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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스물한 통의 역사 진정서
고길섶
앨피 2005.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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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해방공간에서 겨울공화국까지
1945년 해방공간에서 벌어진 ‘삐라 공방전’_삐라가 뿌려준 새로운 상상력
1945~1948년 미군정이 실시한 ‘문화정치’_뒤바뀐 말, 뒤바뀐 역사
1948년 제주 4·3항쟁과 그 후유증_실어증에 걸린 사람들
1948년 ‘국가보안법’ 제정과 반공이데올로기 형성_반공하는 삶
1970년대 국가보안법의 엄격한 적용_막걸리 국가보안법
1970년 평화시장 재단사 전태일의 분신_전태일이 발견한 말과 세상
1970년대를 울리고 웃긴 저항시들_‘오적’이 만들어낸 ‘겨울 공화국’

2부 근대의 탄생 설화
1940년대 해방공간에서 벌어진 ‘민족’쟁탈전_‘민족’을 찾아서
1957년 완성된 ‘조선말 큰사전’ 편찬사업_가난한 모국어의 탄생
해방 이후 진행된 우리말 ‘표준화 통일’ 작업_근대 지식의 총체, 국어사전
한국전쟁 이후 일어난 여성 3인칭대명사 논쟁_‘그녀’로 태어난 근대의 여성
해방 이후 최현배의 한글 풀어쓰기 실험_한글에 불어닥친 ‘서구식 과학화’ 바람
1945~1970년대 유행어와 그 의미_정치와 일상을 가로질러 흐른 유행어

3부 국어 만들기, 역사 만들기
1945년 공용어로 선포된 영어의 보급과 확산_‘‘콩글리시’의 탄생
1945~1948년 미군정이 실시한 ‘문맹 퇴치’_‘미군정의 조선 문맹 퇴치기
1945년 미군정이 발표한 ‘한자 폐지’ 정책_‘끝나지 않은 논쟁, 한자 폐지론
이승만·박정희 정권이 추진한 ‘한글전용법’_‘독재자들의 한글 사랑
오락가락 문자정책의 영향과 폐단_‘‘한글세대’ 만들기
1949년 이승만이 일으킨 ‘한글 간소화 파동’_‘맞춤법 신화를 파괴하라!
1963년 표결로 마무리된 ‘말본(문법) 파동’_‘통일 문법의 파시즘
1970년대 전개된 ‘국어순화운동’_‘바른말 고운말 이데올로기

저자 소개

저자 : 고길섶
1964년 부안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한국철학과를 졸업했다. ‘문화연대’ 편집위원장을 지냈고, 현재 《문화과학》 편집위원으로, 문화연구 및 비평 활동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우리 시대의 언어게임』(1995) 『문화비평과 미시정치』(1998) 『소수문화들의 정치학』(2000) 『어느 소수자의 사유』(2004) 『부안 끝나지 않은 노래』(2005)가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5년 09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31쪽 | 153*224*30mm
ISBN13
9788995646267

책 속으로

한국 현대사와 관련하여 숱한 책들이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묻혀져 있는 것들이 더 많습니다. 1945년에서 1970년대 사이는 일본 제국주의에서 해방되어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근대민족국가를 형성한 시기로서, 현대사의 매우 중요한 공간입니다. 자발적인 근대민족국가의 형성 시도가 결국 일본 제국주의에 짓밟히고, 그 쓰라린 아픔의 흔적들 위에서 근대민족국가가 출발합니다.

--- p.6 머리말 중에서

박정희에게 한글 전용 정책은 단순한 선언이나 민족주의적 이미지 띄우기 차원의 문제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행정.입법.사법이 전 영역에 걸쳐 단호한 실천 의지를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글 타자기에까지 관심을 나타냈으며, 논쟁의 핵심이었던 교과서 한자 사용 문제도 분명히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글학회에서 펴낸 『한글학회 50년사』는 이에 대해 ‘역사적인 영단’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목에서 우선, 박정희가 한글 완전 전용 시기를 왜 1973년에서 1970년으로 3년이나 급히 앞당겼는지 의문이 든다. 이는 사실상 그 전의 5개년 계획을 폐기하고 즉각적인 실시를 명령한 것과 다름없다. 20여 년 동안 다투어온 문제를, 박정희가 그렇게 서둘러서 처리한 이유는 무엇일까?

--- p.329 '독재자들의 한글 사랑' 중에서

출판사 리뷰

실어증 걸린 현대사의 ‘생생한’ 기억

“상상하고, 잃어버리고, 발견하고, 만들어내고, 즐기고, 태어난,
…우리 역사, 우리 말”

‘언어 코드’로 잡아낸 현대사 21장면
이 책에는 갖가지 형태로 된 언어가 주제어로 등장한다. 우리가 쓰는 일상어와 유행어·영어·특정 표현·한자·한글 등 ‘협소한 의미의 말’뿐만 아니라, 삐라·국가보안법·근로기준법·저항시·국어사전·한글맞춤법·문법 등 언어를 매개로 구성된 각종 역사적 사건과 지표 등 ‘광의의 말’이 망라돼 있다. 구체적으로는 1945년 해방공간에서 벌어진 ‘삐라 공방전’부터 1970년대 전개된 ‘국어순화운동’까지다. 물론 그 이후 논의된 얘기들이 어떻게 5공화국(1980년 광주를 포함하여) 등을 거쳐 오늘에 이르게 되었는지 서술돼 있다.

‘말의 주도권’을 둘러싼 투쟁 혹은 역사
사실 우리 현대사에서 말(언어)과 역사의 관계는, 말하려는 자와 그것을 막으려는 자의 투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방 직후 ‘삐라’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상상력, 자유롭게 말할 권리를 뿌려주었지만, 그 이후 전개된 상황은 이 상상력과 권리를 뺏고 빼앗기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1945~1948년 미군정이 실시한 ‘문화정치’가 그랬고, 1948년 제주 4·3항쟁이 그랬으며, ‘국가보안법’ 제정 이후 최근까지도 이어진 반공이데올로기 때에는 이 투쟁이 극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제주 사람들은 말을 잃었고, 1970년 평화시장 재단사 전태일은 분신을 했으며, 김지하는 「오적」을 썼다.

뒤바뀐 말, 뒤바뀐 역사
말이 뒤바뀌면, 역사도 바뀌는 법. 해방으로 ‘말’을 찾는가 했던 우리 민족은, 또다시 미군정에게 말을 빼앗기고, 지배권력의 ‘말싸움’에 눌리고 말았다. 일장기가 있던 자리엔 성조기가 올라갔고, 사람들이 원했던 ‘진실’ 대신 ‘기만’과 ‘위협’의 언어가 판을 쳤다. 심지어 막걸리 한 잔 걸치며 불평했다고, 대통령 사진을 보고 욕했다고 잡아가는 세상이 찾아왔다. 법전과 사전, 책에 나오는 말들조차 사람들을 배반했다. 사람들은 정색하고 말하진 못하고, 기껏해야 비꼬고 야유하고 암시하는 말들만 밖에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사람들이 속에 꾹꾹 눌러담아야 했던 말, 기도 안 차서 돌아도 보지 않은 말, 자신도 모르는 새에 사기당한 말들을 책 속에 담았다.
그래서 나온 형식이 ‘진성서’이다.

막혔던 말문을 여는 역사‘진정서’
진성서란 실제 사정을 털어놓고 말하는 문서 형식이다.
우선 ‘실제 사정’이란 말에서, 실제와 다른 표면상 사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털어놓는다’다는 것은 또 무엇인가. 솔직히 말해야 할 것이 있는데,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들은 솔직하면 안 되었던 시대의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때로는 울분이 치밀고, 눈물도 나고, 헛웃음도 나는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의 멀지 않은 과거사이기에, 속시원히 털어놓고 진지하게 되돌아보고 , 시비를 가릴 건 가리고 털어낼 건 털어버려야 한다. 이제 털어놓을 수 있게 됐으므로…… 그래서 진정서가 됐다.

‘국어’ 만들기, 역사 만들기
우리가 진정할 대상에는 우리말, 곧 국어의 역사도 들어 있다. 근대민족국가의 형성과 국어의 성립은 맥을 같이한다. 사실 이 책이 접근하는 권력은 크게 ‘국가권력’과 ‘언어권력’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국가권력을 직접 다루는 대신, “근대적 체제화에 개입하는 국가권력의 얼굴을 들춰내고, 다시 근대민족국가의 지평 안에서 이데올로기화되고 언어권력화된 국어의 풍경을 전경화”했다. 이 책의 저자 고길섶은 감히 말한다. “언어는 권력!”이라고.

해방의 언어, 해방의 역사
“우리는 ‘국어’에 어떤 순수성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국어의 탄생 뒤에는 엄청난 갈등이 숨겨져 있다.” 반세기 동안 진행된 이 대립과 갈등, 멍에 속에서 언어 선택의 자유는 억압됐고, 마침내 자기검열 기제로 작동하게 되었다. 그래서 “아이고!” 소리도 못하는 삶이 이어졌다.
저자는 바로 이것이 ‘국어’라는 깰 수 없는 신화였고, 1945~1970년대에 형성된 근대민족언어의 역사이자 풍경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이제 그 주술에서 벗어나 국어 이데올로기, 국가 이데올로기를 전복하고, 자유와 해방(의 언어)을 만끽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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