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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바다의 저녁 불빛들, 꿈들, 안개와 같은 지난 여행의 기억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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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보낸 엽서
1. 겨울꽃 지고 봄꽃 찬란히 피어라 / 화진 가는 길 소라고둥 곁에서 시를 쓰다 / 선유도 기행 별똥 떨어진 곳 마음에 두었네 / 동화와 지세포를 찾아서 하늘 먼 곳, 푸른빛의 별들이 꿈처럼 빛나고 / 어청도에서 아, 모두들 따사로이 가난하니 / 삼천포 가는 길 (...) 2. 묵언의 바다 / 순천만에서 화포에서 만난 눈빛 맑은 사람들 거차에서 꾸는 꿈 모든 절망한 것들이 천천히 날아오를 때 / 향일암에서 나무새와 꿈을 만나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팥죽집 가는 길 (...) 3. 집어등을 켠 '만휴'의 바다 / 남제주군 대정읍 사계포 바다로 가는 따뜻한 바람처럼 / 우도로 가는 길 신비한 하늘의 아침 / 조천 저 너머 강둑으로 가고 싶어요 / 바람아래 해수욕장을 찾아서 동백숲 속에 숨은 선경 / 지심도로 가는 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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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가 펄펄 날리는 겨울날 건화 다방에는 톱밥난로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갯일을 끝낸 바다사내들이 톱밥난로 주위에 모여들어 불을 쬐었다. 화력이 좋은 톱밥난로는 그들의 얼어붙은 손을 녹여주었고 따뜻한 피가 도는 그 손으로 커피가 아닌 소주를 마셨다. 사이다 잔에 2홉들이 소주병을 붓고 거기에 고춧가루를 얼마쯤 타서는 두세 잔 거푸 마셨다. 어느 날은 그 큰 소주잔이 건네지기도 했다. (…) 뒷날 내가 쓴 시, 「사평역에서」에 나타나는 톱밥난로는 사실 회진의 이 건화 다방에 놓여 있던 톱밥난로를 슬쩍 빌려온 것이다.
--- p 1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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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탄 불 위에 석쇠를 얹고, 그 위에 살이 피둥피둥해 얼른 꽁치 새끼쯤으로 보이는 싱싱한 멸치들을 얹은 뒤, 굵은 천일염을 고루 뿌린다. 그리고 화덕 주위에 쭈그리고 앉아 언 손에 군불을 쬐며 소주 한 잔씩을 나누는 것이다. 그리고 한 입, 두 입…… 아, 오늘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이 멸치구이임을 새롭게 안다
--- p 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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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구에서 기분 좋은 일 중의 하나는 이리저리 걷다 마주치는 배들의 이름을 읽는 것이다. 배들의 이름에는 선주들의 꿈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선주들은 자신의 배에 어린 시절 고향 동리의 이름을 새기기도 하고 젊은 날 자신이 사랑했던 연인의 이름이나 술 이름을 적어놓은 로맨티시트도 있다. 먼 이국의 항구 이름을 따오기도 하고……. 그 이름들의 의미를 다 모아놓으면 그것이 그대로 한 포구가 지닌 그리움의 실체가 되리라.
--- p 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