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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 병원 건축 상식 병원 건축은 ‘상식의 극복’에서 시작된다 병원 건축 상식: 합리적인 병원 건축을 위하여 상식으로 인해 대화가 단절된다 공사에 대한 생각 차이 내부 전문가 2 조용한 병원 선택 과정에 노이즈가 발생하면 사용하는 내내 시끄러워진다 노이즈 전략과 기획 임상과별 계획 유저미팅 조용한 병원을 만드는 동선 계획 정상 작동 환경 소음 3 수직 병원 의료진의 요구 사항을 반영하기 위한 건축가들의 유일한 대안 수직 병원 승강기 회전문 고층 병동 창문 지하 공간 입체 설계 수직 병원의 단점 4 기쁨의 병원 기쁨의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환자들이 만족해야 한다 기쁨의 병원 환자들을 위한 배려가 필요한 공간 보호자들을 위한 배려 길 찾기 치유 환경 건물이 주는 기쁨 주는 기쁨이 받는 기쁨보다 크다 5 안전한 병원 병원은 관심을 갖는 만큼 안전해진다 안전한 병원 연결되어야 안전하다 차단되어야 안전하다 화재 예방 화재를 대비한 시설 투자 공사 병원의 안전 사고들 6 경제적인 병원 비용뿐만 아니라 공간도 경제적인 병원 경제적인 병원 설계 시공사 선정 착공 시기 절감을 위한 노력(전담팀 구성) 경제적인 규모 면적 경제적인 병원 경제적인 운영 에너지 경제적인 병원 7 지속 가능한 병원 성장을 멈추면 병원의 발전도 정체된다 지속 가능한 병원 마스터 플랜 시간의 건축 유지보수 거주하기 부록| 건축·병원 용어 사전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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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병원 건축을 진행하며 ‘의료진의 요청을 받은 외부 건축가’들의 한계를 체감하게 되었다. 건축에 대한 전문성은 분명 높지만, 병원 외부에서 내부 사용자의 특성과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병원 내부 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내부 전문가는 건축가와 의료진 사이에서 통역자 역할을 수행하며, 의료진의 요구를 건축가에게 정확히 전달하고 건축가의 기술적 내용을 의료진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역할이 부재할 경우 의료진의 요구 사항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일부 공사가 누락되거나, 임상적으로 불필요한 공사가 진행되기도 한다. 때로는 과도하게 고가의 자재가 사용되어 공사비가 불필요하게 증가하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내부 전문가는 설계부터 시공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지식을 갖추고 있다. 설계사는 설계 단계에, 시공사는 공사 단계에만 참여하기 때문에 자신이 참여하지 않은 영역에 대해서는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내부 전문가는 전 과정에 참여하기 때문에 당시 의료진과 전문가들이 어떤 고민과 논의를 거쳐 의사결정을 내렸는지 파악하고 있다. 더 나아가 공사가 완료된 이후 실제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이나 하자에 대한 피드백까지 접하게 된다. 이러한 경험과 정보가 축적되면서 내부 전문가는 누구보다 자신의 병원을 깊이 이해하고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확보하게 된다.
--- 본문「프롤로그」중에서 의료진은 병원이라는 생활세계를 공유하기 때문에 병원에서의 상식을 기저에 공유하는 반면, 건축가는 건축이라는 생활세계를 공유하고 있어 그들만의 건축적 상식을 가지고 있다. 의료진과 건축가의 생활세계가 다르기 때문에, 그때그때 극복하지 않으면 서로에게 상식적인 내용이 ‘당연히 상대방도 알고 있을 것’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소통의 오류는 상대방의 분야에 대해 전문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더 극명하게 일어난다. 질문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소한 오해로 대화가 단절되고, 상대방이 당연히 알고 있다는 생각에 설명을 생략하거나 자세히 하지 않는 상황이 생긴다. 그렇게 소통되지 않은 부분에서 서로 다른 의도가 건물에 반영되면 일부 공사가 누락되거나 의도와 다르게 시공된다. 생활세계를 극복하지 못해 생긴 소통 부족이 공사의 오류로 이어지는 것이다. --- 본문「1 병원 건축 상식」중에서 환자와 보호자의 통행량이 많은 주 동선과의 관계 역시 임상과별 특성에 따라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 호흡기내과는 감염 우려가 있으므로 주 동선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배치하는 것이 유리하다. 불임클리닉은 환자들의 심리적 특성을 고려해 주 동선에서 벗어난 곳에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 채혈실은 동선에서 가까운 위치가 좋다. 대부분의 임상과에서 혈액검사 결과를 필요로 하며, 진료 전 채혈이 이루어져야 진료 흐름에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로비 층처럼 접근성이 좋은 곳에 채혈실을 두는 것이 유용하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임상과를 배치할 때 해당 층의 도면을 가지고 수평적으로만 검토할 것이 아니라, 수직적인 검토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평면적으로는 합리적이더라도 수직 배치가 잘못되면 노이즈가 발생할 수 있다. --- 본문「2 조용한 병원」중에서 많은 건물 유형 중 병원은 가장 복잡한 건물로 꼽힌다. 다양한 의료 장비, 반송 설비, 가스 설비 등 시스템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병원을 입체적으로 종합 설계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건물 구조가 복잡할수록 입체 설계를 진행해야 한다. 평면적인 주변 시설과의 연계만큼이나 수직적인 위아래의 연계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평면만으로 검토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며, 이는 자칫 공간의 오류로 이어질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사례처럼 수술방 위에 식당이 배치되어 누수로 인해 수술방에 물이 새는 경우도 있고, MRI실 아래에 청각검사실이 위치해 장비 소음으로 문제가 발생한 경우도 있다. 이처럼 위아래에 대한 검토가 세부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용 단계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 본문「3 수직 병원」중에서 병원이 기쁨의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환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 환자들은 질병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약해진 상태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이 배려받고 있다는 느낌이다. 병원을 건축할 때 환자를 배려하는 선한 의도를 가지고 공간을 조성한다면, 그 공간이 품은 배려는 환자들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예를 들어 승강기에 의자를 두어 다리가 불편한 환자가 잠시 쉴 수 있게 하거나, 탈의실 내부에 의자를 배치해 옷을 갈아입을 때 편안함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필요한 곳에 놓인 작은 의자 하나로도 환자들은 병원의 배려를 체감할 수 있다. 그런데 병원을 설계할 때 환자보다는 의료진의 입장에서 계획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병원 설계에 사용되는 이미지는 투시도 형태로 그려진다. 투시도는 서 있는 사람의 눈높이에서 본 공간을 3D로 구현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벽체나 바닥의 디자인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그러나 환자들은 대부분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벽체나 바닥 못지않게 천장이 중요하다. --- 본문「4 기쁨의 병원」중에서 반대로 차단되어야 안전한 요소들도 있다. 중세 병원처럼 병원에서 병을 옮기는 일은 결코 발생해서는 안 된다. 감염병 환자의 병원체는 다른 환자나 의료진에게 철저히 차단되어야 한다.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공기가 섞이지 않도록 하는 것과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공기가 섞이지 않도록 하는 문제는 감염병 관리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감염병 환자는 음압 병실에 입원한다. 개념적으로 외부 공기가 병실 안으로 유입되면 음압이고, 병실 내부 공기가 외부로 흘러나가면 양압이다. 병실 공기가 외부나 다른 공간과 섞이면 감염이 확산될 수 있으므로 이를 철저하게 차단해야 한다. 음압은 파스칼(Pa) 단위로 계측하며, 일반적으로 인접 공간과 최소 2.5Pa 이상의 압력 차가 나도록 조성한다. --- 본문「5 안전한 병원」중에서 면적이 부족해 최소 기준의 공간을 계획할 때는, 낭비 없이 경제적인 공간을 만들기 위해 1:1 스케일의 목업(Mock up)을 만들어 시뮬레이션해 보는 것을 권한다. 도면상으로는 좁아 보이지만 실제로 구현해 보면 충분히 여유가 있는 공간이 있을 수 있고, 반대로 넓게 계획했는데 실제로는 과도하게 넓어 낭비가 되는 경우도 있다. 도면과 실제 공간의 체감 크기는 생각보다 차이가 크다. 운동장처럼 넓은 공간에 줄로 방의 크기를 표시하고, 침대를 카드보드로 만들어 배치해 보는 등 간단한 목업을 통해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평면도에서는 벽과 가구가 모두 선으로 표현되어 있어 좁거나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 시공된 공간에서의 벽과 가구는 전혀 다른 공간감을 제공한다. 이와 같은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치면 도면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미세한 차이를 알 수 있어 불필요한 면적을 줄이고, 보다 효율적인 공간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 본문「6 경제적인 병원」중에서 부서 간 상식을 확대하는 일은 병원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밑거름이 된다. 나는 그동안 다양한 부서와 공사 협의를 진행하면서 각 부서의 현안이 무엇인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지에 대해 많은 소통을 했다. 그 과정에서 그들의 상식이 서로에게 공유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함께 문제를 해결하며 한 배를 탄 듯한 감각을 경험했다. 이러한 소통이 병원 전반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간호와 행정의 상식이 서로에게 공유되고, 방사선사와 임상병리사의 상식이 서로 확장되어야 한다. 수많은 직종이 하나의 조직으로 움직이는 병원에서는 서로의 상식을 이해해야 소통의 빈틈이 줄어든다. --- 본문「7 지속 가능한 병원」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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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병원 건축은 멋진 외관보다 먼저, 작동하는 내부를 설계한다
환자는 편안하고 의료진은 효율적으로 일하는 공간을 위한 병원 건축의 현장 기록 병원은 가장 복잡한 건축 유형 중 하나다. 외래와 중앙 진료 부서, 병동과 수술실, 응급 공간, 주차장, 물류 시스템, 전기와 설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하고, 그 안에서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과 직원의 움직임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건축가도 잘 모르고 의사는 더 모르는 병원 건축의 실제』는 이 복잡한 공간을 “어떻게 지을 것인가”보다 “어떻게 안정적으로 작동하게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실무 기록이다. 이 책은 병원 건축을 기능과 경험, 안전과 비용, 현재와 미래라는 여러 층위에서 살핀다. ‘조용한 병원’에서는 의사결정 과정의 혼선과 동선의 노이즈가 실제 사용자의 불편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설명하고, 병원의 유틸리티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환경의 중요성을 짚어낸다. ‘수직 병원’에서는 승강기 대수 산정, 연돌효과를 제어하는 회전문, 고층 병동의 창문 설계와 지하 공간 개발 등을 통해 병원이 수직화될 때 고려해야 할 현실적인 한계와 대안을 제시한다. ‘기쁨의 병원’은 휴게 공간 배치, 길 찾기 시스템, 치유 환경 디자인, 기부자 월 등의 사례를 통해 병원이 단순한 치료 공간을 넘어 환자와 보호자의 경험까지 고려해야 하는 장소임을 보여준다. ‘안전한 병원’에서는 너스콜의 적정 위치, 간호사 업무 공간의 배치 전략, 출입 통제 장치, 화재 예방과 수평 피난 구획, 공사 중 안전 관리 등을 다루며 안전이 설계 초기부터 반영되어야 할 핵심 요소임을 강조한다. 이어지는 ‘경제적인 병원’과 ‘지속 가능한 병원’에서는 초기 공사비 절감만으로 병원의 경제성을 판단할 수 없다고 말한다. 충실한 설계와 시공사 선정, 자재의 내구성, 단열과 기밀, 자동화 설비의 운영 비용, 유지관리와 청결 시스템, 미래 확장을 고려한 마스터 플랜은 병원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자산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기반이 된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병원 내부에서 축적된 실무 경험을 체계적인 가이드라인으로 정리했다는 데 있다. 선배들의 노하우와 공사 과정의 실제 판단 기준, 준공 이후 드러난 불편과 하자 사례, 의료진과 건축가의 협의 과정에서 얻은 교훈을 한 권에 담아냈다. 특히 벽 하나를 철거할 때도 전기·통신·의료가스·공조 설비를 함께 검토해야 하는 이유, 주차장 기준이 실제 병원 운영 환경과 어떻게 충돌하는지, 공간의 작은 디테일이 환자와 의료진의 경험을 어떻게 바꾸는지 등 현장에서 마주한 문제와 해결 과정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은 병원 공사를 앞둔 이들에게 무엇을 요청해야 하는지, 어디에서 공정 오류가 발생하는지, 어떤 공간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운영되는지를 알려주는 실질적인 안내서다. 병원은 설계도로만 완성되지 않는다. 그곳에 머무는 사람들의 움직임과 안전, 업무 효율, 유지 비용, 그리고 미래의 확장성까지 함께 설계될 때 비로소 병원다운 병원이 완성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