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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
인간·흙·상상력에 관한 에세이
김종철
삼인 2026.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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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머리에 / 증보판에 부쳐

제1부 교양 체험과 욕망의 교육 | 시의 마음과 생명 공동체 | 인간, 흙, 상상력 | 시적 인간과 생명의 논리
제2부 용악 — 민중시의 내면적 진실 | 신동엽의 도가적 상상력 | 기억의 뿌리를 향하여 | 시의 구원, 삶의 아름다움
제3부 역사, 일상생활, 욕망 | 생존의 문화, 생명의 선양 | 제3세계 문화의 가능성 | 제3세계의 문학과 리얼리즘 | 산업화와 문학 | 이야기꾼의 소멸 | 대중문화론의 반성

부록 시적 인간과 자연의 정치 / 김우창

저자 소개 1

金鍾撤

1947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진주의 남강 변에서 자라던 유년시절에 6·25 전란을 겪었다. 전쟁 이후 마산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다녔다.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읽고, 공군사관학교의 교관으로 군복무를 했다. 제대 후 숭전대학교, 성심여자대학, 영남대학교 등에서 교편을 잡았다. 1970~80년대에는 문학평론 활동을 하다가, 1991년에 격월간 『녹색평론』을 창간하여 작고 당시까지 에콜로지 사상과 운동의 확대를 위한 활동에 헌신했다. 한편, 2004년에는 대학의 교직을 그만두고 『녹색평론』의 편집·발간에 전념하면서,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1947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진주의 남강 변에서 자라던 유년시절에 6·25 전란을 겪었다. 전쟁 이후 마산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다녔다.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읽고, 공군사관학교의 교관으로 군복무를 했다. 제대 후 숭전대학교, 성심여자대학, 영남대학교 등에서 교편을 잡았다.

1970~80년대에는 문학평론 활동을 하다가, 1991년에 격월간 『녹색평론』을 창간하여 작고 당시까지 에콜로지 사상과 운동의 확대를 위한 활동에 헌신했다. 한편, 2004년에는 대학의 교직을 그만두고 『녹색평론』의 편집·발간에 전념하면서,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한국 최초의 ‘녹색당’ 창립을 위한 활동에 참여하였다. 또, 2004년 이후 10여 년간 ‘일리치 읽기 모임’이라는 이름으로 시민자주강좌를 개설·진행했다.

저서에 『시와 역사적 상상력』(1978), 『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1999), 『간디의 물레』(1999), 『비판적 상상력을 위하여』(2008), 『땅의 옹호』(2008), 『발언 I, II』(2016), 『大地의 상상력』(2019),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2019) 등이 있고, 더글러스 러미스의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2002), 리 호이나키의 『정의의 길로 비틀거리며 가다』(2007) 등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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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3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28쪽 | 152*223*30mm
ISBN13
9788964362983

책 속으로

오늘날 우리의 영혼마저 표준화, 상품화가 강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토착 민족들에게서 보는 생태학적 지혜를 희미하게나마 감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하게 남아 있는 공간은 시적 감수성의 세계일 것이다. 그러기에, 일찍이 시인 김수영은 혼란이 없는 발전소의 건설보다는 발전소가 없는 혼란이 더 소망스럽다고 갈파할 수 있었던 것이다.
--- 「책머리에」 중에서

시적 사유의 본질에는 어떠한 인공적인 조작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세계의 근원적인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에 대한 본능적인 인식이 내재해 있는 것이다. 시인은 바로 이러한 근원적인 아름다움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그것을 보존하기 위한 싸움에 헌신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 「책머리에」 중에서

우리 자신이 살찐 돼지나 로봇의 처지로 떨어지지 않으려면 우리가 다른 무엇보다 시적 존재로서의 자기 자신을 재발견하고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 「책머리에」 중에서

시라는 건 결국 말을 극도로 줄여서 말에 대한 경의를 최대한 표시하는 예술 형식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말에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은 말에 대한 공경심 없이는 불가능해요. 그리고 그 공경심은 결국 삶에 대한 공경심이란 말이에요. 그러니 시인들은 근본적으로 도인(道人)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시적 인간과 생명의 논리」 중에서

나는 시적인 생각, 시적인 감수성은 근본적으로 생태적인 사고, 생태적인 감수성과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것은 시의 역사를 보더라도 확인이 가능하지만, 특히 지금은 시의 그러한 본질을 좀더 집중적으로 의식화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인류사 전체를 돌아보더라도 지금처럼 생태적 의식이나 각성이 절실한 때가 없었으니까요.
--- 「시적 인간과 생명의 논리」 중에서

모든 진정한 시의 주요한 기능은 결국 이런 식의 경험을 끊임없이 환기하는 것이 아닐까요? 사람과 자연이 하나가 되어 친밀한 상호 교감이 이루어지고 있는 그 경험 — 인간이 인간으로서 근원적인 행복에 도달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생각되는 원초적 조화의 경험 말입니다.
--- 「인간, 흙, 상상력」 중에서

신동엽 문학의 살아 있는 현재성, 다시 말하여, 지난 20년간의 민족 문학의 발전 속에서 결코 소진될 수 없는 그의 새로움을 보증하는 진정한 정신적 원천은, 인간 생활과 문화의 원초적 존재 방식에 대한 일관된 관심으로부터 마련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간단히 말해서 인간 본연의 자연스럽고 생명 있는 문화에 대한 억누를 수 없는 동경이다.

--- 「신동엽의 도가적 상상력」 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적 감수성은 생태적 감수성이다

이 책의 제1부는 시적 감수성이 어디서 비롯하는지, 그리고 왜 오늘날 그것이 절멸의 위기에 처했는지를 다룬다. '교양 체험과 욕망의 교육'에서 저자는 괴테, 헤겔, 매슈 아놀드를 거쳐 교양이란 ‘사심 없이 자기를 초월하는 능력’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그러나 산업 자본주의는 인간을 끊임없는 소비의 욕망 속에 가두고, 생명과의 원초적 교감을 가능하게 했던 바로 그 능력을 파괴했다. '시의 마음과 생명 공동체'에서는 달에서 지구를 바라본 우주선 조종사의 시선을 빌려, 옛날 시인들과 토착 민족들이 늘 품었던 전지구적 생명 공동체의 감각이 지금 우리에게 얼마나 절실한지를 묻는다. 생태계의 모든 생명이 상호 의존하는 거대한 유기체라는 인식은 첨단 과학이 도달한 결론이기도 하지만, 진정한 시인들은 언제나 그 진실을 먼저 살았다.

시인들의 작품 속에서 생태 감수성을 발굴하다

제2부는 그 시적 감수성의 실제 사례들을 한국 시인들의 작품 속에서 발굴한다. 저자는 이용악의 민중시에서 추상적 열정이 아닌 내면의 진실로 빚어진 시적 증언을 읽고, 신동엽의 시 세계에서 인간 본연의 자연스럽고 생명 있는 문화에 대한 억누를 수 없는 동경을 발견한다. 심호택의 시에서는 '물 한 그릇을 청해 주시오'라는 할머니의 말 한 마디에 담긴 생명의 거룩함과 공생의 통찰을 읽어내며, 이것이야말로 흙의 문화가 길러 온 근본적 생태 감각임을 밝힌다. 저자에게 이 시인들은 사회적 의식의 실천자이기 이전에, 산업 문명이 파괴한 생명 공동체의 감각을 되살리는 자들이다.

삶의 방식 자체를 바꾸는 것만이 답이다

제3부는 저자가 생태학적 시각에 본격적으로 도달하기 이전, 제3세계 문학과 리얼리즘, 산업화와 문학의 관계를 탐색하던 시기의 글들을 담고 있다. 이 글들은 낡아 보일 수 있지만, 저자는 이미 그 안에서 생태학적 관점으로 자라날 사유의 싹을 발견한다. 멕시코 사빠띠스따 농민들이 자신들의 땅과 문화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투쟁, 생존 방식 자체를 지키려는 토착 민족들의 저항에서 저자는 앞으로의 인류 구원의 가능성을 읽는다. 정치적 혁명이 아니라 삶의 방식 자체의 변혁, 그것이 결국 이 책이 도달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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