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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피아노의 시간
100곡으로 듣는 위안과 매혹의 역사
더퀘스트 2023.04.13.
판매자
YES24 대구 반월당점
판매자 평가 4 612명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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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작가의 말
들어가며

1부. 피아노의 초기 역사 :
하프시코드에서 피아노까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1685~1750)
1 골드베르크 변주곡, BWV 988
2 이탈리아 협주곡, BWV 971
3 바이올린과 하프시코드를 위한 소나타 3번 E장조, BWV 1016
도메니코 스카를라티 (1685~1757)
4 소나타 E장조, K380과 그 밖의 소나타
카를 필리프 에마누엘 바흐 (1714~1788)
5 자유 환상곡 f샤프단조, Wq.67, H.300

2부 하이든에서 슈베르트까지 :
발전하는 ‘포르테피아노’ 음악


요제프 하이든 (1732~1809)
6 변주곡 f단조, Hob. XVII:6 ‘작은 디베르티멘토’
7 피아노 소나타 E플랫장조, Hob. XVI:52
8 피아노 3중주 G장조, Hob. XV:25 ‘집시 론도’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1756~1791)
9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D 장조, K448
10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32번 B플랫장조, K454
11 피아노 4중주 1번 g단조, K478
12 피아노 협주곡 23번 A장조, K488
13 론도 a단조, K511
루트비히 판 베토벤 (1770~1827)
14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5번 F장조, op. 24 ‘봄’
15 피아노 소나타 23번 f단조, op. 57 ‘열정’
16 피아노 협주곡 4번 G장조, op. 58
17 피아노 협주곡 5번 E플랫장조, op. 73 ‘황제’
18 피아노 3중주 7번 B플랫장조, op. 97 ‘대공’
19 피아노 소나타 31번 A플랫장조, op. 110
프란츠 슈베르트 (1797~1828)
20 피아노 5중주 A장조, D667 ‘송어’
21 피아노 3중주 2번 E플랫장조, D929
22 네 손을 위한 론도 A장조, D951
23 피아노 소나타 A장조, D959

3부 멘델스존에서 드보르자크까지 :
19세기 피아노의 커지는 영향력


파니 멘델스존 (1805~1847)
24 한 해
펠릭스 멘델스존 (1809~1847)
25 엄격변주곡 D장조, op. 54
26 피아노 3중주 1번 d단조, op. 49
존 필드 (1782~1837)
27 야상곡 14번 C장조와 그 밖의 작품들
마리아 시마노프스카 (1789~1831)
28 연습곡과 그 밖의 작품들
프레데리크 쇼팽 (1810~1849)
29 발라드 1번 g단조, op. 23
30 24개의 전주곡, op. 28
31 마주르카 B플랫장조, op. 7 no. 1과 그 밖의 작품들
로베르트 슈만 (1810~1856)
32 어린이의 정경, op. 15
33 피아노 협주곡 a단조, op. 54
34 피아노 3중주 1번 d단조, op. 63
클라라 슈만 (1819~1896)
35 피아노 협주곡 a단조, op. 7
프란츠 리스트 (1811~1886)
36 피아노 소나타 b단조, S. 178
37 잿빛 구름, S. 199
베드르지흐 스메타나 (1824~1884)
38 피아노 3중주 g단조, op. 15
요하네스 브람스 (1833~1897)
39 피아노 협주곡 1번 d단조, op. 15
40 피아노 5중주 f단조, op. 34
41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G장조, op. 78
42 피아노 소품집, op. 118
카미유 생상스 (1835~1921)
43 피아노 3중주 2번 e단조, op. 92
밀리 발라키레프 (1837~1910)
44 이슬라메이, op. 18
조르주 비제 (1838~1875)
45 아이들의 놀이, op. 22
모데스트 무소륵스키 (1839~1881)
46 전람회의 그림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 (1840~1893)
47 피아노 협주곡 1번 b플랫단조, op. 23
48 사계, op. 37a
안토닌 드보르자크 (1841~1904)
49 피아노 5중주 2번 A장조, op. 81

4부 그리그에서 라벨까지 :
20세기 피아노로의 변화


에드바르 그리그 (1843~1907)
50 피아노 협주곡 a단조, op. 16
51 서정 소품집
가브리엘 포레 (1845~1924)
52 피아노 4중주 1번 c단조, op. 15
53 돌리 모음곡, op. 56
레오시 야나체크 (1854~1928)
54 잡초가 무성한 오솔길 제1권
이사크 알베니스 (1860~1909)
55 이베리아
클로드 드뷔시 (1862~1918)
56 영상, 제1권
57 전주곡, 제2권
58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에리크 사티 (1866~1925)
59 짐노페디
페루초 부소니 (1866~1924)
60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에 의한 환상곡, BV 253
엔리케 그라나도스 (1867~1916)
61 탄식, 또는 미녀와 나이팅게일
에이미 비치 (1867~1944)
62 스케치, op. 15
알렉산드르 스크랴빈 (1872~1915)
63 피아노 소나타 5번, op. 53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1873~1943)
64 피아노 협주곡 2번 c단조, op. 18
65 피아노 협주곡 3번 d단조, op. 30
모리스 라벨 (1875~1937)
66 거울
67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를 위한 3중주 a단조
68 피아노 협주곡 G장조

5부. 아이브스에서 구바이둘리나까지 :
‘일어나 당당히 불협을 받아들여라!’


찰스 아이브스 (1874~1951)
69 피아노 소나타 2번 ‘콩코드’
아널드 쇤베르크 (1874~1951)
70 다섯 곡의 피아노 소품, op. 23
벨러 버르토크 (1881~1945)
71 헝가리 농민가에 의한 여덟 개의 즉흥곡, op. 20/Sz 74
72 클라리넷,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콘트라스트,
Sz 111
알반 베르크 (1885~1935)
73 피아노 소나타, op. 1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1891~1953)
74 피아노 소나타 7번 B플랫장조, op. 83
프란시스 풀랑크 (1899~1963)
75 코끼리 바바 이야기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1906~1975)
76 피아노 3중주 2번 e단조, op. 67
77 피아노 협주곡 2번 F장조, op.
올리비에 메시앙 (1908~1992)
78 아기 예수를 바라보는 스무 개의 시선
존 케이지 (1912~1992)
79 소나타와 간주곡
죄르지 리게티 (1923~2006)
80 무지카 리체르카타
피에르 불레즈 (1925~2016)
81 열두 개의 노타시옹
루치아노 베리오 (1925~2003)
82 바서클라비어
죄르지 쿠르탁 (1926~)
83 건반놀이
다케미츠 도루 (1930~1996)
84 레인트리 스케치, 제2권
소피아 구바이둘리나 (1931~)
85 샤콘

6부. 재즈의 영향

래그타임과 ‘싱커페이션’ 피아노 음악
스콧 조플린 (1867/8~1917)
86 메이플 리프 래그 및 다른 작품들
빌리 메이얼 (1902~1959)
87 재즈 마스터 및 다른 작품들

재즈 피아노, 재즈 피아니스트
패츠 월러 (1904~1943)
88 핸드풀 오브 키 및 제임스 P. 존슨, 윌리 ‘더 라이언’
스미스와 스트라이드 피아노
아트 테이텀 (1909~1956)
89 타이거 래그 및 다른 작품들
비밥 피아니스트
90 버드 파월, 텔로니어스 멍크와 다른 음악가들
빌 에번스 (1929~1980)
91 왈츠 포 데비 및 다른 작품들
남성 세계의 여성 재즈 피아니스트
92 마지 멀린스, 로비 오스틴, 릴 하딘 암스트롱, 메리 루
윌리엄스, 헤이즐 스콧, 매리언 맥파틀랜드

재즈에서 클래식으로
조지 거슈윈 (1898~1937)
93 랩소디 인 블루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1882~1971)
94 피아노 래그 뮤직
콘론 낸캐로 (1912~1997)
95 플레이어 피아노 연습곡 3a~3e
프레더릭 제프스키 (1938~2021)
96 윈스보로 코튼 밀 블루스

7부 오늘날의 피아노 스타일 :
미니멀리즘과 역사적 인식


아르보 패르트 (1935~)
97 알리나를 위하여
필립 글래스 (1937~)
98 매드 러시
주디스 위어 (1954~)
99 피아노 터치의 기술
토머스 아데 (1971~)
100 세 곡의 마주르카

내일의 세계: 피아노 음악은 어디로 향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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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

수전 톰스

 

Susan Tomes

영국에서 활약해온 콘서트 피아니스트이자 레코딩 아티스트. 다수의 국제 음악상과 더불어 2013년에는 실내악 분야에서 공로를 인정받아 코베트 메달을 수상했다. 오랜 시간 독주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면서 도무스 트리오, 플로레스탄 트리오와 협연했다. 마스터클래스, 클래식 음악 라디오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며 국제 콩쿠르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피아노를 말하다Speaking the Piano》 《슬리핑 인 템플Sleeping in Temples》 《침묵을 벗어나Out of Silence》 《음악가의 알파벳A Musician’s Alphabet》 《음표 너머Beyond the Not
영국에서 활약해온 콘서트 피아니스트이자 레코딩 아티스트. 다수의 국제 음악상과 더불어 2013년에는 실내악 분야에서 공로를 인정받아 코베트 메달을 수상했다. 오랜 시간 독주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면서 도무스 트리오, 플로레스탄 트리오와 협연했다. 마스터클래스, 클래식 음악 라디오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며 국제 콩쿠르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피아노를 말하다Speaking the Piano》 《슬리핑 인 템플Sleeping in Temples》 《침묵을 벗어나Out of Silence》 《음악가의 알파벳A Musician’s Alphabet》 《음표 너머Beyond the Notes》 등 클래식 음악과 피아노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썼다. [susantomes.com]

장혜인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및 동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제약회사 연구원 및 약사로 일했다. 번역에 매력을 느껴 현재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로 과학 및 건강 분야 도서를 번역한다. 옮긴 책으로는 《무엇이 나를 살아 있게 만드는가》 《마음이 요동칠 때 자존감보다 회복력》 《읽지 못하는 사람들》 《알레르기의 시대》 《나이 들면 ADHD와 헤어질 줄 알았다》 《당신의 꿈은 우연이 아니다》 《음식은 약이 아닙니다》 《내가 된다는 것》 《감정의 뇌과학》 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4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532쪽 | 782g | 148*225*30mm
ISBN13
9791140703579

책 속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염병으로 영국 전역이 봉쇄되었던 2020년 3월, 나는 이 책의 초안을 완성했다. 6개월이 지나도록 단계만 바뀌며 여전히 봉쇄가 이어졌고, 그동안 나는 이 책을 수정했다. 많은 사람이 집 안에 갇혀 있는 동안 피아노가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었다고 말해주었다. 사람들은 다양한 곡을 연주했겠지만, 계속해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곡들은 바흐나 모차르트, 베토벤 같은 고전음악이었다. 2020년 6월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는 연주회가 열리지 못하는 동안에도 가정용 피아노 판매는 오히려 늘었다고 보도했다. 사람들은 피아노 연주가 뜻밖의 위로가 되어주었다고 입을 모았다. 아이들은 피아노를 더 많이 연습했고 어른들은 피아노 교습을 받기 시작했다.
---「작가의 말」중에서

피아노의 가장 멋진 점 중 하나는 선율과 화음을 동시에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여러 선율과 화음을 쌓을 수도 있다. 피아노가 그 자체로 ‘완성된’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악기 중 하나라는 얘기다. 아무리 음색이 빼어난 악기라도 보통은 하나의 선율만 연주할 수 있으므로 다른 선율과 합쳐져야 비로소 완전한 음악이 된다. 하지만 피아노는 그 자체로 충분하다. 피아노가 이토록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들어가며」중에서

피아노의 역사를 100곡으로 대표한다는 생각은 매력적이지만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확실히 100곡은 너무 적다. ‘피아노 역사를 대표하는 5,347곡’쯤은 되어야 합당하겠지만 그랬다가는 독자의 인내심이 바닥날지도 모른다. 100곡을 추리는 일은 풀기 어려운 퍼즐 같았지만 한편으로는 그래서 마음을 집중할 수 있었다. (중략) 어떤 분야에서 ‘최고의 100선’을 추리는 일은 그 주제에 대한 나름의 관점을 제시하는 좋은 방법이다. 피아노 음악에 대해서도 같으리라 믿는다.
---「들어가며」중에서

1955년 캐나다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가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녹음하자 피아노로 바흐를 연주하는 방식을 둘러싼 논쟁이 크게 일었다. 그때만 해도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일반적인 피아노 레퍼토리가 아니라 완다 란도프스카 같은 하프시코드 연주자의 전유물이었다. 당시 겨우 스물두 살이었던 굴드는 음반사를 설득해 스타인웨이 피아노로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녹음했다. 굴드는 이 녹음으로 이름을 알렸고 그의 연주를 통해 많은 피아니스트가 바흐의 음악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굴드는 명민한 사람이었고, 현란하고 민첩한 기교와 명료한 아티큘레이션을 구사해 자신이 의도한 건조하고 세밀한 연주를 넘어 한층 또렷한 녹음을 남겼다. 굴드는 편집 과정에도 깊이 관여했는데, 그 결과 옛 음악소리를 현대 악기에서 새롭게 구현한 드문 조합이 탄생했다. (중략) 굴드의 전례를 따라 전 세계 많은 피아니스트가 바흐의 건반악기 작품에 자신 있게 달려들었고 연주회 프로그램에 넣었다.
---「001.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중에서

모차르트의 슬러(이음줄)와 스타카토 표시를 꼼꼼하게 따른다면 모차르트가 선율의 ‘말하는 듯한 특성’에 얼마나 예민했는지 잘 알 수 있다. 주의 깊게 살펴보면 쉼표도 결코 아무렇게나 놓인 것이 아니다. 쉼표는 침묵 자체의 리드미컬한 효과를 의도하기도 하지만 침묵 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강조하기 위해서도 사용된다. (중략) 물론 다른 작곡가도 그렇지만 특히 모차르트는 쉼표를 섬세하게 활용했다. 모차르트의 쉼표는 유화 초상화에서 눈동자 구석에 찍힌 작은 흰 점 같아서 멀리서 보면 눈에 잘 띄지 않지만 표정에 반짝임을 준다.
---「011.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피아노 4중주 1번 g단조」중에서

19세기에 접어들며 피아노의 힘과 표현력은 훨씬 넓어졌다. 여러 거장이 새로운 가능성을 이용해 경쟁했지만 위대한 피아니스트이자 심오한 작곡가인 루트비히 판 베토벤은 단연 이 분야에서 독보적이었다. 베토벤이 다른 작곡가들에게 끼친 영향은 깊고도 넓다. 자신을 예술가로 바라보는 베토벤의 관점 역시 많은 음악가의 인식을 바꿔놓았다. 베토벤이 조카 카를의 양육권을 얻기 위한 소송에서 귀족 출신인지 묻는 말에 자기 머리와 가슴을 가리키며 “내 귀족성은 여기와 여기에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는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창의적인 예술가를 영혼과 지성을 겸비한 인격체로 승격시켜 타고난 ‘출생’이라는 특권 수준으로 끌어올린 베토벤의 급진적이고 본능적인 사고방식은 후대 음악가들에게 용기를 주었다.
---「014. 루트비히 판 베토벤: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5번 F장조, ‘봄’」중에서

슈베르트의 많은 후기 작품이 발견되고 출판되기까지 몇 년이 걸렸지만 〈네 손을 위한 론도 A장조〉는 그가 세상을 떠난 지 한 달 만에 출판되었다. 출판사가 곡의 인기를 확신했다는 의미다. 이 작품은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이 곡에는 겉으로 행복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생각에 잠긴 듯한 슈베르트의 다른 작품에서처럼 신비로운 무언가가 남아 있다. (중략) “(…)음악적 아이디어의 배열과 이들의 상호관계, 논리적인 연결이라는 면에서 심리적으로 이토록 독특한 음악은 슈베르트의 작품을 제외하고는 없을 것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음악적 심상에 한 사람의 개성을 쏟아넣을 수 있는 사람은 단연코 슈베르트 말고는 없지요.”
---「022. 프란츠 슈베르트: 네 손을 위한 론도 A장조」중에서

할레 경의 묘사는 언젠가 자신이 쇼팽의 피아노곡을 쳐볼 만한 실력이 될 수 있을지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위안이 된다. 쇼팽은 오늘날 연주회장이나 녹음실에서 흔히 그렇듯 자신의 곡을 흥분과 자의식에 가득 차 연주하는 일을 용인하지 않았을 것 같다. 할레 경의 묘사처럼 시적이고 매력 넘치며 자유롭고 명료한 쇼팽의 연주 방식은 기교 넘치는 피아니스트만 구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위안을 준다. (중략) 뛰어난 기교가 필요한 곡도 많지만 전주곡, 왈츠, 마주르카, 폴로네즈처럼 기술적으로 단순한 곡도 많아서 덜 숙련된 연주자도 이런 곡을 출발점으로 삼아 쇼팽의 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
---「029. 프레데리크 쇼팽: 발라드 1번 g단조」중에서

〈피아노 협주곡 1번 d단조〉의 날카로운 도입부는 충격적이다. B플랫장조라는 ‘잘못된’ 조성에서 시작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팀파니와 다른 악기가 저음에서 D음을 내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작품은 마치 오페라의 첫 장면처럼 맹렬하고 도전적인 오케스트라 악절로 시작한다. 막이 걷히고 주인공이 생각에 잠긴 채 창가에 앉아 있는 모습이 드러나듯 독주자가 들어온다. 오케스트라는 확신에 넘치고 활기차지만 피아노는 우울하고 내향적이다. 이 모티브와 또 다른 서정적인 모티브들을 발전시킨 다음, 피아노가 홀로 제2주제인 F장조의 위엄 있는 코랄을 연주한다. 주제는 같은 분위기에서 느린 악장으로 이어지다 피날레에 다시 등장한다. 오케스트라가 위풍당당한 주제를 받고 피아노와 호른의 듀엣으로 이어진다.
---「039. 요하네스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 d단조」중에서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 b플랫단조〉는 협주곡 레퍼토리 중 가장 자주 연주되는 ‘백전노장’ 같은 작품으로, 그리그의 1869년 피아노 협주곡에서 영향을 받았다. 두 작품 모두 매우 아름답다. 낭만적인 선율과 활기찬 기교가 넘치며 상상 속 또는 실재하는 민속 선율을 영리하고 매력적으로 활용한다. 차이콥스키는 피아노 협주곡을 두 곡 작곡한 다음 세 번째 곡에 착수했지만 고전이 된 것은 〈피아노 협주곡 1번〉이다. (중략) 차이콥스키가 첫 번째 피아노 협주곡을 들려준 사람이 사실 이 곡을 좋아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놀랍다.
---「047.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b플랫단조」중에서

《짐노페디》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분위기다. 우아하고 우울하고 금욕적이며, 과시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신중하게 걷어내어 누구의 감정도 휘젓지 않는다. 이 음악이 고대 그리스를 떠올린다면 이유는 아름다운 청년이 그려진 고대 도자기 꽃병을 손 위에 놓고 천천히 돌려보는 듯한 초연함 때문일 것이다. 사티의 음악이 배경에 머물면서 관심을 끄는 초점을 지우고 평온하며 사색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20세기 후반 ‘앰비언트 음악ambient music’의 기초가 되었다고 여겨지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059. 에리크 사티: 짐노페디」중에서

에이미의 이름은 ‘H. H. A. 비치 부인’으로 표지에 올랐다. 동료인 보스턴의 작곡가 조지 채드윅은 비치가 “남자들의 일에 합류하게 된 것”을 축하하는 편지를 썼다. 1900년 비치는 보스턴에서 피아노 독주자로 자신의 피아노 협주곡을 초연했다. 이 작품은 오늘날 음악가가 되기 위한 그의 투쟁을 묘사한 것으로 여겨진다. 비치는 주로 가곡과 실내악을 작곡했고, 1904년에는 가장 긴 독주 피아노 작품인 〈발칸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작곡했다. 이 곡은 동유럽의 정치적 투쟁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각기 다른 네 곡의 민요를 엮은 혁신적인 구성의 작품이다. 1910년 남편이 사망하자 그는 자신을 ‘H. H. A. 비치 부인’이 아닌 ‘에이미 비치’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062. 에이미 비치: 스케치」중에서

미국 청중들은 이 곡을 좋아했지만 잘 알려진 ‘라흐 2번’만큼 좋아하지는 않았다. 〈피아노 협주곡 3번〉은 연주 시간이 43분으로 너무 길고 모호하며 선율이 귀에 착 붙지 않는다. 기술적으로도 어렵다. 물론 작곡가 자신은 훌륭하게 연주할 수 있었겠지만 그렇게 힘든 일을 어느 피아니스트가 감당할 수 있었을까? 작품을 헌정받은 피아니스트 요제프 호프만은 이 곡이 “내가 연주할 만한 곡이 아니”라며 끝내 이 곡을 연주하지 않았다. 1930년대 러시아의 젊은 피아니스트 거장 블라디미르 호로비츠의 뛰어난 연주로 대중의 사랑을 받을 때까지 이 작품은 전작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마침내 라흐마니노프가 곡 일부를 잘라내도록 허락하자 연주회 프로그램으로 금세 자리잡을 수 있었다.
---「065.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d단조」중에서

거슈윈은 〈랩소디 인 블루〉의 도입부를 작곡했을 때만 해도 이 소절이 전 세계 음악 애호가들에게 단번에 ‘뉴욕’이나 ‘미국’을 떠올릴 줄은 몰랐다. (중략) 첫 번째 리허설 때 클라리넷 연주자 로스 고먼은 재미 삼아 첫 옥타브만 ‘평범하게’ 연주하고 나머지는 쭉 끌어올리는 글리산도로 연주했다. 거슈윈은 그 연주가 마음에 들어 초연에서 최대한 ‘울부짖듯’ 연주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날 밤 긴 프로그램의 거의 마지막 곡이었던 〈랩소디 인 블루〉의 클라리넷 글리산도가 들리자마자 모든 청중은 깜짝 놀랐다. 이후로도 사람들은 이 도입부를 듣고 놀란다. ---「093. 조지 거슈윈: 랩소디 인 블루」중에서

기계가 계속 움직이면서 노동요 〈윈스보로 코튼 밀 블루스〉 선율이 오른손에서 천천히 등장한다. 노래 조각이 기계 소리에 뒤엉키는 듯하지만, 오래지 않아 기계 소리에 노래가 묻혀버린다. 클라이맥스에서는 산산이 부서진 화음이 작업장에 오랫동안 울린다. (중략) 이 작품은 피아노, 피아니스트, 노동자, 그리고 사회 속에서 음악가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한 다양한 성찰을 보여준다. 피아노는 일종의 기계다. 피아노의 메커니즘을 들여다보는 일은 초기 방적산업에서 ‘방적기’ 속을 들여다보는 일과 별반 다르지 않다. 피아노 연습은 고도로 전문적인 일이지만 반복적이고 지루한 기계 작업과 닮았다. 전문 피아니스트를 노동자와 비교하는 일은 어리석은 짓일까, 아니면 ‘예술’이라는 이름 뒤에 숨은 음악가의 삶에 대해 어떤 유용한 사실을 드러낼까?

---「096. 프레더릭 제프스키: 윈스보로 코튼 밀 블루스」중에서

출판사 리뷰

피아노 음악의 거대한 숲을 탐험하는 길은 무수히 많다.
그 수많은 길 중에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나무 100그루를
하나하나 더듬으며 지나는 길을 택했다. _‘들어가며’

# 팬데믹 동안 공연 예술계는 전 세계적으로 크게 타격을 입었다. 공연 자체가 제한되고, 많은 연주자가 설 곳을 잃었다. 처음 경험하는 위기 앞에서 객석 띄어앉기는 물론 유튜브를 통한 합동 연주, 온라인 스트리밍 등으로 어떻게든 상황을 만회해보려는 시도들이 줄을 이었다. 엄혹한 현실에서 사람들은 무너진 마음을 치유하고 다잡기 위해 여전히 예술이 주는 위로에 기댔다.

# 영국의 피아니스트이자 저술가 수전 톰스는 영국 전역이 팬데믹으로 봉쇄되었던 시기에 『피아노의 시간The Piano: A History in 100 Pieces』을 집필했다. 톰스에 따르면 “사람들은 집 안에 갇혀 있는 동안 피아노가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었다고 말해주었다”. 2020년 6월 『뉴욕타임스』는 연주회가 열리지 못하는 동안에도 가정용 피아노 판매는 오히려 늘었다고 보도했다. 오랫동안 손 놓았던 악기를 다시 붙든 사람들에게 음악은 뜻밖의 위로가 되어주었다.

# 한국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혼자 있는 시간 동안 피아노를 다시 치기 시작했다는 사람들이 등장했고, 어린 시절 보던 악보집이 다시 팔리기 시작했다. 팬데믹의 위세가 조금씩 수그러들 무렵, 공연장을 가득 메운 인파의 열기와 세계 클래식계의 문을 두드린 신진 연주자들을 향한 환호는 마치 억눌렸다 터져나온 듯 강렬했다.

‘피아노’가 가꿔온 거대한 숲을 거니는 시간
100곡에 담긴 피아노 음악사의 빛나는 순간들


피아노 이전에도 건반악기들이 있었다. 버지널, 하프시코드, 클라비코드 등의 건반악기에 이어 18세기 ‘피아노’가 등장하면서 표현의 혁신이 일어났다. 피아노는 이전의 건반악기들에 비해 연주자 마음대로 음을 크게 내거나 부드럽게 조절할 수 있었고, 표현과 울림의 범위가 넓어 미묘한 뉘앙스를 표현할 수 있었다. 빠르게 인기를 얻은 피아노는 19세기에 접어들자 음악 애호가의 가정과 ‘살롱’의 필수품이 되었다.

선율과 화음을 동시에 또는 여러 층을 겹쳐 연주할 수 있어 그 자체로 ‘완성된’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악기인 피아노. 독주는 물론 오케스트라와의 협주, 연탄곡, 듀오, 다른 악기들과의 2, 3, 4, 5중주, 합창이나 발레의 반주 등에서 다재다능함을 보여주는 피아노를 위해 영국의 피아니스트이자 저술가 수전 톰스는 ‘피아노의 역사를 100곡으로 대표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톰스는 “확실히 100곡은 너무 적다. ‘피아노 역사를 대표하는 5,347곡’쯤은 되어야 합당하겠지만 그랬다가는 독자의 인내심이 바닥날지도 모른다”며 한 분야에서 ‘최고의 100선’을 추리는 일은 그 주제에 대한 나름의 관점을 제시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전제를 깐다. 그러고는 콘서트 피아니스트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독주곡은 물론 협주곡과 실내악, 현란할 정도로 까다로운 곡과 쉬운 곡, 소품집이나 작품집, 때로는 특정 장르, 그리고 피아노 음악사에 한 자리 차지함이 마땅한 여성 작곡가와 연주가, 재즈 음악에 이르기까지 유연한 관점과 다양한 이유를 엮어 100조각의 역사를 추려낸다.

바흐는 살아생전 피아노와 별 인연이 없었지만, 그의 작품들은 후대에 피아노로 연주되며 클래식 중 클래식으로 자리 잡았다(1부). 피아노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18세기에는 하이든을 위시해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에 이르는 ‘포르테피아노’ 음악의 강자들이 피아노의 세계를 넓혔고(2부), 이어서 19세기에는 피아노의 영향력이 한층 커지면서 멘델스존에서 쇼팽, 브람스를 거쳐 러시아의 차이콥스키와 드보르자크까지 낭만주의 작곡가와 피아니스트의 백화제방 시대가 열렸다(3부). 19세기 말~20세기 초에는 본격적으로 피아노 음악의 대중화가 이루어지는 한편, 스크랴빈, 라흐마니노프, 라벨 같은 작곡가들이 엄청난 기교가 필요한 작품을 쓰고 비르투오소 연주가들은 기꺼이 이런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여 놀라운 결과를 내놓았다(4부).

20세기 초, 연주 녹음과 음반 대중화 등으로 거리와 비용에 구애받지 않고 클래식 연주를 즐기게 되었고, 정보의 흐름이 빨라지면서 여러 음악가가 저항정신으로 무장하고 음악적 실험을 시도할 수 있었다(5부). 19세기부터 20세기 초 발흥하여 이후 전 세계 음악가들에게 크게 영향을 끼쳐온 ‘재즈’의 세계도 빼놓지 않는다. 피아노는 애초부터 재즈의 중심이었다. 전설적인 곡들을 통해 훌륭한 재즈 연주자가 전달하는 상상력과 자유, 환희라는 감각을 되새겨준다(6부). 끝으로 20세기의 실험정신을 이어받아 오늘날의 피아노를 둘러싸고 이루어지는 시도들을 간략하게 소개한다(7부).

피아노는 위대한 작곡가들의 동반자, 뜻밖의 위로이자 감정의 분출구, 그리고 취미이면서 영감의 원천이었다. 이 책에 담긴 100곡은 독주곡, 실내악, 협주곡은 물론 재즈와 현대음악에 이르는 스펙트럼을 넘나들며 경이와 감동이 넘치는 내밀한 여정으로 우리를 이끈다. 긴 시간을 넘어 사랑받아온 100곡에 관한 이야기는 저자가 연주자로서 지닌 독특한 통찰이 담겼을 뿐 아니라, 피아노의 태동기부터 오늘날까지 선보인 빛나는 작품들을 감상하는 경험에 새로운 풍취를 불어넣어준다.

“피아노는 200년 넘도록 위대한 작곡가들의 동반자였다. 많은 작곡가가 뛰어난 피아니스트였고 피아노 앞에서 작곡했다. 인간의 목소리를 제외하고 음악에 이처럼 개인적이고 심오한 영감을 준 악기가 있었던가? 피아노처럼 많은 사람에게 평생 영원한 동반자가 되어준 악기가 있었던가? 많은 가정에서 피아노는 이따금 오랜 시간 피아노 앞에 앉아 멋진 음악을 파고드는 아마추어 피아니스트들에게 취미이자 영감의 원천일 뿐 아니라 감정의 분출구이자 탈출구가 되어주었다.”

추천평

“이 사랑스러운 악기는 어떻게 처음 생겨나서부터 지금까지 무대와 가정에서 우리 음악 생활의 중심이 되었을까? 수 세기에 걸쳐 피아노를 아낀 작곡가들의 피아노 음악에 대한 사랑과 소중한 가르침이 전해져온다.” - 스티븐 허프Stephen Hough (피아니스트)
“피아노 음악사에 빛나는 중요한 순간들을 포착하고, 어떻게 피아노가 200년 넘도록 작곡가, 음악가, 감상자 등 우리 모두에게 영감을 주었는지 상세하고도 감동적으로 알려주는 걸작.” - 존 길훌리John Gilhooly (위그모어홀 관장)
“피아노와 피아노 음악에 대한 사랑이 책 전체에서 빛나는 멋지고 귀중한 책이다. 수전 톰스는 확신과 이해력을 바탕으로 피아노의 역사를 명료하게 조명한다. 음악 전문가와 애호가를 모두 사로잡을 책이다.” - 스티븐 이설리스Steven Isserlis (첼리스트)
“피아노 애호가는 물론 초심자에게도 보석 같은 책이다. 수전 톰스는 피아노를 치듯 우아하고 명료하게 글을 쓴다. 최고의 악기가 만들어낸 풍요로운 음악 세계에 이르는 완벽한 안내서다.” - 제시카 뒤헨Jessica Duchen (소설가 및 음악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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