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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1 홀로 걸어도
나의 상처에게│걸어도 걸어도 1│걸어도 걸어도 2│여울│자전거 탄 소녀│침묵│내일은│이 순간은 처음│초록 물통│추억 자판기가 필요해│이상한 습관│울면서도 한 걸음씩│외로움이라는 집│삐딱하게│세상 끝에서 한 잔│고민공장│3대 개똥철학│휴지통을 찾을 수 없습니다 PART2 경계를 지나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고양이와 삽니다│소심쟁이가 살아남는 법 1│소심쟁이가 살아남는 법 2│다시 집으로│노란색 도토리묵│말 없는 나무 막대기│5월 8일│나의 첫 행복은│어쩌면 행복은│배우의 탄생│사랑과 자만 사이│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대화가 필요해│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PART3 행복을 찾아 느리게 걷는 중 첫 영화│나만의 시간여행│나만의 작은 숲│느림보 거북이│야광별│빈자리│사랑하는 일│꽃을 든 남자│방의 성장│좋아하지만│행복을 찾아서│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시│원더풀 라이프│출구 없는│소심한 청개구리│시든 꽃│어느 예술가의 청원 PART4 지금 만나러 갑니다 인연 1│인연 2│인연 3│봄│선인장│스물다섯의 너│러브레터│당신의 날씨│지금 만나러 갑니다│네가 말했었잖아│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네가 했던 말│나, 너를 만나고 싶어│나는 사랑을 하고 있어요│그대로 있어주면 돼│그 한마디│우산 PART5 사랑을 통과하고 조금 자랐습니다 너의 소리│꽃 피는 봄이 오면 1│꽃 피는 봄이 오면 2│빛나는 사람, 그대│모른다│먼 길│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나, 너 그리고 바다│별똥별│이별 보고서│꿈속에서 우리│외로움이 그리워질 줄은│가을바람│후회│올리브 나무 사이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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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받을 수밖에 없다면, 그 상처에 말을 건네보는 건 어떨까? 거기 잘 지내고 있냐고, 미안하지만 나는 앞날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고, 너를 껴안고 괴로워하기에는 내 시간이 너무나 아깝다고, 그러니 서운해하지 말라고. 대신 생각날 때마다 네 안부를 묻겠다고. 오늘도 상처에 말을 건네본다.
--- p.11 평소 같았으면 웃어넘겼을, 별 뜻 없는 상대방의 말이 비수가 되어 꽂히는 날이 있다. 어떤 의미를 품었는지는 더 이상 중요치 않다. 난 이미 까칠해졌으니. 하고 있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이런 일이 생긴다. 누군가를 이해하고 포용해줄 만큼 마음이 현재 여유롭지 않기 때문일까. 알면서도 괜히 심술이 난다. 어느 순간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침묵한다. 당신과 나 사이의 틈을 억지로 만들어내거나 간극을 넓히기 위함이 아니라 그 관계, 그 상태를 유지한 채 잠시 내려놓는다. 침묵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외침이다. --- p.21 모두에게 친절한 사람이 되는 것을 포기하고 물통 하나 빌려주기 싫어하는 쪼잔하고 치사한 사람을 택했더니 마음이 편해졌다. …그동안 왜 말 한마디 하지 못했을까, 나를 함부로 방치해도 괜찮다 자위하며 모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던 걸까? 그날 이후 초록색 물통은 더욱더 영롱한 빛깔을 띠었다. 창문 틈 사이로 새어 나오는 햇살에 비친 수증기가 옥구슬처럼 빛났다. 그리고 나는 조금 더 단단한 사람이 되었다. --- p.27 나에게 집은 부정적인 공간이다. 잠을 자고 밥을 먹고 몸을 씻는 익숙한 공간, 그 공간에 있을 때면 유독 외로움을 느낀다. 고요와 정적은 불안을 안긴다. 모든 것이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을 보고 있자면 아무 발전 없는 나를 보는 것 같다. --- p.36 20대의 끝자락에 있는 나에게 누군가 몇 살이냐고 물어보면 잠시 뜸 들이게 된다. 다음 질문이 기대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해도 뭘 하는 사람인지 불분명하다. 직업을 묻거나 무얼 하냐고 물어보면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차라리 아무것도 안 한다고 답하는 게 편할 때도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 아닌데 괜히 억울하다. --- p.45 말을 예쁘게 할 줄 아는 사람의 주변에는 언제나 좋은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그 사람 곁에서 쉽게 떠나려 하지 않는다. 말을 하지 않으면 서로의 생각을 알 수 없어 오해만 쌓인다. 좋은 사람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의 기준은 고마우면 고맙다고 미안하면 미안하다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용기 있는 사람. 그리고 그런 고마움과 미안함을 말로 예쁘게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다. --- p.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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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울지 않는 날은 없다
혼자 울면서 걷는다 해도 경계를 지나 문턱을 넘어 행복을 찾아 느리게 걷는다면 끝까지 걸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난 늘 상처를 받아서 매일 울었어. 다들 내 그림을 비웃었고, 아무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어. 그런데 나는 그 말을 듣고도 밤새 그림을 그렸고, 다음날도 그림을 그렸고, 몇 년을 그렇게 그림만 그렸어. 그리고 내 그림에 이야기를 붙여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어. 그랬더니, 어느새 많은 사람들이 내 애니메이션을 보고 행복해졌다고 말했어. 그리고 난 점점 깨닫기 시작했어. 울면서도 계속 걸어야 하는 이유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