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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이기는 세계, 머무는 세계
1장 우리는 함께 살 수 있는가 - 나서야 할 때, 물러서야 할 때 혼자 피는 꽃은 없다 · 광화문광장의 깨진 유리창 · 기다림에도 예의라는 것이 있다 · 슬쩍 넘어가려는 사람들 · 말로 세운 칸막이, 무너지는 연대 의식 · 중립은 없다, 침묵도 선택이다 · 성역이 된 연대 · 독창인가, 합창인가? · 석가모니와 애덤 스미스가 본 같은 풍경 · 공유지의 주인은 누구인가? · 햇빛으로 다시 살아나는 마을 · 사바나에서 온 초대장 · 스웨덴이 놓친 것, 우리가 지켜야 할 것 · 사람 인(人) 자를 몸으로 배우다 · 조기 영어 교육, 구구단보다 중요한 것 · 꽉 찬 광장, 사라진 여유 · 칼 리코와 알토스 랩스의 더딘 걸음이 허락한 시간 2장 절(折) - 꺾이며 나아가다 - 모두가 못 본 체할 때 그래도 놓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는 믿음에 대하여 갈라드리엘의 드레스 끝이 닿아 있는 곳 · 어차피 누군가는 꺾인다 · ‘나’라 는 실체, ‘나’라는 착각 · 윤회와 영원회귀 · 짐을 내려놓고 제대로 보기로 했다 · 116년을 산 할머니가 모르는 것 · 지식은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가? · 전국 5일장을 순례하는 이유 · 시대의 끝에서 시작된 느린 혁명 · 차를 둘러싼 두 개의 전쟁 · 달력이 바뀌는 날의 생각 3장 익숙함의 배신 - 질문을 거두지 않기로 했다 신화가 아니라 경로였다 · 반박할 자유 · 공회전하는 사회 · 언어가 휴가를 떠날 때 · 극장에서 만들어진 클릭, 생각이 사라진 뉴스 · 빠른 반응이 느린 생각을 몰아낸 세상 · 언론의 배신, 구조적 타락이 낳은 선행매매 논란 · Wag the Dog · 인사(人事)는 속살이다 · 화려함의 그래비티, 탄탄함의 축적 · 학력주의가 만드는 닫힌 생태계 · 나는 특별하다, 고로 나는 망한다 · 신민(新民)이라는 이름의 지배 · 도구로서의 정의 · 정의가 깃발이 되면 · 차이의 가면을 쓴 차별 · 서로를 가리키는 손가락들 · 침을 뱉어야 차를 빼는 나라 · 누가 입장권을 발행하는가? · 실용의 이 름으로 잃어버린 것들 · 연결될수록 커지는 사회적 책무 · 같은 집, 다른 세상 · 오 르락(樂)내리락(樂) · 직선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곳 4장 과학은 틀림으로 자란다 - 열림과 뒤집힘을 허(許)하라! 과학은 열린 문 앞에서 자란다 · 광기는 지나가고 기록은 남는다 · AI와 맞닥뜨린 과학철학 · 반증이 아름다운 이유 · 삽을 내려놓게 만드는 것들 · 해답을 정답이라 우기는 사람들 5장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 누군가는 끝내 사람다웠고, 누군가는 끝내 그러지 못했다 게으른 자여, 그대 이름은 대인배! · 모두들 숟가락만 얹으면 밥상은 누가 차리나 · CEO의 눈을 멀게 하는 ‘감동 연출극’ · 그는 이번에도 이겼다 · 낙하산은 영수증을 정리한다 · 내가 누군지 몰라? · 넉넉한 웃음 뒤에 숨겨진 칼날 · 명함의 의외의 용도 · 모든 경쟁이 진흙탕은 아니다 · 박수 소리를 세는 사람 · 스스로를 기생충으로 규정하는 순간 · 식당을 차린 덤앤더머 · 우리가 잃은 어른다움 · 축하의 자리에 드리운 그림자 · 화려한 언변, 피어나는 착각 · 회의록보다 무서운 CEO의 ‘선택적 기억상실’ 6장 날개와 나침반 - 방향 〉 속도 AI 시대, 돌고 돌아 다시 가치로 · 환관과 사업가 사이 · 합스부르크의 저주와 소버린 AI · 거대 자본이 집어삼킨 디지털 자유의 꿈 · 보이지 않는 손에서 보이지 않는 코드로 · 탈중개화, 초중개화 · 디지털 이이제이(以夷制夷) · AI 시대, 시장과 정부의 이분법을 넘어서 · 빅 테크의 금융 침공 · 데이터 패권 전쟁, 아시아가 쓰는 답 · 데이터를 숨기는 미국, 데이터를 담보 잡는 중국 · 100만 명으로 세계를 정복한 방법 · 미래학자 프랜시스 베이컨 · 철인과 초인 사이, AI 시대의 책임 · 도산 (島山)이 AI 시대에 던지는 질문 · 피자 지수와 레버리지값 · 현란한 조명 아래 사라진 실체 · 한글의 마지막 매듭 7장 사람의 몫 - 사유 〉 정보 괴물을 풀어놓았다 · 95%의 연결, 25명의 죽음 · 당신의 분노가 누군가의 사업이 된다 · 보이지 않는 소작료 · 그들은 부패한 것이 아니라 낡은 것이다 · 누구의 정상(正常)인가? · 니체가 청소년에게 건넨 질문 · 놀이의 일극화(一極化), 그 위험한 시작 · 정보의 홍수, 사유의 가뭄 · 쓸모없음의 쓸모 · 무지(無知)를 아는 힘 · 저무는 창의력, 떠오르는 감식안 · 팔정도(八正道)가 ‘바른 견해’로 시작하는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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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과연 내 힘으로만 여기까지 왔는가? 가끔 그 질문을 꺼내 드는 것만으로도 삶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그 달라진 태도가 다음 누군가에게는 결정적인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혼자 피는 꽃은 없다. 모든 꽃의 뒤에는 그것을 가능하게 한 토양과 햇빛과 누군가의 손길이 있다.
--- p.17 국가대표 선발 기준은 흔히 오해된다. 리그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를 순서대로 뽑는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기준은 다른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 선수가 팀에서 필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가? 자신의 비중을 줄이고도 팀에 기여할 수 있는가? 이 질문 앞에서 많은 ‘최고의 선수’들이 걸린다. --- p.37 시장은 이미 형성된 경로를 따라 움직일 뿐, 스스로 경로를 바꾸지 못한다. 개인 역시 주어진 구조 안에서 합리적 선택을 할 뿐이다. 경로 자체를 바꾸는 것, 새로운 경로를 만들고 그것이 실질적 대안이 되도록 만드는 것은 공공의 역할이다. 이는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 그래서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쉽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경로를 다변화하고, 특정 지역 독주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 p.105 세대 통합은 서로를 닮게 만드는 일이 아니다. 서로 다른 조건에서 형성된 인간들이 같은 구조 안에서 각자의 몫을 맡는 방식을 다시 설계하는 일이다. 기성세대가 내려놓아야 할 것은 우월감이 아니라 이미 유효하지 않은 결정 독점이다. 그때서야 MZ세대는 비판자가 아니라 공동 설계자가 된다. --- p.174 디지털 시대는 모든 게 연결되고 끊임없이 변한다. 거대 담론만으로는 부족하다. 데이터를 읽고, 현상을 직시하며, 실시간으로 조정해야 한다. 사회과학이 등속운동을 하는 동안 자연과학은 가속운동을 해왔다. 이제 둘은 만나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을 외치면서 리더십은 조선시대 성리학 수준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 법전 속 권위가 아니라 실험실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 현장의 데이터를 존중하며 끊임없이 검증하고 수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 p.199 정화의 배는 더 컸지만 아무것도 남기지 못했고, 콜럼버스의 배는 작았지만 500년의 구조를 남겼다. 이제 우리에게 정화의 윤리와 콜럼버스의 확장성을 결합할 도구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문제는 그 도구가 지금 소수에게 집중되어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경로의존성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이 중요하다. 10년 후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AI를 어떻게 개발하고, 누가 소유하며, 무엇을 위해 사용하는가를 결정해야 한다. --- p.265 계몽이 다시 억압이 되지 않도록, 우리가 만든 디지털 사슬이 다시는 우리를 억압하는 쇠사슬이 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기술의 심장에 윤리라는 온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자본주의의 모순을 고치려던 순수한 열망이 다시 자본주의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오늘, 우리는 그 늪에서 빠져나올 첫 번째 밧줄을 다시 꼬아야 한다. 그것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의지와 협력이라는 이름의 밧줄이다. --- p.272 누가 알고리즘을 만드는가? 지금은 소수의 엔지니어가 결정한다. 모델의 목적함수는 누가 정하는가? 플랫폼을 소유한 기업이 정한다. 추천과 배제는 누가 감독하는가? 사실상 아무도 하지 않는다. 데이터는 공공재인가, 사유재인가? 법적으로는 애매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기업 자산이다. 시민은 AI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가? 제도적 장치는 거의 없다. --- p.275 칭기즈칸이 위대했던 이유는 빨리 배워서가 아니었다. 권력을 쥔 자가 지식 앞에서 겸손했기 때문이다. 권력이 지식을 억누르지 않고 지식이 권력을 보완하도록 허용했을 때, 100만 명의 유목민이 세계를 바꿨다. AI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결국 같은 원리다. AI 리터러시를 갖춘 구성원을 키우고, 그 지식이 조직 안에서 자유롭게 흐르도록 허용하는 것. 새로운 기술이 문제가 아니다. 그 기술 앞에서 권력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가 문제다. --- p.300 고객 서비스는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지만 경영관리 부서는 숫자로만 판단한다. 기술 부서는 완벽한 시스템을 원하고, 사업 부서는 빠른 출시를 원한다. 각자의 논리는 옳지만 서로 부드럽게 이어지지 못하면 실패한다. 실제로 IBM 조사에 따르면 AI 프로젝트의 75%가 부서 간 협업 부족으로 실패했다. 이런 시대에 안창호 선생의 리더십이 떠오른다. 그는 권력 대신 통합을, 명령 대신 신뢰를, 무엇보다 공동체의 가치를 추구한 리더였다. --- p.307 사회적 안전망이 탄탄하고,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가 있고, 정서적으로 기댈 곳이 있다면 소셜 미디어의 부정적 영향은 줄어든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 실패는 곧 낙오로 여겨지고, 힘든 마음을 털어놓으면 나약하다는 평가를 받기 쉽다. 이런 환경에서 소셜 미디어는 위로가 아니라 압박으로 작용한다. --- p.326 마르크스 시대에 경제의 맥을 쥐고 있던 사람들이 자본가였다면, 지금은 조금 다른 종류의 사람들이 그 자리에 있다. 숫자에 밝고 코드를 다루는, 이른바 디제라티(Digerati)라 불리는 기술 엘리트들이다. 이들이 설계한 알고리즘은 누가 노출되고 누가 묻힐지를 결정한다. 사업의 논리가 수학의 언어로 포장되어 있다. 그런데 마르크스 시대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하나 있다. 잉여가치의 흐름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 p.332 니체의 말로 돌아가 보자. “영혼의 평화와 행복을 얻고 싶으면 믿고, 진리를 알고 싶으면 질문하라.” 이 말의 핵심은 선택이 아니라 자기 이해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편안함을 좇는가, 진실을 좇는가? 청소년들이 이 질문을 스스로 던질 수 있을 때, 그들은 비로소 누군가의 목소리가 아닌 자기 목소리로 살아갈 수 있다. --- p.343 생성형 AI는 인간의 창의력을 넘어서고 있지만, 인간의 감식안을 흉내 내기엔 아직 멀었다. AI는 패턴을 읽지만, 인간은 방향을 결정한다. AI가 가능성을 제시할 때, 인간은 의미를 부여한다. 본격적인 AI 시대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진짜를 알아보는 눈이다. --- p.3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