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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태고지
- 놀라긴 했지만, 믿지 않을 수 없었던 그녀 - 아담과 이브의 원죄 - 백합, 장미, 물병 - 신의 어머니, 마리아 - 인간 세상의 마리아 2. 예수 탄생 - 요셉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 기쁘다 구주 오셨네? - 빛나는 아기 예수 - 나도 거기 있었어 3. 동방박사의 경배 - 그들은 누구였을까? - 동방박사의 경배? 혹은 메디치가의 경배 4. 이집트로의 피신 - 마른 나무에 꽃이 피네 - 좀 쉬었다 가야지 - 나무야, 고개 좀 숙이렴 - 이집트에서 돌아오다 5. 예수의 세례 - 세례자 요한은 누구인가? - 말 못하는 아버지와 목 잘린 아들 - 성령의 비둘기와 세례 받는 예수 6. 기적과 말씀 -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시다 - 제자들을 부르시다 - 시몬 집에서의 식사와 라자로의 부활 - 너희 중에 죄 없는 자 이 여인을 돌로 쳐라 - 가나의 혼인식 - 예수의 변모 - 예루살렘 입성 7. 최후의 만찬 - 깨끗이 씻고 밥 먹자! - 요한은 애제자 - 배반의 유다 - 닭이 세 번 울거든 8. 십자가 처형 - 입맞춤 - Ecce Homo, 자, 이 사람이다 - 골고타 언덕으로 오르는 예수 - 난 괜찮아 - 너도 아프냐? 나도 아프다 9. 십자가에서 내리심 - 멋지고, 고상하고, 우아한 - 영화, 혹은 연극 - 아, 내 아이야…… - 누가 이 사람을 죽게 했는가? 10. 부활 - 림보로 간 예수 - 구원을 향한 달음박질 - 놀리 메 탄게레, 나를 붙잡지 마라 - 못 믿겠소 |
金榮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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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가득한 성화들. 대체 무슨 의미일까?
루브르, 에르미타슈, 메트로폴리탄……. 어느새 우리에게 친숙해진 서양의 미술관들을 둘러보면, 근대미술 이전의 전시실을 온통 채우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종교화이다. 귀족층을 제외하고는 성서를 소유할 수도, 글을 읽을 줄도 몰랐던 시절, 성화(聖畵)는 가난하고 무지한 이들에게 성서 그 자체였다. 성당에 놓인 십자가상에서, 창문을 장식한 스테인드글라스에서, 천장의 모자이크와 벽체의 프레스코에서 그들은 신을 느꼈고 신앙을 다잡았다. 특히 ‘예수’의 삶은 예술가들에게 더없는 주제였다. 하나님의 아들인데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인간의 몸을 가졌으며, 성서에 갖가지 행적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고, 십자가에 못 박혀 고통스럽게 죽었다가 부활했다는 극적인 요소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성화가 주로 교회나 지배층의 주문에 따라 제작되기는 했지만, 화가와 조각가들은 성서가 알려주는 내용뿐 아니라 당시 회자되던 전설이며 각종 상징들, 그리고 스스로의 해석까지 작품 곳곳에 심어놓았다. 그리하여 현대를 사는, 그것도 그리스도교의 문화적 기반과 무관한 우리가 종교적 상징과 은유로 가득 찬 서양의 성화를 보기 위해서는 그것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약간은 ‘공부’해야 하는 문제가 생겼다. 그 안에 담긴 내용을 읽지 않은 채 그림만 훑고 지나칠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어찌 그리 스쳐만 갈 수 있을까. 작품들이 우리에게 걸어오는 이야기가 너무나 많고, 또 그 안에 솟구치는 감정이 너무나 간절한 것을! 미술도 부담스러운데, 도상(圖像)이라니! 서양미술을 접하다 보면 ‘이콘’, 즉 ‘도상’이라는 용어를 종종 듣게 된다. ‘도상’은 종교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형상이며, 그 의미를 밝히는 학문이 도상학이다. 이 책은 예수와 관련된 그리스도교 도상의 종류에 대해 지루하게 설명하거나 나열하지 않는다. 그러나 독자들은 성경의 내용과 화가들의 작품들을 함께 보면서 예수와 관련된 도상의 내용들과 저절로 친숙해지게 된다.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에게 예수를 잉태할 것을 알려주는 ‘수태고지’, 마구간에서 태어난 아기예수가 마리아와 요셉과 목동들의 경배를 받는 ‘예수 탄생’, 지체 높은 동방의 양반들이 희한하게 빛나는 별을 보고 범상치 않은 인물이 태어났는가 싶어 예물을 들고 별을 따라 베들레헴의 마구간까지 찾아온 ‘동방박사 경배’, 왕이 태어났다는 소문에 분노한 헤로데 왕이 갓난아기들을 모두 죽이라는 명령을 내린 통에 화를 피해 이집트로 몸을 피하는 ‘이집트로의 피신’ 등등, 시대를 가로지르는 작품들과 함께 예수의 일생을 나누는 이야기들을 따라 읽다 보면, 종교적 도상이란 성화에서 공식처럼 정해진 주제일 뿐이라는 것, 그 주제 안에는 이러저러한 요소들이 담겨야 한다는 것, 그리고 같은 도상이라도 화가의 재능과 의도에 따라 그 표현은 천차만별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수다로 풀어내는 맛깔 나는 미술사! 김영숙의 글에서는 미술사에 길이 남을 걸작이든 또한 성스러운 마리아나 예수에 관한 것이든, 전혀 주눅 들거나 눈치 보지 않는 대한민국 아줌마의 강한 포스가 느껴진다. 저자는 객관적인 미술사적 지식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예수의 생애가 미술에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보통의 독자들과 눈을 맞춘다. 그림 속 인물들의 표정을 보며 그들의 생각을 넘겨짚기도 하고, 그림을 보며 이 생각 저 생각 공상을 펴다 아무렴 어떠리, 하며 휙 던져버리기도 한다. 그림을 앞에 두고 농담도 하고 의심도 하다가 어느새 눈물로 감동한다. 마치 친구의 팔짱을 끼고 미술관을 돌며 수다 떠는, 즐거운 기분이다. 책을 읽다 보면, 아, 그림은 이렇게 감상하면 되는구나, 작품 감상에 무슨 왕도가 있는 것은 아니로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저 작품을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화가가 무엇을 그렸는지, 또 화면 속 인물들의 얼굴색과 눈빛, 들고 있는 도구와 입고 있는 옷, 색채와 구도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를 알고 싶어 하는 마음, 그것이 바로 그림과 친해지고 미술에 해박해지는 첫걸음임을 저자는 직접 보여준다. 그럼 이제 예술가들이 제각각 그려낸 예수, 거장들의 붓끝을 통해 미술관에 살아 계신 예수를 만나러 책 속으로 떠나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