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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목차 본문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1.4 만자 (종이책 기준 약 25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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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기>
내가 태어난 집의 서재는 잘 환기되고 깨끗이 먼지가 털린 방이었지만, 거기 보관된 물건들은 머릿속에서 먼지와 곰팡내와 연결되어 있어서 그곳에서 행복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벽에는 여러 종류의 말린 물고기들이 매달려 있었고, 바닷새를 모아놓은 큰 유리 진열장이 있었으며, 여러 종류의 내륙 새들을 모아놓은 진열장, 광물 표본 진열장, 그리고 벽난로 장식대와 선반 위 여기저기에는 작은 힌두 신상들이며, 켈틱 십자가 모형, 클레오파트라의 바늘에서 에디스톤 등대까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의 모형들이 있었다. 어린 시절, 나는 이 방을 몹시 싫어했다. 도서관이라 불렀지만 책은 거의 없었다. 내가 종종 숙제를 하러 가야 했던 책상도 끔찍하게 불편하고 채광도 나빴다. 이 방에서 공부를 하는 데는 항상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곳을 싫어했지만,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라이오넬과 함께 놀러 나가고 싶었지만, 악마같이 생긴 신상들과 유리 눈으로 노려보는 물고기들이 나를 그 자리에 붙잡아 두었다. 집에 있는 듯한 편안함도 느낄 수 없었지만, 지금도 기억나는 건 리지 이모가 나와 함께 방을 한 바퀴 돌며 모든 물건의 역사, 아버지가 그걸 어디서 샀고 얼마를 주고 샀는지 다 설명해 주던 일이었다. 그리고 나는 마치 내 목소리가 남의 목소리처럼 "네, 이모. 정말 그랬대요?"라고 말했고, 놀랍게도 이모는 바로 옆에서 "얘야, 그 정도는 진짜 골동품 치고는 아무것도 아니란다."라고 대답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 새들과 물고기들을 얼마나 싫어했는지 모른다! 죽었을 뿐만 아니라, 그 속의 생명력은 말리고 부풀리고 쑤셔 넣어 완전히 사라져버렸고, 게다가 무섭게도 그들의 멍청한 머리에 유리 눈까지 억지로 박아 넣었다. <추천평> "빅토리아 시대 말기 특유의 우아하면서도 답답한 가정 분위기 속에서, 한 여성이 자신의 삶과 욕망을 되돌아보는 성장 이야기다. 섬세한 심리 묘사와 상징적인 공간 연출이 돋보인다."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