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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제국의 열다섯 살 최연소 병사
엉뚱한 곳에 꽂혀 있는 우리의 깃발 첫 출격 충성 선서 다시 강제수용소 보초로 수많은 희생의 출발점에서 서부 진격 르 파라디의 불명예 점령지 프랑스에서 1941년 하지 발다이 구릉의 늪과 빙하호 지대에서 데미얀스크 포위전 11월의 태양 하리코프 겨울 전투 전쟁 역사상 최대의 물량전 이탈리아 무장친위대 밀리치아 아르마타 마지막 전장을 향해 대단원 1945년 하지 수기를 마치며 부록: 색인, 무장친위대 계급 대조표, 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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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량에 따라 수감자를 다루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되었고, 수감자와 가벼운 접촉만 있어도 무거운 처벌을 받았다. 수감자가 규칙을 위반했을 때는 수감자 번호를 적어서 사령부에 보고해야 했다. 그러면 사령부에서 처벌의 강도를 정했다. 수감자는 경비 초소에 다섯 걸음 이상 접근하면 안 되고, 수감자가 아닌 사람과 말을 하거나 뭔가를 주고받는 것도 금지되어 있었다.
설마 우리가 이 일을 맡으려고 여기로 온 것일까? 이런 곳이 우리가 독일 제국을 수호하겠다는 포부를 안고 지원한 엘리트 부대란 말인가? 이런 임무와 내 청춘을 바꾸었단 말인가? --- p.15 “저들은 모두 총살될 거야!” 나는 무슨 뜻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저 고약한 농담이겠거니 생각하면서 재차 물었다. “누구 명령인데?” “크뇌흘라인 SS 대위.” 그제야 농담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가족사진을 손에 든 채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포로들의 총살을 지켜보지 않으려고 서둘러 그 자리를 떴다. --- p.131 기온은 이미 영하 30도 이하로 뚝 떨어졌다. 그러나 추위를 뼛속까지 파고들게 하는 것은 끝없이 펼쳐진 눈밭 위로 휘몰아치는 매서운 바람이었다. 어깨에 걸친 모포는 나무판처럼 굳어버려 몸을 따뜻하게 해주지 못했다. 심지어는 자동화기에 넣는 총기 윤활유까지 노리쇠 부분에서 딱딱하게 얼어 있었다. 그래서 첫 발을 쏘고 나면 더는 작동하지 않았다. 또 우리가 입고 있는 회녹색 군복은 새하얀 눈밭에서 적의 이상적인 표적이 되었다. 우리는 참담하고 씁쓸한 마음으로 지도부의 무능함을 깨달았다. --- p.248 “내일 아침 저들은 제일 먼저 신규 입소자 중에서 SS 병사들을 추려낼 거야.” 내 머릿속에서 경보가 울렸다. 그러나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물었다. “저들이 SS 병사인지 아닌지 어떻게 아는데?” “아니, 지금까지 그것도 몰랐나? SS 병사들은 모두 왼쪽 팔 아래 자기 혈액형을 새겨넣었다는데!” --- p.5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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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로 참전하여 체코 병합에서 베를린 공방전까지……
치열하게 싸우고 살아남았으나 결국은 멸시와 손가락질의 대상이 되고 전범조직의 일원으로 전락한 한 무장친위대 대원의 8년에 걸친 뼈아픈 기록 「폭풍 속의 씨앗」은 제2차 세계대전의 역사를 온몸으로 지나온 전 무장친위대 대원 헤르베르트 브루네거의 수기이다. 겨우 15세의 나이에 토텐코프 사단에 지원하면서 시작된 무장친위대 생활을 소련군 포로로 끝마친 저자는, 어쩌면 상기시키고 싶지 않았을 본인의 기억을 자세히 써내려간다. 감정이 끼어든 것을 발견할 때마다 기껏 완성한 원고를 모두 찢어버릴 만큼 저자가 엄격하게 지키고자 한 것은 단 하나, ‘스스로의 진실’이었다. 군사전문가와 역사학자들이 쓴 기존의 전쟁사와는 달리 「폭풍 속의 씨앗」은 전장의 현실 자체에 집중한 이야기라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게다가 참고자료로 수록된 전쟁 당시의 사진들, 포화 속을 누비며 일상을 틈틈이 수첩에 기록하는 본문 속 저자의 모습 등은 이 책의 저자가 풀어내는 이야기의 사실성을 더 돋보이게 해준다. ‘전범조직’ 무장친위대 - 과연 면죄부는 있을까? 2차 세계대전의 승전국을 비롯한 전후의 역사는 나치 독일의 친위대(SS)를 ‘전범조직’으로 간주한다. 악의 제국 나치 독일에서도 가장 어두운 부분으로 여겨진 친위대는 그저 ‘비난의 대상’으로 여겨졌었을 뿐 그 구성원 자신의 목소리는 철저하게 금기시됐다. 이 책이 흥미 위주의 이야깃거리를 나열한 무용담을 넘어선 주목을 받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저자는 ‘스스로의 진실’에 충실한다는 원칙에 따라 자기가 목격한 친위대의 범죄와 부정적 측면들을 솔직히 밝힌다. 이는 맞서 싸웠던 소련군의 그에 못지않은 행위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이 책은 그렇게 차례차례 죽어가는 전우를 보며, 서로의 증오를 부추길 뿐인 계속된 공방전을 겪으며, 생사를 넘나드는 격전지에서 살아남은 한 병사의 잊지 못할 고백이다. 이렇게 기록을 남기는 것은 치열하게 살아남은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기도 하지만 막중한 의무이기도 하다. 죽은 사람은 할 수 없는 일이다. 진실을 아는 누군가가 되도록 많은 이야기를 많은 사람에게, 후세에 남기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우리는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 책은 장대한 자료를 엮어낸 다큐멘터리나 유명인사의 증언을 바탕으로 엮인 공적인 전쟁사로는 담아낼 수 없었던 제2차 세계대전의 또 다른 역사이다.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음을 변명하지 않고, 부정적인 측면에 침묵하지 않은 참전병의 진솔함 앞에 숙연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폭풍 속의 씨앗」은 나치 독일의 반성문은 아니다. 저자는 어디까지나 ‘자신의 시각’에서 진실을 기록한 것이며,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그 점을 염두에 두어 충분히 걸러서 읽고 조심스럽게 해석해야 할 것이다. 병사들 간의 전우애가 아무리 빛을 발한들 무장친위대가 ‘전범조직’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 말이다. 치열한 전투와 생생한 묘사, 귀중한 증언 헤르베르트 브루네거는 체코 병합부터 1945년 5월 독일 항복에 이르기까지 8년에 걸쳐 ‘최전선에서 전투에 임하는 일반 사병’으로 살아남았다. 기존에 나온 대부분 관련 서적들이 고위 지휘관급의 회고록으로서 최전선의 현장감이 부족하며, 최전선의 일반 병사들은 뒤를 돌아볼 수 있을 만큼 오래 살아남지 못했던 것을 생각할 때 이 책은 그 자체로 귀중한 사료이자 증언이다. 영하 50도를 치닫는 데미얀스크의 혹독한 포위전, 쌍방 300만의 대병력이 격돌한 쿠르스크 전투의 장대한 개막과 처절한 전차전, 절망 속에서 이어지는 독일 본토 방위전이 일인칭 시점으로 생생하게 펼쳐진다. 또한, 전쟁사 측면에서는 풍부한 당시 사진 자료와 함께 토텐코프 사단 일선 부대의 편제, 주요 전투, 해당 전선 상황에 대한 상세한 자료가 되기도 한다. 책의 묘사는 생생하며 상황은 치열하지만 이를 이야기하는 저자의 어조는 담담하다. 저자는 자신의 기억을 충실히 묘사하되 판단은 독자에게 맡긴다. 이를 통해 독자는 최전선에서 전쟁을 고스란히 감당해야 했던 한 젊은이의 담담한 시선을 자연스레 따라가게 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끊임없이 대포가 쿵쿵거리고, 총탄이 쉼 없이 날아다니는 전장에 와있다. 주인공과 함께 하루에도 몇 번씩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동료가 된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보복을 무릅쓰고 낯선 점령군 병사에게 물이라도 한잔 건넬수 밖에 없는 피점령지의 주민이 된다. 그렇게 겪는 전쟁으로도 새삼 깨닫기 시작한다. 누군가의 헛된 야욕은 다른 누군가의 인생을 쉽게 파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은 저자가 무장친위대 대원이었다는 점에서 여타 체험기와 다르다. 저자는 거의 60년 전에 겪은 일들을 미화하거나 숨기지 않고 풀어내며, 영국군 포로를 집단학살한 사건도 고스란히 기록한다……. 브루네거의 가차없는 이 책은 자신의 체험을 비판적으로 솔직하게 기록한 수기로서, 오늘날의 시각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격렬했던 전쟁의 참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 로얄, 다스 도이체 베어마가진(loyal das deutsche wehrmagazin) 이 책은 한 시대의 증인이 주관적으로 바라본 세계사의 단면을 보여준다. 브루네거는 전쟁의 공포를 미화하지 않으면서도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끌어가며, 일인칭 서술과 긴장감 넘치는 현재진행형 문체가 이 참전기에 신뢰도를 더 해준다. - 다스 도이체 바펜 저널(Das Deutsche Waffen - Journa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