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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치자꽃잎 같은 시간들
임재춘 저
천년의시작 2020.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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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바닷가 달력 13
질문의 그늘 14
도마뱀 각시 16
치자꽃잎 같은 시간들 17
말똥 18
타지에 들다 20
빈자리 22
답을 기다리는 사람 23
그 깊은 잠의 안쪽 24
외등 아래 26
나미비아 사막 27
비를 맞다 28
백조의 깃털과 균형 30
당신의 비밀번호 32
가드너 33

제2부

꽃밥 한 상 37
근사한 말밥 38
감자 40
불꽃이 아프다 42
짜깁기 무늬의 기억 44
일운면 소동리 46
스칸디나비안 클럽 48
우기 50
사라진 다리 51
가는 남자 52
농다리 53
풍속風速 54
물구나무서기 55
균형의 저항 56
지렁이 58

제3부

나뭇잎 태胎 61
마당을 건너가는 새 62
부사발의 밤 기차 64
정동진 소나무 66
칼랑위라는 물고기 67
기운을 다해 68
물고기 밥상 70
아비아네 마을 72
타크메 침묵의 탑 74
시알크 언덕 76
무화과나무 그늘과 새 78
종이배 80
열 살 나리꽃 81
파나쉐 향기 82
사물 친구 84
둥근 말들 85

제4부

밑줄을 긋는다 89
아버지 별 90
시가 써지지 않는 날 92
매화 편지 94
거울의 문 95
별 정거장 96
그림자 놀이 98
나미비아 Dune 45 100
성묘 102
근기根氣라는 말 103
축軸에 기대다 104
어떤 순간 106
소리의 정체 107
흙 한 고봉 올리다 108
UFO 110

해설
유성호 기억의 적층에서 피워 올리는 신성과 근기의 시학 111

저자 소개 1

저임재춘

 
2003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하였다. 시집 『오래된 소금밭』 출간하였으며, 한국시인협회 회원. 성천아카데미 회원이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7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32쪽 | 212g | 128*188*10mm
ISBN13
9788960215054

책 속으로

꽃잎의 비늘
향기로 남아
사그라지는 시간들

시간은 내 곁을 흘러가는 것일까

너를 찾아가고 있는 것일까

그런 순간을
오롯이 바치려 했던
그 시간이 길었다

물고기의 그림자를 뒤집어 본다
--- 「시인의 말」중에서

외포리 횟집 벽에는
바다 달력이 걸려 있다
껌뻑이는 형광등 아래 달력을 차고 노는 바람
무쉬, 사리, 한객기, 대객기, 조금……
물 높이 시간 옆에 날짜별로 가지런히 적혀 있다
하루에 두 번씩
물결의 높이로 적혀 있다
마음의 높이도 하루에 몇 번씩 뒤집혀
그중 높은 물결이 쳐들어온다
건너편 출렁거리는 섬을 보던 헛발질
깊이 나락으로 빠졌는가, 했는데
밑바닥이 솟구치며 뭍으로 올라선다
철썩철썩 맞고 있는 몸
달력도 몸통을 뒤집으며 날개를 퍼덕인다
서로 밀어내며 다투는 시간이
외포리 달력에 묶인 줄을 당겨
울고 있다, 사리 중인 몸

--- 「바닷가 달력」중에서

출판사 리뷰

임재춘 시인의 시집 『치자꽃잎 같은 시간들』이 시작시인선 0342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2003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시집으로 『오래된 소금밭』이 있다.

시집 『치자꽃잎 같은 시간들』에서 시인은 인간과 자연, 역사와 신화, 숭고와 비천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를 드러낸다. 여기에는 시간의 흐름을 따라 스스로 축적해 온 따듯한 공감과 서늘한 인식이, 타자와 호혜적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세계내적 존재로서의 시적 태도가 깃들어 있어 울림이 크다. 자아와 세계의 합일을 지향하는 임재춘의 시는 궁극적으로 기쁨과 슬픔, 깊이와 높이, 전언의 투명성과 진정성을 동시에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해설을 쓴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이번 시집에 대하여 “임재춘 시의 기저基底에는 잔잔하고도 따뜻한 인생론적 서정이 흐르”며, “시인 스스로 겪어온 절실한 경험은 물론, 대상을 향한 한없는 사랑과 연민과 그리움이 압축되어 담겨 있다”라고 평했다. 시인은 사물이나 현상에 자신을 투사함으로써 읽는 이로 하여금 삶을 반추하게끔 하며, 새로운 세계에 대한 간접 경험을 풍요롭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이는 임재춘의 시가 기본적으로 시인과 독자 사이의 경험적 소통을 전제로 한 담화 양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에 기인하며,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면밀한 관찰과 기억을 통해 삶의 보편적 이치에 천착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 이번 시집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존재의 기원起源을 탐색하는 시인의 시적 여정이다. 서정시의 가장 중요한 원천이 ‘지금은 사라져버린 것들의 결핍을 견디는 힘’에서 발원한다는 점을 환기해 볼 때, 시인의 시적 여정은 불가피하고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추천사를 쓴 윤석산 시인의 말처럼 임재춘 시인은 “다양한 시적 변용과 이를 통한 내밀한 내면을 서정적 이미지로 잘 직조해 내”며, “세계를 관찰하고 묘사하는 시선과 방법에서 시적 서정을 찾아낸”다. 이는 세계와 주체의 긴밀한 조응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며, 시적 진정성을 견지하고 있는 시인의 태도에서 발원한다고 볼 수 있다. 요컨대 임재춘의 시는 스스로를 성찰하고 탐색하는 자기 확인의 속성을 강렬하게 띠며, 잃어버린 가치를 탈환하고 본질을 회복하려는 열망으로 가득 차 있다. 그리하여 한없이 따뜻한 공감과 서늘한 인지적 충격의 세계를 우리에게 선사한다.

추천평

임재춘의 시를 읽으며 만나는 것은 다양한 시적 변용과 이를 통한 내밀한 내면을 서정적 이미지로 잘 직조해 내는 모습이다. 특히 임재춘은 세계를 관찰하고 묘사하는 시선과 방법에서 시적 서정을 찾아내고 있다. 세계와 주체의 긴밀한 조응을 통해 세계에서 만나는 사물을 사물 자체의 본성으로 발견하고 묘사하는 듯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내면으로 끌어들여 시인의 내면과 은밀하게 결탁시키고 있음을 볼 수가 있다.

이러한 임재춘의 서정은 매우 그 폭이 넓고, 또 다양하다. 그러므로 읽는 이로 하여금 다양한 시적 체험을 하게 한다. 때로는 현란할 정도로 그 체험이 다양하다. 이는 곧 시적 진술이 매우 다양하고 또 현란하다는 의미와도 통한다. 이러한 시적 진술에서 결코 놓칠 수 없는 것은 시적 화자의 진지한 모습이며 시적 진정성이다. 현란하리만치 다양한 시적 진술 속에서 만나는 시적 진정성은 우리로 하여금 시를 읽는 그 맛을 더욱 풍부하게 해준다. - 윤석산 (시인, 한양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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