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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독자 여러분께 제1장│파란에 넘친 젊음의 향연 제2장│남자를 만날 때 위험한 날은 입동작 응급조치로 제3장│밤새워 팔베개를 해주는 남자, 하세오 제4장│5년간 같이 살던 그 남자는 떠나고 제5장│신지를 뿌리치고 하세오에게로 제6장│“하세오, 왜 나하고는 안 하는 거야?” 에필로그│서로의 확고한 사랑을 확인하고 작품해설 옮긴이의 말 |
Akane Chihaya,ちはや あかね,千早 あか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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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는 건 싫어한다. 꿈을 말로 하고 싶다고도 생각지 않는다. 기도는 왠지 모르게 다른 이의 힘을 빌려 일을 성취하려고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고, 꿈을 말로 하면 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하고 말 것 같다. 꿈이라는 울림은 현실적이지 않다. 프로가 된 뒤로는 신과 부처에게 빌어본 적도 없다. 정월의 첫 참배조차 가지 않는다. 꿈이란 건 실현시키지 않으면 머릿속에 있을 뿐인 그림과 똑같다. 그리지 않으면, 없다.
---「3장 ‘밤새워 팔베개를 해주는 남자, 하세오’ 」중에서 다들 제대로 살고 있다. 감정이나 욕망의 배출구는 딴 곳에 만들어놓고, 손에 넣은 것을 소중히 지키고, 생활도 정신도 스스로 야무지게 컨트롤하고 있다. 나와 닮았다고 생각했던 하세오조차 자신의 성격을 이해하고 요령 좋게 처신하고 있을 거다. 모두 어른이다. 일도 연애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건 나뿐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속절없이 침울해졌다. ---「4장 ‘5년간 같이 살던 그 남자는 떠나고’ 」중에서 “남편이나 연인이나 애인으로는 안 될 때가 있지. 그냥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다정하게 대해줬으면 할 때가 있잖니. 그런데 여자 친구가 아니고, 그건 역시 남자 친구가 아니면 메워지지 않아. 약해져 있을 때 여자는 마음의 한 부분을 남자 친구에게 위로받고 싶어지지. 그런 마음, 정말로 알아. 하지만 너무 가까이 가면 잃고 마니까.” ---「4장 ‘5년간 같이 살던 그 남자는 떠나고’ 」중에서 “저기 말이다. 모든 게 변하는 거야. 딱히 나쁜 게 아니야. 응? 전에도 말했듯이 변하는 게 싫으면 먼저 버리면 돼. 그만큼 새로운 게 들어오게 된다고. 네게는 반드시 들어와. 걱정 마라. 넌 앞으로 필요 없는 것도, 득이 되지 않는 것도, 정도 미련 없이 과감히 버리는 거다. 하지만 몸만큼은 소중히 해, 알았지? 몰라도 괜찮아. (…) 알았냐? 버리고 앞으로 나아가는 거다.” ---「6장 ‘하세오, 왜 나하고는 안 하는 거야?’」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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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간나 아오이는 서른 살을 목전에 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다. 그녀는 교토에서 애인과 동거를 하면서도 유부남 애인을 따로 두고 만난다. 두 남자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면서도, 그녀는 해소되지 못하는 갈증만을 느낄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대학 선배 하세오가 몇 년 만에 불쑥 만나자는 연락을 해온다. 평온한 듯 지속되던 간나의 일상은 하세오로 인해 서서히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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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인도 애인도 필요 없어요. 하세오를 원해요.”
이 소설에서 가장 매력적인 인물로, 하세오를 꼽지 않을 수 없다. 한결 같은 애정으로 간나의 곁을 지키는 하세오 같은 ‘남자 친구’를 갖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일본 서점에서는 “연인도 애인도 필요 없어요. 하세오를 원해요”라는 광고 문구까지 내걸렸다. 《남자친구 하세오》는 크게 두 가지 이야기 줄기를 지닌다고 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간나의 일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고, 두 번째는 간나와 하세오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다. 단순히 대학 선후배 관계로 보기에, 둘의 관계에는 그 이상의 무엇이 존재한다. 하세오는 간나가 힘들 때 어깨를 빌려주고, 어려운 상황에서 그녀를 구해준다. 그러면서도 결코 간나에게 그 이상의 관계를 요구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독자들은 유머러스하면서도 변치 않는 매력의 하세오에게 사로잡힐 것이다. ■ 이 시대 청춘들의 연애와 인생에 대한 진지하고 번뜩이는 심리묘사! 《남자친구 하세오》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어딘가 ‘비일반적’인 연애를 하고 있다. 주인공 간나는 불륜이 뒤섞인 동거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그녀의 친구 미호 또한 유부녀이면서도 애인이 따로 있다. 간나의 단골 술집 사장 쓰유쓰키는 SM플레이로 생활을 유지한다. 언뜻 이해하기 힘든 삶의 방식들이며, 무절제한 육체관계로 점철돼 보인다. 하지만 작가는 그들은 모두 성인 여성으로서 ‘상실’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인생 혹은 일상을 지키기 위해, 포기와 유지의 갈림길에서 그녀들은 그녀만의 삶을 했던 것이다. 상실에 익숙한 청춘들로서, 사랑을 갈구하는 그들의 몸부림이, 치하야 아카네 특유의 치밀하고 섬세한 심리묘사를 통해 그려진다. ■ 청춘의 일과 사랑 그리고 우정, 그 막막함에 대하여 간나는 프리랜서로 일하는 일러스트레이터다. 자기 그림이 실린 동화책 한 권을 내겠다는 목표를 일찍 이루고 난 뒤, 목적과 방향을 잃은 채 하루하루의 일거리에 눌려 지낼 뿐이다. 그러면서도 매순간인 오디션이나 다름없는 부담감, 당장 내일도 예측할 수 없는 불안함이 그녀를 짓누른다. 속도 모르는 지인들은 그녀를 부러워하거나 시기하여 비하하기 일쑤다. 일과 인생에 대한 치하야 아카네의 구체적이고도 실감나는 묘사들은, 사회라는 그물망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2030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내 세계는 나만의 것이다. 앞으로 어떠한 불합리함이 나를 거꾸러뜨려도 다시 일어나서 내가 믿은 길을 갈 수 있을 것 같았다’라는 간나의 자기 응원은, 마치 일상에 지친 독자 전체를 향한 메시지처럼 들린다. “아카네의 소설 《남자친구 하세오》는, 바로 그 일본 젊은이들의 이야기다. 국제질서나 정치의식 같은 크고 무거운 주제는 없다. 심지어 이어령이 현장에서 판독했던 ‘축소지향’의 문화적 인식 같은 것도 없다. 굳이 연관성을 찾아보자면, 일본인이면서 이미 일본을 넘어서버린 무라카미 하루키의 정신적 자유로움을 닮아 있다. 다시 말해, 일본 젊은이들의 삶과 사랑 이야기이지만, 일본 안에만 묶여 있지 않고 동시대의 코스모폴리탄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을 만큼 보편적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이 소설은 현실의 문맥 위에서 실감을 동반하며 읽힌다.” ─ ‘작품 해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