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
제1부 ● 고모의 결혼
미루의 결정 마을을 지키는 나무 혼례 준비 외뿔이와의 만남 저녁상 결혼식 제2부 ● 할아버지 산할아버지 참새와 박새 아버지 장례 고민 기범이 미루의 방 자료 - 미루의 풍속여행 뒤주/목공예/전통혼례/장승/솟대/서낭당/고양이와 십이지/한옥/대청마루/떡/국수/오미자차/외양간/소/쟁기/누각과 정자, 혹은 누정/호두와 부럼 깨물기/김치/우리의 장(간장, 된장, 고추장)/막걸리/수저(숟가락과 젓가락)/가마솥(솥)/한복/족두리/연지와 곤지/돗자리/병풍/화조영모도-민화/보자기/풍물놀이/청사초롱/한지(창호지)/소나무/악박(oboo, 돌무더기)/호랑이/산신/까치/박새/참새/꿩/진돗개/풍산개/부엌/항아리/상례/사주와 점/상복/삼베/관冠/상주/장의사/염(습렴)/수의/관(널)/삼우제/매와 새매 그리고 매사냥/목수/구들(온돌)/고사와 돼지머리/가신(집신)신앙/읍성/효/방앗간/24절기와 세시풍속 이야기 |
|
외양간이란 농가의 창고나 헛간 등지에 설치하는 말과 소를 사육하는 장소를 말합니다. 이는 농촌에서 말과 소가 중요한 가산이므로 가까운 곳에 두어 건강 상태 등을 돌볼 수 있도록 관리하기 위해 만든 것이지요. 전형적인 농촌에서는 집 밖에 외양간을 만들어 사육하는 일도 있었으나 대부분 집에 붙은 창고나 헛간 같은 곳에 외양간을 설치하였습니다. 외양간은 짚을 깔아주어 말과 소가 밟게 함으로써 농업용의 퇴비를 만드는 장소이기도 하였습니다. 우리 민족은 일 년 중 음력 정월 대보름날이면 오곡잡곡밥과 찬으로 말과 소에게도 상차림 하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소나 말을 가족처럼 취급하였다는 뜻입니다.
미루도 성수도 할아버지의 말씀에 더 조심스럽게 가리개를 벗겨냈습니다. 열두 폭의 병풍을 펼치자 꽃이 피어오르고 한 쌍의 새가 날아올랐습니다. 분홍빛의 꽃은 병풍의 좌측 하단에서 줄기가 뻗어 나와 대담하게 중앙으로 치솟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학 한 쌍이 긴 목을 서로 교차하고 있으면서도 서로에게 시선을 놓고 있지 않았습니다. “어떤 분 작품인지는 몰라도 ‘화조영모도’라고 한단다. 모란꽃은 부자로 살라는 것이고 학은 평생 사이좋게 지내라는 의미로 한 쌍이 함께 있는 게지. 결혼식에는 그만인 그림이다.” 성수는 감탄사를 연발하였고 미루는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아름답긴 했지만 집에서 흔히 보던 산수화와는 뭔가 많이 틀렸습니다. 미루의 궁금함을 눈치 채셨는지 할아버지는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네 어미가 대학에서 동양화를 배웠으니 자세한 건 어미한테 묻거라 아이들이 입 주위를 벌겋게 물들이며 산딸기를 다 먹어갈 때쯤 갑자기 비가 후두둑 떨어졌습니다. 성수가 먼저 서낭당 당집 문을 열고 들어가고 보라와 수희도 따라 들어갔습니다. 미루는 그 어두운 곳에 들어가는 것이 망설여졌으나 별 수 없이 들어갔습니다. 성수가 부산을 떨며 뭘 찾더니 성냥불로 초에 불을 붙였습니다. 미루는 흠칫 놀래 주저앉을 뻔했습니다. 흰 수염의 노인이 흰옷을 입고 지팡이를 쥔 채 미루를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노인의 곁에는 눈이 당구공만큼이나 큰 호랑이가 노란 눈을 굴리며 방 안 이곳저곳을 훑어보고 있었습니다. 사실 벽화일 뿐이었지만 미루의 눈에는 그렇게 보인 것입니다. 미루의 모습에 나머지 아이들은 합창을 하듯 웃었습니다. “산할아버지야. 산할아버지!” “오빤 산할아버지가 뭐야. 산신님이지.” 우리나라 산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돌무더기는 ‘악박’이라고도 합니다. 악박은 돌을 쌓아 만든 숭배물 또는 제단을 말합니다. 이와 비슷한 것들이 시베리아, 중국 동북지역, 티베트 등지에도 분포하며, 우리의 서낭당도 이와 비슷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중략) 악박은 행인들이 그 옆을 통과할 때 공물을 바치는 등 악박 자체가 숭배의 대상이 되는 경우와 어떤 제신의 제단으로 쓰이는 경우, 그리고 이정표나 경계표로서의 의미를 가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악박은 지역과 민족에 따라 그 형태에는 차이가 있으나 모두 유목, 수렵 활동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와 정근이 아저씨, 기범이 아버지, 그리고 옆 마을에서 온 목수 아저씨는 할아버지가 사용하시던 사랑방을 허물었습니다. 아버지는 그 방의 구들이 무너지고 지붕에 물이 세서 쓸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새로 싹 고치고 그 곳에 미루의 방을 만들어 주시겠다고 했습니다. 어른들은 기둥을 세우고 서까래를 올리고 산에서 흙을 캐와 짚을 섞어 벽과 구들장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지붕에 기와를 얹었습니다. 미루는 옆에서 잔심부름을 하며 어른들의 작업을 며칠 동안 질리도록 구경했습니다. 때론 더위에 지쳤지만 자신의 방을 만들어주시는 일이라 투정도 부릴 수가 없었습니다. 어른들의 대단합니다. 밥을 먹고 막걸리를 마시면 어디서 그렇게 힘이 나는 지 하루가 다르게 방이 만들어졌습니다. “내일은 고사를 지내도 되겠구나.” 옆에서 지켜보시던 할머니는 미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씀하셨습니다. “고사라니요?” “새 집을 지었으니 집신께 인사를 드려야지.” “집에도 신이 있나요?” “그럼 있다마다. 우리 가족 모두 지켜봐 주시는 신이 계시지. 지붕에도 계시고 부뚜막에도 계시고 방안에도 계시고 어디에도 계신다.”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