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마음을 나누며
두 편의 프롤로그 1부 치매와 함께 살 수 있을까 1. 치매와 마주한 첫 순간 신호탄 / 너 이제 다시 태어났어! / 치매와 비폭력대화 / 엄마의 첫사랑 / 새로운 관찰 2. 치매는 의미의 병 어떻게 살아야 하나 / 모든 나이는 아름답다 / 어디 가자 / 엄마의 집 / 엄마의 호기심 / 살았다! 3. 치매 돌봄의 핵심은 환자의 감정 내가 오줌 싼 적이 있냐? / 아름답지! 봉선화 미용실 / 아들 같은 딸 / 홍도야 우지마라 2부 치매가 만들어낸 소중한 순간들 1. 돌봄의 짐은 나눌수록 가볍다 신데렐라들의 모임 / 어벤져스 / ‘엄마’라는 보물찾기 / 한 달에 한 번 1박 2일 2. 돌봄의 시간, 나를 돌보는 시간 젊음의 기준 / 비엔나 커피와 유부 김밥 / 나도 저거 타고 싶어! / ‘자기돌봄’과 ‘몰입’이라는 선물 3. 엄마의 엄마들 잠으로 스며드는 엄마의 시간 / 엄마와 놀기 / 감사한 회복력 3부 치매가 우리에게 남긴 것 1. 가족은 힘일까 짐일까 엄마에게 이별을 고하는 것들 / 기운이 바닥을 쳤다 / 엄마가 요양원에 입소하다 / 그리운 나의 아버지 2. 만약이라는 질문은 하지 않기로 엄마와 분리되기 / 독립의 시간, 이별의 시간 / 엄마가 하나님 품에 안기셨다 / 회개의 기도 글을 마치며 덧붙이는 말 1. 가족의 말 2. 손녀들에게 보낸 이메일 3. 엄마의 어록 4. 치매 관련 유용한 책 소개 5. 돌봄 가족을 위한 서울 반나절 나들이 추천 코스 및 돌봄에 유용한 기타 정보 |
|
요양보호사, 가족, 가까운 이들과 ‘바통터치’를 하며 숨 가쁘게 이어달리기를 했다. 온 가족이 돌아가며 저마다 옆에 산소통을 끼고 잠시 호흡을 하고 돌아왔다. 머릿속이 너무 복잡하고 마음이 갈피를 잡지 못할 때, 아무것에도 집중하거나 몰입하기 힘들어 내리 자거나 멍하게 앉아 있거나, 좀비처럼 걸을 때, 나의 곁에는 가족이 있었다. 멀리서 또 가까이에서 안부를 묻는 친구들과 이웃이 있었다.
---p.12 집집마다 아픈 엄마를 어쩌지 못하고 아파하는 자식들이 있다. 나도 한때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공감을 하기보다 ‘그렇게 힘들다면서 왜 요양원에 안 보내지?’ 하는 생각이 먼저 떠오른 적이 있었다. 엄마를 돌보면서, 그 생각들이 내 안에 남아 묻는다. ‘내가 엄마를 요양원에 보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p.15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내가 한때 지나온 돌봄의 어려움 속에 있다면, 이 말을 전해주고 싶다. “당신에게 평화가 있기를!” 지치고 힘들겠지만, 나의 평화가 상대에게 연결되어 전달되고, 내가 삶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 내 삶이 달라진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p.20 언제 끝날지 모르는 돌봄의 시간을 견디다 보면 ‘이 시간이 도대체 내 삶에 어떤 의미일까’라는 질문이 생기곤 한다. 정답은 없을 것이다. 다만 우리는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우리 가족이 더욱 단단해졌다고 얘기한다. 할머니와 함께 살아온 긴 세월 동안 치매 환자를 대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돌봄에 지치지 않도록 자신을, 그리고 서로를 돌보는 방법을 만들고 실천해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p.25 엄마는 오늘도 집을 찾아 집을 나선다. 치매라는 질병의 특성상 낯선 곳에 이유 없이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불안과 두려움의 감정으로 집을 찾는 것이라고 엄마의 담당 의사가 말한 적이 있다. 의사는 엄마의 이런 행동이 일명 ‘일몰현상’이라고, 어린 아기들이 하루 종일 엄마와 떨어져 잘 지내다가도 저녁 해 질 무렵이 되면, 엄마를 찾으며 집에 간다고 우는 것과 비슷한 것이라고 했다. ---p.63 이제 나는 안다. 치매와 함께 살기 위해 기꺼이 도움받아야 한다는 것을. 얼마 전 누군가 내게 해준 말을 떠올린다. 치매인 엄마와 함께한다는 건, 아픈 엄마에게 내 삶이 매몰되고, 사로잡히고, 무기력함 속에 우울하고 슬프게 가라앉는, 그 지점까지 내려가는 것이라고. 그러니 당신은 정말 힘이 들 수밖에 없고, 또 힘이 엄청난 사람이기도 하다고. 그 바닥에서 함께 있으면서도 ‘자발성’의 지점까지 ‘용기’를 내서 훌쩍 뛰어오르고, 일상의 표면으로 올라와 살아내는 당신의 강함을 알아주라고. ---p.102 엄마는 지금 내가 딸이기보다 엄마이길 바라시는 걸까? 그냥 의지해도 되는, 부르기만 해도, 눈에 보이기만 해도 안심이 되는 존재, ‘엄마’ 말이다. 엄마가 맛있는 걸 드시더니 나를 찾는다. ---p.113 ‘엄마’라는 단어는 대부분의 사람을 울릴 수 있는 눈물 버튼이다. 누군가를 돌보는 일을 전제로 하는 엄마라는 역할은 끝없는 헌신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엄마가 된다는 것은 누군가의 우주가 되는 것과 같다. 별이 빛나기 위해 우주가 깜깜한 어둠이 되어야 하는 것처럼, 엄마라는 존재는 어둠을 감싸안으며 아이를 빛나게 하니까. 우주가 품지 않았다면, 별들은 자신이 빛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조차 몰랐을 일. ---p.152 치매를 앓고 계신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내 안에 줄곧 맴돌았지만, 답을 내리지 못한 질문이 있다. ‘가족은 힘일까 짐일까?’ 인생이 행복인지 고통인지 단정할 수 없는 것처럼 어느 쪽으로도 답을 내릴 수 없다. 짐처럼 무거운 날도 있었지만, 그 짐을 함께 들며 더 단단해진 우리를 느낀 날도 있었다. 그러니까 아마 가족은, 힘이면서도 짐이고, 짐이지만 결국 힘인 존재가 아닐까. ---p.177 시간의 흐름과 함께 엄마의 삶에서 하나둘 사라지는 것들을 마주해야 하는 것이 슬프고 아팠지만, 그 또한 잘 받아들여야 하는 과정임을 엄마를 통해 배웠다. 내가 엄마의 치매를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갖게 된 것은 ‘비폭력대화’를 마음에 담고 그 정신에 나를 연결함으로써 받은 선물이다. ---p.197 |
|
치매의 신호탄, “돈이 든 가방이 없어졌어!”
책은 치매의 시작을 둘러싼 작은 이상 징후에서 출발한다. 엄마가 돈이 든 가방이 없어졌다고 의심하거나, 남편의 병원 생활을 오해해 불안해하는 장면들은 치매가 단숨에 찾아오는 병이 아니라, 의심과 망각, 불안과 혼란이 서서히 삶을 바꾸어 가는 과정임을 드러낸다. 가족은 처음에는 혼란과 당혹감 속에서 한의원, 방문요양, 치매안심센터 등 여러 대응책을 모색하지만, 곧 치매 돌봄이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지속적인 관계 조정과 생활 전환의 문제라는 사실과 마주한다. 치매 환자의 행동 뒤에 숨겨진 욕구 읽기 책에서 가장 중요한 축 가운데 하나는 ‘비폭력대화’이다. 엄마는 같은 말을 반복하고, 때로는 환청이나 환시를 호소하며, 가족은 지치고 답답해한다. 그러나 저자는 그 말을 단순한 문제 행동으로 보지 않고, 그 뒤에 있는 불안, 그리움, 외로움, 안정에 대한 욕구를 읽으려고 한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어디 갔냐”라는 반복된 질문은 단순한 망상이 아니라, 함께했던 사람에 대한 그리움과 연결 욕구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이런 관점의 전환은 돌봄의 태도를 바꾸고, 환자를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와 공감의 대상으로 바라보게 한다. 치매 환자와의 소통은 정서적 연결에서 시작 책은 또한 치매가 가족 안에서 어떻게 관계를 재편하는지 보여준다. 처음에는 딸이 엄마에게 “너무 힘들다”고 소리치고, 엄마도 감정을 폭발시키며 서로 지쳐 간다. 그러나 어느 순간 엄마가 딸의 울음 속에서 “억울함”, “원통함”, “슬픔”을 읽어주는 장면은 관계의 전환점이 된다. 저자는 이 장면을 통해 기억은 사라져도 감정은 남아 있으며, 치매 환자와의 소통은 논리보다 정서적 연결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후 엄마는 점점 더 직접적으로 욕구를 표현한다. “배고파”, “차 타고 어디 가자”, “고마워”, “사랑해” 같은 말들은, 이전의 엄마에게서는 보기 어려웠던 솔직한 자기표현으로 읽힌다. 치매 돌봄이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시간이 되려면 책의 중간부는 치매 돌봄이 단지 고통만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기쁨과 회복의 순간을 만들어낸다는 점을 보여준다. 엄마는 첫사랑을 찾아 동사무소를 가자고 하거나, 사위와 골프 중계를 보며 열정적으로 질문을 쏟아내고, 손녀와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집중력을 보인다. 또 한때 미용사였던 젊은 시절을 떠올리며 당시 운영했던 봉선화 미용실 이야기를 나누고, 노래를 들으며 옛 감정을 되살린다. 이런 장면들은 치매를 “기억 상실의 병”으로만 보지 않게 만든다. 오히려 이 책은 치매를 의미를 잃어가는 병이 아니라, 삶의 의미를 다시 찾아가는 시간으로 바라본다. 가족은 엄마의 남은 능력과 기호, 오래된 기억을 중심으로 대화를 만들어 가며, 엄마가 여전히 관계 속에 참여하는 존재가 되도록 돕는다. 가족의 힘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지속 가능한 돌봄을 위한 조건 한편, 이 책은 돌봄의 현실 또한 매우 구체적으로 다룬다. 세수, 양치, 화장실, 계단 오르내리기, 식사, 수면, 약 복용 같은 기본적인 일상이 돌봄의 핵심 과제가 된다. 특히 화장실 문제, 배회하기, 낙상 위험, 식사 반복 요구, 밤샘 각성 등은 가족의 체력을 크게 소진시킨다. 저자는 방문요양의 도움을 받거나 주간보호센터, 요양원, 요양병원 등 제도적 지원을 검토하는 과정도 자세히 기록한다. 여기서 중요한 메시지는 돌봄을 혼자 짊어지면 지속될 수 없다는 점이다. 돌봄은 가족 내부의 희생만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제도, 주변 사람들의 협력으로 가능해진다. 돌봄의 짐은 나눌수록 가볍다 책은 돌봄 가족의 자기돌봄도 강조한다. 저자는 짧은 여행, 그림 그리기, 산책, 커피 한 잔, 친구들과의 만남, 기록 등을 통해 자신을 회복한다. 특히 “한 달에 한 번 1박 2일”이나 “비엔나 커피와 유부 김밥” 같은 에피소드는 돌봄 중에도 삶의 숨구멍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딸들이 번갈아 엄마를 돌보고, 남편이 요리를 맡고, 친구들과 이웃이 도움을 보태는 장면은 돌봄이 한 사람의 헌신이 아니라 관계망 전체의 협력으로 유지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저자는 기록의 힘도 강조한다. 글을 남기는 행위는 기억을 붙드는 일인 동시에,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연결되는 통로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로를 어떻게 돌보고 사랑할 수 있는가 후반부로 갈수록 책은 치매 엄마와의 이별을 향해 천천히 나아간다. 엄마는 점점 더 약해지고, 결국 요양원과 요양병원에 다다른다. 가족은 엄마를 시설에 모시는 일을 실패로 느끼기보다, 서로의 한계와 필요를 인정하는 과정으로 받아들인다. 엄마가 떠난 뒤에도 저자는 슬픔만이 아니라 감사, 이해, 회복의 감정을 함께 품는다. 특히 아버지에 대한 회상과 부모 세대의 삶을 돌아보는 대목은, 돌봄이 단지 현재의 의무가 아니라 세대 간 관계를 다시 읽는 일이기도 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결국, 이 책은 치매 돌봄의 비극이나 힘듦을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이 서로를 어떻게 돌보고 사랑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사유를 남긴다. 돌봄의 시간 속에서 인간관계의 본질을 생각하게 하는 성찰의 기록 『기억보다 오래 남는 것들』은 치매를 겪는 가족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안내서이자, 돌봄의 시간 속에서 인간관계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성찰의 기록이다. 기억은 흐려져도 관계의 감정은 남고, 말은 사라져도 마음은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은 여러 장면을 통해 증명한다. 그럼으로써 이 책은 치매 가족만이 아니라, 돌봄과 상실, 노년과 가족을 고민하는 모든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
|
* 저자가 딸과 함께 쓴 이 책을 읽다 보면 가슴 뭉클한 영화를 보고 있는 느낌이다. 몇 번이나 가슴이 뜨거워지다가 어느새 나는 울고 있다. 계속 떠오르는 나의 어머니 얼굴을 지울 수 없었고, ‘나도 어머님께 저렇게 해 드렸다면…’ 하는 그리움과 죄책감에 사로잡혔다. … 이 책이 보여주는 가족의 사랑과 연민이 우리 모두의 가슴에 깊이 뿌리내려 싹이 나고, 꽃이 피고, 수많은 열매로 드러나기를 기도한다. - 정태기 (치유상담대학원 명예총장)
|
|
* 돌봄은 누군가를 지키는 일이면서 동시에 자신이 흔들리는 일이기도 하다. 그 이중의 시간을 통과하며 가족은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이 이야기는 한 가족의 기록에 머물지 않는다. 모두가 마주하게 될 돌봄의 미래를 조용히 비춘다. - 김수동 (돌봄주거활동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