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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가 머문 자리
고전과 함께하는 도시 기행, 그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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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신에게 가는 길은 하나가 아니었다
올림포스 · 메테오라 · 아토스 008

1부 신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델로스 - 미코노스 너머의 성지 026
산토리니 - 화산이 봉인한 도시 042
이오스 - 호메로스의 죽음이 머문 섬 053

2부 신은 침묵하지 않았다
델포이 - 바위와 균열에서 들려온 신탁 066
도도나 - 참나무 잎이 신의 목소리가 되던 곳 096

3부 왕들은 돌 속에 잠들었다
미케네 - 사자의 문 너머, 왕들의 밤 112
스파르타 - 침묵을 법으로 삼은 사람들 130
기시오 - 스파르타가 바다와 연결되고 헬레네 신화의 문이 열리는 곳 144

4부 역사는 길목에서 방향을 바꾼다
마라톤 - 들판은 승리보다 오래 남았다 150테르모필라이 - 죽음을 택한 좁은 길 158 살라미스 - 작은 해협에서 제국이 멈췄다 167
코린토스 - 영웅들의 끝이 모이는 도시 185

5부 신전은 권력의 언어였다
아크로폴리스 · 파르테논 - 권력과 수호의 언덕 214

디오니소스 극장 - 도시가 스스로를 무대에 올린 자리 220
뮤즈의 언덕 · 필로파포스 기념비 - 영광과 기억이 겹친 언덕 224

5부 말이 도시를 움직이던 날들
프닉스 · 아레오파고스 - 말과 판결의 언덕 228
아고라 - 민주정이 일상이 된 공간 233
소크라테스의 감옥 - 아테네가 내린 판결 237
일곱 개의 바위 의자 - 말이 태어나던 자리 240
키몬의 무덤 - 돌보다 오래 남은 이름 242
아테네, 끝나지 않은 도시 245

7부 바다는 길이 되었다
수니온 - 아테네가 바다를 바라보던 끝 248

8부 몸은 신에게 가장 가까운 언어였다
에피다우로스 - 아픈 몸들이 극장에 앉아 밤을 기다렸다 258
올림피아 - 신을 위해 달린 사람들 285

9부 집으로 가는 길은 가장 멀었다
가브도스(칼립소 섬) - 떠날 수 없던 자리 304
이타카 - 모든 길이 향했던 곳 314

에필로그
피레우스 - 바다로 열린 민주주의 334

저자 소개 1

인문학연구소 후마니타스 대표. 신문기자와 기업 사보 편집장을 거쳐 대학에서 강의했으며, 현재는 서양 고전을 함께 읽고 토론하는 그레이트 북스 프로그램(The Great Books Program)과 인문학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오랫동안 서양 고전을 읽으며 신화와 역사가 깃든 지중해의 주요 도시와 유적을 직접 답사해 왔다. 현장을 걸으며 텍스트와 장소를 함께 읽고, 고전이 남긴 시간의 흔적을 기록하는 일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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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7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150*210*18mm
ISBN13
9788947502986

책 속으로

나는 이 책을 여행기로 쓰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학술서로 만들고 싶지도 않았다. 실제 장소를 걷는 경험과 고전을 읽는 사유가 만나는 지점을 기록하고 싶었다.
현장에서 읽는 고전은 책상 위에서 읽을 때와는 다른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수차례의 답사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원고는 한 권의 분량을 훌쩍 넘어 있었다. 그래서 많은 장소와 이야기들을 이번 책에 담지 못한 채 남겨 두어야 했다. 그리스의 여러 도시와 섬들, 영웅과 왕들의 기억이 남은 장소들, 그리고 지중해 곳곳으로 이어지는 또 다른 길들이 그 안에 있다. 그러나 그것들은 빠진 이야기가 아니다.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들일 뿐이다.
신들은 사라졌고 신전은 무너졌다. 영웅들은 전설이 되었고 도시들은 폐허가 되었다. 그러나 인간이 남긴 물음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나는 오랫동안 고전을 읽어 왔다. 호메로스와 비극작가들, 헤로도토스와 투키디데스를 비롯해 여러 시대의 작가들이 남긴 문장을 읽으며 늘 한 가지 궁금증을 품고 있었다. 그 이야기들이 태어난 장소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책 속의 장소들은 늘 내게 살아 있는 공간으로 다가왔다. 델포이의 신전과 아고라의 광장, 올림피아의 경기장과 이타카의 바다는 신화와 역사, 문학과 철학이 태어난 자리였다. 나는 언젠가 그 장소들을 직접 보고 싶었다.
--- p.4,〈저자의 말〉 중에서

올림포스로 향하던 첫날, 내비게이션이 안내한 길은 정규 등산로가 아니었다. 아스팔트는 곧 사라지고, 난간도 없는 비포장 산길이 이어졌다. 산비탈을 깎아 낸 거친 흙길은 한쪽으로는 낭떠러지, 다른 한쪽으로는 풀과 자갈이 흩어진 황량한 사면뿐이었다. 차가 굴러떨어질 것 같은 구간을 몇 번이나 지나야 했고, 길가에는 사람 대신 말과 소 떼만이 있었다. 그 순간 알았다. 올림포스는 관광지가 아니라, 인간의 세계가 끝나는 경계라는 것을.
--- p.8, 프롤로그 〈신에게 가는 길은 하나가 아니었다〉 올림포스-신들의 산은 언제나 한 번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중에서

델로스는 처음부터 사람이 살지 않는 섬이 아니었다. 기원전 478년, 이곳은 페르시아에 맞서기 위해 결성된 델로스 동맹의 중심지가 되었다. 동맹의 금고는 아폴론 성역에 보관되었지만, 아테네는 점차 동맹을 자신의 제국으로 바꾸어 갔고, 기원전 454년에는 금고마저 아테네로 옮겼다.
--- p.16, 1부 〈신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델로스-머물 수 없는 중심 중에서

험준한 바위로 둘러싸인 파르나소스 산아래, 델포이는 고대 그리스에서 가장 신성한 장소 가운데 하나였다. 이곳에는 아폴론 신전이 있었고, 세계의 배꼽을 상징하는 돌, 옴팔로스가 있었다. 제우스가 세계의 양쪽 끝에서 독수리를 날려 보냈더니 두 독수리가 이곳에서 만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고대인들은 델포이를 그리스 세계의 중심으로 여겼고, 여러 도시국가들은 이곳에 제물과 보물을 바치며 신탁을 구했다.
--- p.66, 2부 〈신은 침묵하지 않았다〉 델포이-바위와 균열에서 들려온 신탁 중에서

청동기 시대 에게해 지역은 세 가지 주요 문명으로 나뉜다. 크레타 섬을 중심으로 한 미노스 문명, 그리스 본토를 무대로 한 미케네 문명, 그리고 소아시아와 에게 북부 지역과 연결된 트로이 문화다. 이 가운데 미케네 문명은 기원전 1600년경부터 기원전 1100년경까지 약 500년 동안 그리스 본토의 패권을 장악했다. 그러나 기원전 1200년경, 해양민족의 침입과 내부 체제 붕괴가 맞물리며 미케네 문명은 급격히 쇠퇴했다. 400여 년이라는 어둠의 시대를 지나면서 그들은 트로이 전쟁과 아가멤논, 아킬레우스, 오디세우스 같은 영웅들을 이상화하고 노래했다. 이들을 배출한 미케네인들이 바로 그리스인들이 영원히 기억할 그 문명, ‘영웅시대’의 주인공이다.
--- p.113~114, 3부 〈왕은 돌 속에 잠들었다〉 미케네- 사자의 문 너머, 왕들의 밤 중에서

아르고스에서 출발해 산길을 넘어 에피다우로스 성역에 다다를 때,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기묘한 정적이다. 주변의 산들은 깊고 낮게 겹겹이 둘러져 있어 외부와의 소통을 차단한다. 성역 자체가 자연의 품 속에 파묻혀 마치 인큐베이터처럼 보인다. 파우사니아스는 에피다우로스에 도착한 뒤 이곳을 신‘ 이 치유를 위해 선택한 장소’로 묘사했는데, 인공적 경계가 아닌 자연지형이 만들어낸 고립성은 지금도 체감된다. 주차장에서 아스클레피오스의 성소로 가는 길은 온전하게 나를 느끼는 힐링의 걸음이다.
--- p.258, 8부 〈몸은 신에게 가장 가까운 언어였다〉 에피다우로스-아픈 몸들이 극장에 앉아 밤을 기다렸다 중에서

기원전 5세기 아테네가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길은 바다였다. 그 선택의 중심에 테미스토클레스가 있었다. 그는 아테네의 미래가 육지의 농토와 귀족 가문의 세계에만 묶여 있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아테네가 강해지려면 항구가 필요했고, 그 항구를 지키는 성벽이 필요했으며, 바다로 나갈 함대가 필요했다.
그가 주목한 곳이 피레우스였다. 아테네 남쪽의 오래된 팔레론 항구는 작고 방비가 약했다. 반면 피레우스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여러 항구가 있었다. 깊숙이 파인 만은 배를 숨기고 지키기에 알맞았고, 군항과 상항을 함께 운영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테미스토클레스는 이 지형을 아테네의 새로운 힘으로 바꾸려했다.

--- p.335, 에필로그 피레우스, 바다로 열린 민주주의 중에서

출판사 리뷰

"신화를 읽는 가장 깊은 방법은, 신화가 태어난 장소를 걷는 것이다."
그리스 문화와 고전을 담은 인문 기행서

그리스를 소개하는 여행서나 그리스 신화를 해설하는 책은 많다. 그러나 〈신화가 머문 자리〉는 그 두 가지 장르로 나누기는 힘들다.
이 책은 실제 현장을 직접 답사한 저자의 경험 위에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 헤로도토스의 『역사』,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등 그리스를 담은 작품들을 촘촘히 연결하여 그리스의 고전을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독자는 유적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대 그리스인이 왜 그러한 신화를 만들었는지 공간을 통해 이해하게 된다.
특히 저자는 역사적 사실과 신화, 지리와 건축, 철학과 종교를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낸다.
폐허가 된 신전과 광장, 바다와 산길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인간 문명의 질문이 시작된 장소로 다시 살아난다.
저자가 직접 현장을 다니며 찍은 사진 역시 이 책의 중요한 볼거리다. 직접 촬영한 사진은 단순한 풍경 기록이 아니라 독자가 현장을 함께 걷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신화가 머문 자리〉는 그리스를 여행하려는 사람뿐 아니라 서양 고전을 사랑하는 독자, 인문학을 즐기는 독자, 역사와 문명의 뿌리를 이해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독서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 여행서와 신화 해설서를 넘어선 새로운 인문 기행
장소를 통해 고전을 읽고, 고전을 통해 장소를 다시 이해하는 독창적인 구성
· 현장을 직접 답사한 저자의 생생한 기록
수차례 그리스를 답사하며 촬영한 사진과 현장 기록
· 고전이 오늘의 질문이 되는 책
신과 인간, 민주주의, 권력, 전쟁, 귀향, 삶과 죽음 등 고전의 질문을 현대의 시선
· 그리스 문명의 탄생지를 따라가는 입체적 여정
올림포스, 델로스, 델포이, 미케네, 스파르타, 마라톤, 살라미스, 아테네, 올림피아, 이타카 등 신화와 역사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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