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332g | 150*200*20mm
ISBN13
9791192641096

책 속으로

가본 적도 없는 공간이 생생해지는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제가 체감한 독일의 여유, 재촉 없는 미련한 문화, 장애인을 위한 시설, 비건을 포괄하는 식문화, 답답한 행정 절차, 햇살 좋은 날 북적이는 공원, 각자의 소수자성과 비주류성,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람들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곳에서 제가 어떻게 저로 살 수 있었고, 단단해졌고, 또 쉽게 유약해졌고, 충만했는지를 많은 분들께서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프롤로그」중에서

무언가에 대해 들어서 아는 것과 ‘나’라는 주체를 통해 직접 경험하는 것은 좀 다르더라고.
--- p.14

내 첫 자취 생활이자 첫 해외 생활은 이렇게 나만이 채울 수 있는 그릇을 만들었어. 원래는 남들의 인정과 애정으로 채워지는 그릇만 있었고 그게 차야 스스로를 좋아할 수 있었다면, 여기서는 내가 나를 움직이는 동력이란 게 생겼어. 나는 두 그릇의 크기가 남들보다 좀 큰 편인데, 그 대신 두 그릇이 가득 차면 남들보다 큰 힘이 생긴다는 걸 알게 됐지.
--- p.23

독일어의 모든 인칭 명사는 무조건 남성과 여성의 형태로 구분하여 작성해야 하고, 메일을 보낼 땐 상대방의 성별에 따라 인사말이 달라져. 직업 명사의 기본형은 무조건 남성형이고, 사람(people)이라는 뜻의 ‘man’이라는 대명사를 반복할 때면 남성을 이르는 단어가 기본값이야. 이렇게 모든 인칭 명사의 기저에 이중적인 성별 구조가 있어. 상대가 나의 성별을 규정해야 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는데, 철강 영업팀에서 인턴으로 일할 땐 철강 무역직의 대부분이 남자라는 이유로 ‘Herr(Mr)’라 불리곤 했어. 외적으로 인지되는 성별과 자신이 내적으로 규정한 성별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독일에서는 곤란할 일이 더 잦을 것 같아.
--- p.43

나는 무해한 사람이고 싶어. 누구에게든, 나와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일지라도 말이야. 그러기 위해 말로 티끌만 한 상처도 주고 싶지 않아. 그러려면 모든 사람을 존중할 언어와 행동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 누군가가 그 사람 자체로 사는 데 해를 입히고 싶지 않아서, 다수가 아닌 소수일지라도 모두의 정체성을 배워가며 살려고 해. 물론 완전하게 누군가의 삶에 이입하거나 그를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존중할 방식을 찾으려는 거야. 비윤리적이거나 비합법적이지 않다면 어떤 것이든 그 사람을 이루는 요소들은 존중받아 마땅하잖아? 세상의 사각 지대에 위치한 사람들을 공부하고 이렇게나마 존재를 보여지게 하는 게, 존재하는 모든 사람을 존중하고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을 지는 내 나름의 방법이야.
--- p.46

프랑스에서는 자유를 중시하고 이를 거침없이 표현한다는 사실을 깨닫자마자 길거리 곳곳에 걸린 자유분방한 프랑스어 문장이 눈에 들어왔어.
--- p.54

정확히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에 사는 여성의 삶은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해 왔는데, 이제 더 이상 아득한 이야기가 아닌 거야. 이게 내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이 겪은 세상이라고 하니까 정신이 확 들었어.
--- p.59

이 외에도 첫 시간에 나를 중국인으로 낙인찍는 교수님, 두 명이 두 메뉴를 주문했는데 커틀러리 한 세트만 제공하고는 하나를 더 받으려면 1유로의 서비스 차지를 지불하라던 식당, 내 눈만 마주 보지 않고 대화하는 외국인 친구도 있었어. 그 외에도 나를 쫓아오며 말을 건다거나, 큰 행동과 소리로 위협하는 유형의 인종차별도 물론 발생하고.
--- p.92

프랑스에 산 지 반년 됐을 때까지만 해도 ‘적게 일하고 많이 번다’고만 생각했는데 반년이 지나고는 생각이 바뀌었어.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프랑스 학생도 나름의 고민을 안고 산다는 사실을 알게 됐거든. 한국에서 어쭙잖게 주워들은 이야기나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프랑스 학생을 보고 선입견이 있었던 것 같아. 공부는 안중에도 없고, 매일 밤이 ‘파뤼투나잇’이고, 대학 평준화로 대입 걱정 없고, 거기다 학비도 싸고, 취직한 이후에는 매년 여름방학이 있고.
--- p.98

환경을 중시하고 다양성을 고려하는 독일의 또 다른 문화는 비건이 아닐까 싶어. 두 번째 편지에서도 언급했듯, 어떤 식당이든 비건을 함께 고려하는 문화는 모두의 식탁을 더욱 풍족하게 만들었어.
--- p.132

이번 여름을 돌아보자. 프랑스는 한여름이 일주일도 채 안 될 정도로 짧았어. 여름을 스쳐 봄에서 가을로 직행했거든. 7월에 내리쬐는 햇살이 없으니 이상하긴 하지만 무더위보다는 좋았지. 프랑스가 폭염을 피하는 행운을 누릴 동안 옆 나라에서는 물난리가 났어. 독일 서부에 72시간 동안 시간당 최대 180mm의 폭우가 쏟아졌고 홍수로 인해 156명이 사망했어. 불충분한 폭우 및 홍수 대비도 문제였지만 독일에 기후변화가 닥친 사실도 명확해.

--- p.159

출판사 리뷰

지금보다 더 넓은 세상에 존재하길 바라며
서로를 넘어 모두의 세계를 응원하다


20대 초반의 여성 셋이 나누는 이야기는 다양한 화제를 종횡무진 다채롭게 누빈다. 타지에서 만난 친구들을 통해 남미에서의 여성 지위에 대해 생각하고, 이슬람교의 라마단 문화를 간접 체험한다. 외국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며 피할 수 없는 인종차별을 경험한 이야기, 페미니즘과 성소수자, 환경 문제와 비건에 대한 생각도 자연스레 녹아든다.

언어라는 창을 통해 바라보는 스페인·독일·프랑스 사회도 흥미롭다. 명사를 비롯한 단어에 존재하는 남녀 성별, 그런 특성 때문에 언어 표현을 통해 드러나는 남녀 차별, 자유에 대한 소신 있는 발언이 자연스러운 사회……. 경험을 나누고 사유가 쌓여갈수록 이들의 세계는 점점 넓어진다. 같은 시대를 다른 문화에서 살아가며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바라보는 저자들의 시선을 흥미롭게 따라가 보자.

집 구하기, 파티 문화, 식문화, 여행, 인종차별, 젠더, 환경 문제
다른 시각, 관심사가 낯선 경험을 만나 일으키는 놀라운 화학작용


‘1년 살기’, ‘한 달 살기’는 많은 이의 바람이자 희망이다. 동영상 플랫폼에서도 이러한 제목으로 올라온 영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짧은 기간이라도 타지에서 주민으로서 거주하는 경험은 여행과는 확실히 다른 매력이 있다. 특별한 하루 이틀이 아니라 일상을 살게 되기 때문이다. 매일매일이 색다르고 강렬하지는 않지만, 거주하는 곳을 조금 더 깊이 있고 내밀하게 알아가게 된다. 좋은 점이든 나쁜 점이든, 그곳의 꾸밈없는 민낯을 경험할 수 있다.

게다가 저자들은 코로나 팬데믹이 전 세계를 휩쓴 유례없는 시기에 타국 생활을 시작한다. 이불 하나 사는 데에도 생각지 못한 여러 어려움이 따라붙는다. 돈이 있어도 쉽사리 살 수 없다. 락다운된 도시에서의 생활에는 외로움과 함께 의외의 장점도 따른다. 현지에 거주하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소소한 생활 꿀팁도 엿볼 수 있다. 파리의 산책 코스 추천, 독일의 공병 보증금 반환 제도, 건식 화장실 사용 요령 등,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즈음이면 방구석 유럽살이를 마친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추천평

겁이 많았던 나는 가만히 서서 그저 바라보고만 있기 일쑤였다. 지금이라고 별반 다르진 않다. 여전히 주저하고, 머뭇거린다. 그런 내게 이들이 말한다. “언니. 내가 해봤는데, 할 만해!” 막연한 낙관이 아닌, 와장창 깨지고 이리저리 흔들리다가도 기어이 올곧게 선 모습으로. 헝클어진 머리에 콧잔등엔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는 줄도 모르고. 하지만 그렇기에 더 큰 용기를 갖게 만든다. 일단 해보자는 마음을 다지게 된다. 해볼 만하다며 와하하 웃는 모습이 행복해 보여서. 넘치도록 충만해 보여서. 나도 언젠가 “그러네. 할 만하네!” 씩씩하게 외치고 싶어서. - 우은빈 (『나는 멈춘 비행기의 승무원입니다』 저자, 취업 면접 콘텐츠 강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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