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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prologue) 6 1부, 그리움이 살았던 시간 그리움이 거기 머물거든 15 유혹의 속삭임(상흔) 16 그 마음길 따라 18 이명 19 고무신 두 짝 20 내가 되었구나 22 차별 (다름) 23 길 24 너야 25 죽어야지 끝나는 삶인데-누렁이 26 겨울비 내리는 이불 속 밤 32 토란 대국 34 다부랑죽(갱죽)과 고구마 39 봄 44 우픈 도시농부의 하루 46 노이로제 50 서울 생활(떡볶이. 김밥. 오뎅) 52 당연한 것이 소중한 것이다 56 젊은 거지는 괄세 마라 59 자장가(어른을 위한) 64 혼술 67 세레나데 연가 70 나는 항상 사람이 그립다 74 하늘로 보내는 편지 77 2부, 흔들리며 생긴 이름 중독 83 가을빛이 익어간다 84 모기 85 인생의 끝(죽음) 시 86 와인 88 외로움 89 내가 설 자리 90 널 봐!(친구가 한 말) 시 91 바램 92 못난이 엄지손가락 이티 손가락 94 청국장 96 로빈 99 전화번호 바꾸기(바꿔야 할 때) 101 미짜화, 감사화 103 3부, 끝까지 남는 것에 대하여 아픈 씨앗을 품고 109 비밀 110 그때 잡을 걸 그랬나 봐 111 정체성 112 휴대폰 113 이불 정리하면서 114 노숙자의 노래 119 내 나이는 내가 만들어 가는 겁니다 123 수박 한 덩이도 다 못 먹는 세상 126 미역국은 끓고 있는데 128 공중전화 부스 130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135 산책 애기 고양이 무덤 139 욕심을 쫓으며 142 방아꽃 147 인생 나이테 150 용서 153 남이 해 주는 음식 156 정리를 하자! 159 문득 생각나는 것들 161 남강 식당 163 에필로그(epilogue) 1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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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지나온 시간을 잊으며 살아간다. 그러나 어떤 순간들은 사라지지 않고 늦은 시간에야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 이 책은 그렇게 늦게 도착한 마음들에 대한 기록이다. 기억의 바깥에 밀려나 있던 장면들이 다시 불려 나오고 그 안에서 미처 다하지 못했던 감정들이 천천히 제 자리를 찾아간다.
엄마의 부엌에서 피어오르던 김, 겨울밤 이불 속에 고여 있던 체온, 말없이 곁을 지키던 생명들의 눈빛. 이 책은 삶의 중심에 있던 것들이 아니라 너무 가까워서 보지 못했던 것들을 향해 시선을 건넨다. 그리고 그것들이 사라진 뒤에야 비로소 드러나는 마음의 결을 담담하게 받아 적는다. 저자의 문장은 꾸미지 않는다.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비어 있으며, 그 여백 속에서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을 만든다. 설명하려 하지 않기에 더 또렷해지고 붙잡으려 하지 않기에 더 오래 남는다. 이 글들이 품고 있는 힘은 완성된 문장에 있지 않고 살아온 시간 그 자체에 있다. 우리는 종종 사랑을 지나온 뒤에야 이해한다. 함께였던 순간은 당연함 속에 묻혀 있다가 사라진 이후에야 비로소 그 무게를 드러낸다. 이 책은 그 늦은 이해의 자리에서 시작된다. 되돌릴 수 없음 앞에서 무너지는 대신 그 자리에 남아 있는 마음을 가만히 바라보는 태도를 선택한다. 이 책을 읽는 일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일이 아니라 자신 안에 남아 있는 어떤 시간을 다시 만나는 일이다. 문장을 넘기는 사이 독자는 잊고 지내던 얼굴 하나를 떠올리게 되고 오래 전 건네지 못했던 마음을 조용히 꺼내 보게 된다. 그리움은 멀어져 가는 것이 아니라, 늦게 도착하는 감정이다. 이 책은 그 도착의 순간을 붙잡아, 더 이상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 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