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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록을 남기며
제1부 고향을 떠나는 날, 인생이 시작됐다 바다 건너 첫 길 젊은 날의 추적, 아직도 기억한다 첫 직장, 치열했던 시간들 제2부 젊은 날의 해프닝 친구의 ‘함진아비’였던 날 나는 이미 결혼했었다 5월의 불청객 그리고 달콤한 참사 제3부 첫 해외 발령, 파키스탄 카라치 공항에 내리던 밤 무더운 날씨와 정전과의 전쟁 낯선 외국 땅에서 배운 생존의 지혜 뜻밖의 호사 물 없는 도시와 물 넘치는 집 이웃집 할머니와 반려견 스테인리스 명함을 가진 왕자 예상치 못한 상거래의 민낯 사막에서 만난 오래된 문명 카라치에서 떠난 첫 유럽 여행 신부를 데리러 간 아버지 과욕 제4부 나이지리아, 위험과 기회가 공존하는 땅 기회와 위험의 땅, 나이지리아로 가다 처음 마주한 도시, 라고스 낯선 땅에 홀로 서다 한밤중에 울려 퍼진 총성 말라리아와의 사투 사기단과 마주한 날 공포의 절정, 군중 속의 악몽 생사의 문턱에서 탈출하다 경찰에게 잡히면 살고, 군중에게 잡히면 죽는다 아무도 가지 않던 시장을 열다 내가 알던 아프리카는 틀렸다 한국에서 잃은 꿈, 라고스에서 다시 일어서다 제5부 캐나다, 질서와 여유의 나라 밴쿠버, 낯선 나라에서의 새로운 시작 캐나다 한인 사회의 삶 캐나다 주택임차에서 시작된 분쟁 곰인 줄 알았던 그날 밤 해프닝 가족과 함께 떠난 로키산맥 여행 캐나다가 가르쳐 준 여유와 질서 제6부 미국, 세계 자동차 산업의 심장에서 디트로이트, 그 치열한 시장의 기억 미국 시장, 선택이 아니라 생존 크라이슬러 부품 구매 총책임자를 만나다 기회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 바이어한테 배운 협상의 기술 먼저 가는 사람이 길을 만든다 길 위에서 수출의 기회를 찾다 디트로이트 금은방 사건의 그날 제7부 러시아, 얼어붙은 제국의 속살을 보다 블라디보스토크에 첫발을 딛다 러시아에서 만난 또 하나의 권력, 마피아 낯선 땅에서 끝난 어느 출장자의 비극 러시아에서 만난 한국 유학생의, 영화 같은 사건 폭탄주 술잔이 들려준 속마음 극동 시베리아의 현실을 대통령에게 전하다 모스크바 가을밤, 백조의 호수와 마주하다 제8부 인도, 신과 인간이 함께 사는 땅 인도, 마지막 해외 근무지에서 본 가능성 바라나시, 삶과 죽음이 만나는 도시 무케르지 대통령과의 짧은 인연 소고기 한 접시가 부른 아찔한 사건 한국에서 받은 또 다른 문화 충격, 찜질방 제9부 은퇴 후 삶의 의미 인생의 두 번째 항해 내 나이 10년만 젊었으면 연어처럼 그곳으로 돌아간다 작은 ‘안식처’를 꿈꾸다 흙이 내게 가르쳐 준 것들 블루베리 한 알의 마음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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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스스로 앞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것이 내가 처음 본 버스였다. 섬에서 자란 열세 살 아이에게 그 장면은 거의 기적처럼 보였다. 바람도 없고, 노도 없는데, 쇳덩이가 혼자 움직이다니. 그 순간 나는 알았다. 나는 정말로 다른 세상에 도착했다는 것을.
--- p.16 그리고 다시 6개월. 어느 날, 거실 유리창 너머로 커다란 그림자가 비쳤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 짐승은…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문을 여는 순간, 믿기지 않았다. 6개월 전 우리 집을 떠났던, 바로 그 강아지였다. 마치 오랜 세월을 떠돌다 돌아온 아이처럼 녀석은 방방 뛰며 우리에게 달려들었다. 우리 가족 모두 소리를 질렀다. 녀석을 끌어안고 쓰다듬었다. --- p.66 지금 읽으면 웃음이 나오는 내용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달랐다. 편지에는 정부 도장이 찍혀 있었다. 변호사 인장도 선명했다. 손해 볼 것 없어 보이는 제안. 어쩌면 인생을 바꿀 기회처럼 보였다. 사람들은 고민했다. ‘혹시 진짜일까?’ --- p.114 결과는 승소였다. 보증금 3,000달러 중 청소비 250달러를 제외한 2,750달러를 반환하라는 판정이었다. 그리고 그 판결문을 임대인에게 등기로 보내라는 지시가 있었다. 보낸 지 15일 후, 마침내 수표가 도착했다. 약 3개월에 걸친 싸움의 종지부였다. --- p.162 금속 지붕들이 햇빛에 반짝였다. 옛 소련식 아파트 숲이 끝없이 이어졌다. 그 너머로 금각만의 푸른 물결이 숨을 멎게 했다. 아름다웠다. 그런데 무언가 무거웠다. 공기가 달랐다. 긴장감이 배어 있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아시아 속의 작은 유럽이었다. --- p.211 인생은 수많은 사람들과 스쳐 지나간다. 대부분의 만남은 시간이 지나면 기억 속에서 사라진다. 그러나 어떤 만남은 아무리 짧아도 오래 남는다. 무케르지 대통령과의 인연이 나에게는 그런 기억이다. 권력의 정점에 있던 대통령이 아니라 그날 행사장에서 만난 한 인간의 따뜻한 손으로 기억되는 사람. --- p.2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