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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공자, 잠든 유럽을 깨우다
유럽 근대의 뿌리가 된 공자와 동양사상
김영사 2015.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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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 우리가 몰랐던 근대 유럽문명의 실상 007

1장. 추방당한 철학자 013

2장. 공자의 번갯불 지팡이 025
화약 나침반 인쇄술, 르네상스의 물적 토대가 되다 028 공자 출판 열기, 사색의 불꽃을 지피다 037 로코코, 선비문화를 복사하다 048 그리스철학의 무기력한 반격 056

3장. 이성의 세계에 감성을 심다 063
에피쿠로스의 부활과 재앙이 된 사상들 066 컴벌랜드 주교, 사랑 대신 인애를 택하다 073 라이프니츠, 동양철학을 인류발전의 섭리로 이해하다 082 몽매한 유럽 무당들의 유 무신론 논쟁 090

4장. 동양 비방과 예찬의 접전지 프랑스 103
동양 비방의 대가 몽테스키외 106 중국 예찬론자 볼테르의 몽테스키외 비판 116 볼테르의 목숨을 건 사상투쟁 124 선교사 추방사건의 전말을 밝히다 130 유럽 극장을 휩쓴 《중국의 고아》 138 친중국 분위기에 편승한 루소 144

5장. ‘유럽의 공자’ 케네, 근대경제학을 창시하다 155
케네의 이유 있는 침묵 158 백성이 부자 되는 나라 168 의식주를 물과 불처럼 흔하게 하라 179 케네의 정치적 유언 190 중국은 케네의 모델이었다 202 스위스, 유럽 최빈국에서 지상낙원으로 206

6장. 조용히, 그러나 절실히 공맹철학을 받아들인 영국 215
영국 신사, 중국의 선비를 흠모하다 218 가장 방대한 민주국가를 탄생시킨 흄 225 소심한 애덤 스미스의 은밀한 표절 238 사마천, 경제학의 참된 애덤, 참된 스미스 247

7장. 산업혁명의 리더는 영국이 아니라 중국이었다 257
10세기 송나라의 산업 상업혁명 260 동아시아 경제는 18세기까지 세계최강이었다 269 제국주의를 자발적으로 포기한 문명국 276 영 정조 시대 조선은 세계 1위 국가였다 281

8장. 패치워크 문명론 289
동아시아 유교문명권의 현주소 292 갈등과 융합을 넘어선 패치워크 문명 295 왜 다시 공자인가 302

책 속의 책. 공맹사상의 뿌리와 공자의 삶 307
동아시아의 유토피아 대동사회 310 천명을 받들고 귀신을 경원한 하나라 313 귀신을 앞세우고 예를 뒤로한 은나라 316 천명과 예를 받들고 귀신을 경원한 주나라 322 문명의 등불, 공자 등장 325 불혹의 공자, 출사의 유혹에 흔들리다 331 14년간의 주유천하 336 봉아 봉아! 어찌 이리 덕이 쇠했느냐 342 뜻하는 바가 법도를 넘지 않는다 347 공자의 뛰어난 인식론 351

인용출처 357
찾아보기 366

저자 소개 1

저황태연

 

黃台淵

황태연黃台淵은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과 대학원에서 「헤겔에 있어서의 전쟁의 개념」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군복무 후 1984년에는 독일로 건너가 학업을 계속하여 1991년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대학교(Johan Wolfgang von Goethe-Universitat zu Frankfurt am Main)에서 《최신 기술변동 속에서 지배와 노동(Herrschaft und Arbeit im neueren technischen Wandel)》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1994년 동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초빙되어 30년 동안 동서양 정치철학과 정치사상을 연
황태연黃台淵은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과 대학원에서 「헤겔에 있어서의 전쟁의 개념」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군복무 후 1984년에는 독일로 건너가 학업을 계속하여 1991년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대학교(Johan Wolfgang von Goethe-Universitat zu Frankfurt am Main)에서 《최신 기술변동 속에서 지배와 노동(Herrschaft und Arbeit im neueren technischen Wandel)》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1994년 동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초빙되어 30년 동안 동서양 정치철학과 정치사상을 연구하며 가르쳤고, 2022년 3월부로 명예교수가 되었다. 그는 지금도 동국대학교 학부와 대학원에서 강의를 계속하며 집필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한국정치연구회 부회장(1997-1999)을 역임하고, 지금은 한국정치학회, 정치사상학회, 한국국제정치학회의 명예이사이고, 김대중학술원 회원이다.

그는 해외경제연구소 연구원(1977-1980), 한겨레신문 프랑크푸르트 통신원(1989-1992),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1998-2003), 새천년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소장(2003-2004), 민주당국가전략연구소 소장(2007-2008) 등을 역임했다. 그간 한국일보 · 서울신문 · 조선일보 · 동아일보 · 중앙일보 등 여러 신문에서 칼럼리스트로 활동했다. 지금은 2025년 7월부터 광복80년기념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근 반세기 동안 동서고금의 정치철학과 제諸학문을 폭넓게 탐구하면서 공자철학과 한국·중국근대사에 관한 광범하고 철저한 연구를 바탕으로 공자철학의 서천西遷을 통한 서구 계몽주의의 흥기와 서양 근대국가 및 근대화에 관한 연구에 헌신해 왔다. 그는 반세기 동안 총 87권의 책을 썼다.

동서정치철학 또는 공자철학연구서로는 『실증주역(상 · 하)』(2008), 『공자와 세계(1-5)』(2011), 『감정과 공감의 해석학(1-2)』(2014·2015), 『패치워크문명의 이론』(2016), 『공자의 인식론과 역학』(2018), 『공자철학과 서구 계몽주의의 기원(1-2)』(2019), 『근대 영국의 공자숭배와 모럴리스트들(상·하)』(2020·2023), 『근대 프랑스의 공자열광과 계몽철학』(2020·2023), 『근대 독일과 스위스의 유교적 계몽주의』(2020·2023), 『공자와 미국의 건국(상·하)』(2020·2023), 『유교적 근대의 일반이론(상·하)』(2021·2023) 등이 있다. 그리고 『공자의 자유·평등철학과 사상초유의 민주공화국』(2021)에 이어 『공자의 충격과 서구 자유·평등사회의 탄생(1-3)』(2022)과 『극동의 격몽과 서구관용국가의 탄생』(2022), 『유교제국의 충격과 서구 근대국가의 탄생(1-3)』(2022) 등이 연달아 공간되었다. 공자 관련 저서는 15부작 전29권이다. 해외로 번역된 책으로는 중국 인민일보 출판사가 『공자와 세계』 제2권의 대중판 『공자, 잠든 유럽을 깨우다』(2015)를 중역中譯·출판한 『孔夫子與歐洲思想?蒙』(2020)이 있다.

서양정치 분야에서는 Herrschaft und Arbeit im neueren technischen Wandel(최신 기술변동 속에서의 지배와 노동, Frankfurt/Paris/New York: 1992), 『환경정치학』(1992), 『포스트사회론과 비판이론』(공저, 1992), 『지배와 이성』(1994), 『분권형 대통령제 연구』(공저, 2003), 『계몽의 기획』(2004), 『서양 근대정치사상사』(공저, 2007)등 여러 저서를 출간했다. 그리고 2023년에는 『놀이하는 인간』(2023), 12월경에는 방대한 저작 『도덕의 일반이론: 도덕철학에서 도덕과학으로(상·하)』를 공간했다. 2025년 초반에는 『분권형 대통령제: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나누기』와 『정의국가에서 인의국가로: 국가변동의 일반이론(상·하)』을 거의 동시에 공간했다.

한국정치철학 및 한국정치사·한국정치사상사 분야로는 『지역패권의 나라』(1997), 『사상체질과 리더십』(2003), 『중도개혁주의 정치철학』(2008), 『조선시대 공공성의 구조변동』(공저, 2016), 『대한민국 국호의 유래와 민국의 의미』(2016), 『갑오왜란과 아관망명』(2017), 『백성의 나라 대한제국』(2017), 『갑진왜란과 국민전쟁』(2017), 『한국근대화의 정치사상』(2018), 『일제종족주의』(공저, 2019·2023), 『중도적 진보, 행복국가로 가는 길』(2021·2023), 『사상체질, 사람과 세계가 보인다』(2021·2023), 『대한민국 국호와 태극기의 유래』(2023) 등 여러 저서가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한국 금속활자의 실크로드』(2022)와 『책의 나라 조선의 출판혁명(상·하)』(2023)을 공간했다. 2026년 현재는 『동학애국전쟁과 아관망명의 정치혁명(상·하)』, 『‘대한민국’이라 불린 만백성의 나라 대한제국』, 『고종의 거의밀지와 대한독립의군의 국민전쟁(상·하)』, 『한국 근대화의 정치철학과 개혁(상 · 하)』 등 근대사 4부작 전8권이 편집에 들어가 있다.

저자는 동국대 대학원에서 누구나 들을 수 있도록 오픈강의 중이고, 이 강의는 유튜브 <황태연아카데미아>로 송출하고 있다.
저자 : 김종록
작가. 문화국가연구소장. 전주대 문화산업대학원 객원교수. 성균관대 한국철학과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문학과 역사, 철학을 아우르는 인문학적 글쓰기와 현장 취재를 통한 신문칼럼 기사를 기획, 연재해오고 있다. 《소설 풍수(1~5)》《장영실은 하늘을 보았다(1,2)》《바이칼》《근대를 산책하다》《붓다의 십자가(1,2)》 등 다수의 소설과 인문서를 썼다.
저자 : 황태연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와 독일 괴테대학교에서 [지배와 노동Herrschaft und Arbeit]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민주화운동과 현실정치에도 깊이 참여해온 정치철학자이자 동서양철학을 하나로 꿰는 독보적인 사상가다. 《지배와 이성》《계몽의 기획》《실증주역》《공자와 세계(1~5)》《감정과 공감의 해석학(1,2)》 외 다수의 연구서를 출간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5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511g | 150*215*23mm
ISBN13
9788934971160

책 속으로

공자의 언행은 그리스철학과는 비교할 수 없는 도덕철학의 보고다. 그는 그리스도가 유럽에서 받는 것과 똑같은 대우를 중국에서 받는다. --- p.16

볼프는, 나이 일흔이 되어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해도 법도를 넘지 않았다는 ‘칠십이종심소욕불유거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를 완벽성의 경지로 풀이하고, 공자가 신神의 개념 없이도 이런 덕성을 이루었다고 칭송한다. 공자의 이런 경지를 플라톤 사상에 대립시키며 ‘플라톤의 이데아’를 몸소 구현했다고 찬양했다. --- p.20

공맹사상은 17세기 후반의 영국철학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쳐 공감도덕론을 빚어내도록 자극했다. 18세기에는 유럽의 전통 철학 전반을 뒤흔들고, 르네상스 시대에 부활한 그리스철학을 변두리로 밀어낼 만큼 본질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 p.81

공자는 어떤 종교도 가르치지 않았고, 어떤 종교적 기만도 쓰지 않았다. 그가 섬긴 황제에게 아부하지 않았고, 황제를 언급하지도 않았다. … 나는 그의 경전 안에서 가장 순수한 도덕을 보았다. …단 한 명의 중국인만이 공자를 부정했고, 그는 보편적 저주를 맛보았다. _볼테르 《철학사전》 --- p.126

몽테스키외는 루소처럼 중국을 자신의 도그마에 뜯어 맞추려고 애썼다. 때문에 동방의 참된 정신 속으로 전혀 들어갈 수 없었다. 반면 볼테르는 자의적인 체계의 제한된 틀에 방해받지 않았다. 그는 어떤 요구를 가지고 사실에 접근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신을 사실 속에 푹 적셨다. --- p.141

공자는 서양인들처럼 하늘을 절대자로 보지 않고 하늘의 한계를 지적한다.
"어찌 적중할 수만 있겠는가? 어찌 사물이 완전할 수만 있겠는가? 하늘은 오히려 불완전하고, 그래서 세상은 집을 지을 때 기와를 석 장 모자라게 덮어 하늘에 응한다. 천하에는 등급이 있고, 사물은 불완전한 채로 생겨나는 것이다." --- p.173~174

하늘도 하늘답지 않을 때가 있는데, 시장이 어찌 시장답기만 할 수 있을까? 시장의 자연지도自然之道도 인간적 무위이치로 도와야 한다. 시장은 저절로 생겨나지 않고 제 발로 확장되지 않으며 그 운행은 완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위시장을 돕는 이 ‘유위이치’의 경제정책이 부민의 두 번째 구체적 방도다. 따라서 공자의 무위는 무위만을 신봉하는 노자老子식의 무위자연이 아니라, 무위를 최대화하고 유위를 최소화하되, 유위로 하여금 필수적으로 무위를 돕도록 한다. --- p.175

공자의 부민경제는 무위이치의 자유시장과 유위이치의 경제·복지정책이 하나로 결합된 균형과 조화의 경제다. 이것이 바로 공자 경제철학의 본질이고 이 철학은 18세기 유럽의 자유시장 경제학과 복지국가론의 탄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 p.178

당신의 아이디어들을 신기한 것이라고 얘기하지 말라. 그런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당신이 천명하는 이론, 즉 농업이 부의 유일한 원천이라는 이론은 이미 소크라테스, 복희伏羲, 요임금, 순임금, 공자가 지니고 있던 것이다. _아돌프 라이히바인 《중국과 유럽》 --- p.202

케네는 경제학 분야에서 중국의 정치경제제도와 공자의 철학을 대변했고, 이를 통해 근대 정치경제학을 창시했다. 중국의 농본주의와 자유상업론을 바탕으로 프랑스 고유의 ‘레세페르’ 즉 자유방임주의 요구를 해결하고, 서양 고유의 자연법 사상을 중국적으로 패치워크하여 공자의 무위이치 사상에 기초한 ‘자연적 질서’의 정치·경제철학으로 변형함으로써 새로운 사상인 중농주의를 창조한 것이다. --- p.203

현대 영국의 사상가 레슬리 영은 애덤 스미스의 자유시장 경제학을 ‘중국산’이라고 단언한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은 케네, 튀르고 등 프랑스 중농주의자들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사마천의 ‘자연지험自然之驗’ 개념의 다른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 p.216

동아시아의 전통적 가치와 문화는 그동안 서구인보다 오히려 우리 아시아인에 의해 더 평가 절하돼온 측면이 많다. 인류 문명사에서 줄곧 앞서오다가 고작 근대화 시기 백년 남짓한 기간 동안의 과학기술적 열세를 가지고 문화 전반에 걸쳐 너무 극심한 서구 콤플렉스를 지녀온 셈이다. --- p.267~268

합리주의를 아무리 비틀고 꼬아보아도, 결국 홉스의 말대로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이고 ‘자연의 정복자’일 뿐이다. 반면 공자철학에서 인간은 ‘인간의 벗’이고 ‘자연의 손님’이다. 하늘이 준 천성을 받들어 큰 사랑으로 만물을 키워내는 대지를 본받는 존재인 것이다. 공자철학은 보편적인 생명애와 공감의 정치철학이다. --- p.305

14년간이나 천하를 주유한 공자는 합리보다 경험을 중시했다. 공자는 스스로에 대해 말하기를 “나는 나면서부터 아는 자가 아니라 옛것을 좋아하여 이를 힘써 탐구하는 자다我非生而知之者 好古敏以求之者”라고 했다. 공자가 말하는 ‘옛것’은 ‘오래된 것’이 아니라, 멀고 가까운 과거의 경험 또는 경험자료를 가리킨다. ‘옛것을 좋아한다’는 말은 ‘경험을 중시한다’, 즉 ‘경험에 충실하다’는 의미다.

--- p.353

출판사 리뷰

“경전의 첫 번역집이 유럽에 출현한 그 순간부터,
공자철학은 유럽대륙의 식자들 사이에서
새로운 사색의 불꽃을 지피는 번갯불 지팡이가 되었다.”
_미국 노트르담 대학 문화학과 교수 라이오넬 젠슨


18세기 유럽에 불어닥친 공자 열풍의 수수께끼!
근대 유럽을 창조한 계몽주의의 바탕이 되다

기독교를 전하려 중국에 왔다가 오히려 공자의 매력에 빠져 돌아간 유럽인들. 로코코 문화는 동양 선비문화의 복사판이었고, 영국의 젠틀맨들은 선비를 동경했다. 볼테르, 라이프니츠, 루소, 흄, 애덤 스미드 등 18세기 최고의 지식인들이 숭배했던 공자. 그들은 왜 동아시아 공자사상으로 근대 유럽을 개화하려 애썼는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태동에 공자가 어떻게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었는가

이 철학자의 도덕체계는 무한히 숭고하면서 동시에 간단하고 이해하기가 쉽다. 자연적 이성의 가장 순수한 원천으로부터 도출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성이 신적 계시로부터 벗어난 상태에서 이토록 잘 전개되고, 이토록 강력하게 나타난 적은 없었다. _필립 쿠플레, 《중국 철학자 공자 또는 중국 학문》(1687) 41쪽

이 책은 공자가 ‘18세기 유럽 계몽주의의 수호성인’이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구체적 사료와 동서양의 문화교류 이야기로 가득하다. 역사시대 내내 서구사회를 앞섰던 동양. 일찍이 유럽에 불었던 동아시아 문명의 열풍은 14세기 르네상스의 물적 토대가 되었고, 공자 열풍은 18세기 계몽주의의 정신적 토대가 되어 동양 선비문화의 복사판인 로코코 문화를 꽃피운다. 공자철학은 그 깊이와 현실성에서 기독교신학과 그리스 전통의 서양철학 일반을 원리적으로 압도했다. 유럽의 경험주의자들은 공자철학의 지원을 받아 스콜라철학과 그리스합리주의를 분쇄하는 사상투쟁을 벌이게 되는데, 프랑스 대혁명을 낳은 이러한 사상운동이 바로 근대 세계에 ‘빛’을 밝힌 ‘계몽주의(뤼미에르Lumiere, 인라이튼먼트Enlightenment)’이다.


공자철학으로 새로 깨어난 서양의 사상과 문명
18세기 유럽 계몽주의를 다시 정의한다


동아시아는 18세기 유럽 개화사상의 탄생지였다. 관용철학과 종교·사상의 자유, 공감감정론과 공감도덕론, 자유시장과 복지국가, 권력분립과 제한군주정, 공무원 시험제도와 관료제, 만민평등의 3단계 교육제도와 신분해방 등이 동아시아에서 기원했다. 유럽은 18세기 말까지도 많은 여성을 마녀로 몰아 화형했고, 수많은 사상과 책들을 신의 이름으로 탄압했다. 공자와 동양사상은 이렇게 ‘신들린’ 당시 유럽문명과 패치워크patchwork하면서 새로운 흐름인 계몽주의를 낳는다. 계몽주의는 신神 또는 인간의 이성理性만을 중요시하던 유럽을 일깨우면서 마침내 프랑스 대혁명으로 이어진다. 근대 유럽을 창조한 위력적인 계몽주의의 바탕에는 바로 ‘공자주의’가 있었다.

독일 최고의 철학자 볼프,
공자를 예수의 반열에 올리고 조국에서 추방당하다! (1장 요약)
1721년 7월 12일, 프로이센제국의 할레 대학에서 순번직 총장 크리스티안 볼프Wolff는 매우 이례적인 이임사를 발표했다.
“공자의 언행은 그리스철학과는 비교할 수 없는 도덕철학의 보고寶庫다. 그는 그리스도가 유럽에서 받는 것과 똑같은 대우를 중국에서 받는다.”

그의 연설 내용은 삽시간에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 그의 삶은 물론 독일의 운명을 바꾸는 대변혁의 불씨가 되었다. 기독교 세계에서 볼프의 이 발언은 충격이었다. 무신론자도 얼마든지 훌륭한 덕행이 가능하다는 해석을 내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즉각 대학과 조국에서 추방당했지만, 문제의 연설문은 해적판으로 인쇄되어 도처에서 활발한 토론의 주제가 되었다. 1726년 정식으로 출판된 이 연설은 독일 전역에서 200여 건에 달하는 찬반 책자와 논문이 나올 정도로 널리 읽혔고, 1750년에는 영어로도 번역 출판되었다.

라이프니츠, 유럽에서 기독교 선교사를 중국으로 파견할 게 아니라
중국에서 공자 선교사를 유럽에 파견하기를 요청하다! (3장 요약)

미적분을 창시한 수학자이자 철학자 라이프니츠Leibniz는 동양학에도 밝았다. 그는 동양사상이 서구의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고 인정한 최초의 유럽인이다.
“우리를 능가하는 국민이 지구상에 존재한다고 그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우리가 기술에서 대등하고 이론에서 우월하지만, 실천철학 분야인 윤리와 정치의 가르침에서는 분명 열등하다. 이런 고백을 나는 부끄럽게 생각한다.”
라이프니츠는 당시 유럽의 도덕상황이 큰 타락으로 미끄러져 들어가고 있는 만큼 중국 정부가 유럽으로 도덕을 가르칠 중국 선교사들을 파견해주기를 기대했다.

동양 비방의 대가 몽테스키외와
공자 예찬론자 볼테르의 치열한 논쟁, 프랑스를 달구다! (4장 요약)

몽테스키외Montesquieu는 18세기 프랑스와 유럽 전역에서 명성을 떨친 정치사상가이자 법률가요 역사가였다. 동시에 중국을 포함한 동양의 모든 나라를 모조리 ‘공포에 기초한 전제국가’로 비판한 동양 비방의 대가이기도 했다. 그는 저서 《법의 정신》 전편에 걸쳐 중국을 헐뜯었는데, 이런 중국 비방은 중국에 대한 당시 유럽인들의 폭발적 열광을 반증하는 것이었고, 이후에 볼테르, 케네, 그리고 수많은 중농주의자들과 중국 애호가들의 격렬한 비판을 자초한다.
반면 18세기 유럽 계몽사상의 대표주자 볼테르는 중국의 문화·도덕·정치와 공자의 정치철학을 누구보다 정확히 이해했고 진심으로 그 숭고함에 탄복했다. 볼테르는 《국민의 도덕과 정신에 관한 평론》의 서론에서부터 공자를 언급한다. 사람들이 공자의 가르침을 요약해서 전하고 공자의 법을 따랐던 시대를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가장 존경할 만한 시대’로 평가했다. 공자의 사상이 지배하는 중국을 선교 대상으로 삼는 것을 큰 실책으로 혹평하며 유럽의 문화적·사상적·정치적 개혁개방과 반기독교적 혁명을 향해 앞장섰다. 또한 동아시아를 비롯한 유라시아 대륙의 종교적 자유를 조감하고 톨레랑스tolerance를 부르짖었다. 그 결과 볼테르는 프랑스 앙시앵 레짐의 탄압 대상으로 지목되었고 그의 망명기간은 한없이 길어졌다. 그러나 고국과 유럽 전역에서 그의 명망과 인기는 하늘을 찌르게 된다.

‘유럽의 공자孔子’ 케네, 중국을 모델로 근대경제학을 창시하다! (5장 요약)
프랑수아 케네Quesnay는 프랑스의 경제학자이자 중농주의 자유경제론의 창시자다. ‘경제학’이라는 용어가 만들어진 그의 기념비적인 저서 《경제표》의 사상적 모태가 바로 공맹의 무위이치·민본주의·농본주의·자유상업론이었다.
케네는 《중국의 전제주의》에서 중국의 법치주의적 ‘계몽군주정’과 비세습적 신사紳士제도와 민본주의에 주목한다. 그런가 하면 몽테스키외의 중국 비난에 대해서도 치밀하고 탁월한 논변으로 조목조목 반박한다. 중국의 국민평등교육에 주목하며 ‘학교 건립’의 시븍함을 개탄하는데, 이는 케네를 통해 튀르고에게로 전해져 프랑스에 도입이 시도된다. 그리고 다시 정치가이자 수학자 니콜라 드 콩도르세에게 전수되어 프랑스혁명 시기 보통교육제도 형성에 밑거름이 된다. 미국 사상가 월터 데이비스는 “중국은 케네의 모델이었다”고 단언한다. 개인적 풍모만이 아니라 이런 이유 때문에도 케네는 당시 ‘유럽의 공자’로 불렸다.

애덤 스미스, ‘보이지 않는 손’을 사마천의 ‘자연지험自然之驗’에서 표절하다. (6장 요약)
현대 영국의 사상가 레슬리 영은 애덤 스미스의 자유시장 경제학을 ‘중국산’이라고 단언한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 케네, 튀르고 등 프랑스 중농주의자들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사마천의 ‘자연지험自然之驗’ 개념의 다른 표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겁 많고 소심하기로 유명했던 애덤 스미스는 스코틀랜드 고향 선배였던 데이비드 흄과 달리 공자를 찬양하기는커녕 그 이름조차 거론치 않았다. 그러면서도 직간접적으로 흄보다 더 많이 공맹철학을 빌려 자유시장 이론을 구성한다. 《도덕감정론》과 《국부론》에서 당시 이교異敎철학이었던 공맹의 영향을 철저히 포장해 감추고 굴절·왜곡시킨다.


패치워크 문명의 시대, 공자사상의 재조명
21세기 합리론의 한계와 서구 콤플렉스를 극복한다


동아시아 경제는 18세기까지 줄곧 세계최강이었다. 중국은 제국주의를 자발적으로 포기한 문명국이었고, 영·정조 시대 조선은 중국을 능가한 세계 1위 문화국가였다. 그랬던 동아시아가 어째서 개화기의 동서 문명교체기에 서구 열강에 참패를 당하고 서구 콤플렉스의 깊은 늪에 빠지게 되었는가 공자사상과 ‘패치워크 문명론’ 에 그 답이 있다.

18세기 중국과 조선은 부족한 것 없이 두루 갖춰져 있었기 때문에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았다. 어느 문명이건 정체는 곧 퇴보로 이어진다. 중국과 조선의 몰락은 지나친 자부심이 원인이었다. ‘서양인’을 ‘오랑캐’ 취급할 정도로 자만했다. 반면 16~18세기 유럽은 동양과 여타 세계에 많은 관심을 두고 세계 각지로 진출했다. 도처에서 문물을 받아들이는 개혁개방을 계속해서 서구문명의 꽃을 피워냈다. 8쪽

2천년 동안 동아시아를 풍미했던 공자사상은 18세기 유럽을 강타하여 계몽주의라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근대화 시기, 서구 합리주의 사조는 공자를 서서히 외면하게 되었고 동아시아는 뒤늦게 그 합리주의의 마법에 걸려 공자를 멀리했다. 이성을 신격화하고 감정을 억압하는 서양의 합리주의는 결국 과학적 독재와 자연정복의 이데올로기로 귀결된다. 근대 이후 얼마나 많은 폭력과 전쟁이 이러한 사상적 바탕 위에서 벌어졌던가.

합리주의를 아무리 비틀고 꼬아보아도, 결국 홉스의 말대로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이고 ‘자연의 정복자’일 뿐이다. 반면 공자철학에서 인간은 ‘인간의 벗’이고 ‘자연의 손님’이다. 하늘이 준 천성을 받들어 큰 사랑으로 만물을 키워내는 대지를 본받는 존재인 것이다. 305쪽

공자철학은 오늘날 파탄에 처한 서구 합리주의를 대신할 대안철학이다. 보편적인 생명애와 공감의 정치철학이기 때문이다. 이성보다 감성을, 추리보다 경험을 앞세우고 천성적 욕망과 감정을 선하게 여기며, 인의仁義의 덕성을 지식보다 중시한다. 흄과 스미스 이래의 경험론적 서구문화와 경험주의적이고 감성 중심적인 동양문화는 우리 시대에 상호보완하고 연대해야 한다. 그리하여 지속가능한 신문명의 길을 열어야 한다. 서구 경험론과 굳게 연대한 공자철학이야말로 동서양의 합리론을 청산하고 인류의 새 삶을 디자인할 확실한 대안철학이다.

추천평

여기 용이 꿈틀대는 한 판이 벌어지고 있다. 라이프니츠 봐. 그 뒤로 볼테르 봐. 루소 봐. 동과 서의 힘찬 고금상조古今相照가 이루어진 장관을 봐. 곁들여 2백여년 전 영·정조시대라니. 진지하고 분방한 텍스트 참구參究로 이런 대담무쌍의 한 판을 개진한 바, 장하구나.
나는 구미열강의 대학마다 공자학회가 자리잡은 최근의 풍경에 익숙하다. 이런 중에 어떤 나라는 신중화주의에의 의혹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새삼 호오好惡의 와중에 공자는 지구상의 보편성을 새로 개척하는 실천가치임에 틀림없다.

고은(시인)
황태연 교수는 동서양 철학교류사에 정통한 석학이다. 그의 방대하고 치밀한 연구성과는 역사와 철학에 밝은 작가 김종록의 명쾌한 문장으로 재구성된다. 그리하여 공자와 동양문화가 유럽의 계몽주의를 이끌었다는 사실이 쉽고 흥미롭게 펼쳐진다. 이 책은 동아시아의 뿌리깊은 서구 콤플렉스를 통쾌하게 날려버린다.


김영희(중앙일보 대기자, 국제문제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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