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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지도의 불가사의
2. 바다의 거품:페루와 볼리비아 3. 깃털달린 뱀:중앙 아메리카 4. 신화의 불가사의:1.기억을 상실한 인류 5. 신화의 불가사의:2.세차운동의 암호 |
Graham Hanc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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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혜숙 ruru100@yes24.com
무시무시한 비밀을 담고 있는 그레이엄 헨콕의 추리극은 남극 대륙이 그려진 한 장의 지도로부터 시작된다. 인류에게 19세기에 발견된 남극 대륙이 이미 그 이전 시대 지도에서 보여진다는 것은 상상력 풍부하고 말 잘하는 사람에겐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일 것이다. 기원전 남극 대륙의 빙결 전으로 원본 지도를 추정해 낸 헨콕의 수사는 점점 가속화되면서 남아메리카를 돌아 아프리카까지 긴 추적을 시도한다. 그리고 『신의 지문』이라는 한 편의 거대한 역사 드라마를 탄생시킨다.
『신의 지문』은 초고대 문명의 존재를 찾아 떠나는 역사 탐험서이다. 헨콕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1만 여년 전 고도로 발달한 문명이 있어 이집트와 마야 인 등에게 지식과 기술을 가르쳤고, 그들의 본거지였던 남극이 지각 이동으로 오늘날처럼 얼음으로 뒤덮이게 되었다. 그리고 불규칙적인 간격을 두고 움직이는 지구의 대재해는 또 다시 지구를 덮칠지도 모른다. 결과론적 주장만 놓고 듣는다면 무슨 터무니없는 소리냐고 가볍게 넘길 법하지만 그가 풀어놓는 치밀한 논리 전개와 흥미로운 논거들을 따라가다 보면 기존에 알고 있던 우리의 역사관이 얼마나 재미없고, 성의 없이 주입되었는지 깨닫게 된다. 그 사이 헨콕의 논리에 한편 고개를 끄덕이게 됨은 물론이다. 페루의 고대 유산을 마지막으로 계승한 잉카 족 사이에선 잉카 시대 훨씬 이전부터 위대한 문명이 있었다는 전설이 있다. 그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키가 크고, 턱수염이 길며 피부색이 하얀 비라코차들이 문명을 창시했고, 사람들을 교화시켰다. 안데스 지역에도 이와 비슷한 전설이 내려져 오는데 이 같은 이야기는 고대 이집트의 오시리스 신화와도 상당 부분 공통점을 지닌다. 문명을 전파한 선구자들이 있었고 마침내 바다 속으로 사라져 갔다는 점 등 타 지역에서 보이는 전설의 유사함은 단순한 우연의 일치일까, 근원적으로 연결된 이야기일까 헨콕은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진다. 여기에 높이가 8미터를 넘고 무게가 400톤에 달하는 돌들을 쌓아 올린 페루의 고대 성채나 거대한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어떻게 가능할 수 있는지 슬그머니 의문을 하나 더 제기한다. `실제로 보지 않고서는 그 크기를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인디오들이 어떻게 해서 돌을 절단했고, 어떻게 운반했으며, ..어떻게 조각했고, 어떻게 쌓아올릴 수 있었을까? 그들은 쇠와 강철을 몰랐기 때문에 바위를 뚫을 수 없었을 것이고 따라서 돌을 자르거나 다듬는 일도 당연히 불가능했을 것이다. 게다가 운반에 반드시 필요한 마차나 우마차도 그들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돌은 아주 컸고, 운반에 필요한 산길은 험했다...' 거기다가 헨콕은 잉카 제국의 성채 벽을 보고 놀라움의 말을 남긴 선인의 기록을 인용해 가며 돌을 운반하려다 수천명의 인디오들을 깔아 뭉갠 잉카 제국의 대참사까지 소개한다. 과연 그들이 저 우뚝 솟은 성채를 세울 수 있었겠는가. 그렇다면 과연 누가 건설했을까 라고 다시 한 번 확신에 찬 의문을 남겨 놓는다.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좇는다 해서 헨콕의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다 받아들이는 건 아니지만,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 고대의 저 빛나는 여러 문명을 이끈 이를 백인의 상으로 그린다는 위험을 지나치지 않더라도, 핸콕의 이야기에는 구미를 당기는 재미와 납득할 만한 설득력이 있다. 신화와 과학 사이에 비스듬히 서서, 초고대 문명의 지문과 역사적 사실을 교묘하게 꿰어 묶는 것이다. 사라진 초고대 문명의 흔적을 모으려고 많은 고대 유적을 샅샅이 탐사하고 편집한 헨콕의 노고만으로 『신의 지문』이 흥미진진한 미스터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 다큐멘터리 구성을 하고 있지만 소설을 내려 읽는 듯한 긴박함은 역사에 대한 도발적인 상상력에서 출발했다. 지나온 과거를 그 누가 정확히 안다고 장담하겠는가, 고고학자들의 연구 결과 역시 검증된 추론일 수밖에 없다면 상상하는 것은 우리들의 자유이고, 헨콕은 독자들에게 상상할 기회를 준다. 그러나 무엇보다 『신의 지문』의 매력이란 추측과 논리를 적절히 구현하며 독자들을 새로운 역사의 장으로 안내하는 헨콕의 입담에 있을 것이다. 아무리 재미있는 소재라도 밍숭밍숭한 말투와 건조한 표정으로 전달되는 이야기라면 별 감흥이 없듯, 재료를 다듬는 요리사의 솜씨가 어떠냐에 따라 음식의 맛은 결정되는 것이다. 긴 여정을 통해 사라진 문명의 지문들을 발견하는 헨콕은 세계의 종말에 대한 예언을 소개하며 `전에 일어난 일이 다시 일어난다. 태양 아래에서 새로운 것은 하나도 없다.'라는 으시시한 말로 끝맺음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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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독자는 천체의 구조에 관한 문장을 동화처럼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신화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과학'이란 한 장 길이의 연립 방정식과 같은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에다. 또한 사람들은 가치 있는 지식이 옛부터 일상언어로 표현되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피라미드나 야금기술 등 고대 문명이 이룩한 것을 보면 지적인 사람들이 진지하게 무대 뒤에서 활동했고 기술적인 전문 용어를 잘 구사했으리라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 p.2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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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들은 대답해주지 않는다. 그저 그 두 개의 문화를 묶어서 나스카 문화라고 부르며, 원시부족이 설명할 수 없는 세련된 기술로 자신들을 표현하고 페루에서 사라져버린 후, 몇백 년이 지난 뒤에 후계자인 잉카족이 나타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렇다면 '원시적인' 나스카 문화의 사람들은 어느 정도나 세련되었을까? 그들이 대지에 거대한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지식이 필요했을까?
--- p.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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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로부터 전승되어온 몇 개의 위대한 신화를 보면 인류는 세계적인 대변동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듯하다.
이 신화들은 어디에서 왔을까? 서로 관계도 없는 문화에서 잉태한 이 이야기들은 서로 줄거리가 매우 비슷한데 왜 그럴까? 왜 공통된 상징이 등장할까? 왜 등장인물이 비슷하고 구상도 동일할까? 만약 그것들이 기억이라면 신화가 시사하는 세계적인 재해의 역사적 기록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아니면 신화 자체가 역사적인 기록일까? 이름 모를 천재에 의해 교묘하게 정리된 불멸의 신화는 정보를 기록하는 매채로서 역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전승되어 온 것일까? --- p.2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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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통념으로는 남극대륙이 현재처럼 만년설로 뒤덮인 것은 수백만 년 전의 일이다. 그러나 꼼꼼히 조사해보면 이 통념은 많은 결함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제독 피리 레이스가 그린 퀸 모드 랜드 지역의 지도는 수백 만 년 전의 대륙은 아닌 듯 하다. 수백 만 년 전에 작성되었다고 하면 누가 이와 같은 지도를 그릴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해서 설명해야 하는데, 그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예를 들면 기원전 200만 년에 이지도가 작성되었다고 하면 인류가 탄생하기 전의 일이 되고 만다.
믿을 만한 최근 자료에 의하면, 지도에 그려져 있는 퀸 모드 랜드 지역과 그 부근은 오랫동안 얼음으로 뒤덮여 있지 않았다고 한다. 얼음으로 뒤덮이기 시작한 것은 6,000년 전이다. 이 일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다루겠다. 그렇다고 해도 지도작성은 복잡한 문화적 활동이기 때문에 6,000년 전에 누가 이와 같은 일을 했는가라는 의문을 해결해야 한다. 6,000년 전이라면 현재의 역사가들이 인정하고 있는 최초의 본격적인 문명이 발달하기 이전이다. --- pp.14-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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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정보가 사람에게서 사람에게로 전달된 듯하다. 지도들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문명의 사람들에 의해서 작성되었고, 아마 고대의 위대한 항해민족이었던 미노아 인이나 페니키아 인에 의해서 전달되었을 것이다. 이 지도들을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서 수집해서 연구했으며, 그 도서관의 지리학자가 편집했다는 증거가 있다.
--- p.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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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급변이라고 할까, 마야의 지식인들은 천체도를 그릴 능력은 있었으면서 어째서 바퀴의 원리는 발견하지 못했을까?...백만단위까지도 계산했으면서 어째서 한 자루의 옥수수를 계량하는 방법은 알지 못했을까? 이 의문들에 대한 해답은 톰슨이 생각했던 것보다 간단하다. 천문학, 시간에 관한 깊은 이해, 오랜 기간의 산술적 계산은 정신적 급변으로 생겨난 것이 아니다. 마야보다 뛰어난 문명으로부터 계승한 매우 독자적인 지식체계의 일부인 것이다.
--- p.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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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는 과연 얼마나 오래 되었단 말인가? 이 책 '신의 지문'의 저자인 그레이엄 헨콕은 정통적인 역사의 계보에서 첫째 자리를 차지하는 고대 이집트 문명을 훨씬 더 선행하는 초고대 문명의 존재에 관해서 증언한다. 그는 다양한 접근 방식 즉 고고천문학, 지질학, 고대 신화의 컴퓨터 분석 등을 통하여 강력한 증거를 제시함으로써 독자들까지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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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란 인류가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는 시대를 의미하며, 그 기간 동안 인류 전체가 한꺼번에 파멸의 위기에 직면한 적은 없다. 그동안 여러 시기에 여러 장소에서 다양한 자연 재해가 발생했다. 그러나 과거 5,000년 동안 인류 전체가 절멸할 수 있는 위기에 조우한 적은 한번도 없다. 이런 상태가 한결같이 지속되어왔을까? 먼 과거로 거슬러올라가보면 우리의 선조들이 절멸당한 위기에 처한 적인 있었던 것은 아닐까?
종말론적인 위대한 신화의 무대는 바로 그런 시대가 아닐까? 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신화를 고시대인이 만들어낸 이야기라고 말한다. 그러나 학자들이 틀렸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실제로 가공할 자연의 대재해가 연속해서 일어났고, 태고에 살았던 선조들은 거의 절멸당했고, 살아남은 소수의 사람들은 지구상의 여기저기에 산재하고 있었기 때문에 서로 간에 연락도 할 수 없었던 것은 아닐까? --- p.2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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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바나 바에조에 급격한 기후변화가 생겼다는 것에 독자들도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베스타 경전은 이 점에 대해서 의문의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 아베스타 경전에는 앞의 이야기전에 천상의 신들이 회의하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아후라 마즈다가 주최한 이 회의에는 '에어바나 바에조에 명망 높은 양치기인 공정한 이마'가 다른 훌륭한 사람들과 함께 참가했다. 성서의 홍수 전승과 이상하리만큼 부합되기 시작하는 부분이 여기서부터이다. 아후라 마즈다는 공정한 이마를 만났을 때 악마가 저지르려고 하는 재앙에 대해서 충고한다.
--- p.2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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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지의 서로 다른 많은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대재해가 닥쳐왔다는 저항할 수 없는 직감을 공유하고 있을지라도 우리에게는 그것을 무시할 권리가 있다. 또한 신화와 건축물을 통해서 전해온 선조들의 목소리가 먼 옛날의 위대한 문명이 소멸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경우에도(그리고 현대문명 역시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고 해도) 원한다면 귀를 막을 수 있다...중략...전에 일어난 일이 다시 일어난다. 전에 행해진 일이 다시 행해진다. 태양 아래에서 새로운 것은 하나도 없다.
--- p.6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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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세계의 많은 신화들이 대재해를 눈앞에서 본 것처럼 묘사하고 있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인류는 마지막 빙하시대에서 살아남았다. 홍수와 혹독한 추위, 대규모의 화산활동, 파괴적인 지진에 대한 전승은 기원전 1만 5000년부터 기원전 8000년 사이에 일어난 급격한 빙하의 용해와 그 기간의 거친 대변동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듯하다. 빙원의 후퇴와 그 결과로 초래된 90 미터에서 120 미터에 이르는 해면의 상승은 역사시대가 시작되기 불과 몇천년 전에 일어났다. 따라서 모든 고대문명이 선조들을 위협했던 대홍수에 대해서 선명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 p. 3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