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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사진기 잃어버린 시간과 기억―「러브레터」 기억의 변조와 기록―「메멘토」 심령사진과 폴라로이드 카메라―「셔터」 발칙한 상상력과 자동증명사진―「아멜리에」 사진의 민주화, 핸드폰 사진―「사마리아」 카메라 옵스큐라와 사진적 시각―「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일상 사진사와 사진가의 경계―「8월의 크리스마스」 반복된 일상과 정점관찰―「스모크」 우울한 도시에 파랑새는 있을까?―「우작」 가족사진의 의미―「소름」 그대는 불륜을 꿈꾸는가?―「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마녀의 절대적이지 않은 솔직함과 결혼사진의 의미―「결혼은 미친 짓이다」 시선과 프레임 말하고 싶은 사진과 말하고 싶지 않은 사진―「올드보이」 프레임 짜기의 두 가지 방식―「금지옥엽」과 연예인 사진에 대한 소유욕 너의 쿨한 얼굴을 벗어던져라―「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이 세상에 절대 진리란 없다―「나쁜 남자」 언어의 기만성과 합성사진―「시몬」 사생활을 은밀히 엿보는 눈―「트루먼 쇼」와 포토리얼리즘 섹슈얼리티와 아웃포커스 효과―「델타 비너스」 사진작품과 영화 딥 포커스와 빌 브란트의 누드사진―「시민 케인」 죽음의 미학과 사진적 그림―「조 페시의 특종」 정말로 찍고 싶은 사진이 어떤 거였지?―「프라하의 봄」 1930년대 파리의 불온한 멜로드라마―「북회귀선」과 브라사이의 데카당스한 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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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사진은 소수 전문가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카메라 기능이 장착된 핸드폰이 일반화될 정도이니, 이제 사진촬영은 일상의 한 단면이 되었다. 영상매체시대의 도래와 영화산업의 활황으로 영화 관람 또한 대중의 문화생활에서 우위를 선점한 지 오래다. 온갖 예술장르를 흡수하며 자신의 표현영역을 확장하는 영화는 사실 거대한 예술창고이다. 음악, 미술, 문학. 건축 등은 영화를 더욱 풍요롭게 살찌우는 오브제이자 그 일부가 되었다. 그래서 어떤 관점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영화는 색다른 모습을 띠기도 한다. ‘미술’로 본 영화, ‘음식’으로 본 영화, ‘건축’으로 본 영화, ‘의상’으로 본 영화 등 어떤 키워드로 영화의 문을 따느냐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드러낸다. 영화 속의 사진도 그렇다. 영화의 소재로서, 스토리 전개의 주요 오브제로서, 또 감초로서 사진은 활력과 재미를 더해준다.
태국의 공포영화 「셔터」의 주인공은 사진 전공자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 주로 등장하는 사진기는 전문가용의 사진기일 듯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영화 포스터에서부터 엔딩 자막이 올라갈 때까지 줄기차게 등장하는 사진기는 바로 폴라로이드 카메라이다. 이 영화에서 폴라로이드 카메라는 단순한 소품이 아니다. 즉석에서 인화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즉석 사진기’ 폴라로이드 카메라는 영화에 등장하는 귀신의 존재가, 과거 속이 아니라 지금 나와 함께 있음을 증거해주기 때문이다. 「메멘토」는 단기 기억손실증이라는 병에 걸려 기억을 10분밖에 지속시키지 못하는 주인공을 다룬 영화로, 여기에도 역시 폴라로이드 카메라가 등장한다. 아내를 죽인 자를 찾아 복수를 감행하는 주인공은 자신의 기억을 남기기 위해 카메라로 현장 사진을 찍고 몸에 글자를 문신한다. 여기서 사진이 주요한 역할을 한다. 원하는 만큼 사진을 인화할 수 있는 일반 사진과 달리 즉석에서 단 한 장의 사진만 인화돼 메모를 곁들일 수 있는 폴라로이드 카메라의 특성이, 기억이 존속하는 짧은 시간 안에 사진을 확인해야 하는 주인공과 잘 맞아떨어진다. 이밖에도 「러브레터」에 등장하는 폴라로이드 카메라, 「아멜리에」의 자동증명사진, 「사마리아」의 핸드폰 사진,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의 카메라 옵스큐라 등도 흥미롭다. 흔히 일상적인 소품으로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장면에서도 지은이는 사진과 사진기가 가지는 의미와 역할에 주목한다. 지은이는 사진이라는 프리즘으로 통해서 영화를 새롭게 해석할 뿐 아니라 영화 속에 등장하는 사진으로 사진 일반에 대한 폭넓은 이해의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우리는 무엇을 보는가? 사실 사진은 인화되는 순간 실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치 ‘사실’ 처럼 인식되기 때문에 오히려 사람들을 미궁에 빠뜨리기도 한다. 영화 「시몬」에서 사이버 배우의 존재 증명을 위해 합성사진이 사용되는데, 이 합성사진으로 사이버 배우를 실존 인물로 착각하게 된다.. 지은이는 여기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사진이 도대체 얼마만큼의 진실을 담지할 수 있는지 반문한다. 또한 한 사람의 실제 삶을 텔레비전으로 생방송하는 「트루먼 쇼」를 통해서 사진과 영화의 ‘훔쳐보기’ 특성을 이야기한다. 관음증에 대한 욕구는 누구나 가지고 있다. 하지만 사적인 영역에서 그 은밀한 욕구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데 비해, 방송이라는 매체 특성상 공공연하게 훔쳐보기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사진은 한정된 프레임만으로 대상에 접근하기에, 결코 진실을 담아낼 수 없음에도 현실을 가장 사실적으로 옮긴다는 시각적 특성 때문에 오류를 범하기 쉽다. 지은이는 「트루먼 쇼」의 진실과 허구에 대한 주제 자체를 사실적이지만 사실과 가장 거리가 멀 수 있는 사진의 속성으로 설명한다. 실제 보도 사진가 위지의 삶을 영화화한 「조 페시의 특종」에서는 촬영기법 등 기술적인 측면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한 장의 사진에 사건의 정황을 담기 위해서는 어떠한 구도와 기법이 필수적인지 위지의 사진을 통해 구체적으로 들려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