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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PART1. 씨앗의 시간시작은 엉성해도, 어김없이 싹은 나온다1. 5월 5일은 ψψψ 식모일2. 작약에 환호작약3. 이 미칠 듯한 수렵채집 본능4. 지금 꼭 먹어야 할 봄나물 55. 나만 몰랐던 멀치와 멀칭의 세계6. 심고 캐고 또 심고 캐고7. 적뢰, 적화, 적과… 군사 용어 아닙니다8. 메밀의 추억9. 쿠바식 틀밭 도전기10. 신민아의 은방울꽃 부케11. 딸기는 오늘도 달린다12. ‘4월의 눈’ 실화인가요?13. 초대하지 않은 손님, 미국선녀가 왔다14. 전설의 무림 고수 같은 농약 이름PART2. 잎의 날들자라나는 것들은 다 사연이 있다1. 텃밭에 참깨 심던 날2. 어느 날 내 풀밭에 농활대원이 왔다3. 아버지가 없는 1년(上)4. 아버지가 없는 1년(下)5. 나는 강원도 찰옥수수파6. 여름에는 호박도래적을 부친다7. 벌에 대차게 쏘인 날8. 비 오는 날의 텃밭 랩소디9. 고야를 아시나요?10. 지금 담으면 1년이 행복한 머위장아찌11. 님아, 그 오이지를 담지 마오12. “농부도 휴식이 필요해!” 1박 2일 영월 여행 코스13. 농촌의 여름 아침은 04시에 시작된다PART3. 열매의 계절사람의 일, 흙의 일1. 참깨가 쏟아지던 날2. 저희 참깨를 구입해주셔서 감사합니다3. 파란 배추씨의 여정4. 10월의 장마5. 감 따기 엘보에 걸렸다6. 은행나무 사위를 봤다7. 허무하게 끝난 올해의 김장대첩8. 오! 마이 갓김치9. 가을에는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이 된다PART4. 쉬는 기쁨밭은 쉬어도 삶은 계속된다1. 약도 없는 ‘다 심겠어’병2. 두부가 엉기는 시간3. 달걀 껍데기와 귤껍질을 모으는 까닭은?4. 눈이 와서 배추적을 부쳤다5. 스산한 겨울에는 붕글국을 끓여요6. 사람 인人 자를 닮은 강원도 김치만두7. 5도 2촌 후 가장 좋아하게 된 단어, 노지월동8. 도장지와 결과지9. 왜 사냐건 웃으려면 퇴비를 주자10. 입춘에도 동파 걱정뿐11. 오늘도 방앗간에 들기름 짜러 간다12. 김장김치 파 먹고 나니 봄이 왔네요13. 봄 농사를 위한 빅 픽처부록1. 텃밭 채소 재배 캘린더2. 농사 패션의 정석3. 김효원의 텃밭 드로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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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는 결국 ‘기다림의 미학’이다”텃밭에서 배운, 우리를 이해하는 가장 느린 방법번아웃이라는 단어가 일상이 된 시대,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성취하고 '완성'해야만 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잠시 멈춰 서서 숨을 고르는 일조차 사치처럼 느껴지곤 한다. 32년간 치열한 언론인으로 쉼 없이 달려온 저자 역시 다르지 않았다. 그러던 저자의 삶에 어느 날 예기치 못한 상실이 찾아온다. 고향에 계신 아버지와의 갑작스러운 이별이었다. 이 책은 주인을 잃고 남겨진 고향의 밭을 차마 외면할 수 없어 얼떨결에 시작된 어느 초보 농부의 ‘5도 2촌’ 생존기에서 출발한다.평일에는 회색빛 도심에서, 주말에는 흙먼지 날리는 강원도 영월에서. 저자는 낯선 밭일 속에서 숱하게 실패하고 넘어진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전원생활의 낭만을 이야기하는 농사 에세이가 아니다. 마음처럼 자라주지 않는 작물과 얄궂은 날씨 앞에서의 좌절은, 통제할 수 없는 삶의 불확실성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법을 가르쳐 준다. 무엇보다 땀 흘려 밭을 일구는 그 수고로운 시간은, 묵묵히 땅을 지켰던 아버지의 궤적을 더듬어 가는 먹먹한 애도의 의식이었다. 아버지가 남긴 낡은 일기를 넘기며, 저자는 무뚝뚝하게만 느꼈던 아버지를 가족이라는 틀을 넘어 '한 명의 인간'으로 온전히 이해하게 된다.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이토록 묵직한 이별과 치유의 과정을 결코 슬픔에만 가두지 않았다는 데 있다. 자연의 섭리를 닮은 사계절의 흐름 속에서, 책은 끊임없이 생동한다. 작약과 참깨, 배추가 자라나는 경이로운 풍경 곁에는 뽑아도 끝이 없는 풀과의 전쟁 등 초보 농부의 좌충우돌 시행착오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땀 흘려 수확한 재료로 뚝딱 차려내는 소박한 식탁은 지루할 틈 없는 유쾌함과 대리만족을 선사한다.그렇기에 이 책은 현대인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다정한 쉼터가 된다. 팍팍한 삶에 지쳐 마음 누일 곳이 필요한 독자들에게는 밭고랑 사이에서 피어나는 맑은 웃음을, 소중한 이의 부재를 겪은 이들에게는 상실을 따뜻하게 보듬는 애도의 시각을 건넨다. 더 나아가 언젠가 자신만의 단단한 삶의 방식을 찾고 싶은 이들에게 내면을 돌보는 ‘기르는 삶’의 눈부신 가능성을 보여준다.흙을 만지고 계절을 견디는 시간은 바쁘게 질주하던 우리를 가만히 멈춰 세운다. 그 고요한 멈춤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잊고 있던 소중한 것들을 돌아보게 된다. 이 책이 건네는 담백한 진실에 귀를 기울여 보자. 우리의 삶은 단번에 '완성'해 내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속도에 맞춰 '길러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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