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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금은보화를 주고도 살 수 없는 것들/ 사장님은 배짱이 두둑해/ 늦바람이 무섭다/ 우리 인생은 빗금처럼 지나간다/ 큰 사람아, 큰 사람아/ 혼식이 좋다고요/ 살고 싶은 집과 여자/ 무명의 시집/ 독자의 예의/ 나혜석의 시대/ 꽃을 든 남자 2부 우리도 그랬으면 좋겠다/ 홍어와 취두부/ 쓰지 못한 편지/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 빼앗긴 들에 풍요의 현장/ 마화/ 핵가족 시대, 대가족이 좋다/ 채홍/ 착한 언니/ 지드의 사랑 3부 좋은 시는 우스개다/ 이성을 잃지 않는 인간/ 올리브유가 뭐이기에/ 박애주의자/ 지평선을 지나가다/ 지루한 순례길/ 여류작가의 고백/ 고인의 추도사를 들으며/ 내 마음의 무릉도원/ 끝내 오지 않은 사람/ 공룡 같은 중국 쇼핑몰 4부 등잔 밑이 어둡다/ 목소리가 악기/ 인연은 시렁 위에 서 있다/ 눈치 없는 사람/ 글숲에서 빛을 기다리며/ 나는 책을 읽다 죽을 것이다/ 문태준의 산문/ 고향이 그립다/ 산이 높은지 가 봐야 아는가/ 그 작은 섬에서/ 수화 식당 5부 그녀의 등은 캔버스였다/ 떠남을 생각하는 오후/ 성당이 거기 있었다/ 과일에서 씨가 사라지고 있다/ 미리 찍는 이별의 얼굴/ 그 남자의 텃밭/ 스님은 사춘기/ 여행 중의 숙면/ 연을 쫓는 아이/ 인플루언서/ 오토바이 천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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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가 고갱과 함께 지내던 시절의 갈등도, 끝내 파국으로 치닫는 관계도, 결국에는 외로움의 다른 얼굴처럼 읽힌다.
---「금은보화를 주고도 살 수 없는 것들」 중에서 죽음 앞에서 우리는 모두 겸손해진다. 남겨진 자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 그의 평안을 비는 것뿐이다. 오늘도 비가 내린다. 하늘에서 빗금이 내려와 세상을 가른다. 우리의 인생에도 수많은 빗금 같은 실수가 남는다. 그중 가장 아픈 빗금은, 당신을 더 오래 안아주지 못한 일이다. ---「우리 인생은 빗금처럼 지나간다」 중에서 아무리 형식이 세련되어도 진심이 없다면, 그것은 단지 글자들의 나열일 뿐이다. 나는 앞으로도 이름 없는 시집들을 천천히 읽어갈 것이다. 사람 냄새 나는 시, 시대의 슬픔을 품은 시, 그런 시가 나를 살아 있게 하니까. ---「무명의 시집」 중에서 누렇게 변한 오래된 책 속에서 보석처럼 반짝이는 문장을 발견한 기쁨이 반갑다. 독서는 여전히 나의 호기심을 채워주는 가장 조용하고 든든한 양식이다. ---「꽃을 든 남자 -김동리」 중에서 그럼에도 나는 파티마의 돌산과 올리브나무를 축복의 풍경으로 기억하기로 했다. 열매의 크기가 아니라, 뿌리의 오래됨으로 나무를 평가하고 싶었다. 그곳에서 사람들이 장수하는 이유는 올리브유가 아니라, 돌산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생명력과 서로를 의심하지 않는 느린 걸음 덕분인지도 모른다. 기도가 길어지는 만큼, 삶도 길어진다. 나는 그렇게 이해하기로 했다. ---「올리브유가 뭐이기에」 중에서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그리고 나는 오늘에서야 진심으로 안다. 질문하는 사람은 흔들릴지언정,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글을 쓴다는 건 결국 그런 것 아닐까! ---「여류작가의 고백 -이경자 소설가」 중에서 강원도는 내게 무릉도원이 아니라, 무릉도원으로 걸어 들어가는 길 자체였다. 회색을 통과한 사람이 더 깊게 알아보는 초록의 세계, 말이 아니라 소리와 향기로 먼저 마음을 두드리는 풍경. 나는 오늘, 자연이 건네는 감탄의 속도로 다시 나를 읽기 시작했다. ---「내 마음의 무릉도원」 중에서 그 새벽, 고개를 끄덕이던 그의 얼굴은 선한 사람처럼 보였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그도 나처럼 세월을 건너왔을 것이다. 어디선가 가정을 이루고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기를 바란다. 그날 나는 내 안의 어두운 악마를 보았다. ---「끝내 오지 않은 사람」 중에서 ‘시렁’이라 불리는 서가에는 수만 권의 책들이 질서정연하게 꽂혀 있었다.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듯, 작가들의 책은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유명한 작가와 무명의 작가, 그들의 친필 서명이 담긴 책들,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제목들. 숲속 나무처럼 빽빽하게 들어선 지식의 풍경 앞에서, 어떤 책을 먼저 읽어야 할지 망설이는 시간마저도 행복이었다. ---「인연은 시렁 위에 서 있다」 중에서 산을 통해 산의 높이를 알았고, 계곡을 건너며 계곡의 깊이를 체감했다. 그 길에서 상처를 입었지만, 그 상처 덕분에 풍경이 읽혔다. 울퉁불퉁한 깨달음의 조각들이 모여, 언젠가는 둥글고 단단한 조약돌 하나가 될 것이다. 물살에 깎이고 바람에 쓸리며 다듬어지는 돌. 손에 쥐면 투박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빛을 머금은 돌. ---「산이 높은지 가 봐야 아는가」 중에서 부활 성당의 천사상 곁을 천천히 거닐며 나는 깨달았다.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은 죽음을 앞당기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삶을 더 깊이 받아들이는 일이라는 것을. 그 순간 내게 주어진 오늘이 더욱 귀하게 느껴졌다. ---「 떠남을 생각하는 오후」 중에서 어쩌면 우리는 불편함을 덜어낸 것이 아니라, 질문의 씨앗까지 함께 묻어버린 것은 아닐까?. 그 질문을 품고, 오늘도 나는 과일 진열대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춘다. ---「과일에서 씨가 사라지고 있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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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밥을 먹듯 책을 읽고,그 흐름을 따라 글을 써왔습니다.
그렇게 쌓인 시간 끝에 또 한 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제 인생에서 가장 화려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허영이라기보다,이제야 비로소 마음이 이끄는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호기심과 알고자 하는 마음은 저를 멈추지 않게 합니다. 때로는 스스로에게 묻습니다.나는 왜 이렇게까지 읽고 또 읽는가. 이것도 하나의 중독은 아닐까 하고요. 그러나 그 물음 끝에서 늘 같은 대답에 닿습니다. 이것이 나를 살아 있게 하는 방식이라는 것을요. 지금의 이 평온은 더 또렷하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제 성향을 거스르지 않고 그대로 따라가려 합니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함께해 준 가족들과 문학을 통해 맺은 인연들,그리고 소중한 모임과 강원문화재단의 지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글이지만,읽는 이의 마음 한쪽에 조용히 머물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26년 5월 송이현(본명 송순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