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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목차 본문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3.2 만자 (종이책 기준 약 56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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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기>
하수를 받아내려 배수관처럼 길을 낸 바워리(Bowery) 거리 양쪽으로는, 악취를 풍기는 인간과 습기의 늪인 '만인의 지대(Every Man's Land)'가 펼쳐져 있으며, 벽이 끔찍하게도 곰팡이로 스펀지처럼 변해버린 다세대 주택 창문과 비상계단, 연석, 현관 계단, 지하실에서 사투리로 내던져진 열일곱 가지 언어의 배설물로 김을 뿜어낸다. 몽골로이드의 붉은 피와 코카소이드의 붉은 피가 섞이면서도 물과 기름처럼 겉도는 그 난공불락의 인종 화학 작용에 의해, 열여섯 가지 언어로 둘러싸인 멀버리(Mulberry) 거리는 손수레, 빨랫줄, 벌거벗은 아기들, 말라가는 베르미첼리로 그 온전한 라틴의 길이를 이어간다. 큐빅 빗을 꽂고 일 년 내내 임신 중인 검은 눈의 여자들, 단 하나의 가스등 불빛 아래 집안일로 허리를 굽힌 채 쏘렌토의 파란색과 금색 빛을 처음 보았던 단춧구멍 만드는 일가족 전체, 수천 번의 나폴리식 연애를 거친 포마드 바른 이발사들이 있다. 그리고 갑자기, 거의 삼투압 작용도 없이 단순히 연석에서 내려서는 것만으로 멀버리 거리는 가난의 곰팡내에 향냄새가 살짝 가미되고 철제 발코니가 매달린 모트(Mott) 거리가 된다. 새틴우드로 조각된 듯한 얼굴을 하고 발을 질질 끄는 동양인들. 위층 창문 뒤에 하얗게 약에 취한 얼굴을 한 금지된 여자들. 서양 옷을 입어 꽤나 어울리지 않는 노란 아이들. 사선으로 가스등 불빛이 비치고 내려가는 계단의 검은 우물이 있는 외풍 부는 지하실 입구. 비취와 차, 중국 도자기가 진열된 쇼윈도. 모트 거리에서 류머티즘에 걸린 구부러진 손가락들처럼 더 많은 거리가 뻗어 나가다가, 고가 철도 아래 웅크린 바워리 거리가 다시 갑자기 나타난다. 이곳은 더럽혀진 삶의 꽁초까지 타들어 간 남자들이 무릎 높이의 스윙 도어를 들락날락하는 곳으로, 핏줄 선 코를 지닌 산에 찌든 종족 그 자체이다. <추천평> "화려한 무대 뒤에 숨겨진 이민자 가족의 애환과 깊은 모성애를 섬세하게 포착해 낸 이 작품은 1919년 오 헨리 문학상(O. Henry Award)을 수상하며 그 문학성을 인정받았다."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