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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탄생 100주년, 인간 김철을 돌아보다 _홍을표
조시 멋있는 남자, 고생바가지 사회당수여 _김규동 축시 당산 김철 선생을 회고하며 _김종원 김철 어록 김철에 대한 단상 제1부 동시대인이 본 김철 1 예언자적 삶을 산 고고한 이상주의자 _이만열 2 지키지 못한 약속 _이종찬 3 이 땅에 너무 일찍 다녀간 진보주의자 _정범구 4 송죽 같은 기개의 민주사회주의자 _서영훈 5 강인한 의지와 섬세한 감수성 _강원용 6 국제적 연대에 의무감을 느끼는 세계인 _한스 에버하르트 딩엘스 7 민족주의 떠난 사회주의 용납 못해 _최일남 제2부 동지들이 바라본 김철 1 기억에서 살아남는 것 _홍을표 2 김철의 신념과 SI 동지들 _신필균 3 당산 김철 선생과 나 _박인목 4 대통령 할아버지 _윤기종 5 일본에서 온 아저씨 _이인국 6 ‘왕사남’과 김철 선생 _권희경 7 당산 선생은 지금도 내 가슴에 살아있다 _장홍순 8 고난의 가시밭길을 함께 걸으며 _차능회 9 선생이 뿌린 씨앗, 내가 본 시대 _김용 10 김철과 안필수의 조용히 흐르는 눈물 _안미숙 11 시련은 있어도 굴절은 없다 _안은찬 12 내가 김철 선생을 존경하는 이유 _박근창 13 시대를 앞서 나아간 동지를 그리며 _허상수 14 김철 당수님과 한국의 진보정치 _조광흠 제3부 친지들이 돌아본 김철 1 아버지를 보내고 만난 아버지 _김한길 2 나의 형 김철 _김남규 3 거미 한 마리 죽이지 못하던 나의 할아버지 _김날해 수록 문헌 출처 필자 소개 김철 연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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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역사적 진실을 향한 열망을 내려놓은 적이 없는 사람”
김철의 삶과 사상은 바로 이러한 유례없는 시대적 비극 속에서 빚어진 것이다. 그는 식민과 분단의 역사를 경험하며 확고한 민족주의자가 되었고, 냉전과 내전을 겪으며 신념에 찬 사민주의자가 되었으며, 군사독재를 겪으며 철저한 민주주의자가 되었던 것이다. 김철 선생은 자기 생애의 ‘역사적 진실’을 살고자 했다. 그는 평생 ‘주어진 조건 위에서 실현할 수 있는 한계까지’를 달성하고자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그에게 ‘주어진 조건’은 너무도 가혹한 것이었다. 특히 군사독재 30년은 그의 정치적 삶에 주어진 혹독한 조건이었다. 그는 한평생 고난과 억압으로 점철된 형극의 길을 걸었지만, 한번도 역사적 진실을 향한 열망을 내려놓은 적이 없었다. --- 「들어가며」 중에서 어떤 사람들은 나의 인생관이 너무나 단순하다 할지 모른다.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하려는 큰 포부를 펼 수 있기 위하여 무슨 짓을 하여서라도 권세나 재부를 잡는 최단거리를 달려야 한다는 인생관도 있다. 그러나 나는 부정한 수단으로 고매한 목적을 이룩한다는 것은 믿지 않는다. 부정한 수단에는 고매한 목적까지를 부식시키기에 충분한 그 자체의 병리가 숨겨져 있지 않은가. ---「김철 어록」 중에서 김철은 적당히 타협하길 원하지 않고 옥쇄할지언정, 그 순수한 옥의 가치와 자질을 유지했던 사람입니다. 그의 일생을 통해서 많은 유혹이 있었고, 위협도 있었습니다만, 그는 한번도 굽힌 적이 없습니다. 우리 해방 전후사를 통해서 이와 같은 인물, 이와 같은 사상가, 이론가 그리고 실천운동가, 그런 정치가가 드물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만큼 장기간에 걸쳐서 끈질기게 자기의 사상과 의지와 이상을 실천하기 위해서 고난을 무릅쓰고 역경을 헤치며, 참으로 파란만장한 형극의 길을 간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김철에 대한 단상」 중에서 김철은 평생 자기 이름으로 등기된 부동산을 갖고 있지 않았다. 집 한 채 자기 것이 없었다. 그의 청빈은 그의 정치사상에 연유하기도 하겠으나, 우리의 전통적 선비정신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그는 철저한 보편적 민주주의자이면서 한국적 선비였다. 그의 깨끗한 삶은 바로 그의 사상의 실천이요, 이것은 그의 삶이 그의 생각의 거울이었음을 뜻한다. 한국 정치사에서 이토록 청빈했기에 아름다운 정치인은 별로 없다. 정치는 곧 부패의 재생산 행위로 인식되는, 악취 나는 우리 정치 풍토에서는 그의 삶 자체가 신선한 향기라 하겠다. --- 「김철에 대한 단상」 중에서 김철 선생은 뚜렷한 사회주의자이지만 동시에 철저한 민주주의자이다. 그는 사회주의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하여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었던 것 같다. 선생이 민주회복 운동에 헌신한 것은 이런 인식에서 나온 것이다. 특히 1974년의 민주회복 국민선언의 주도자로서의 선생의 역할은 우리나라 민주화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 「강인한 의지와 섬세한 감수성」 중에서 선생님과 나는 스톡홀름 시내 아돌프 프레드릭 교회 정원에 안치된 올로프 팔메의 묘지를 찾았다. 스웨덴 총리였던 그가 3년 전 암살로 세상을 떠난 뒤였다. 자연석 위에 이름만 새겨진 단정한 묘 앞에서, 선생님은 한참을 말없이 서 계셨다. 나는 그 순간을 보며, 팔메가 왜 민주사회주의자가 되었는지, 그리고 김철 선생님이 왜 이 땅에서 그 길을 선택했는지를 함께 떠올렸다. 그것은 단순한 이념의 선택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자유, 그리고 평등한 사회를 향한 깊은 확신에서 비롯된 것이었을 것이다. 나는 그분의 삶 속에서 인간다운 사회를 향한 깊은 사랑을 본다. --- 「김철의 신념과 SI 동지들」 중에서 김철 선생은 민주사회주의자일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민족주의자였다. 1971년 대통령 선거 때 그는 통일사회당 대통령 후보로서 ‘남북이 마주 앉아 중립화 통일을 이룩하겠다’ ‘남북한 UN 동시가입’ 등을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하여 반공법 위반죄로 구속되었는가 하면,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간첩침투법으로 대체하자고 주장하였을 뿐만 아니라, 4대국 안전보장 아래 미군 철수까지 주장한 위대한 민족주의자였다. 당산 김철의 삶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그는 민족적 민주사회주의자였던 것이다. --- 「당산 김철 선생과 나」 중에서 할아버지는 유독 작은 생명에 유별나셨다. 방구석에 거미가 기어 나오면 나는 무서워서 손부터 올라갔는데, 할아버지는 내 손을 막으며 “거미가 무슨 죄가 있느냐” 하셨다. (…) 내가 자라 어른이 되고, 할아버지가 평생을 바쳐 공부하고 꿈꿨던 ‘사회민주주의’라는 글자를 들여다보니 조금은 알 것도 같다. 할아버지가 지키고 싶었던 것은 단순히 손님 앞의 체면이나 거미의 생명이 아니었을 거다. 아무리 가난해도 잃지 말아야 할 최소한의 존엄,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낮고 약한 것들도 함부로 대하지 않는 마음. 그것이 할아버지가 책 속에서 찾고, 현실에서 실천하려 했던 민주주의의 진짜 얼굴이었음을 이제야 깨닫는다. --- 「거미 한 마리 죽이지 못하던 나의 할아버지」 중에서 내가 대학생일 때 쓴 글이 문제가 돼서 기관에 잡혀갔다가 돌아와서 집에 누워 있는데 아버지가 한번 둘러보고 가셨다. 그래도 나는 아버지가 무언가 한마디쯤은 나를 칭찬해 주실 줄 알았다. “더 많이 고생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게 전부였다. 나는 화가 나서 누워 있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버렸다. 나는 얼마 후에, 이 땅에서는 가망이 없다는 주위 사람들의 말을 좇아 미국으로 도망갔는데, 이번에는 아우의 편지가 나를 못살게 굴었다. ‘……아버지를 보고 있으면 말이야, 내가 당신의 아들이라는 생각이 들질 않아. 위인전을 읽을 때처럼 거리감이 느껴지는 거야. 너무나 성실하게 자기 갈 길을 가는 한 거인을, 결코 좌절할 줄 모르는 한 영웅을 아버지에게서 보는 거야.’ 문민정부가 출범하던 날 아버지는 텔레비전을 보면서 우셨다. 나는 이제 아버지를 미워했던 마음의 한 열 배쯤 내 아버지가 자랑스럽다. 내 아버지가 자랑스러운 마음의 한 열 배쯤 지난날들이 부끄럽다. --- 「아버지를 보내고 만난 아버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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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희생과 실패의 기억은 지나가버린 과거가 아니라
오늘 우리의 삶의 바탕에 녹아있는 것이다.” 당산 김철은 민주사회주의를 추구하다가 실패를 거듭했지만 그의 실패는 그냥 실패로만 남지 않았다. 홍을표 전 가천대학교 교수는 “그가 밟아온 발자취 곳곳에는 오늘날 우리의 삶에서 구현된 최소한의 민주주의와 사회주의가 깃들어 있다. 또한 하나의 통일된 근대국가로서의 자유(자주화)에 대한 갈망 속에 김철 선생에 대한 기억이 살아있다”라고 말한다.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은 “그에게 정치는 자신의 개인적 이해와 야심을 이루는 방편이 아니라, 민족과 민중의 편에서 가다듬어온 자신의 사상을 실현하는 장이었다. 그는 어떤 고매한 정치적 목적이라도 부정한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신념을 평생토록 견지한 고고한 이상주의자였다”라고 평했다. 한편 강원용 크리스천아카데미 이사장은 김철은 “사회주의의 이상과 민족분단의 현실, 감수성의 문학과 이성의 정치라는 양자 사이의 긴장 관계를 팽팽하게 유지하는 지적인 성실성을 지닌 사람이다. 그의 긴장된 성실성은 드높은 이상을 추구한 혁명가로서의 비전과 동시에 현실 속에서 자기규정의 엄격함을 놓치지 않은 현실주의자로서의 인식을 아우르려는 내면의 치열한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라고 했다. 김철은 현실을 떠난 이상을 품은 적이 없다. 그는 언제나 현실의 한계를 분명히 인식했고, 그 안에서 최선의 것을 찾기 위해 그야말로 온 힘을 다해 고군분투했다. 그가 여전히 우리 안에 살아있는 이유일 것이다. 실제 그가 제시한 비전들은 오늘날 상당 부분 현실화되었다.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노동자의 정치 참여 보장, 복수노조 인정, 고위공직자 재산등록제 등 그동안 실현된 진보적 정책들은 이미 김철이 꾸준히 주장해 온 것이다. 그의 선구적 안목에서 오늘날 한국 사회가 맞닥뜨린 수많은 문제 해결의 지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또한 평생 일관된 신념과 원칙을 지키며 묵묵히 자신의 사명을 감당한 그의 삶의 궤적은 그 자체로 감동과 울림을 준다. 동시대인들의 생생한 증언과 기록으로 그려낸 ‘인간 김철’ 책은 크게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본격적인 서술에 앞서 조시, 축시, 간추린 김철 어록과 김철에 단상을 간략히 보여준다. 제1부는 김철과 평소 교류한 지도급 인사들의 김철에 대한 평가와 소회를 담았다. 이만열, 서영훈, 강원용, 이종찬, 최일남 등 김철이 삶에 있어서 중요한 고비마다 고민을 함께했던 이들의 기억 속에서 김철의 삶과 그의 지향을 그려본다. 제2부는 군사독재 시대, 척박한 정치환경에서도 오로지 사회민주주의의 이념하에 김철과 통일사회당, 사회당, 사회민주당 활동을 함께한 동지들의 글을 통해 정치인 김철과 한국 혁신정당이 겪은 고난의 역사를 추체험할 수 있다. 제3부에서는 20대에 ‘평생 재산을 갖지 않겠다, 한 평의 부동산도 갖지 않겠다’고 선언한 김철이 일상에서도 얼마나 투철한 사회주의자로 살았는지를 그와 가장 가까이에서 생활한 가족과 친지의 증언을 통해 살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