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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고 싶어요
지구 반대편 친구들 김밥 역할 놀이 마법의 글씨 하비, 안녕! 내 마음을 전해줄래 꼬마 자동차 큐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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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서 현관으로 가는 복도에 넓적한 새 문이 가로막혔다. 올라가려고 점프해도 넘을 수가 없었다. 옆으로 돌아가 다른 길을 찾아보아도 나갈 길은 없다. 튼튼한 문이 꽉 막혀 있었다. 아니 이럴 수가! 나를 가둔 거였다. 며칠이 지났을 때 벨이 울리더니 우편 배달이 왔다. 할아버지가 배달된 큰 상자를 안으로 들여놓으려고 현관문을 열어 놓은 채 끙끙거렸다. 문 사이로 열린 틈이 보였다. ‘다시 나가 보자. 이번엔 먼 곳으로 갈 수 있겠지.’ 나는 할아버지가 안 보는 사이에 현관문을 통해 거뜬히 집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호기심이 불타올라 말했다. “난 새롭고 넓은 세상에 가고 싶어.”
--- pp.21-23 “너는 멋진 아이야!” 말해주는 친구도 있었다. 언제 배가 아팠냐는 듯 교문도 가볍게 통과한다. 아~ 두렵고 떨리던 때가 있었지만 이제는 학교생활이 즐겁다. 기죽지 않고 무엇이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코리안 아메리칸!’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나 혼자서도 할 수 있어.’ 지구 반 바퀴를 혼자 걸어온 것 같다. 학교 운동장에 다양한 아이들이 뛰어논다. 그 아이들 속에 나도 있다. 깃발이 펄럭이는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나를 보고 웃고 있다. --- p.65 두 엄마가 밝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내 마음속에 있던 걱정이 스르르 사라졌다. 아빠는 멋쩍어하며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었다. ‘엄마가 오면 새엄마가 싫어할 줄 알았는데….’ 온 가족이 둥글게 앉아 맛있게 먹으며 재잘재잘 이야기꽃을 피웠다. 내 목소리는 점점 커졌다. “오늘은 내 생일도 아닌데 엄마랑 아빠가 다 모였네!” 그동안 내 생일날에만 엄마와 아빠가 나랑 함께 맛있는 식사를 했었다. “엄마가 만든 김밥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요!” 엄마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어 보여주며 활짝 웃었다. --- pp.81-83 첼시는 챗GPT 인공지능 비서다. 아주 영리하여 사람의 음성을 알아챈다. 알렉스가 질문하면 첼시는 즉시 문장을 만들거나 말로 대답하고 문제를 해결해준다. 알렉스 아빠는 첼시의 몸속에 프로그램을 설치하여 이미 저장된 대화 세트가 있다고 말해주었다. 스마트폰에도 인공지능 전용 칩을 이용한다고 했다. 알렉스는 첼시가 능숙하게 처리하는 모습이 처음엔 신기했지만, 이제는 일상으로 당연한 일이 되었다. 첼시는 알렉스에게 복종하는 신하 같았다. “말만 하면 내가 할 일을 네가 해결해주니 세상 편해!” --- p.117 “큐리, 이제 더 이상 달리지 않아도 돼. 나도 그동안 하던 일을 정리하고 은퇴했어. 나 때문에 너도 힘들었지? 이젠 이곳에서 살면서 아이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가지렴. 그동안 수고 많았어. 네가 보고 싶을 거야!” 지숙은 나를 껴안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어. 은퇴했다니, 나도 서운했어. 오랫동안 우리는 서로의 숨결을 느끼고 있었거든. 지숙이 늙은 것처럼 나도 늙었는데, 이젠 지숙 없이 나 혼자 잘 살 수 있을지 몰라. … 다른 아이들도 나를 좋아했어. 큰 소리로 노래도 불렀어. 내가 여기서 아이들과 놀 수 있다니. 나는 노란 자동차가 됐어, 스쿨버스처럼. 이제부턴 아이들과 함께 놀 거야. --- pp.197-1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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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을 잃어버려야만 어른이 된다는 말이 있다. 동화집 『꼬마 자동차 큐리』에는 낯선 땅에서 이민자로 뿌리내리기 위해 동심을 외면해야 했던 이희숙 작가가 흰머리 꽃피우고 잃어버린 동심을 찾아 고군분투한 흔적을 담았다. 그가 찾아낸 동심에는 서러움과 외로움 두려움을 견뎌내는 주인공이 있고, 한바탕 신나게 뛰어노는 해맑은 놀이 정신이 있다. 발이 되어준 자동차와 소통의 통로인 우체통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하고 자연과 함께했던 삶의 터전에서 보석을 찾듯 동심을 찾아내는 그의 발자취는 맑고 따뜻하고 투명하다. 동화집 『꼬마 자동차 큐리』에 실린 여덟 편의 동화는 저자 이희숙 선생의 삶과 닮아있다.
“큐리, 이제 더 이상 달리지 않아도 돼. 나도 그동안 하던 일을 정리하고 은퇴했어. 나 때문에 너도 힘들었지? 이젠 이곳에서 살면서 아이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가지렴. 그동안 수고 많았어. 네가 보고 싶을 거야!” 표제작 『꼬마 자동차 큐리』에서 주인공 지숙이 자동차를 껴안으며 하는 혼잣말이다. 이제는 잃어버린 동심을 찾아가는, 재미있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겠다는 작가 스스로의 다짐일 것이다. 그를 인도하는 동심의 빛이 따뜻하고 아름답다. 동행하고 싶은 이유이다. - 노경수 (아동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