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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프롤로그 -1- 집 앞 카페 커피하우스 이펙트 "좋은 아침" 스몰 토크 공짜 커피 그리고... 쪽지 N의 리서치 프로젝트 -2- 일상스러움 -3- 노트 추수감사절 증상으로서의 언어 {대화를 한다는 것} {읽고 쓰기 위해} 에필로그 |
미스티 최(최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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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매일 커피를 마신다.
커피가 완벽히 똑같은 양의 원두를 똑같은 방식으로 갈고 추출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커피가 다를 수 있는 모든 가능한 변수들을 무시할 수는 없다. 커피 한 잔은 결코 하루 하루 같지 않다. 오직 커피를 마신다는 그 사실만이 똑같다. --- 「프롤로그」 중에서 매일매일 카페의 손님이 되는 것은 재미있다. 요일별로 누가 일하는지, 어떤 시간에 붐비는지, 시간대별로 어떤 사람들이 오는지, 날마다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카페의 풍경들에 익숙해진다. 한편으로는 이상하다. 우리는 서로에게 익명의 존재이다. 서로의 하루 일과 중 몇 시간을 같은 공간에서 보내지만, 굳이 서로의 이름, 나이 등 개인적인 이야기는 공유하지 않는다. --- 「집 앞 카페」 중에서 공짜 커피를 받고 왜인지 이틀 동안 카페에 가지 않았다. 진짜의 인간관계를 만들어 보겠다고 다짐해 놓고는, 왜 막상 사람들과 알아가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자 불편함이 생기는 걸까. 커피를 챙겨주는 것이 정말 고맙고 기쁘지만, 누군가 나를 인식한다는 점에서는 그렇지 않다. 어느 정도는 선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정도 선이 있으면서도 친밀한 관계를 만들 수 있는 걸까? --- 「그리고…」 중에서 그냥 매일매일이 버겁다면 그것 자체가 내 작업이 되었으면 좋겠다. 꼭 어떤 재료가 필요하고 어떤 형태가 갖춰져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 사랑하는 이와의 대화에서 받은 위로가, 그냥 매일 아침 집 앞 카페에 오는 아늑함이, 사람들과의 관계가, 섬 같은 기분이, 아무것도 마음에 안 들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데 그러자니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게 되는가 하는, 뭘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는 그 마음이, 그냥 날것 자체의 나약하고 한심한 나의 지루한 감정들이, 무언가가 될 수도 있지 않나. --- 「일상스러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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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에 산 지 4년이 된 어느 가을, 작가는 ‘매일 집 앞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그곳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 본다’는 단순한 규칙 하나로 석 달짜리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무대는 아파트 옆의 카페, 라 콜롬브(La Colombe). 같은 시간, 같은 자리, 같은 메뉴. 그러나 그 안에서 매일 조금씩 다른 일이 일어난다. 책은 그 석 달의 시간을 세 개의 장으로 묶는다.
1장 「집 앞 카페」에서는 카페라는 공간이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의 경계’에 있다는 ‘커피하우스 이펙트’의 짧은 인용을 출발점으로, 매일 아침 “Good morning”을 입에 익히려 연습하는 외국 학생, 단골이 되어 가며 만들어지는 짤막한 스몰 토크, 공짜로 받은 커피 한 잔이 만들어 낸 거리감, 떨리는 마음으로 남긴 감사 쪽지, 자신의 리서치를 위해 작가에게 인터뷰를 청한 N의 등장이 차례로 그려진다. 작가는 ‘익명으로 머물고 싶지만 동시에 어딘가에 속하고 싶은’ 자신을 카페라는 작은 무대 위에서 천천히 들여다본다. 2장 「일상스러움」은 한 편의 길고 호흡 느린 시처럼 펼쳐진다. ‘매일이 버겁다면 그 자체가 내 작업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외로움과 자기 의심 한가운데에서 쓰인 선언문이자 다짐이다. 1장에서 모은 작은 장면들은 이 장에서 한 차례 안으로 깊이 가라앉는다. 3장 「노트」는 카페 바깥의 시간으로 나온다. 가족도 갈 곳도 없이 맞이하는 추수감사절 이브, 영어로 ‘대화한다’는 것이 어떻게 자신의 정체성을 흔들어 놓았는지에 대한 긴 메모,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읽고 쓰는 일이 한 사람의 사고와 감정을 어떻게 바꿔 놓는지에 대한 솔직한 기록이 이어진다. 에필로그에서 작가는 다시 거리로 나선다. 매일 같은 코너에서 담배를 피우는 한 남자를 ‘본 적이 있다’고 그는 말한다. 그러나 곧 그런 남자는 사실 존재하지 않으며, 어느 날 아침 잠깐 스친 누군가의 잔상으로부터 만들어진 이미지일 뿐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분명히 존재했지만 이제는 회상 속에만 남은 것과, 눈앞에 분명히 있지만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것. 그 두 가지 사이에서 작가는 책을 닫는다. 『내가 마시는 커피는 매일 다르다』는 결국 한 잔의 커피에 관한 책이 아니다. 매일 다른 자기 자신을, 매일 다른 자기 하루를, 매일 다른 자기 자리에서 발견해 가는 한 예술가의 작은 기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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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티 최 작가를 만난 건, 뉴욕 첼시의 프린티드 매터(Printed Matter)에서 우연히 집어 든 한 권의 책 때문이었다. ‘최(Choi)’라는 라스트 네임과 표지의 ‘coffee’라는 단어에 끌려 책을 펼치자마자, 우리는 이 책을 서울로 가져가게 될 것임을 알았다.
한국으로 돌아와 카페를 운영하며 매일 스쳐 가는 사람들과 함께 어떤 ‘꿈꾸는 동네’를 만들어 가고 있던 베스에게 이 책을 보여 주었을 때, 그녀는 곧장 작가에게 연락하자고 했다. 1년 반 가까운 대화 끝에 우리는 그의 책을 입고했고, 한국에서 그의 작업을 소개하는 유일한 책방이 되었다. 그것은 우리에게 작은 자랑이었다. 2025년 가을, 마침내 셰입오브타임의 공간에서 그의 개인전을 열었다. 예술을 일상의 범주로 가져오고 싶어 했던 작가와, 일상을 예술의 언어로 이야기하고 싶었던 우리가 한 달 동안 가까이서 일하며 보낸 시간은 귀하고 값진 시간이었다. 이 책은 그 시간 위에서 만들어졌다. 이 책이 다루는 단상들은 일상적이다. 카페에서 마주치는 표정, 영어로 인사를 건네는 일의 어색함, 공짜로 받은 커피 한 잔에 도리어 며칠을 카페에 가지 않게 되는 마음, 추수감사절을 외롭다 부르지도 못하는 외로움 같은 것들. 그러나 그 형이하학적 단어들은 가장 짧은 거리로 본질을 향해 나아간다. 메타포이면서 동시에 직설적인 문장들. 입안에서 꼭꼭 씹히는, 매우 개념적이고 추상적인 독해를 가능케 하는 특별한 글이다. 말은 뜻을 담고, 뜻은 말을 낳는다. 우리가 작가와 만났듯이, 단어들도 그렇게 뜻을 만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예술과 일상이 오가는 경계의 순간들을, 한 예술가의 평범한 하루를 통해 건너편에서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독자들이 그의 조형 작업도 한 번쯤 직접 만나 보았으면 한다. 그의 글은 그의 작품을 닮았고, 또한 그 작품의 다른 얼굴이기도 하다. — 셰입오브타임, 크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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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매일의 작은 떨림으로 만들어졌지만, 그 단어들은 가장 짧은 거리로 본질을 향해 닿는다. 입안에서 꼭꼭 씹히는, 단정한 추상의 문장들. 그의 글은 그의 작품을 닮았다.” - 크리스 (셰입오브타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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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살아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영어로 대화하는 일이 어떻게 자신을 ‘이도저도 아닌 상태’에 머물게 하는지 알 것이다. 미스티 최는 그 어색하고 부끄러운 상태를 회피하지 않고, 오히려 그 위에 자신의 작업을 짓는다. 그 태도 자체가 이 책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다.” - 독립서점 큐레이터 추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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