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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중설게
2. 어떤 노름방의 진리 3. 전문 낚시꾼의 충고 4. 노름쟁이 자존심 5. 어떤 이의 외도 6. 장꾼들 7. 단수 8. 시나리오 9. 마수걸이 10. 시비에 대한 판단 11. 장보기 12. 그 사내가 가는 곳은 13.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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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벌어진 지 다섯 시간을 막 넘어서고 있었다. 여덟시경 판을 벌이면서 두시까지만 하자고 약속을 한 터였으나, 게임에 열중하는 모양새로 봐서는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 같았다. 박지만은 허리를 곧추세운 자세를 풀지 않고 카드를 나눠주고 있었다. 선수들에게 카드를 밀어주는 동작은 기계의 그것처럼 딱딱하기 이를 데 없으면서도 정확했다. 그리고 깨끗했다. 오랫동안 딜러를 보아온 솜씨가 그대로 드러났다.
석진이 장담했던 대로 김호웅이 3백, 정진호는 4,5백 정도를 잃었고, 오종화는 처음에 시작했던 판돈 5백을 거의 바닥낸 상태였다. 평소 만만한 호구 역할을 제대로 했다는 하봉석은 가슴을 반듯하게 펴고 게임을 풀어가고 있었다. 이제껏 자신이 누구의 손장난에 놀아났는지 알지 못하는 그는 아마도 지난 밤 꿈자리가 좋았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었다. 모든 것이 계획했던 대로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 p.1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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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는 이렇게 하여 완성되었습니다.
'남편'은 원래 축구선수였습니다. 초등학교 때 시작한 축구는 그의 유일한 희망이었죠. 고등학교 때 사고만 없었더라면 그는 축구선수로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꾸렸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는 불행하게도 사고를 당했고 축구는 포기해야 했습니다.
그때부터 그는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말썽거리'를 찾습니다. 말썽을 즐기며 하루하루를 살아갔던 거죠. 한마디로 건달 비슷한 생활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진짜 건달도 되지 못했던 그는 어느 날 집으로 날아온 영장을 받고는 미련없이 군에 몸을 맡겨버립니다. 제대 후 그는 성실한 인간이 되기로 작정하고 직업을 찾습니다. 하지만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 게 세상 아니겠습니까. 막일부터 시작하여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노력을 하였으나 그의 주머니는 언제나 빈털터리. 어느 날 그는 친구를 따라 '마실'을 나갑니다. 하필이면 그곳이 노름방이었죠. 한두 번 화투를, 카드를 만지다가 그는 의외의 장소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제까지 자신의 적성에 딱 맞는 일을 찾지 못했었는데 그 일만은 어쩜 그리 손에 마음에 달라붙는지! 그는 박수를 치며 좋아했죠. 그리고 그 길로 그것을 업으로 삼아버렸습니다. 그는 작정하고 '사기도박'을 배웠습니다. 전국을 돌며 자신의 기술을 맘껏 연마하고 발휘합니다. 한때 잘나가는 시기도 있었죠. 그러는 중에 '아내'를 만난 것이기도 합니다. 남편의 인생에서 아내는 축복이자 새로운 희망이었습니다. 결국 두 사람은 결혼을 하기에 이릅니다. 그러나 결혼이란 다 아시다시피 연애하고는 또 틀린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내는 후회를 합니다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죠. 이미 자신은 한 남자의 여자. 아내는 남편을 설득합니다. 그러나 사람들 누구나 그렇듯이 적성에 맞는 일을 그만두기란 쉽지 않은 노릇이죠. 남편이 '전국투어'를 떠날 때마다 아내의 속은 점점 시커멓게 타들어갈밖에. 이것도 인연이고 운명이니 어찌 하리요. 아내는 나름대로 살길을 모색하죠. 그리고 작은 사업을 시작합니다. 그것으로 생업을 삼자는 생각이었죠. 힘들게나마 생을 영위하고 있는데 어느 날 길을 떠났던 남편이 돌아옵니다. 그리고는 손을 털었다고 고백합니다. 의심하면서도 아내는 남편을 극진한 정성으로 받아들입니다. 아내는 남편에게 한 가지 제의를 합니다. "나 소설을 쓸까 하는데 당신이 도와줘." 이렇게 하여 {구라}는 완성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