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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 김인
들어가며 / 이름을 부르던 창구에서, 미래를 다시 보다 Part 01 돈보다 사람이 먼저였던 1. 가난한 다섯 마을에서 피어난 첫 불빛 - 경남 지역에서 시작된 작은 움직임 - 마을이 은행이 되다 - 공동체란 이름 아래 우리는 이웃이다 2. 골목을 나서면 사랑방이 있었다 - 문을 열면 마을이 보였다 - 명절이면 생필품을 돌리고, 떡을 나눴다 - 연탄을 나르던 손, 통장을 적던 손 3. 회원이 주인인 은행 - 금고는 누가 운영했을까 - 한 사람의 몫이 아니라, 모두의 몫이었다 - 투표함 앞에서 배운 민주주의 4. 희망을 돌려주는 돈 - 종잣돈은 쌀과 보리, 신뢰는 이웃의 약속 - 출자금은 내고 싶은 만큼, 나눌 만큼 - 출자금 백 원, 신뢰는 그보다 더 컸다 5. 작지만 단단한 희망의 회계장부 - 동전이 모여 만든 마을의 기둥 - 회의와 장부 사이, 믿음이 자라났다 - 통장은 나를 기억하는 또 하나의 이름 Part 02 우리의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 6. 보리차 한 잔처럼 따뜻한 얼굴 - 계산대 너머, 사람이 먼저였다 - 잔돈까지도 정직하게, 창구에서 피어난 신뢰 - 장날 천막 아래, 금고가 섰다 7. 마을을 지키는 마음 - 이사장이라는 이름의 무게 - 감사의 눈으로 마을을 살피다 - 이름 없는 손길, 금고를 살리다 8. 연탄을 지고 나르는 마음 - 열쇠를 든 사람 - 눈발을 뚫고 배달된 온기 - 창가에 머물던 인사 9. 변화 속에서도 지켜낸 마음 - 도시로 간 금고, 익숙한 낯선 이름으로 - 풍경은 바뀌었지만, 마음만은 그대로 - 위기를 준비한 사람들, 조용한 회의의 밤 10. 앞으로 가는 길, 그 시작에서 - 대형 은행의 그늘 아래, 느려진 발걸음 - 숫자에 가려진 얼굴들 - 바뀐 풍경, 변하지 말아야 할 마음 나가며 / 마음을 지킨다는 것 부록 / 새로운 공동체 모델의 실현 1. 60년 역사, 새마을금고가 이뤄낸 업적 2. 급변하는 금융 환경과 동향 - 위기의 현재 3. 우리가 지켜야 할 단 하나의 초심 - 금융협동조합 4.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선진 금융협동조합 사례 5. 결론 - 위기를 기회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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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새마을금고와 함께 살아온 모든 분들께 따뜻한 회상이 되기를, 현재 금고를 지키고 계시는 모든 임직원분들께는 잃지 말아야 할 마음을 떠올리게 되시기를, 그리고 새롭게 금고를 만나는 독자분들께는 이 공동체가 지닌 진심을 전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들어가며’ 중 - ---p.9 금고는 숫자보다 사람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 누가 어떤 사람인지, 평소 어떤 성품으로 살아왔는지가 대출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기준이었다. 그래서 “믿을 수 있는 분이니 도와드리자”라는 말이 곧 승인이었다. 초창기에는 회의가 마을잔치처럼 열렸고, 모든 회원이 참여했다. 이렇게 다 같이 웃고 다 같이 걱정하는 모습은 마을을 더욱 단단히 엮었다. - ‘1. 가난한 다섯 마을에서 피어난 첫 불빛’ 중 - ---p.22 마을금고가 동네에 뿌리를 내리고 나자, 그 공간은 단순히 돈을 주고받는 장소가 아니게 되었다. 사람들은 그곳을 은행이라 부르지 않았다. 대신 ‘우리 방’, ‘동네 사랑방’이라 불렀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대부분 마루 끝에 작은 앉은뱅이책상이 놓여 있었고, 그 옆에 무릎을 맞대고 앉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 ‘2. 골목을 나서면 사랑방이 있었다’ 중 - ---p.28 당시에는 전문가가 없었기에 더 조심했고, 복잡한 제도가 없었기에 더 투명했다. 부족한 만큼 서로를 더 의지했고, 미숙한 만큼 더 천천히 결정했다. 그리고 그 느림은 오히려 금고를 더 건강하게 만들었다. 금고 운영은 단순히 돈을 관리하는 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마을을 하나로 묶는 일이었고, 사람과 사람을 잇는 일이었다. 손으로 적은 장부에는 단지 숫자만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이 담겨 있었고, 회의에서 오간 말들엔 마을의 내일이 담겨 있었다. - ‘3. 회원이 주인인 은행’ 중 - ---p.40 어떤 회원은 “장날 금고가 있었기에 나는 한 번도 대출금 이자를 미룬 적이 없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만큼 금고는 회원들의 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다. 또 장날 창구에서는 금고 소식도 함께 나눴다. “다음 달엔 어린이 통장 만들기 행사가 있습니다.”, “배당금 지급은 설 전에 예정돼 있습니다.” 이런 소식들은 전단지가 없어도, 방송이 없어도 장터에서 가장 빠르게 퍼져 나갔다. 금고는 장터의 입이었고, 귀였으며, 심장이었다. - ‘6. 보리차 한 잔처럼 따뜻한 얼굴’ 중 - ---pp.80~81 이렇듯 금고의 겨울은 책임의 계절이었고, 따뜻함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연탄과 쌀이 실린 수레는 작았지만, 그 수레가 운반한 것은 공동체의 신뢰였다. 그리고 그 신뢰는 조용한 눈발 속에서 더 단단해졌을 것이다. 오늘날 그런 직접적인 나눔은 모두 사라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때의 감동은 여전히 모두의 마음속에 깊은 여운으로 남아 있다. 이제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어떤 회원은 ‘눈 오는 날, 맨손으로 수레를 끌던 그 직원의 뒷모습’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을 것이다. 그날 그 직원은 어려운 이들에게 물품을 전달한 것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을 나눈 것이다. 그것이 바로 새마을금고의 ‘호혜’ 정신이다. - ‘8. 연탄을 지고 나르는 마음’ 중 - ---pp.99~100 금고는 지금, 과거와 미래 사이에 서 있다. 어느 쪽을 향해 나아가야 할지, 어떻게 하면 본래의 마음을 잃지 않고도 새로운 시대에 맞출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그리고 이 물음은 단지 새마을금고만의 과제가 아니다. 우리가 어떤 ‘공동체’를 만들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빠르고 편리한 세상 속에서, 느리지만 따뜻했던 금고는 여전히 가치가 있다. 그것은 금고가 평범한 금융기관이 아니라 사람의 기억과 마음이 머물던 장소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다시 묻는다. ‘그 마음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 ‘10. 앞으로 가는 길, 그 시작에서’ 중 - ---p.1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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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고는 약속을 장부에 적었고
사람들은 그 장부를 마을의 역사처럼 품었다 손때 묻은 통장 한 권이 있다. 회색빛 종이 위에 삐뚤삐뚤한 글씨로 적힌 이름과 숫자들. 어떤 줄은 쌀농사가 잘된 해의 기쁨이고, 어떤 줄은 아이 학비를 마련하느라 잠 못 이루던 밤의 흔적이다. 그 통장은 금융 기록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이었고, 그런 통장 수백 권이 모여 한 마을의 역사가 되었다.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40년을 몸담아온 저자는 바로 그 통장과 장부 속에 잠들어 있던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1963년 경남의 다섯 마을에서 시작된 신용조합, 폐품을 팔아 만든 종잣돈 5천 원, 촛불 아래서 지우개로 여러 번 고쳐 쓴 회계장부, 장날이면 천막을 펼쳐 세웠던 임시 창구 위의 보리차 한 잔… 이 책에는 어떤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그러나 새마을금고의 정체성을 가장 또렷하게 보여주는 장면들이 담겨 있다. 그 시절 금고는 돈보다 안부가 먼저 오가는 곳이었다. 눈 오는 날이면 직원이 수레에 연탄을 싣고 마을을 돌았고, 글을 모르는 어르신에게는 통장을 소리 내어 읽어주었다. 대출의 기준은 서류가 아니라 신뢰였고, 누군가 갚지 못하면 이웃이 함께 갚았다. “우리 마을 사람은 약속을 어기지 않는다.” 그 한마디가 새마을금고의 규칙이었다. 오직 "꼭 갚겠습니다"라는 약속 하나가 대출의 조건이었고, 이웃의 얼굴이 곧 신용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마을금고는 단순한 금융기관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지탱하는 울타리였다. 문을 열면 은행이 아니라 마을이 보이던 곳 금고는 건물이 아니라, 약속이었다 저자는 새마을금고의 역사를 연대기적 사실로 나열하지 않는다. 대신 촛불 아래 주판을 두드리며 장부를 적던 손, 장날 천막 아래에서 보리차를 나누던 창구, 투표함 앞에서 처음으로 민주주의를 경험한 마을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나지막이 불러낸다. 출자금 백 원에 담긴 신뢰, 연탄을 나르던 직원의 시린 손, 매일 아침 창가 자리에 앉아 직원들의 이름을 불러주던 어르신의 마지막 인사까지. 통장 한 권 한 권에 새겨진 삶의 무늬를 따뜻한 시선으로 되짚는다. 나아가, 저자는 따뜻한 회상에만 머물지 않고 현재의 새마을금고를 향해 조심스럽지만 단호한 질문을 던진다. 수익과 효율이 사람의 얼굴을 덮어버린 시대, 숫자에 가려진 회원들의 이야기, 공동대출과 경쟁 속에서 흐려진 정체성. “우리는 무엇을 잊지 말아야 하는가?” 이 물음은 새마을금고뿐 아니라 '공동체'의 의미를 잃어가는 우리 사회 전체를 향한다. 이 책은 지나간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아니다. 오래된 통장 한 권을 다시 펼치듯 우리가 잃어버린 것의 이름을 하나씩 불러보는 일이다. 돈보다 사람이 먼저였던 시절의 기억은 단순한 향수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되찾아야 할 방향이다. 새마을금고가 사람의 ‘마음’을 잊지 않는 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어떤 모습으로 변하더라도 반드시 사람들 곁에 남을 것이다. 그것이 오랫동안 새마을금고가 걸어온 길이며, 앞으로도 걸어가야 할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