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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집〉
1화: 무쓸모 백수아재 제2화: 붉은공 제3화: 체인지 제4화: 아싸라비야 삐약삐약 제5화: 병아리 야구단 제6화: 야구선수 제7화: 야구왕 홍구신 제8화: 우리 국용이 달라졌어요 제9화: 반드시 이긴다! 제10화: 데이트 제11화: 생일선물 제12화: 미션이즈파서블 제13화: 절도범 제14화: 승부조작 제15화: 결심 제16화: 결전의 날 제17화: 같은 꿈 제18화: 밀정 제19화: 마지막 기회 제20화: 옳은 일 부록: 원작소설 〈붉은공〉 / 작가의 말 |
타라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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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말
나를 포함해 전국에 있는 볼셋 여러분께 끝까지 힘 내보자고 말하고 싶다 / 타라재이 작품을 쓰면 쓸수록 작가가 작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작품이 작가를 만든다는 생각을 더 자주하게 한다. 이 만화의 원작소설인 ‘붉은공’을 집필할 때도 그랬다. 2022년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소설부문에서 ‘붉은공’ 기획이 선정되었을 때, 무척 기뻤지만 한편으로 막막했다. 사실 나는 야구에 ‘야’자도 모르는 야알못이었기 때문이다. 소설 기획안에는 100년 전 광주에서 있었던 항일야구스토리를 박진감 있게 쓰겠다고 다짐했지만, 6개월이 다 지나도록 소설을 한 줄도 쓰지 못했다. 비단 야구를 모르기 때문이 아니었다. 과거 항일운동 이야기가 현재를 살아가는 내게 어떤 힘이 있는지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작가인 내가 먼저 설득되고, 세상에 꼭 필요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글고민은 자꾸만 커져갔고, 급기야 과거 작업에 대한 반추로 이어졌다. 나는 사람들의 기억을 수집하고, 사라진 시간과 공간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많이 했다. 그 작업들이 즐거웠던 이유는 내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시간을 내 영역으로 끌어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시공간을 만드는데 있었다. 그게 내가 이제껏 해온 스토리텔링 방식이었다. 그래서 소설 ‘붉은공’의 주인공은 현생을 살아가는 사람이어야 했고,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붉은공’은 작가인 나 자신이기도 했다. 만화 시나리오 ‘볼셋!국용’은 소설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나를 성장시켰다. 큰 줄기는 같지만, 모든 캐릭터의 디테일 면에서 원작 소설과 또 다른 화법이 필요했다. 이 이야기의 목표는 무겁지 않은 항일야구스토리를 쓰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캐릭터는 귀엽게, 에피소드는 웃기게, 그러다 마지막에 딱 한 방울의 눈물을 만들어보고자 노력했다. 때로는 옳은 일이 실패처럼 보일지라도, 세상에 헛된 일은 없다는 메시지만 전달 된다면, 다소 과장된 에피소드일지라도 이야기에 무게가 생길 거라고 확신했다. 국용과 구신은 내 작가 인생에서 잊히지 않을 캐릭터다. 국용은 지금도 어디에선가 다이어트 교실을 운영하며 살을 빼고 있을 것 같고, 구신은 야구를 좋아하는 소녀로 환생해 한국시리즈를 보고 있을 것 같다. “아직 끝나지 않았어. 해 볼 만 하다구!” 두 사람이 마지막에 동시에 건네는 이 대사는 중의적 표현이다. 오늘 하루 인생이 볼셋처럼 느껴지더라도, 내일 해가 뜨면 괜찮아 진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나를 포함해 전국에 있는 볼셋 여러분께 끝까지 힘 내보자고 말하고 싶다. - 중략 ■ 기획의도 100년 전 역사를 바꾼 야구 한 판, 망한 내 인생도 리셋할 수 있을까? 누구나 마음속에 후회하는 선택 하나쯤 간직하고 살아간다.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지금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 또는 호기심으로 그런 질문을 해보곤 한다. 그런데 어떤 선택은 그 반대이기도 하다. 과정은 고통스럽지만 결과는 후회가 남지 않는 명확한 선택이 있다. 1924년 6월, 창단한지 1년도 되지 않은 광주고보 야구단과 재광 일본인 선발팀 ‘스타팀’의 친선 야구경기가 열렸다. 예상되는 결과는 빤했다. 그런데 그 빤한 걸, 조선 학생들이 뒤집었다. 9회 말 광주고보가 1:0으로 앞서자 일본팀 단장 안도 스스무가 경기 운영에 항의하며 폭력을 행사했다. 광주고보 학생과 관중이 뒤엉키며 운동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이 사건으로 광주고보 학생 9명이 경찰에 연행돼 재판에 넘겨졌다. 울분을 참지 못한 광주고보 학생들은 3개월간 동맹휴학에 들어갔다. 이는 광주학생운동의 기폭제가 되었다. 과거의 선택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와 어떤 연결지점이 있을까. 〈볼셋!국용〉은 그런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이 이야기는 당연함이 당연하지 않은 세상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며 나아가야 하는지, 과거의 옳은 길을 등대삼아 현재의 혼란함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100년의 시간여행을 통해 내면의 진실을 찾아가는 스토리이다. 다소 묵직할 수 있는 이야기를 청소년 항일야구를 소재로, 시간을 초월한 상실과 회복이라는 치유의 메시지를 담았으며, 어둡지 않은 일상적 화법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고자 했다. 한 때는 야구천재로 불렸지만 지금은 시한부 백수 아재, 모든 것을 잃어버린 한 남자가 있다. 그는 100년 전 모교에서 벌어진 전설의 야구경기에 소환되며, 망했다고 생각한 인생에 새로운 좌표를 찍어간다. 그는 현재 볼 셋이다. 아직 한 번의 기회가 남아있다는 뜻이다. 누구나 인생에 후회하는 선택이 하나쯤 있지만, 그 선택을 만회할 수많은 기회가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한다. 인생의 위기 순간에, 인생에서 가장 즐겁게 변화구를 던지는 과거의 모습을 찾아가는 주인공을 통해 삶은 바로 ‘지금’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