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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칭 여자 시점
조세인
글을낳는집 2026.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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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1인칭 여자 시점
81년생 조세인
마돈나처럼 대꾸하렴
결혼은 편의점 ‘2+1 유혹’을 닮았다
낭만이 사라진 곳에 결혼이 있다
어차피 불안하다면 비혼을 택할래
여자들은 마녀를 꿈꾼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혼자 잘 살 겁니다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
프랑스에선 필요 없는 고민
안토니아의 식탁

2부. 1인칭 주인공 시점
바람처럼 떠돌다 한줌 재가 되었네
담배와 찬송가
46년 만의 수학여행
몸의 칼자국, 마음의 칼자국
꿈, 무의식이 보내는 편지
나 좀 죽여 줘
꺼먼 바다를 지나며
히말라야에는 여신이 있다
온화한 사람이 되고 싶어 뜁니다
그래서 나는 쓰기 시작했다

3부. 1인칭 관찰자 시점
왜 부끄러워해야 합니까?
자연주의 출산의 수호자, 칠순의 마리아
늙어가는 엄마에게
새물내의 인형 이야기
사막을 달리는 여자
그림은 연필만 있으면 돼
스무 살 마흔 다섯
살짝 미쳐서 매력적인
할머니의 요리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춤추는 나무처럼

저자 소개 1

경상국립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글쓰기의 언저리를 유랑했다. 뉴스앤조이?복음과상황?단디뉴스 기자, 오마이뉴스에서 시민 기자로 활동했다. 대안 배움터인 샨티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쳤고, 생계를 위해 노인복지센터, 요양원, 카페, 펜션 등에서 일했다. 다채로운 이력은 타인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는 망원경이 되었다. 현재 진주여성민우회 활동가이자 편집디자이너로 책을 만들고 있다. ‘글쓰기 멘토’로 여성들의 서사를 길어올리는 ‘여성 생애사 수업’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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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7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270g | 127*188*16mm
ISBN13
9791197868993

책 속으로

비혼을 선택한 너에게 결혼을 선택한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복잡한 인간관계로 들어가기 싫어서든, 타인의 삶을 짊어질 무게가 버거워서든, 혹은 온전한 사랑과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싶어서든, 나는 너의 결단을 격렬하게 지지한다.
문정희 시인이 노래했듯 “결혼은 중요해. 그러나 인생이 더 중요”하니까.
---p.36 「마돈나처럼 대꾸하렴」 중에서

친구가 잠시 머뭇거렸다.
“인정하긴 싫지만, 나 자신을 잘 몰라서 결혼을 선택한 것 같아.”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우린 왜 그렇게 순진했을까?”
왜 깨달음은 늦게 오는 걸까. 결혼식보다 장례식에 갈 일이 더 많아진 나이가 돼서야 알게 되는 걸까.
---p.70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혼자 잘 살 겁니다」 중에서

“어르신, 잘 주무셨어요?”
덕배 할아버지는 나를 빤히 보더니 어눌하지만 간절한 목소리로 부탁했다.
“나…… 좀…… 죽여 줘…….”
순간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10년 동안 천장만 바라보며 누워 있는 삶. 밥도 혼자 먹지 못하고, 몸을 뒤척이는 것조차 남의 손을 빌려야 하는 삶. 해맑게 건넨 내 인사가 부끄러워졌다.
---p.123 「나 좀 죽여줘」 중에서

우리는 그 꺼먼 바다를 지나왔다. 애순이 엄마 말대로였다.
“죽어라 팔다리를 흔들면 꺼먼 바다 다 지나고 반드시 하늘이 보여. 반드시 숨통 트여.”
지금 나는 글을 쓴다. 그때 부여잡던 손목으로 이제는 펜을 쥔다. 꺼먼 바다가 지나간 자리에 조금씩 푸른 하늘이 스민다. 그렇다고 바다가 사라진 건 아니다.
---p.134 「꺼먼 바다를 지나며」 중에서

숨을 고르며 고개를 들었을 때였다. 저 멀리 산에서 어떤 형상이 보였다. 처음엔 착각이라고 생각했다.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았다. 그건 여신의 얼굴이었다. 눈이 깊게 쌓인 골짜기와 봉우리들 사이로 여신의 얼굴이 새겨져 있었다.
‘내가 여신을 만나러 여기 왔구나.’
강인하고 고요한 모습이었다.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산과 하나가 된 여신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안나푸르나는 여신의 이름이다.
---p.137 「히말라야에는 여신이 있다」 중에서

평소 다정한 지인 대홍 씨가 〈인간극장〉 ‘아빠는 살림왕’에 출연해 날마다 운동하는 이유를 말했다.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타인에게 온화할 수 있습니다.”
그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좋은 성품은 의지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지치고 힘들수록 사람은 날카로워진다. 몸이 무너지면 마음도 무너지고, 마음이 무너지면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 온화함은 성품이 아니라 노력의 결과였다.
---p.146 「온화한 사람이 되고 싶어 뜁니다」 중에서

그들의 삶의 무늬를 내 문장에 새기고 싶었다. 기록하지 않으면 없었던 일처럼 지워질까 두려웠다. 특히 고단한 생을 견뎌온 여성들의 서사를 적고 싶었다. 저마다의 삶을 꿋꿋이 짊어진 그 이름들이 내 문장 속에서 다시 숨쉬기를 바랐다.
---p.157 「그래서 나는 쓰기 시작했다」 중에서

엄마의 하루는 늘 같았다. 새벽에 나가 밤에 들어왔다. 쉬는 날이 없었다. 엄마는 자신을 기다리다 지쳐 잠든 아이를 보며 마음을 다잡곤 했다. 훗날 나는 엄마에게 물은 적이 있다. 오빠와 나를 두고 도망치고 싶은 적은 없었느냐고. 엄마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런 생각 한 번도 한 적 없다.”
---p.177 「늙어가는 엄마에게」 중에서

몇 해 전, 어느 해혼식에 참석했다. 17년 동안의 결혼을 마무리하는 수피의 해혼식이었다. 결혼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각자의 삶을 살아갈 두 사람을 위로하고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나는 결혼을 축하해준 적은 많지만, 헤어짐을 축하하는 건 처음이었다.
---p.187 「사막을 달리는 여자」 중에서

2019년 그녀가 호스피스 병동에서 죽음의 갈림길에 있을 때 관옥 선생님이 방명록에 남긴 글로 이 글을 마무리한다.
“레오나 자영에게. 축 졸업! 그리고 입학”
그녀는 고통과 환희가 교차하던 생을 충만하게 졸업하고, 바람에 온몸을 내맡긴 채 ‘춤추는 나무’가 되었다.

---p.227 「춤추는 나무처럼」 중에서

출판사 리뷰

결혼이라는 울타리와 비혼이라는 광야 사이에서

1부에서는 결혼이라는 제도 안으로 걸어 들어간 저자 ‘81년생 조세인’의 눈을 통해, 우리 사회가 여성에게 부여하는 관습의 부조리를 정면으로 응시한다. 그녀는 결혼이라는 가부장적인 울타리 속에 살면서도 비혼의 광야를 두리번거렸던 자신의 모순과 갈망을 정직하게 고백한다.

이 책은 단순히 결혼과 비혼의 이분법적 선택을 강요하지 않는다. 어떤 삶을 선택하든 루소의 말처럼 ‘원하지 않는 것을 하지 않을 용기’를 쥐고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생의 무대에 서기를 응원한다.

그리고 영화 『안토니아스 라인』의 ‘안토니아의 식탁’처럼, 소외되고 상처받은 영혼들이 모여 서로를 환대하고 자신만의 춤을 추는 삶이야말로 여성들이 도달해야 할 진정한 자유임을 보여준다.

세월의 칼자국을 견딘 후 길어 올린 기억들

2부는 저자가 지나온 생의 궤적과 영혼에 새겨진 흉터를 정직하게 기록한 내밀한 자전적 생애사다. 한 인간의 슬픔의 뿌리가 어디에서 시작되고 그것을 어떻게 껴안았는지 담담하게 고백한다. 저자는 생의 첫 번째 결핍인 ‘아빠’의 서사로 시작해 유년 시절 몸과 마음에 새겨진 칼자국을 떠올린다.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기 위해 저자가 선택한 것은 ‘꿈 상담’이었다. 밤마다 무의식이 보내오는 메시지를 해석하며, 저자는 캄캄한 지하 계단에 홀로 웅크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내면 아이를 안아주는 과정을 통해 비로소 타인의 시선을 떨치고 스스로를 치유하는 법을 배워나간다.

상처를 딛고 일어선 저자의 발걸음은 요양원이라는 생의 마지막 풍경으로 향한다. 사회복지사로서 치매 노인들의 일몰증후군과 “나, 좀 죽여줘!”라고 울부짖는 절망을 목격하며 통과해낸 4년의 세월 동안 저자는 스무 명의 죽음을 지켜본다. 이를 통해 삶과 죽음이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는다.

저마다의 별자리를 지켜온 10명의 여자들

3부는 시선을 확장하여 저자가 찾아낸 10명의 여성들의 인생 관찰기이다. 모진 세월을 견디고도 삶을 긍정한 위안부 할머니, 45년 동안 새 생명의 탄생을 지켜온 조산사, 남편의 장례를 치르고 무작정 걷기 시작한 엄마, 산후우울증을 딛고 25년째 달리는 마라토너, 명상으로 자신을 찾고 그림을 그리는 작가, 살짝 미쳐 있어서 매력적인 20대 페미니스트, 대학 대신 할머니의 부엌으로 간 청년.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눈에 잘 띄지 않던 그녀들의 고유한 목소리가 저자의 다정한 필체를 통해 온전한 서사로 되살아난다. 울타리 안이든 광야 위든, 자신이 선택한 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의 별자리를 지켜온 여성들의 연대기이다.

자신의 이름을 잃어가는 이 시대의 여성들, 그리고 세상의 기준을 거부하고 나답게 살아가기를 멈추지 않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스스로의 ‘19호실’ 문을 열어젖힐 아름다운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서문

19호실을 찾아서

도리스 레싱의 단편소설 『19호실로 가다』의 주인공 수전은 누가 보아도 흠잡을 데 없는 삶을 살고 있다. 런던 교외의 넓은 집, 지적인 남편, 네 명의 아이, 경제적 안정. 그러나 수전은 그 완벽한 삶 속에서 서서히 자기 자신을 잃어간다.

그녀는 침묵을 찾아 나선다. 처음에는 맨 꼭대기 빈방으로, 그다음에는 런던 도심의 허름한 호텔 19호실로. 아무도 없는 곳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 그녀가 찾아간 19호실은 아내도, 엄마도, 누군가의 무엇도 아닌, 그저 한 존재로 숨쉴 수 있는 곳이었다.

나에게도 그런 방이 필요했다. 아무도 나를 부르지 않고 잘해내지 않아도 되고 그저 가만히 머물러도 좋은 자리. 그 방은 거창한 공간이 아니었다.
때로는 카페의 구석 자리였고, 오래된 사진을 들춰보는 고요한 밤이었으며, 아무도 읽지 않을 일기장의 첫 줄이기도 했다. 그곳에서 지나온 시간과 내 곁을 스친 인연들을 떠올리며 글을 썼다.

이 책은 세 개의 시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인칭 여자 시점’은 결혼과 비혼의 경계, 그 언저리를 걷는 여자들에 관한 이야기다. 나는 결혼이라는 울타리 안에 살면서도 비혼이라는 광야를 상상했다. 제도 안에 뿌리를 내리면서도 시선은 밖을 향하곤 했다. 그러다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자기 이름만으로 살아가는 그녀들이 궁금했다. 하지만 광야를 걷는 일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안다. 드넓고 자유로운 만큼 때로는 거칠고 외로운 길이라는 것도. 그래서 응원하고 싶었다. 아니, 응원해야 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은 오롯이 나로 존재하며 살아온 시간을 그렸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이름에서 시작해 세월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기억을 담았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미워했던 순간들. 글을 쓰면서 알게 되었다. 사랑도 미움도 결국 한뿌리라는 것을.

‘1인칭 관찰자 시점’은 일상에서 만난 10명의 여성들의 삶을 관찰한 기록이다. 울타리 안이든 광야 위든 자기만의 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의 우주를 지켜온 여자들. 어디에나 있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 그녀들의 고유한 목소리를 받아 적었다.

이 책을 건네고 싶은 이들이 있다. 결혼과 비혼 사이 어딘가를 서성이는 여자들, 타인이라는 거울에 자신을 들여다보고 싶은 이들, 나답게 살기를 멈추지 않는 모든 이들. 저마다의 19호실을 찾아 나서는 이들에게 이 책이 하나의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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