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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시즘 신화
보르헤스, 프로이트, 슈미트에게서 나타난 비이성의 역사와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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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
1장 신화와 파시즘
2장 프로이트, 파시즘 그리고 신화의 귀환
3장 보르헤스와 신화로서의 파시즘
4장 보르헤스와 신화의 지속성
5장 파시즘의 역사: 칼 슈미트의 정치 신화 이론
결론
감사의 말

저자 소개 2

페데리코 핀첼스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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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erico Finchelstein

페데리코 핀첼스타인은 뉴욕 뉴스쿨(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과 유진 랭 칼리지(Eugene Lang College)의 역사학 교수이다. 「파시즘에서 포퓰리즘으로의 역사」, 「대서양을 횡단한 파시즘」, 「더러운 전쟁의 이데올로기적 기원」 등 여러 권의 책을 집필했고, 가장 최근에는 정신분석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로이트, 라틴아메리카 최고의 작가 보르헤스, 그리고 나치 이데올로기가 된 법학자 슈미트를 소재로 「파시스트 신화」를 펴내며 파시즘 및 포퓰리즘 분야의 대표적인 지식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의 책들은 스페인, 포르투갈, 터키, 이탈리아
페데리코 핀첼스타인은 뉴욕 뉴스쿨(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과 유진 랭 칼리지(Eugene Lang College)의 역사학 교수이다. 「파시즘에서 포퓰리즘으로의 역사」, 「대서양을 횡단한 파시즘」, 「더러운 전쟁의 이데올로기적 기원」 등 여러 권의 책을 집필했고, 가장 최근에는 정신분석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로이트, 라틴아메리카 최고의 작가 보르헤스, 그리고 나치 이데올로기가 된 법학자 슈미트를 소재로 「파시스트 신화」를 펴내며 파시즘 및 포퓰리즘 분야의 대표적인 지식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의 책들은 스페인, 포르투갈, 터키, 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에서 번역 출간됐고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가디언, CNN, Foreign Policy, Clarin, Corriere della Sera, Nexos, Folha de S.Paulo 등 미국과 유럽, 라틴아메리카의 대표적인 미디어의 필진으로 활동하며 ‘가짜 뉴스’와 새로운 형태의 파시즘이 득세하고 있는 오늘날 세계의 현실에 대해 꾸준히 중요한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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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철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칼 마르크스』 『간디 평전』 『민주주의의 불만』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위기의 국가』 『인간의 조건』 『평등은 없다』 등 다수의 책을 번역했으며, 『철학 대사전』 편찬에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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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44쪽 | 392g | 140*210*15mm
ISBN13
9791191535211

책 속으로

처음에 신화가 현실의 일부가 아니라 해도, 파시즘은 신화를 “완전한 현실”로 만든다. 파시즘에서는 신화가 현실에 스스로를 강요했고, 따라서 현실은 신화에 장애물이 될 수 없었다.”
--- p.7
파시즘은 가장 순수한 형태의 폭력을 인간 안에 살아 있는 일종의 신화적 무의식의 현실화로 보며 이 무의식은 역사 속에서 움직이는 동시에 역사를 초월한다고 본다.
--- p.9

파시즘의 탄생과 함께, 신화는 선전과 동일한 것이 되었다. 입증은 날조로 대체되었고, 신성한 것이 세속적인 것을 대체했다.
--- p.17

“[세계대전이] 월요일에 터질 경우 화요일이면 지구는 신화들의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을 것이다.”(보르헤스, 1933)
--- p.18

신성하고 초월적인 담론이 모든 맥락을 단 하나의 설명으로 환원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야말로 신화의 핵심이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신화는 현대의 역사 개념과 본질적으로 대립한다. 신화는 과거와 현재 사이의 연관성들을 읽어 내는 코드로서 기능하지만 사실상 과거 자체에 대해서는 아무 관심도 없다.
--- p.20

“파시스트들에게 신화는 검증 가능한 것들과 이 세상의 것들을 넘어서 존재하는 실재이다.”
--- p.31

파시즘은 내면의 “신성한” 의지에 의해 작동되고 끊임없이 재생되는 정치적 형성물이다. 그것은 신화를 지속적인 재생의 특별한 원동력이자 작동 주체로 삼는 정치 구조이다. 이들 모두에게 ‘나’의 신성성은 파시즘의 신화 장치 속에서 진정한 내적 자아의 표현으로서 재확립되어야 했다. 파시즘에서 이 진정한 내적 자아는 초역사적인 국가의 표현이었으며, 파시스트들은 국가를 초월적 실체로 보았다.
--- p.34

파시즘은 이러한 폭력을 존재의 총체적 본질, 즉 매개되지 않은 선천적 순수 폭력으로 인식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프로이트는 신화와 현재의 융합이 파시즘으로 하여금 정치에서 억압된 것의 귀환을 가능하게 해준다고 보았다.
--- p.41

파시즘을 지켜본다는 것은 이성적 사고의 붕괴를 바라본다는 것, 본능적 충동과 문명의 요구 사이의 갈등이 부정적으로 해결되는 것을 바라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치적 희망은 사라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 p.63

정신분석은 파시즘과의 만남을 통해 반파시즘의 한 형태가 되었다. 그것은 “기성” 지식인들의 반파시즘이 아니라 사회나 문화, 정치 그 어디에도 설 자리가 없는 아웃사이더들의 반파시즘이었다.
--- p.73

파시스트 지도자는 법의 한계를 초월해 사랑받기를 원하는 급진적 나르시시스트이다.
--- p.74

“정말이지 우리는 진보하고 있군요. 중세였다면 나를 불태웠을 텐데, 오늘날에는 내 책을 불태우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으니 말이에요.”(프로이트)
--- p.80

파시즘적 의식은 파시즘적 무의식이 표면화된 것이었다. 파시스트에게 자아는 이성이 뒤로 밀려났을 때 비로소 진정으로 자유로워졌다. 이때 합리성은 이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성이 영혼의 욕망에 복속된 상태를 의미했다.
--- p.89

특정 이미지에 신성한 힘을 부여하는 것은 유대교의 오랜 전통, 즉 언어를 통한 욕망의 승화와 정반대된다. 신성에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언어, 텍스트이다. 욕망의 시각적 표현을 금지하는 유대교의 계명은 정신분석의 핵심적 구성 요소였다.
--- p.92

파시즘은 욕망의 급진적 충족이 스스로에게 초래하는 외적 위험을 고려하지 않은 채 완전한 이데올로기적 소망 충족을 순환적으로 추구하는 정신병적 이데올로기이다.
--- p.108

보르헤스는 아르헨티나의 파시스트들이 나치즘의 패배가 임박했음을 감지하고도 열광적 모습을 보인 데 충격을 받는다. 그는 이러한 파시즘적 정신 상태를 불신의 유예의 한 형태로 설명한다. 문학에서 독자의 불신의 유예는 이야기가 진행될 수 있게 해주지만, 파시즘에서 불신의 유예는 정치의 원천이 되어 현실 세계를 이데올로기로 대체해 버린다.
--- pp.122-123

“아돌프 히틀러는 선악을 넘어 마치 차라투스트라처럼 행동한다.”(보르헤스, 1939)
--- p.125

파시스트들만이 자기들 방식으로 희생의 의미를 설명할 수 있다. 비파시스트 일반이나 희생자들에게, 홀로코스트는 아무 의미도 없다. 그리하여 역사적 경험의 측면에서 재현의 한계는 트라우마를 다루는 데 가장 어려운 순간들을 나타낸다. 트라우마적 사건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해석자들은 의식적으로건 무의식적으로건 개념화의 한계에 직면한다.
--- p.127

첼란은 자살했다. 프리모 레비도 자살했다. 장 아메리도 자살했다. 그들 모두 사건이 있고 나서 한참 뒤에 자살했는데, 마치 그러한 공포의 증인이었다는 사실이 그들의 삶과 그들이 사용한 언어에서 모든 의미를 앗아간 것처럼 보인다. … 공포의 기억과 그 기억을 떠올리는 행위는 서술자의 종말을 가져온다.
--- p.128

정치 신화가 초래한 트라우마적 결과와 그로 인한 재현의 한계는 모든 대화 가능성을 없애고 이성과 비이성 사이에 철의 경계를 세운다. “히틀러주의자와는 토론이 불가능하다. 내가 그의 몫으로 돌리는 범죄들이 그에게는 매혹이자 영예이기 때문이다.”(보르헤스) [131쪽]
--- p.131

역설적이게도 파시즘은 본능적 힘들과 직관에의 의존을 강조하는 동시에 감각에 대한 철저한 억압을 함축하고 있었다. 이 모순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 p.145

보르헤스에게 파시즘이 신화를 실행하는 방식은 이 “먼 과거”에 대한 정치적 갈망에 기초하고 있었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과거는 “끝없이 변형 가능하고 만족감을 준다. 그것은 미래보다 훨씬 더 다루기 쉽고 더 적은 노력을 요구한다. 그것은 신화들이 가장 좋아하는 정류장이다.
--- p.166

홀로코스트의 경험은 그것을 계획하고 실행한 파시스트들이 사라진 뒤에도 파시즘적 미래의 가능성을 열어 놓는다. 파시즘적 폭력의 신화는 여전히 남아 이제는 시대적 조건이 되었다. 그것은 지나가는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 pp.175-176

슈미트는 파시즘의 신화 이론과 그 이론이 파시즘의 원동력으로 새로운 역할을 하게 되는 데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신화 이론에 대한 가장 흥미롭고 영향력 있는 해석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슈미트 자신이 역사와 이론을 상호 교환적으로 사용했고 실제로 종종 역사를 신화적인 것과 분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 p.188

슈미트는 히틀러의 지도력으로 상징되는 상상된 통일적 과거에만 집착하지 않았다. 그는 통일된 미래도 믿었다. 신화는 과거와 미래를 가로지르며 이러한 믿음들에 연속성을 부여했다.
--- p.196

파시즘이 제시한 법과 삶의 이분법은 법을 죽음의 대상으로 만들었다.
--- p.197

슈미트가 『땅과 바다』(1942)에서 설명하고 있듯이, 신화는 인민의 가장 내밀한 기억과 경험이 담긴 저장소였다. 인민은 신화 속에서 그리고 신화를 통해 자신들의 근원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 “깊고 때로는 무의식적인 기억들”은 삶의 “신비로운” 기원들을 가리켰다. 대부분의 파시스트들처럼 그는 의식을 파시즘적 무의식의 표출로 보았다. 진정한 역사 해석은 더 깊은 역사 이전의 의미 혹은 초역사적인 의미를 인식하는 행위 없이는 성립할 수 없었다.
--- pp.203-204

『의회 민주주의의 위기』에서 신화는 급진적인 정치적 적대를 확립함으로써 정치에 충만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 근본적인 적대는 로마 아니면 모스크바라는 대립적 선택으로 나타났다. 나치가 권력을 잡기 전, 슈미트는 이미 자신의 선택을 마친 상태였다.
--- p.207

나치 법학자 슈미트와 파시스트 독재자 무솔리니에게 신화는 과거의 초월적 힘들과의 연속성의 구현인 동시에 정치를 가능하게 하는 정치적 적대의 기본 형식의 원천이었다.
--- p.209

슈미트의 신화 개념은 오래된 본질적 자아의 귀환이 아니라 친구-적의 구별을 통해 형성되는 현대적인 정치적 자아의 창조를 의미했다. 슈미트는 반동주의자가 아니라 적어도 양차 대전 사이의 시기에는 파시즘에서 미래의 적대적 정치를 본 반혁명론자였다.
--- p.210

파시즘에는 “이론의 부정”이라는 단 하나의 이론만 존재할 뿐이다.
--- p.229

보르헤스와 프로이트는 파시즘을 신화에 뿌리를 두고 있는 불가해한 현상으로 간주했다. 그러나 파시즘은 그것의 바깥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설명하기 힘든 수수께끼가 아니다. 오직 파시스트들에게만 파시즘은 분석적으로 설명될 수 없는 것이다. 파시즘은 스스로를 단지 폭력적 정동으로 제시하기 위해 체계적 이론을 거부하는데, 보르헤스와 프로이트는 바로 이 기본 전제를 정면으로 문제 삼는다. 파시즘은 미래를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과거에 뿌리박혀 있다.
--- p.235
파시즘의 신화적 지위를 인정한 프로이트와 보르헤스의 해석은 분명 그 규범적 가치들을 수용하지는 않으면서도 파시즘을 지나간 역사적 사건으로 환원하려는 시도를 부정했다.

--- p.237

출판사 리뷰

프로이트와 보르헤스가 집단학살로 인한 트라우마와 파시즘의 신화적 폭력에 대해 공유하 고 있는 관점을 분석한 최초의 책

파시즘을 다룬 책은 많지만, 그 신화적 차원을 정신분석과 문학, 법학이라는 세 개의 창을 통해 동시에 비춰 본 시도는 드물다. 핀첼스타인은 프로이트와 보르헤스라는, 좀처럼 한 자리에 놓이지 않던 두 사상가를 나란히 세움으로써 ‘반파시즘적 사유’라는 새로운 지적 계보를 그려 낸다. 정신분석과 라틴아메리카 문학이 파시즘 비판이라는 같은 질문 위에서 만나는 이 교차점은, 역사학과 비판이론이 종종 따로 다루어 온 두 영역을 하나의 시야 안에 통합한다.

이 책의 미덕은 영웅과 빌런을 가르는 손쉬운 구도를 거부한다는 데 있다. 저자는 프로이트가 무솔리니에게 “문화 영웅”이라는 헌사를 써 준 곤혹스러운 장면을 회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장면을 정면으로 끌고 들어와, 가장 명민한 반파시스트조차 신화의 압력 앞에서 모호한 타협과 암호화된 저항 사이를 오갈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끝까지 추적한다. 동시에 나치 법학자 칼 슈미트를 단순히 ‘악의 상징’으로 처리하지 않고, 그가 신화를 어떻게 정치 이론의 토대로 끌어올렸는지, 카테콘 같은 신학적 개념이 그의 사유에서 실제로 어떤 자리를 차지했는지 그 내부 논리를 끝까지 따라간다. 그 결과 이 책은 파시즘에 맞섰던 사상과 파시즘에 복무했던 사상이 같은 시대, 같은 질문-신화는 왜 이성을 압도하는가-을 사이에 두고 어떻게 정반대의 길로 갈라졌는지를 보여 주는 보기 드문 비교 연구가 된다.

세 사상가를 다루는 방식에도 저마다의 결이 있다. 프로이트를 통해서는 이성과 언어의 매개를 거치지 않는(거부하는) 신화적/파시즘적 무의식과 권력에 대한 복종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보르헤스를 통해서는 신화가 어떻게 “이성의 참수”로 이어지는 문학적·윤리적 사건이 되는지, 슈미트를 통해서는 신화가 어떻게 법과 주권의 정당성 자체로 격상되는지를 보여 준다. 특히 보르헤스를 다루는 3, 4장은 카프카의 「변신」, 단편 「라그나로크」, 클론타르프 전투를 노래하는 음유시인 이야기 등을 가로지르며 ‘재현 불가능성’이라는 문학적 주제와 홀로코스트라는 역사적 사건을 잇는다. 이는 단순한 사상사 서술을 넘어, 문학비평과 트라우마 연구, 정치철학이 만나는 지점에서 이 책이 갖는 독창성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이 책이 다루는 질문은 1930-40년대에 갇혀 있지 않다. 파시즘 이데올로기의 심리적-미학적 형성 과정을 정치 속 신화에 대한 주목할 만한 연구를 통해 입체적으로 드러내는 이 책은 그 시대의 폭력이 과거의 역사로 영원히 파묻혀 버렸다고 생각했던 우리의 통념을 여지없이 흔든다. 진실보다 강렬한 이야기가, 입증보다 신화가 힘을 발휘하는 광경은 오늘날의 정치에서도 낯설지 않다. 거짓 정보와 음모론, 강한 지도자에 대한 신화적 기대가 다시 고개를 드는 지금, 이 책은 한 세기 전 가장 날카로운 지성들이 신화의 정치적 위력 앞에서 무엇을 보았고 어떻게 맞섰는지를 되짚어 봄으로써, 신화와 정치적 거짓말을 읽어 내는 사유의 도구를 오늘의 독자에게 건넨다. 정치사상사, 정신분석, 라틴아메리카 문학, 홀로코스트 연구 등 여러 분야의 독자들에게 동시에 말을 거는 이 책은, 파시즘이라는 오래된 주제를 새로운 각도에서 다시 사유하게 하는 보기 드문 성취이며 지금 시기에 꼭 필요한 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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