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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의 아이들화백회의별궁으로비밀의 화원제1수 활로제2수 포석제3수 축제4수 비김수제5수 파국제6수 대마제7수 젖힘제8수 뻗기제9수 호구제10수 패제11수 활로제12수 사활제13수 끝내기제14수 계가다시, 제1수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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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과 백의 돌 사이에서 피어나는고요하고 치열한 세계멸망해가는 국가, 임금이지만 사실상 권력의 밖에 있는 아버지의 딸로 ‘연화’가 태어난다. 어머니의 목숨과 맞바꾼 탄생은 누구의 축복도 받지 못했고, 연화는 곧 별궁으로 쫓겨난다. 권력의 중심에서 밀려난 연화는 어디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야 했을까.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섬세한 장면 묘사와 흡인력 있는 서사로 독자들을 사로잡아온 고혜원 작가는 경주의 어느 공주 무덤에서 ‘바둑돌’과 ‘약초’가 함께 출토되었다는 기록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름조차 전해지지 않는 한 공주의 삶에 상상력을 더한 작가는, 어린 시절 직접 배우며 매료되었던 바둑의 세계를 이 소설 속에 정교하게 녹여냈다.“바둑은 지키는 놀이니까요. 집이든, 법도이든, 자신의 감정이든. 살아남으셔야죠. 바둑에서든, 궁궐 안에서든.” _본문 52쪽별궁에서 버려져 살아가는 연화에게 기댈 사람은 아버지가 붙여준 바둑 스승 정균뿐이다. 그는 연화에게 바둑을 통해 어떻게 세상을 읽는 법과 살아남는 법을 가르친다. 그의 곁에서 연화는 여러 정적과의 대국을 거듭하며 활로를 찾고, 터를 넓히고, 상대의 집을 부수면서 서서히 궁궐의 안팎에서 자신의 집을 지어간다. 침묵 속에서 맹렬하게.“제 힘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물러서지 않아요”『백의 세계』는 오랫동안 남성의 영역으로 여겨져온 바둑을 여성 서사의 중심으로 끌어들였다. 역사 속 기록에서도, 문학 속 이야기에서도 판세를 뒤집는 주인공은 대부분 남성이었다. 그러나 이 작품은 흰 돌을 손에 쥔 여성, 연화를 이야기의 중심에 세우며, 바둑을 생존과 성장의 언어로 새롭게 읽어낸다.연화에게 바둑은 단순한 승부가 아니다. 그것은 자신을 지키기 위한 무기이며, 타인의 마음을 읽는 방법이고, 세상의 질서를 이해하는 언어다. 상대의 수를 읽고, 물러설 곳과 버틸 곳을 판단하며, 때로는 작은 것을 내주고 더 큰 것을 얻어내는 과정은 곧 연화가 성장하는 과정과 겹쳐진다.모든 활로가 막혔을 때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길을 찾아내는 여성의 이야기이 소설은 신라를 모티프로 한 소설이지만,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에 머물지 않는다. 작품 속 연화가 마주하는 질문들은 오늘날의 독자들에게도 유효하다. 주어진 조건이 불리할 때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아무도 내 편이 아닐 때 무엇을 믿고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 그리고 끝내 나만의 세계를 어떻게 만들고 지켜갈 것인가. 권력의 중심에서 밀려난 한 소녀가 세상의 규칙을 배우고, 스스로 운명을 선택하며, 마침내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여정을 따라가는 사이, 독자는 분명 지금껏 만나보지 못한 몰입감과 재미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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