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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내 인생의 첫 칭찬 _ 발레벨보 모스카토 다스티 아득한 옛 기억의 꿀물 같은 달콤함 _ 샤토 리외섹 2021 저 미국에서 왔다니깐요 _ 페라톤 페레 앤 필즈 에르미타주 ‘레 미옥스’ 루즈 입안에 별빛이 쏟아지는 듯 _ 파 니엔테 샤도네이 2023 완모의 기쁨을 풀바디하게 _ 샤토 테이시에 젠장, 이런 날에는 카바나 까자 _ 보히가스 리제르바 카바 브뤼 와인 퀸이 다녀가셨다 _ 케이머스 카베르네 소비뇽 2021 조건 보고 결혼한 우리 _ 토마시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클라시코 오오, 강백호 맛! _ 슬램 덩크 레드 저희가 와인은 처음이라서요 _ 머드하우스 소비뇽 블랑 새로 피어난 사랑 _ 라 크레마 소노마 코스트 피노 누아 청춘으로 돌아가고 싶은 붉은 탄산 _ 발비 소프라니 갈라 로사 배처럼 연하고 깨끗한 삼십대처럼 _ 카레 블랑코 소브레 리아스 찐하고 독하고 향그러운 인생 _ 포르투 발도루 10년 숙성 포트 허스키는 허스키일 뿐 _ 메종 도르 프리미에 크뤼 퀴베 오리진 브뤼 여름 정원의 풀내음 _ 샤토 카망삭 2020 나를 위로하는 도츠의 사랑 _ 도츠 아무르 드 도츠 블랑 드 블랑 브뤼 2013 친근한 친구에게 달콤한 격려 _ 미켈레 키아를로, 니볼레 모스카토 다스티 강직한 정의의 맛 _ 도멘 앙토넹 귀용 주브레 샹베르탱 ‘라 저스티스’ 2020 귀찮아하실까 봐 걱정됩니다 _ 롱고파이 소비뇽 블랑 서늘한 바닷가를 거닐듯 _ 몬테스 알파 스페셜 퀴베 샤도네이 나의 가장 애정하는 부장님 _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와이너리 소녀들의 춤을 보는 듯한 _ 넌 빈티지 테탱제 프레스티지 로제 브뤼 샴페인 스스로 나락으로 걸어 들어간 사랑꾼 _ 오르페우스 앤 더 레이븐 No. 42 올드 부쉬 바인 슈냉 블랑 풍요로운 향기가 가득한 숲길을 걸어요 _ 샤토 칼롱 세귀르 2016 달콤하고 친근한 첫 인상 _ 카스텔로 델 포지오 스위트 레드 갓 자른 풀처럼 싱그러운 _ 배비치 블랙 라벨 소비뇽 블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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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 수유가 끝나서, 정말 오랜만에 남편이랑 한잔 하려고 해요.”
“와, 정말 축하 드려요!” 갑자기 아기가 아빠 품에 안겨서 히잉 하고 우는 소리를 냈다. 아기 아빠는 아기를 부둥켜안은 채 황급히 와인숍을 떠났다. 아기가 내는 울음소리가 피해가 될까 싶었나 보다. “저랑 남편은 묵직한 와인을 좋아해요.” 그녀는 가족이 사라진 방향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말했다. ---「완모의 기쁨을 풀바디하게」 중에서 “꿀물 같은 와인 줘. 꿀물 같은 와인 줘…….” 나 혼자 근무하는 날이었는데, 할머니는 곱게 차려 입은 모습으로 멍하니, 와인숍 한가운데 서 계셨다. “할머니께서 계속 꿀물 같은 와인을 찾으시는데, 혹시 무슨 와인인지 아세요?” “아.” 아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딘지 안쓰러움이 가득 배인 소리였다. ---「아득한 옛 기억의 꿀물 같은 달콤함」 중에서 “어머나, 샤토 칼롱 세귀르네요. 프랑스로 유학 가 있을 때 신자분들이 선물로 주셔서 만난 적이 있어요.” 다행히도 수녀님은 ‘샤토 칼롱 세귀르’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계셨다. “옛날에 마셨던 샤토 칼롱 세귀르는 숲과 같은 향이 났던 것으로 기억해요. 서양감초, 블랙베리, 체리, 다크 초콜릿, 버섯, 촉촉하게 젖은 흙과 같은 향미가 검은 과일들의 맛과 더불어서 풍부하게 났었죠.” 수녀님은 눈을 감고 하나하나 헤아리듯이 말을 이었다. ---「풍요로운 향기가 가득한 숲길을 걸어요」 중에서 “몇 도인데?” 으레 말술과 애주가들 사이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이 등장했다. 나는 ‘발비 소프라니 갈라 로사’를 정성스럽게 든 채 싱긋 웃었다. “5도요.” “그게 술이야!” 할아버지는 분통이 터진다는 듯이 소리를 꽥 질렀다. 나는 대답 대신 깔깔 웃었다. 그리고는 와인을 원래 자리에 돌려놓았다. 말은 험악하게 했지만, 눈꼬리가 어느새 쳐진 할아버지의 눈은 ‘발비 소프라니 갈라 로사’를 향해 있었다. ---「청춘으로 돌아가고 싶은 붉은 탄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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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당신에게는 어떤 와인이 어울릴까요?”
이 책은 현장 와인매니저의 시선으로 ‘현장감 있는 이야기’와 ‘그에 어울리는 와인 추천’을 담아낸 점이 독특하다. 여타의 와인 책들과 다른 점이다. 소믈리에이자 와인매니저인 지은이는 매장에서 와인을 추천하는 일은 곧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일이라고 한다. 지은이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분위기에 어울리는, 추구하는 향취에 근접하는, 축하 또는 위로의 자리를 더욱 빛낼 만한 한 병의 와인을 건넨다. 그녀가 건넨 와인이 그들의 삶을 충만하게 하기를 마음속으로 기원하면서. 그래서 책 속에는 다양한 사람들, 갖가지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가 와인 매장을 찾아 이 나라 저 나라 와인들을 들여다보고 가격을 살필 때, 옆에서 함께 기웃거리던 사람들이 모두 이 책의 등장인물이다. 싱그러운 젊은 커플도 있고 돌싱커플의 축하 와인도 있으며, 돌아가신 남편과의 추억이 깃든 와인을 못 잊는 치매 할머니도 있고, 봉사활동가들의 축하연으로 대량의 와인을 사가는 지역 유지도 있다. 또한 지은이 스스로 쌈짓돈을 털어 이런저런 인연들에게 기쁘게 선물하는 와인들도 있다. 이 과정에 지은이의 만만치 않은 삶의 여정도 솔직하게 드러난다.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안팎의 상처로 자기존중이 부족하여 방황하던 청소년기, 그리고 언젠가 ‘크게 될 것’이라던 어느 사장님의 격려, 그때 사장님이 건네준 인생 첫 와인. 지나온 험난한 일들을 내면을 더욱 단단하게 다지는 계기로 삼아온 지은이이기에, 노숙자 차림의 고객이 와인 도수가 5도라는 지은이의 응대에 “그게 술이야!” 버럭 성질을 내도 깔깔 웃을 수 있는 것이다. 그에게 창창한 젊은 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발비 소프라니 갈라 로사’를 추천할 수 있는 것이다. 한 잔의 와인 속에는 말린 무화과, 건포도, 구운 헤이즐넛, 아몬드, 캐러멜, 흑설탕, 오렌지, 꿀, 커피, 카카오, 블랙 커런트, 검은 자두, 시더우드, 연필심, 담배, 가죽, 갖가지 허브, 갓 자른 풀을 연상시키는 그린 노트, 숲바닥 등 오묘한 향기가 서려 있다. 인생의 맛도 이러할까. “언젠가 여러분들도 좋은 사람들과 편안한 옷차림으로 부담없는 와인 한 병을 나누며 “이 향은 뭘까?”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에게 와인은 그러한 것이니까요.” 각 장의 말미에는 앞서 소개한 와인에 대한 구체적인 특징들, 예컨대 역사·산지·맛·향·어울리는 음식 등을 자세하게 소개한다. 특정 와인에 대한 구체적인 소개는 기존의 와인 책들과 다른 변별점이다. 와인 초보자와 입문자, 한 단계 도약하고 싶은 모든 와인 애호가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부록으로 ‘가성비 좋은 와인 리스트 28가지’도 수록되어 있다. 이 책, 한눈에 ① 스물여덟 편의 실화 에세이. 와인숍 매대 앞에서 만난 사람들의 사연에 귀 기울이고, 그 순간에 꼭 맞는 한 병을 건네온 6년 차 와인매니저의 기록이다. 치매 할머니가 찾던 ‘꿀물 같은 와인’부터 모유 수유를 끝낸 부부의 첫 건배까지, 모든 이야기가 현장에서 왔다. ② 에세이로 읽고, 가이드로 쓴다. 각 장의 말미에는 해당 와인의 역사·산지·품종·맛·향·어울리는 음식을 자세히 소개한다. 마음은 이야기로 데워지고, 다음 와인숍 방문은 헤매지 않게 된다. ③ 가성비의 진심. “여전히 10만 원 이하의 가성비 와인이 좋습니다”라고 말하는 저자가 직접 고른 부록 ‘가성비 좋은 와인 리스트 28가지’를 수록했다. 입문자와 애호가 모두에게 실질적인 쇼핑 가이드가 된다. 이럴 땐, 이런 와인 — 책 속 추천 책의 제목은 곧 이 책의 사용법이다. 인생의 어떤 순간에도, 꼭 맞는 한 병이 있다. 와인이 처음인 날엔, 달콤한 것부터. → 발레벨보 모스카토 다스티 이탈리아 피에몬테의 스위트 스파클링, 알코올 5도. 저자에게 소믈리에의 길을 열어준 인생 첫 와인이자, 입문자의 첫 잔으로 손꼽는 가성비 모스카토. 모유 수유를 끝낸 밤, 오랜만의 부부 건배엔. → 샤토 테이시에 프랑스 보르도 생테밀리옹 그랑 크뤼. 점토·석회질 토양에서 잘 익은 메를로에 카베르네 프랑이 구조감을 더해, 붉은 과실과 바닐라·초콜릿 향의 부드러운 묵직함을 5만 원 미만에 누린다. 그리운 사람이 꿀물처럼 떠오르는 날엔. → 샤토 리외섹 2021 프랑스 소테른의 디저트 와인. 30년간 한 가족의 일요일 식탁을 지킨 그 달콤함은, 기억이 흐려진 뒤에도 마지막까지 남았다. “그게 술이야!” 소리치고 싶은 날에도. → 발비 소프라니 갈라 로사 알코올 5도, 차갑게 마시는 스위트 레드 스파클링. 열심히 산 나를 위한 한 잔으로, 매장의 스테디셀러. 말수 적은 어른께 마음을 전할 땐. → 포르투 발도루 10년 숙성 포트 포르투갈의 주정강화 와인, 도수 약 20도. 건포도와 건자두의 진한 향이 오래 머무는, 깊은 사람에게 어울리는 깊은 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