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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책방이라는 우주
1. 우리 동네 단골 012 2. 잘 지내시나요? 015 3. 신간 읽는 사람 019 4. 책방의 기적022 5. 90세 읽는 할머니 027 6. 살던 대로 사는 것에서 벗어나는 일 030 7. 외국인 노동자 자녀 초청 음악회 034 8. 혼자보다 같이 노는 책방 037 9. 우리들의 헤테로토피아 041 10. 3만여 희생자들에게 바치는 공물 - 『제주도우다』 050 11. 80세 할머니의 시 056 12. 나, 책방 다녀 060 13. 글은 잘 쓰고 싶은데 생각이 없어요 063 14. 눈싸움 066 15. 늦게 발달하면 어때요? 070 2부 흙을 만지고 나무를 보며 1. 내 식대로 봄을 누리기 076 2. 진달래를 안으로 들이다 080 3. 벚꽃 가지를 꺾어 들이다 082 4. 봄, 봄, 봄 086 5. 봄이 쏟아지다 090 6. 산책길에 마당을 기웃거리며 092 7. 오늘은 해당화가 주인 096 8. 때죽나무꽃 아래에서 099 9. 보리를 심었는데요? 102 10. 누리장나무꽃 104 11. 텃밭 대신 잔디밭이라니 106 12. 그깟 것 얼마나 한다고 109 13. 상처를 품속에 품고 자라는 나무처럼 113 14. 귤나무에 열린 귤 두 개 121 15. 겨울 시골살이 124 16. 더 잘하기보다 더 나빠지지 않도록 127 17. 마음을 단단하게 하는 명상수영 131 18. ‘롤러코스터와 유령의 집 사이’에서 134 19. 무모한 욕망에서 벗어나 구석에서 만나는 행복 138 20. 사소한 용기가 만드는 자기다운 삶 142 3부우리가 건너는 세상 1. 시간을 잊게 하는 일 148 2. 나를 고양시키는 것들로부터 154 3. 온전한 애도를 위하여 158 4. 저마다의 때로 살아야 163 5. 다들 잘 지내고 있을까? 168 6. 별일없으시지요? 172 7. 다정한 방문 176 8. 편지를 받다 179 9. 그리운 엄마의 밥상 182 10. 모시 조각보 185 11. 땡감과 홍시 189 12. 그는 나의 가장 오래된 친구였다 199 13. 커피를 갈아 내리며 202 14. 한껏 게으름을 피울 권리 207 15. 시골 책방의 소설 낭독회 212 에필로그 2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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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삶으로 몸을 틀기 위해서는 용기도 필요하다. 그때 비로소 나만의 숨을 쉬고, 내 숨소리를 들으며 살 수 있다. 60도 넘었는데, 살던 대로 사는 것에서 벗어나도 되지 않을까. 그것이 책 읽기든 그 무엇이든.
---p.33 책방은 저마다의 모습대로 있을 뿐이다. 나는 나대로. 다른 책방은 다른 책방 주인의 맘대로. 그러면서 그곳을 찾는 이들과 함께 그 공간을 그들만의 특별한 장소로 만들어간다. 그러면서 다른 세상으로 나아간다. 헤테로토피아. 즉, 현실화된 유토피아. 책방은 그 다른 곳으로 들어가는 통로일 뿐이다. ---p.49 봄이 와서 좋다. 사방이 꽃천지라서, 사방이 따듯해서 좋다. 이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것은 내가 아직 살아 있기 때문이다. 내년 봄에도 올봄처럼 세상 천지에 이곳만 봄인 것처럼 유난을 떨며 살고 싶다. ---p.88 고립의 시간은 곧 자기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물론 누구도 고립된 채 살아갈 수는 없다. 우치다 다쓰루가 『용기론』에서 말한 것처럼 ‘고립을 견디는 데는 시간적인 한계가 있’고, 그렇게 고립을 견딜 수 있는 것은 ‘연대의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고립을 견딘다는 것은 단순히 참는다는 의미가 아’닌 ‘미래지향적이고 희망찬 일’. 삶에서 혼자만의 시간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다만,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하다. 텃밭에서 풀을 뽑으면서, 나뭇가지를 치면서, 혹은 푸성귀를 다듬으면서, 시골 동네를 어슬렁대면서 속 시끄러운 일들을 가만 생각한다. 그러면 슬그머니 부끄러움이 밀려든다. 그게 뭐라고. ---p.142 여전히 나는 읽고 듣고 싶다. 왜 그럴까. 문학평론가 신형철의 말을 빌어 읽을수록 비참해지지만 읽지 않으면 비천해지기 때문이다. 비천해지지 않기 위해 좋은 음악을 듣고 좋은 책을 읽는 것. 그런 것들을 위해 책방을 구실로 열어놓고 나는 내가 모르는 세계로 더 가보고 싶어 한 발짝씩 매일 발걸음을 뗀다. ---p.157 같은 결의 사람들, 나와 같은 사람들과 같이 앉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벅차고 치유받는 느낌이라고. 그는 이미 눈물을 흘렸었다. 또 한 사람도 떨리는 목소리로 책의 한 구절을 읽었다. 나는 문득 깨달았다. 그렇구나. 그래서 좋구나. 같은 무늬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심되고 좋구나. 나는 사람들을 보았다. 이 무더운 날, 이 시골 책방에 모여들어 작가를 만나고 소설을 낭독하는 이 세상과 동떨어진 이들은 누구인가. 떨리는 마음으로 앉아 있는 이들은 누구인가. 마지막으로 신경숙 작가는 〈봉인된 시간〉 중 일부를 읽었다. 독수리에 대한 이야기. 우리 인생이란 게 항상 좋지만은 않은 것, 좋지만 않은 것이 아니라 안 되는 일, 힘든 일이 훨씬 많은 것. 삶이란 그런 것을 뚫고 나가는 것. 오늘을 건너는 것. ---pp.217-2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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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은 임꺽정의 산채, 푸코의 헤테로토피아
그렇게 ‘세상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이들은 다정하다. 시골 책방까지 굽이굽이 오는 동안 불편했던 마음들을 내려놓고 시골 책방 마당의 흙을 밟으며, 달래를 캐며, 하늘을 올려다보며 자신의 다정을 꺼내놓는 것이다. 도시의 깔끔함과 세련됨이 없는 책방에서 마음을 풀고 책을 만나는 순간, 그에게 책방은 단순한 공간을 넘어 그만의 특별한 장소가 된다. 한가로운 시골 책방에 찾아와 책 한 권을 사서 책을 보는 사람도 있고, 책방에서 열리는 독서 모임에 참여하기 위해 매주 월요일 찾아오는 사람도 있다. 클래식과 재즈 공연을 찾아오는 사람도 있고, 작가와의 만남에 참여하기 위해 오는 사람도 있다, 책에는 저마다 다른 이유로 책방을 찾아온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소설가 현기영은 『제주도우다』 북토크를 위해 시골 책방을 찾았을 때 말했다. “이곳이 임꺽정의 산채가 아닌가. 푸코의 헤테로토피아가 아닌가. 아지트가 아닌가.” 시골 책방 생각을담는집이 아니어도 책방을 찾는 이들은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책방은 책방을 찾는 이들의 다락방이기 때문이다. 책방을 운영하는 저자는 그들의 은밀한 모습과 시골 책방의 풍경을 다정한 눈으로 한 권의 책에 담아냄으로써 책방을 더욱 꿈꾸는 곳으로 만든다. 그러나 책방 운영은 쉽지 않은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책방 하는 즐거움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만나는 책과 손님과 음악과 자연이 있다. 책에는 그 즐거움이 오롯이 들어 있다. 소설가 신경숙이 저자의 전작 『내 꿈은 신간 읽는 책방 할머니』 추천사에서 말했듯, ‘잃어버린 꿈을 복구해가는 책방’에서 사람들은 서로를 다정하게 만든다. 책방에서 우리는 다시 다정해지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