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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Part 01. 중국, 과거의 중국이 아니다 Chapter 1. 엔지니어 배당 Chapter 2. 도시 간의 무한 경쟁 Chapter 3. 공급을 권하는 사회 Chapter 4. 중국은 왜 일본의 90년대와 다를까? Part 02. 주요 산업 및 핵심 기업의 이해 Chapter 1. 반도체 산업- [산업] 중국 반도체 산업, 신기루인가 실제인가 - [주목 기업] 화웨이 - [주목 기업] 캠브리콘 - [주목 기업] SMIC Chapter 2. AI 연관 산업 - [산업] 누구도 AI 열풍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 [주목 기업] 즈푸 - [주목 기업] 바이트댄스 Chapter 3. 로봇 산업 - [산업] 중국은 왜 ‘로봇앓이’에 빠졌나 - [주목 기업] 애지봇 - [주목 기업] 유니트리 - [주목 기업] DJI Chapter 4. 로보택시(자율주행) 산업 - [산업] AI가 현실 세계와 만난 첫 지점 - [주목 기업] 포니에이아이 - [주목 기업] 디디추싱 Chapter 5. 헬스케어 산업 - [산업] 신약 지각변동, 중심축이 이동하다 - [주목 기업] BeOne - [주목 기업] 커룬 바이오 - [주목 기업] 상하이 유나이티드 이미징 Chapter 6. 배터리 산업 - [산업] 배터리 과잉 공급, 진짜인가 가짜인가 - [주목 기업] CATL Chapter 7. 자동차 산업 - [산업] 전기차만? 내연차도 - [주목 기업] 샤오미 - [주목 기업] BYD- [주목 기업] 푸야오 글라스 Chapter 8. 인터넷 플랫폼 - [산업] 끝나지 않은 인터넷 기업 전쟁 Chapter 9. 신소비 산업 - [산업] 컨슈머, 오리지널리티 시대로- [주목 기업] 라오푸 골드 - [주목 기업] 팝마트 부록. 중국 산업 트렌드를 반영하는 ETF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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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중국 증시가 부진했다고 해서 과연 중국 기업들의 성장마저 멈췄던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과 제품력이 오히려 상향 평준화되면서 나타난 치열한 내부 경쟁이 주가 부진의 주요 원인이었다. 아무리 뛰어난 1등 기업이라도 기술 차이가 크지 않은 후발 주자들이 거세게 추격해온다면, 독점 이익이나 높은 투자 효율을 기대하기 어려운 법이다. 그러나 이러한 극한의 경쟁이 영원히 계속되지는 않는다. 이제 많은 중국 산업은 과잉 공급이 해소되고 소수의 승자 중심으로 판이 바뀌는 과정에 진입했다. 구조조정이라는 거센 변화와 위기를 견디고 살아남은 기업들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영향력과 가격 결정권을 갖게 될 것이다.
이 광경은 15~16세기 일본의 전국시대를 떠올리게 한다. 백여년에 걸친 내전 속에서 민중은 고통받았으나, 그 과정에서 일부 무사 집단은 조총 연속 사격술 같은 당대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정예병으로 거듭났다. 내부의 혼란을 정리한 이들이 밖으로 진출하자, 주변 나라들은 이들의 실전 능력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당시 밖에서 보던 이들은 일본의 내전을 실속 없는 진흙탕 싸움으로 가볍게 여겼으나, 실상은 그 안에서 당대 가장 강력한 전쟁 전문가들이 길러지고 있었던 셈이다. 나는 홍콩에 오래 거주하며 한국에서 온 지인과 투자자, 기업 임원들을 인접한 선전이나 광저우로 안내할 기회가 많았다. 이들은 중국 산업의 급격한 변화상을 직접 확인하고자 먼 길을 마다치 않고 찾아온 이들이었다. 그런데 현장을 둘러본 후 그들이 나에게 거의 빠짐없이 내놓는 반응이 있었다. 바로 “중국이 이 정도로 발전했을 줄은 미처 몰랐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런 반응을 접할 때마다 다소 당황스러웠다. 중국 산업의 눈부신 성장은 이미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사람들은 왜 이 분명한 현실을 직접 보고 나서야 비로소 깨닫게 된 것일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지난 몇 년간 중국 증시가 기를 펴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중국 산업의 밑바닥 저력마저 함께 꺾였을 것이라 막연히 단정했던 듯하다. ---「머리말」 중에서 그렇다면 중국은 어떻게 글로벌 1등 기업을 다수 배출하는 증시가 된 것일까? 그 핵심 바탕에는 유례없는 규모의 엔지니어 배당 효과와 지방 정부가 구축한 산업 클러스터가 자리 잡고 있다. 엔지니어 배당은 중국 기업들의 성장 전략 자체를 바꿔 놓았다. 과거 중국 기업들은 선진국의 기술을 베끼는 데 급급했지만, 이제는 원천 기술에서 서구 기업들을 추월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R&D에 아낌없이 투자한다. 오늘날 중국 청년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우상은 경기장의 스타가 아니다. 화웨이의 런정페이, 비야디 BYD 의 왕촨푸, 샤오미의 레이쥔, DJI의 왕타오, CATL의 쩡위친, 딥시크 DeepSeek 의 량원펑 같은 기업가들이다. 중국의 서점에 가면 창업 이야기와 기업가에 관한 책들로 가득하다. 이러한 풍경은 1980년대와 90년대 정주영, 이병철, 김우중 회장의 일대기에 열광했던 한국의 과거를 떠올리게 한다. 이때 스스로 묻게 된다. 왜 지금의 우리 서점에서는 이토록 한국 신흥 기업가들의 이야기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일까? 중국 의사들이 높은 연봉을 받으려면 저명한 학술지에 논문을 많이 게재하는 것이 거의 유일한 길이다. 이는 수익성이 좋은 전공을 골라 개인 병원을 개원하는 것이 고소득의 지름길인 한국의 관행과는 많이 다르다. 중국 의사들이 우수한 논문을 쓰려면 보통 규모가 큰 병원에서 신약 임상 시험에 참여해야 한다. 승진 혹은 고소득을 향한 의사들의 열망이 고스란히 신약 임상 데이터로 쌓이며, 이는 중국이 세계 바이오 산업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밑바탕이 된 것이다. 뜻밖에 중국에서는 의사 집단조차 ‘엔지니어 배당’ 형성에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1부 [엔지니어 배당]」 중에서 일본 경제가 10년이 아닌 20년 넘게 저성장과 디플레이션 Deflation 을 겪은 데에는 부동산 외에도 훨씬 더 복잡한 배경이 있었다. 첫째, 일본 정부는 미국의 압력에 밀려 엔화 강세를 너무 쉽게 받아들였고, 통화 가치가 높아지는 데 따른 부작용을 제때 깨닫지 못했다. 둘째, 일본의 국민 소득이 이미 너무 높은 상태였다. 셋째, 일본은 지난 30년 동안 새로운 성장 산업을 주도하는 일류 기업을 배출하는 데 실패했다. ---「1부 4장 [중국은 왜 일본의 90년대와 다를까?]」 중에서 화웨이가 로직 칩에서 3차원 설계를 도입한 것처럼, CXMT 역시 D램에서 3차원 설계를 준비 중이다. 심지어 YMTC 역시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력을 역이용해 D램 부문 진출을 선언했다. 달리 말하면, YMTC가 일찍이 터득한 3차원 공정 노하우가 중국 반도체 산업 전반에 공유되고 있다는 얘기다. EUV 초대형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를 지금 단계에서 가늠하기는 매우 어렵다. 다만 중국이 EUV 장비 부재라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혁신적인 시도를 지속하는 것 자체가 인상적이다. 가속기 프로젝트 를 포함해 수많은 시도 중 대부분은 실패하겠지만, 이러한 전방위적 인 공세 속에서 결국 돌파구를 찾아낼 가능성은 낮지 않아 보인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비상장사인 것에 대해 회사 지분을 정부나 권력자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의심한다. 화웨이가 지분 소유 구조를 완전히 공개하지 않으니 내막을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관점에 매몰되는 순간, 왜 화웨이 직원들이 그토록 열심히 일하는지, 그리고 화웨이가 새로 진출하는 산업마다 금세 글로벌 리더가 되는지를 설명할 수 없다. 마침 그곳에 입주한 어느 의료 부문 창업자와 하루를 같이 보낼 기회가 있었다. 허페이시 펀드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았다. 허페이 하이테크 단지 인프라는 훌륭했고 과기대 석박사 인력도 만족스럽고 회사는 안정적인 궤도에 오른 듯 보였지만, 그는 나에게 한가지 고민을 털어놓았다. 허페이시 펀드의 투자 조건이 “2030년 까지 상장(IPO)을 달성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투자금을 대부분 반환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고 했다. 이 사례는 허페이 모델이 단순히 베푸는 보조금을 넘어 회수를 전제로 하는 냉철한 투자사의 방식임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었다. ---「2부 1장 [반도체 산업]」 중에서 이민이라는 정책 카드가 배제된 상황에서 중국에 남은 가장 확실한 대안은 로봇 뿐이다. 중국 기업이 고용 시 추가로 부담하는 사회 보험 비중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기업은 직원 한 명을 고용할 때마다 급여의 약 30%에 달하는 금액을 사회 보험료로 추가 부담해야 한다. 바로 이러한 세제 구조가 로봇에 대한 국가별 온도 차이를 만들었다. 기업 입장에서도 로봇이나 AI를 도입할 경우, 직원 한 명당 월급의 30%에 달하는 사회 보험료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 로봇을 선택할 경제적 유인이 그 어느 나라보다 강력할 수밖에 없다. 가장 명석한 ‘뇌’와 가장 민첩한 ‘몸’이 결합했을 때의 시너지는 상상만으로도 위협적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들 간의 합병은 불가능에 가까운 시나리오다. 자신만의 색깔과 확고한 신념을 가진 신세대 창업가들이 서로의 주도권을 양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별 기업의 합병 여부를 떠나, 중국이라는 생태계 안에서 지능과 운동 능력을 주도하는 로봇 기업들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위협적이다. 유니트리의 재무제표와 왕싱싱을 번갈아 보며 나는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기분이 들었다. 유니트리의 행보가 성공한 중국 테크 기업들이 보여준 전형적인 성장 모델과 꼭 닮았기 때문이다. 중국의 산업별 선두 기업들을 살펴보면 유니트리와 비슷한 회사들이 반드시 존재한다. 바로 엔지니어 출신 창업자가 핵심 부품과 생산 장비를 직접 설계하고 기술을 완전히 제 것으로 만드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 기업들이다. 화웨이와 비야디, 그리고 DJI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DJI) 창업자 왕타오는 기술에 대한 신념과 집착이 남달랐다. 창업 초기 신제품 발표회에 왕타오가 모습을 보이지 않은 적이 있었는데, 이는 출시한 제품이 스스로 마음에 들지 않아 부끄러웠기 때문이었다. 이 일화는 그가 얼마나 철저한 완벽주의 엔지니어였는지를 잘 보여준다. 중국에는 기술 중심 창업가들이 많지만, 제품의 품질을 가장 까다롭게 따지는 인물로는 왕타오가 첫손에 꼽힌다. 이 점에서 그는 스티브 잡스와 가장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부 3장 [로봇 산업]」 중에서 그런데 가장 흥미로운 변화는 (로봇택시를 시승해본) 며칠 뒤에 찾아왔다. 이전까지 무심코 이용하던 일반 택시나 차량 호출 서비스 Uber 가 매우 불편하게 느껴졌던 것이다. 기사의 갑작스러운 제동이나 크게 틀어놓은 라디오 소리 같은 요소가 불편하게 다가왔다. 나의 거주지 인 홍콩에도 로보택시가 하루빨리 도입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로보택시가 진정한 혁신성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혁신은 소비자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경험한 뒤 다시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우리가 ‘스마트폰’ 을 경험한 이후 다시는 ‘피처폰’으로 돌아가지 않았던 것과 같다. 로보택시는 한번 도입되면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될 것이다. ---「2부 4장 [로봇택시(자율주행) 산업]」 중에서 나는 2010년대 후반부터 중국이 (제네릭약이 아닌) 혁신 신약 분야에서 10여 년이 지나면 글로벌 강자로 도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실 당시만 해도 실제 성공 사례가 드물어 객관적인 근거는 부족했지만, 중국 과학자 그룹의 역량과 임상 시험 인프라가 착실히 구축되는 모습을 보면서 그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나의 예상은 보기 좋게 틀렸다. 중국 혁신 신약 산업이 예상보다 휠씬 빠르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한번은 내가 중산대학 병원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광저우 시내를 지날 때마다 중산대학 부속병원 中山大学附属医院 이라는 이름을 쓰는 병원이 곳곳에 보여 호기심이 생겼던 것이다. 병원은 입구부터 발 디딜 틈 없이 환자들로 가득했다. 어떤 공간에는 수액을 맞고 있는 사람들이 빼곡히 앉아 있었다. 당시에는 너무 혼잡한 모습에 ‘아파도 여기는 안 오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나중에 자료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이곳 중산대학은 2025년 네이처 인덱스Nature Index에서 발표한 항암 연구 지수(대학기준)에서 하버드대 뒤를 잇는 세계 2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유니이티드 이미징(UIH)이 기존에 없던 것에 도전했던 비결은, 핵심 부품 개발 능력에 있다. PET/CT의 핵심은 암 세포에 축적된 방사성 조영제가 내뿜는 미세한 빛(감마선)을 잡아내는 센서인 SiPM(실리콘 광증배관)의 성능이다. 이 센서 장비 원가의 40~50%를 차지할 만큼 비싸다. 2미터 전신 장비는 약 50만 개 이상의 SiPM 센서를 촘촘히 박아 넣어야 한다. GE나 지멘스 같은 기존 플레이어들이 SiPM등 핵심 부품을 외부에서 조달했다. 하지만 UIH는 다른 전략을 택했다. 여기에는 뜻밖의 호재도 따라주었다. 바로 자율주행차의 확산이다. 자율주행의 핵심 부품인 라이다 LiDAR 센서에 SiPM이 탑재되기 시작하면서, 반도체 팹에서 대규모 물량 할당이 가능해졌고 단가는 더욱 떨어졌던 것이다. 자율주행차의 도로 주행이 늘어나니, 암 진단 장비의 가격이 낮아지는, 산업 간 경계를 허무는 ‘기술적 공진’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2부 5장 [헬쓰케어 산업]」 중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의 배터리 기업들을 15년 이상 지켜본 투자자로서의 경험을 요약하면, 결국 ‘엔지니어 배당’이 승패를 갈랐다. 창업한 지 몇 년이 지나지 않은 2015년경 CATL의 연구 개발 인력은 이미 1,000명이 넘었고, 이는 당시 일본의 파나소닉이나 한국의 LG화학(전지사업본부 기준)보다도 많은 숫자였다. 2025년에는 연구 개발 인력이 약 2만 명에 달했는데, 이는 한국, 일본, 미국 글로벌 경쟁사들의 연구 개발 인력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2부 6장 [배터리 산업]」 중에서 (자동차) 합자 구조가 긍정적인 효과를 미쳤다. 합자 공장에서 글로벌 표준의 자동차를 만들어본 엔지니어가 수십만 명 배출되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폭스바겐, 토요타와 같은 대중차 뿐만이 아니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당대 최고 품질의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공장이 중국에 들어섰다. 현지 공장 설립은 독일 럭셔리 완성차 업체들이 급성장하는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수용해야 하는 조건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중국 엔지니어들은 20년 전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를 조립하고 품질을 관리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10여 년 전 중국 동방항공사과 IR 미팅을 한 적이 있었다. 당시 국제 노선 중 어느 노선이 가장 수익성이 좋으냐는 질문을 한 적이 있는데 상하이-프랑크푸르트 노선이라는 뜻밖의 답이 나왔다. 자동차 산업은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자동차는 연관 산업이 가장 방대한 분야이자, 연간 전 세계 매출이 약3조 달러에 달하는, 공산품 중 최대 규모의 재화이기 때문이다. 연간 국가 간 무역량도 1.5조 달러에 이른다. 이 거대한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것은 중국이 앞으로도 무역수지 흑자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과거 일본, 독일, 한국 등 견조한 무역 흑자를 누려온 국가들의 공통점 역시 강력한 자동차 순수출국이었다는 점이다. BYD는 타이어와 유리 빼고 다 만든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투자 은행 UBS의 분석에 따르면 BYD의 모델 Seal부품의 75%이 자체 생산인데, 이는 폭스바겐(약 30%)와 비해 압도 적으로 높은 수치다. 이 배경은 무엇일까? 비야디 BYD 의 30년 기업사를 담은 책 제목 이 그 힌트다. 2024년에 출간한 이 책의 제목은 바로 『엔지니어의 혼 工程师之魂 』이다. 엔지니어 정신, 즉 “내가 다 만들 수 있다, 다 해결할 수 있다”는 의지가 조직 내에 충만하게 흐른다는 것이다. 책 곳곳에는 왕촨푸 회장이 엔지니어 정신을 얼마나 중시해왔는지가 잘 드러난다. ---「2부 7장 [자동차 산업]」 중에서 중국은 상황이 정반대다. 중국 소득 상위 10%의 소비 성향은 2010년대 65%에서 최근 45%로 크게 위축되었으며,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중국은 10년 전과 비교해 소득 상위 계층의 소비 기세가 이토록 꺾였으니, 소비재 섹터가 활기를 띠지 못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라오푸를 접하며 나는 오래된 기억이 떠올랐다. 10여 년 전 타이베이 고궁박물원에서 돋보기로 들여다봐야 할 만큼 정교한 세공품을 보고 감탄했던 기억이다. 그 후 상하이와 광저우의 박물관에서도 정교한 공예품들을 마주하며 그 솜씨에 매료되었다. 이때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중국에는 이런 장인 문화가 있었는데, 왜 오늘날에는 그 명맥을 잇는 장인 브랜드를 보기 힘든 것일까. 언젠가 그 전통을 현대적으로 되살릴 브랜드가 등장하리라 상상하곤 했다. 라오푸가 바로 그 유산을 계승한 첫 번째 성공 사례가 아닐까 싶다. ---「2부 9장 [신소비 산업]」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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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경력의 중국 투자 베테랑이 메우는 거시와 미시 분석 사이의 빈틈
한국 투자자들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글로벌 투자 역량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유독 중국 기업에 대해서는 막연한 편견이나 단편적인 뉴스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자극적인 헤드라인과 '중국 망국론'이 반복되면서 정작 산업과 기업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제대로 읽지 못했기 때문이다. 『차이나 시그널』은 이러한 간극을 메우기 위해 쓰인 책이다. 저자는 15년 넘게 중국 기업을 직접 분석하고 투자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1990년대 일본의 장기 침체와 현재 중국 경제의 구조적 차이를 짚어내고, 2024년 ‘신국9조’ 이후 중국 자본시장이 양적 성장에서 주주가치와 자본 효율을 중시하는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다양한 사례와 데이터를 통해 설명한다. 거시경제와 산업, 기업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중국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 실전 투자 지침서다.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을 통과한 기업들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15~16세기 일본 전국시대가 수많은 전쟁을 거치며 뛰어난 무장과 전략가를 탄생시켰듯, 오늘날 중국의 산업 생태계 역시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을 통해 글로벌 기업들을 길러내고 있다. CATL, 화웨이, DJI, 바이트댄스, 애지봇, BYD는 거대한 내수시장에서 살아남은 기업을 넘어, 이제는 세계 산업의 질서를 바꾸는 새로운 경쟁자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 책은 반도체, AI, 로봇, 자율주행, 바이오 등 미래 산업의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 산업이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를 현장감 있게 풀어낸다. 저자가 제시하는 ‘엔지니어 배당’과 도시별 산업 클러스터, 지방정부의 산업 육성 전략은 중국을 단순한 제조 강국이 아니라 혁신 기업이 끊임없이 탄생하는 거대한 산업 생태계로 바라보게 만든다. 미디어가 보여주는 단편적인 중국이 아니라, 산업과 기업의 본질을 이해하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은 가장 현실적인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다가올 G2 테크 시대를 읽고 싶은 투자자와 비즈니스 리더에게 이 책은 믿고 펼칠 수 있는 한 권의 산업 지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