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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오래된 여행자의 첫 여행지
타이완 역사 1장] 타이완 섬: 추억과 함께한 일주 여행 타이베이- 오랜 인연 | 첫사랑, 첫 여행지 | 중산베이루 국숫집 | 반가운 여행자 숙소 | 딘타이펑의 샤오롱바오 | 젊음의 거리, 시먼딩 | 보피랴오 역사 거리와 망카 | 화시제 야시장 | 살아남은 사람들 지룽- 타이완의 시애틀 | 축제 | 그리운 풍경 | 먀오커우 야시장 쑤아오- 냉천탕 | 커피와 소원 화롄- 원주민의 고향 | 흥겨운 밤거리 | 타이루거 협곡을 걷다 | 치싱탄 | 호스텔에서 만난 사람들 | 짜이젠, 아미고스 타이둥- 네버 엔딩 스토리 | 왠지 모르게 좋다 | 타이완에서 가장 활기찬 야시장 | 원주민 회관 | 꿈 |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헝춘과 컨딩- 하이자오 7번지 | 컨딩 해변 가오슝- 별난 호텔 | 유령의 달 | 견자가 되어 | 일사병 타이난- 정성공 이야기 | 마음의 고향 자이와 아리산- 몸에 붙는 자신감 | 아리산 | 우펑먀오와 북회귀선 기념탑 |정체성 루강과 장화- 오래된 도시 | 올드 마켓 스트리트 구족문화촌과 르위에탄- 원주민 문화 속으로 | 바다 같은 호수 타이중- 세 번째 도시 | 니타 찬 베이푸- 하카족 마을 | 뿌리 | 예류, 낯선 혹성 2장] 마쭈 열도: 대륙과 마주한 최북단 여행 둥인- 둥인 가는 길 | 안녕하세요, 사랑해 | 풍경도, 사람도 아름다워 |달콤한 휴식 베이간- 돌집 가득한 친비 마을 | 베이간 돌아보기 | 저게 중국 대륙이에요 | 밤은 깊어 가고 난간- 또 만난 인연 | 동굴에서 카누 타기 | 난간에서 지룽으로 3장] 타이베이와 주펀 : 수도권 여행 주펀- 동심이 살아나는 골목길 | 금석객잔 | 진과스 | 황홀한 일몰 | 주펀의 밤 | 배우 박용하를 생각하며 | 비정성시 타이베이 - 다양한 매력이 있다 | 유감 | 융캉제 | 신베이터우 온천 |말할 수 없는 비밀 | 음식남녀 | 죽집 | 살아 있어 황홀하다 4장] 다시 찾은 타이완: 꿈 같은 휴가를 떠나다 타이베이- 다시 타이완으로 | 드디어 만난 토니 화롄- 자전거를 타고 치싱탄으로 | 커피 달인과 커피 여신 핑시선 마을들- 고양이 마을, 허우둥 | 천등을 날려라, 스펀 | 핑시와 징통 주펀 그리고 타이베이- 주펀의 열기와 사라지는 것들 | 타이베이 카페 스토리의 두얼 카페 | 말할 수 없는 비밀의 단수이 | 여유로운 시간들 에필로그] 타이완과 사랑에 빠진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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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가 필요할 때, 타이완에 가자
박형욱 (kaeti@yes24.com)
여행이 끝나갈 때쯤 되면 '여긴 다시 와야지.', '다시 오게 되겠다.' 싶은 곳이 있다. 타이완은 일정 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던 곳. 다음엔 여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지, 다음엔 그렇게 가면 더 편하겠다, 다음엔 헤매지 않을 것 같다. 다음엔, 다음엔, ...... (물론 백 번 가면 아흔 아홉 번 헤맬 것 같은 곳도 있다.) 몇 번을 다시 올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계속 그리워하겠구나 싶었던 곳이고 그렇다 보니 언제 어떻게 만나든 반가운 곳이다.
우린 지친 거야. 멀고 낯선 여행길과 여행하는 삶에 지친 거야. 돈을 벌려고 글을 쓰는 데 지쳤고, 사람에 지쳤고, 삶에 지쳤던 거지. 그런데 타이완에 가면 그들의 소박한 삶과 정 덕분에 마음이 푸근해지는 게 아닐까? --- p.6 타이완이 좋은 이유에 대해 다른 여행작가와 얘기해봐도 마땅한 답을 찾지 못했다는 작가는 곧 이렇게 말한다. 무엇을 첫 번째로 꼽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개인차가 있겠지만 십분 공감할만한 말이다. 다른 듯 하지만 같다. 변하지 않는 친근함과 편안함이 있다. 이십여 년 동안 일곱 번, 타이베이 도심부터 타이난, 컨딩까지. 타이완 전역을 만난 '오래된 여행자'의 여행기는 그 자체로 흥미롭다. 책은 지역 별 여행, 최북단과 수도권 여행,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찾은 타이완의 이야기로 나뉘어 있고, 가장 궁금했던 건 여행 당시에 처음부터 강한 인상을 주었던 룽산쓰와, 역시 또 한번의 타이완 여행을 기대하게 하는 최남단의 컨딩이었다. 룽산쓰는 타이베이 사람들의 정신적 버팀목으로 참배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특히 몇 백 년 전부터 이 땅에서 살아온 본성인들은 룽산쓰에 대한 애정이 대단했다. 나중에 화롄에서 만난 청년은 "타이완 사람들에게 룽산쓰는 특별하다."라며 열변을 토했다. --- p.45 알 것 같다. 여행자들에게도 현지인들에게도 필수 참배코스인 룽산쓰, 용산사는 입구에서부터 압도적이었다. 사원 내를 가득 채운 향냄새와 사람들, 과거로부터 쌓여왔을 도무지 몇 명일지 짐작도 안 되는 사람들의 바람과 기원, 간절함이 한꺼번에 덮쳐왔고, 그 광경을 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무게감에 울컥해 그곳에 대한 타이완 사람들의 애정을 납득하게 됐다. 그리고 컨딩. 타이완 관광객들이 이곳 컨딩에 오는 이유는 다양하다. 이 근처에는 수많은 희귀한 나무와 동굴이 있는 컨딩 삼림유락구와 일몰을 보고 철새를 관찰하며 탁 트인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컨딩 국립공원이 있고, 남쪽으로 더 내려가면 타이완 최남단인 어롼비가 나온다. --- p.126 컨딩은 영상과 사진으로 본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던 곳이다. 서핑과 스노클링 등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자연환경, 타이완의 첫 번째 국가공원으로 지정된 곳, 외지인보다는 타이완 사람들이 많이 찾는 여행지. 물론 여느 여행지와 다를 바 없이 방문객이 많은 시즌이 되면 분명 북적이고 시끄러워질 테지만 그래도 왠지 한 걸음쯤 천천히 걸어도 될 것 같은, 나와 같은 속도로 걷는 사람들이 꽤 있지 않을까 싶은, 괜히 더 기대하게 되는 곳이다. 번화한 도시 한복판도 자연이 빚어놓은 놀라운 풍경의 한가운데도 한가롭게 거닐고 싶은 해변도 좋다. 작가의 말처럼 삶이 힘들어 떠나고 싶지만 낯선 땅으로의 여행이 귀찮게 느껴진다면 한번쯤 타이완에 가보자. 느긋한 여행자가 되어 잘 먹고 잘 쉬고 잘 놀다 보면 문득 행복을 만나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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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시 타이완을 방문했다. 그곳은 나에게 최고의 휴식처였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2시간 30분. 우리나라에서 갈 수 있는 나라들 가운데 항공료가 가장 싼 곳 중의 하나이며 물가는 한국보다 조금 저렴한 곳. 한 달은 비자 없이도 내 집처럼 드나들 수 있는 곳. 사람들은 부드럽고 친절하며 음식은 맛있고 풍성한 곳. 거창하고 거대한 것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도 있지만 소박한 마음으로 보면 우리와 비슷한 문화는 편안하게 다가오고 약간의 다름은 신선한 호기심을 유발시킨다. 또한 오래전부터 살아온 말레이-폴리네시안계 원주민들의 문화,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식민 흔적, 17세기 중반부터 뿌리 내린 중국의 전통, 19세기 후반부터 약 50년간 영향을 미친 일본의 통치 흔적을 딛고 안정적인 발전과 민주화를 이룩한 현재의 타이완에는 다양하고 독특한 문화가 있다. 일상 속에 깃든 이런 속살을 관찰하는 즐거움은 대단했다. 그 과정에서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도 매우 소중했다. -p.7 [오래된 여행자의 첫 여행지] 중에서
텅 빈 어머니의 방에는 어머니의 잔상이 늘 실루엣처럼 남아 있었다. 우두커니 앉아 창밖을 바라보거나, 캄캄한 어둠 속에서 아픈 배를 웅크리고 엎드려 있거나, 대변을 이불 위에 싸고 우두커니 서서 바라보거나, 화장실을 가시다 오줌을 지린 채 방구석에 쓰러져 있던 불쌍한 어머니를 생각할 때, 또 아파트 단지를 걷다가 어머니와 같이 바라보던 예쁜 꽃을 볼 때 나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한 달 남짓을 그렇게 보내다 결심했다. 상중이었지만 여행을 하기로 했다. 나는 여행 작가다. 여행을 하고 글을 써야 한다. 밥벌이를 해야 하고 삶의 의욕을 되살려야 한다. 긴 고민 끝에 선택한 나라는 첫 여행지였던 타이완이었다. 그곳에 가면 인생의 황금기였던 삼십 대 초반으로 돌아가, 삶의 의욕을 다시 불러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떠나기 며칠 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에 아내가 말했다. “당신, 그동안 고생했어. 이제 타이완에 가서 주름졌던 날개를 좍좍 펴고 와. 그리고 다시 힘차게 날았으면 좋겠어.” 우울하게 시작되었던 나의 타이완 여행은 아내의 바람대로 밝고 희망차게 끝났다. -p.28 [오랜 인연] 중에서 룽산쓰와 화시제의 풍경들이 좋았다. 생의 중심에서 멀어진 채 살아가는 노인들의 노랫소리, 사회에서 낙오된 여인들의 웃음, 그리고 길거리에서 꼬치구이와 국수를 파는 초라한 상인들, 형편없는 달인 연주자와 그걸 보는 노인들. 이런 모습에 애정을 느끼는 나는 초라한 루저일까? 그래서 이들을 보며 위안을 얻는 사람일까? 아니다. 혹은 먹을 것을 따로 챙겨 놓고 남들의 절박함과 초라함을 단지 감상적으로 바라보는 한량 같은 사람일까? 아니다. 나는 삶의 본질을 보고 싶었다. 사람은 상처를 받고 거꾸러져 봐야 삶의 본질을 본다. 사람들이 좇는 저 위의 화려한 것들이 허상임을 깨닫는 날, 풀 같은 보통 사람들의 삶이야말로 상처받은 우리를 위로하고, 넘어진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임을 알게 되는 것이다. -p.54 [살아남은 사람들] 중에서 갑판에 선 휴가 나온 젊은 군인들이 들뜬 목소리로 떠들어 댔고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때 작은 배낭을 멘 타이완 할아버지의 뒷모습이 눈에 띄었다. 작은 배낭에 낡은 바지와 점퍼를 걸친 할아버지는 손으로 난간을 잡고 점점 다가오는 지룽을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었다. 할아버지의 뒷모습은 쓸쓸했지만 한 시대를 최선을 다해서 살아 온 한 인간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그 뒷모습에서 돌아가신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래,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묵묵히 살아내는 것, 그것이야말로 위대한 것이다. 육신은 어차피 몰락한다. 모든 게 꿈이다. 그러나 살아있는 동안만큼은 열심히 살아야 한다. 그리고 언젠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한의 세계로 기쁘게 회귀하는 것이다. 그렇게 살다간 나의 어머니, 저 할아버지, 그리고 모든 인간들은 작은 영웅들이다. 배가 서서히 불빛에 휩싸인 지룽 항구로 다가갈수록 가슴이 설레어 왔다. 저녁 7시 30분, 발을 디딘 지룽은 인간들로 그득했다 그들이 만들어 내는 음식 냄새, 말소리, 불빛들이 이토록 반가울 줄이야. 마치 먼 길을 떠났다 고향으로 돌아온 나그네처럼 마음이 푸근해졌다. -p.252 [난간에서 지룽으로] 중에서 주펀을 찾은 사람들은 학교 앞 음식점과 문방구점에서 이것저것 군것질을 즐기고 장난감을 구경하며 해찰을 즐기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그때 호기심 많은 우리들 눈에 비친 세상은 얼마나 재미있고 신났던가. 딱지와 팽이와 구슬을 대단한 보물처럼 탐닉했고, 예쁜 머리핀을 꽂고 지갑을 품에 안고 꽃이 그려진 고무신을 신으면 모두가 동화 속 주인공이 되었다. 그러나 세상은 변했다. 촉촉한 시간은 메마른 세상에 모두 흡수되어 버렸고 아이나 어른이나 핑핑 돌아가는 속도 속에서 메말라 간다. 그때 이 예스러운 골목길을 서성거리며 어린아이처럼 어묵과 아이스크림을 사 먹고, 강아지와 고양이의 캐릭터가 그려진 액세서리나 엄마가 불량식품이라고 못 사 먹게 하던 과자와 사탕을 발견하는 순간, 우린 옛날로 돌아간다. 순수한 동심이 살아나면 동화책 《모모》에서 회색빛 도당에게 도둑맞았던 시간들이 이 골목길에 강물처럼 흘러간다. 그때 이 골목길의 모든 것은 반짝거리는 보물이 된다. 바로 이런 이유로 주펀을 왔다 가는 사람들은 ‘아, 또 한 번 가고 싶어.’라며 그리워하고 입소문을 내는 것 아닐까? 볼거리가 많아서가 아니라 그 시간, 분위기 속에서 느끼게 되는 잃어버렸던 옛날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 때문에. -p.259 [동심이 살아나는 골목길]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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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여행을 해야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느린 호흡으로 사람들 사이를 걸으며 일상과 인생을 고민한 가슴 뭉클한 여정! 여행 애호가들을 타이완으로 이끈 오래된 여행자 이지상의 숨어있는 명작! 여행작가 이지상이 2011년 출간한 타이완 여행에세이집의 개정증보판 《그때, 타이완을 만났다》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삶의 고비에서 ‘여행작가 인생’의 출발점인 타이완을 찾아 삶을 되돌아본 성찰의 기록이자, 20여 년간 일곱 번 타이완을 다녀온 경험이 망라된 읽을거리 풍성한 여행기이다. 초판 《나는 지금부터 행복해질 것이다》 출간 때 인문학을 바탕으로 타이완과 여행의 매력을 새롭게 조명해 큰 호평을 받으며 네이버 ‘오늘의 책’ 등으로 선정되고, 여행의 재미와 즐거움이 가득 느껴지는 책의 구절들과 사진이 수많은 블로그에 포스팅되며, 1992년 한국과의 수교 단절 이래 발길이 뜸했던 타이완으로 국내 여행애호가들을 이끌었던 작품이다. 타이완은 드라마 ‘온에어’,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등을 통해 한국 대중의 큰 관심을 받고 있으며, 관련 서적이나 방송프로그램 또한 꾸준히 제작되는 추세다. 그럼에도 ‘보물섬’이라는 별칭처럼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멋진 여행지들이 많은 나라이다. 오랜 세월 타이완 전국을 수차례 여행한 덕분에 타이완의 보물 같은 곳들을 보여주어 널리 사랑받았던 이 책은 절판되었다가 이를 아쉬워하는 독자들의 요구에 힘입어 2015년 재출간되었다. 2014년 가을, 한 차례 더 타이완 여행을 다녀온 저자는 그간 변화된 타이완의 모습을 담아내는 한편, 독자들이 특히 관심을 갖고 궁금해했던 지역의 이야기는 더 심도 있게 다루며 초판을 전면 개정했다. 삶의 고비에서 인생의 출발점이었던 ‘첫 여행지’ 타이완을 다시 가다! 세계 곳곳을 20권의 책에 담아낸 이지상 작가와 타이완의 인연은 깊다. 오래전 그를 여행의 길로 인도했던 나라가 바로 타이완이다. 서강대를 졸업하고 대한항공에 다녔던 저자는 난생처음 해외로 여행을 떠난다. 그렇게 타이완으로 휴가를 갔다가 여행의 매력에 푹 빠져 회사를 그만 두고 방랑자가 되었다. 이후 여행 이야기를 쓰면서 대학원도 진학하고 작가로 새 인생을 살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는 타이완을 이렇게 부른다. ‘첫사랑 여행지’라고. 신 나게 세계를 여행하며 글을 쓰던 그였지만 최근 몇 년간은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어머니 곁에 머물렀다. 치매와 암이란 중병을 동시에 앓는 어머니를 간병하면서. 부초 같은 삶을 선택한 그에게 어머니는 마음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가장 힘센 지원군이었다. 하지만 저자의 정성 어린 간호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큰 고통을 겪다가 결국 세상을 떠났고, 그때의 충격으로 그는 한동안 우울해하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런 그가 가족의 따듯한 격려에 힘입어 다시 배낭을 꾸렸다. “나는 여행 작가다. 여행을 하고 글을 써야 한다. 밥벌이를 해야 하고 삶의 의욕을 되살려야 한다.”라고 다짐하며. 상처를 달래고,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서. 그냥 사는 게 아니라, 진짜로 즐겁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가슴속 상처를 달래고 지친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서, 즐겁고 행복한 삶으로 되돌아가고픈 간절함을 안은 채, 그는 그렇게 인생의 시작점과도 같은 타이완으로 다시 떠났다. “힘들었던 그때, 나에겐 희망이 필요했다.” 타이완 일주 여행기이자, 한 사람의 희망분투기! 단단히 각오하고 떠났지만 몸과 마음이 완전히 지친 상황에서 시작한 여행이기에, 타이완을 한 바퀴 일주하는 내내 한 걸음 한 걸음이 마치 생을 밀고 나가듯 치열한 싸움과도 같았다. 실제로 많이 아프기도 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한 그 여행에서 그는 타이완 사람들의 친절과 배려 속에서 먹고, 걷고, 생각하는 소중한 시간을 누렸고, 여행의 끝에서는 다시 웃을 수 있었다. 영혼까지 깊게. 성실하게 매일 여행기를 쓰면서, 내면의 상처를 회복해 나갔다. 그리하여 이 여행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 책은 타이완을 일주한 흔치 않은 여행 기록이자, 이지상이라는 한 사람이 삶의 ‘희망’을 찾아 인생의 시작점으로 되돌아간 희망 분투기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역사와 지리에 대한 지식,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 소박한 타이완을 담은 사진, 개인적인 아픔과 회복 경험이라는 네 가지가 어우러진 이 책은 이지상 작가 특유의 인문학적 깊이가 있는 여행에세이의 탄생을 예고한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보통 사람들의 해외여행이 허용된 1988년 8월부터 현재까지 일곱 차례의 타이완 여행들이 총망라된 이 책은 희소한 가치를 띠고 있다. 시장에 편승해 출간된 책이 아니라, 오히려 타이완이 덜 알려진 시기에 가치 있는 정보들을 집대성한 완성도 있는 여행기로 국내에서 타이완이 알려지는 데 일조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독자가 차별화된 여행기를 읽는 즐거움과 타이완의 다채로운 매력을 발견케 하는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