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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는 그 어느 시대보다 많은 미술을 본다. 스마트폰을 켜면 세계 미술관의 소장품과 국제 비엔날레, 갤러리 전시를 시차 없이 만날 수 있다. AI는 무한한 이미지를 생산하고, SNS는 그것을 실시간으로 유통한다. 미술은 어느 때보다 쉽게 소비되는 시대를 맞이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미지를 보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작품을 경험하는 시간도 함께 늘어났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우리는 작품을 오래 보기보다 빠르게 넘기고, 전시를 기억하기보다 기록한다.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미술은 점점 화면 속 콘텐츠가 되어가고 있다. 바로 이러한 시대에 퍼포먼스가 다시 주목받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미지는 앞으로도 더욱 많아질 것이다. 그러나 미술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는 이미지를 생산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경험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이번 호 특집이 한국미술의 역사와 개념적 성격을 되짚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퍼포먼스는 과거의 실험을 기념하기 위한 장르가 아니라, 이미지가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더욱 절실해지는 경험의 예술이기 때문이다. 이경모 편집주간 CONTENTS 015 EDITORIAL 016 FOCUS COVER ARTIST 022 김진두 나비가 바라본 세계 - 있음직한 불가능 |유근오 ZOOM IN ARTIST 032 길현수 생명의 회화 ― 길현수 예술의 생성과 존재 |이경모 038 이경해 끝없이 ‘숨’(Breathing)이라는 기본으로 돌아가라 |이재언 044 차정숙 ‘내 마음의 노래’ |서성록 SPECIAL FEATURE 050 개념미술과 동시대 한국미술 |김연희 052 괄호 속 한국 개념미술 : 《이것은 개념미술이 (아니)다》 |진휘연 059 한국 퍼포먼스 아트의 개념미술적 성격 |이경모 065 개념미술과 차용의 전략 –김홍석 작가를 중심으로 |김연희 TOPIC 072 가나아트컬렉션 《기술의 저변: 경계에 선 장면들》 |임종호 SPACE & PEOPLE 078 예술은 다시 삶이 된다. 오유경의 평창동일번지 |정선화 082 문범강(BG Muhn)이 바라본 현대미술과 북한미술의 간극 |임종호 086 《MMCA 과천 40주년: 빛의 상상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 임종호 ART WORLD 092 NEW YORK 관계의 감각, 세계를 다시 잇다 《2026 휘트니 비엔날레》 |임종호 096 LONDON 《아나 맨디에타(Ana Mandieta)》 존재했다가 사라지는 몸의 기억 |정선화 100 TOKYO 사사오카 유리코 개인전 《소용돌이》 |김민경 104 ARLES 《아를 국제사진축제(Les Rencontres d'Arles) 2026》 프랑스 아를(Arles) |임종호 SERIAL 109 미술아카이브로 한국미술 돌아보기: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의 미술아카이브(7) 기록으로서의 단체사진 |김달진 113 르네상스 미술가(2) 후안 산체스 코탄 (Juan Sánchez Cotán) |서영희 117 현대사상과 예술(4) 롤랑 바르트 (Roland Barthes) |김연희 EXHIBITION 124 동시대 한국 리얼리즘의 변혁을 가늠하다 《2026년 제44회 신작전》 |서영희 MONTHLY HIGHLIGHT 128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SAUVE QUI PEUT)》 갤러리현대 신관 |정선화 130 《Palimpsest Circle》 장진 초대전, 동덕여자대학교 미술관 |이경모 132 《돌과 미 기획전》 제주돌문화공원 |김유정 134 《절실한 만남, 잃어버린 풍경을 찾아서》 위영혜 개인전, 금호미술관 |서성록 136 《덧 (Overlaid)》 이성은 개인전, 소비지갤러리 부산 |김예늘 138 《Pareidolia : Toward Essence》 유종욱 개인전, 갤러리 애플 |이경모 140 REVIEW 143 PREVIEW CURATOR & CURATION 144 제주의 바람과 낡은 우사, 현대미술을 품다 ‘청유갤러리’ 박은희 관장 |예미킴 CULTURE 148 너무 많은 것을 품은 상자, 고레에다 히로카즈 《상자 속의 양》 |임종호 150 루시 커크우드 〈아이들(The Children)〉 |김연희 ATELIER 152 세 번의 변곡점과 물성의 정신 – 결국 ‘정현’으로 귀결되다 |이봉식 GLOBAL ISSUE 158 《박찬욱: 고요한 아침에》 영화는 통제의 예술, 사진은 해방의 예술 |김민경 160 BOOKS & BOOKING 161 POSTSCRIPT 162 SUBSCRIP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