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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서장 안보딜레마를 넘어, 분단체제를 넘어1부 탈냉전이 부른 위기2장 미국의 ‘양대전쟁’전략과 한반도3장 ‘천안함 폭침설’이 말해주는 것4장 힘에는 힘으로2부 미중경쟁 속의 한반도5장 미국의 ‘아시아 회귀’로 재편되는 한반도6장 촛불혁명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7장 바이든의 성공할 것인가3부 일촉즉발의 국면, 절박한 평화8장 ‘선빵’의 미신, 21세기의 야만9장 ‘신냉전’이라는 뿌리 깊은 위기10장 트럼프의 귀환, 위기인가 기회인가수록지면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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徐載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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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력을 키울수록 더 위험해지는 역설 안보딜레마에 빠진 한반도의 해법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 개념은 미국의 정치학자 존 허츠(John H. Herz)가 제시한 ‘안보딜레마’다. 안보딜레마란 국가가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군사력을 강화할수록 상대국의 불안을 자극해 군비강화를 촉발하고, 이것이 다시 끊임없는 군비경쟁을 야기해 모두가 이전보다 더 불안정해지는 역설적 구조를 의미한다. 저자는 서장에서 이 개념을 한반도와 연결시켜 상세히 설명하면서, 최근 강조되는 ‘힘을 통한 평화’ 안보론이 오히려 안보딜레마를 심화시키고 선제공격의 위험성을 높이고 있음을 경고한다. 국방력 강화로 안보를 보완하려는 시도가 우리를 더 위험한 국면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저자의 지적(8장)은 전세계적으로 격화되는 전쟁 국면에서 더욱 의미심장하다.저자는 ‘우리의 주적 북한’ 혹은 ‘영원한 동맹 미국’이라는 주류 안보담론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조선(이 책에서 저자는 한반도 북부에 존재하는 정치체제를 엄연한 현실로 고려하자는 의미에서 북한 대신 조선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과 미국을 선악으로 고정된 상수로 보지 않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변수로 바라볼 때, 한반도의 안보체계에서 각 요소는 분리될 수 없는 상호작용 관계에 놓여 있음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가령 동맹관계가 ‘주적’에 의해 굳건해지기도 하지만 반대로 ‘주적’ 관계가 동맹 때문에 강화될 수도 있고, 대립의 완화가 동맹 성격의 합리적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관점이다. 이런 틀로 바라본다면, 북핵문제를 조선의 일방적 위협이 아니라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구조의 산물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여기에 더해 저자는 동아시아 평화의 위기를 냉전분단, 동아시아 분단, 현대 민족국가 분단이 겹친 ‘삼중분단체제’로 분석한다(9장). 이 세 층위의 분단이 긴밀하게 얽혀 오늘날의 안보현실을 형성해왔다는 것이다. 이 분석틀에 입각하여, 저자는 평화체제 구축이 단순한 군사적 억제나 동맹 강화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과제임을 지적하고 분단체제를 넘어 평화체제로 나아가기 위한 방향을 제시한다. 세계질서의 균열과 한반도의 안보위기를 이러한 구조 속에서 읽어내며,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여온 안보의 상식을 근본부터 다시 묻는다. 9·11부터 트럼프 2.0까지 미국의 세계전략은 어떻게 한반도의 안보를 만들어왔는가 이같은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하여, 저자는 탈냉전 이후 미국의 세계전략과 긴밀하게 맞물려 전개되어온 한반도 안보 환경을 시기별로 점검한다. 분단이라는 오래된 구조 위에 적대적 조미관계와 미중경쟁의 격화가 중첩되면서, 한반도는 세계질서 재편의 압력이 가장 직접적으로 작동하는 복합적 공간이 되었다. 2001년 9·11사태 이후의 ‘양대전쟁’전략과 선제공격 구상(2장)에서 오바마 정부 시기의 ‘아시아 회귀’와 사드 배치 등의 억제전략(5장), 바이든 정부 시기의 가치외교(7장), 트럼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MAGA주의’(10장)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대외전략은 동아시아 질서를 재편하며 한반도 정세에 깊은 영향을 미쳐왔다.저자는 이러한 전략 변화가 한반도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체화되었는지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미국의 군사전략 변화에 대응한 조선의 핵과 미사일 개발, 이에 맞선 한국의 군사력 증강과 한미동맹 강화, 핵무기와 미사일 방어체계를 둘러싼 군비경쟁은 서로를 자극하며 갈등을 심화시켜왔다. 한쪽의 억제와 방어가 다른 한쪽에는 다시 새로운 위협으로 인식되고, 그에 따른 대응이 또다시 긴장을 증폭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되어온 것이다. 이 책은 이같은 상호작용이 단순한 사건의 연쇄나 일시적 충돌이 아니라, 분단체제와 전쟁체제, 미국 중심의 세계전략이 교차하는 가운데 장기간 누적되어온 구조적 위기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4장).분단의 구조를 직시하고 평화체제로 나아가는 길을 제시하는 이 책은, 기존의 방식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불안의 이유를 다시 묻고, 그 질문을 통해 다른 가능성을 사유할 수 있는 출발점을 마련해준다. 여기서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가능성은 한국사회의 민주적 역량이다. 한국사회는 불법 행위를 저지르고 민주주의 증진과 한반도 평화에 역행한 대통령을 두차례나 파면하고 새로운 길을 열었다. 이러한 한국 민주주의의 진로는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를 돌파하는 일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저자가 천안함사건(3장)이나 촛불혁명(6장)에 주목한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불안과 위기를 진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속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부단히 사유하는 길이야말로 요동하는 한반도의 불안을 이겨내고 위기를 기회로, 갈등을 평화로 전환하는 정도이자 지름길임을 결론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세계전략 재편 속에서 더이상 불안하지 않은 한반도를 향하여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돌아온 도널드 트럼프는 ‘괴물의 시대’임을 입증하듯 전후 세계질서를 거칠게 재편하고 있다. 한차례의 공백 후 재집권에 성공한 트럼프는 2025년 1월 취임식 연설에서 ‘미국우선주의’를 선언했고, 대규모의 이민자 추방과 국제조약 탈퇴를 결정하며 미국의 대외전략을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다만 이것이 트럼프 개인의 특성에 기인한 것이라고만 분석하는 것은 오판에 가깝다. 트럼프의 귀환은 그동안 누적되어온 국제질서의 균열을 극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보는 편이 실상에 가깝다. 그리고 이러한 예측 불가능한 균열 속에서 한반도는 다시 한번 전략적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상황에서 단기적 대응이나 처방을 넘어, 미국의 전략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근본적으로 성찰할 것을 요구한다.저자는 이 책에서 트럼프 행정부 2.0의 등장을 단순한 위기로만 보지 않는다. 여러모로 불안정하고 불행한 ‘괴물의 시대’이지만 오히려 이를 기존의 안보구도가 강제해온 질서를 흔들고 전환의 가능성을 열어젖힐 기회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때 필요한 것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전략적 상상력일 것이다. 군사력과 억제에 의존하는 ‘힘을 통한 안보’를 넘어, 적대관계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신뢰를 축적해 평화체제로 이행해가는 장기적 구상이 우리에게 절실하다. 이것이 이 ‘괴물의 시대’에 우리가 이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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