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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서문 : 『초록의 마음』을 번역하고 5
1. 강습 15 2. 선생님과 여학생 21 3. 작은 시인 33 4. 공원의 수업 51 5. 흥미로운 날 67 6. 친밀한 저녁 85 7. 블라디보스토크에서 101 8. 이치오팡의 동화 125 9. 마랴의 일기장 151 10. 니콜스크 우수리스크 에스페란토 협회 173 11. 시베리아여, 안녕! 185 저자 소개 199 |
Julio Bag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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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포로수용소에서의 삶을 생생히 그려낸 작가 율리오 바기의 체험 보고서
『초록의 마음』은 저자의 체험을 바탕으로 쓴 고전이다. 저자 율리오 바기는 헝가리 출신으로, 1차 세계대전 당시 시베리아의 전쟁포로수용소에서 에스페란토로 시를 쓰고 동료 포로들에게 에스페란토를 가르쳤다. 이 작품에서도 에스페란토를 가르치는 사람은 헝가리인 포로이다. 학습에 참가한 이들은 다양한 국적을 가진 군인과 그 지역의 학생과 주민들이다. 이들은 시시때때로 바뀌는 전선과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죽음과 이별을 힘겹지만 덤덤하게 맞이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태어나고 자란 곳을 강제로 떠나, 낯선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 상황에서 전쟁 포로들이 에스페란토를 배웠던 이유는 무엇일까? “작은 섬, 인류의 절망의 바다에 있는 희망의 섬.” 에스페란토 창안자 자멘호프는 선집 『인류에게 공통의 언어가 있다면』(갈무리, 2019)에서, 국제어의 필요성을 의문에 부치는 것은 우편제도가 필요한가, 라고 자문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확신은 어디에서 기인했던 것일까를 생각해보면, 전쟁포로들의 에스페란토 학습을 이해할 수 있다. 누구나 태어나 말을 배운다. 누구나 말을 할 수 있고 글을 쓸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언어의 세계는 평등하지 않다. 특히 군사력의 대결이 사람들의 삶을 압도하는 전쟁상황에서 약자의 언어가 강자의 언어에 의해 짓밟히고 사라지기도 한다는 것을 역사는 보여주었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20세기 초 시베리아는 1차 세계대전 종전 후 러시아 내전 상황에 처해 있었다. 포로수용소에는 여러 국적의 사람들이 수용되어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들은 누구든지 쉽게 배울 수 있는 평화의 언어 에스페란토를 학습했다. 에스페란토 학습모임은 알음알음 번져, 친목모임, 연극, 시쓰기, 조직의 결성, 단체 여행 등 다양한 활동으로 이어진다. 소설 속에서 에스페란토를 통해 이들은 각자의 모국어와 문화를 서로에게 강요하지 않고 서로 배척하지 않으면서도 우정을 나누며 문화적인 교류를 이어갈 수 있었다. 총탄이 오가는 전쟁터가 배경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읽으면 이 같은 학습과 문화활동들이 환상적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에스페란토는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 속에서 “작은 섬, 인류의 절망의 바다에 있는 희망의 섬”이라고 표현된다. 평화의 언어, 에스페란토 『초록의 마음』 속 등장인물들은 에스페란토라는 도구를 사용해 자기와 문화가 다른 타인의 삶을 존중하면서 소통하고 공감하는 법을 조금씩 터득해 간다. 또 실제로 에스페란토를 다양한 체험에 사용해 보면서, 평화라는 인류 공동의 목표가 일상생활에서 언어소통의 평등이라는 변화를 거쳐 이뤄질 수 있으리라는 느낌을 받는다. 이러한 감각이 그들 고난한 삶에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오늘날에도 지구촌 곳곳에서 폭탄의 굉음과 사람들의 비명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난민들은 전쟁을 피해 세계 어디를 가도 환영받지 못하고 죽거나, 다치거나, 배척당한다. 한국사회도 더 나은 삶을 찾아 목숨 걸고 국경에 도착한 사람들을 환대하는 법을 알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초록의 마음’을 회복하고 퍼트리려고 애썼던 에스페란토들의 메시지가 커다란 울림을 갖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