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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장 멈춰 버린 시간, 격리의 정신의학 1) 치료인가 수용인가: 1940년 이전 정신병원의 실상 2) 무기력과 공포라는 이중주: 20세기 정신질환, 환자, 그리고 병원 3) 의학의 변두리: 왜 정신의학은 인기가 없었을까? 주석 2장 징집된 ‘사생아’: 정신의학의 화려한 귀환 1) ‘부적격자’를 찾아라: 전장의 정신과 의사들 2) 누구도 예외는 없다: 전쟁에서 배운 교훈 3) 전쟁터라는 실험실: 모두를 위한 정신의학의 탄생 주석 3장 무의식의 귀환: 정신분석 이론의 미국적 재탄생 1) 무의식의 언어, 미국에 오다 2) 꿈의 해석에서 삶의 처방으로: 미국식 정신분석의 탄생 3) 무의식의 제도화: DSM-I, 정신역동의 공식적 상륙 주석 4장 정신의학의 전방(frontier): 윌리엄 C. 메닝거와 전후 미국 정신보건의 탄생 1) 전장 속의 정신의학: 정신역동 정신과 의사, 윌리엄 C. 메닝거 2) 미국적 정신분석의 탄생: 정통성 대신 실용을 택하다 3) 번역된 프로이트: 메닝거와 미국 정신의학의 영토 확장 주석 5장 치유하는 국가의 탄생: 국가 정신보건법과 제도화된 정신의학 1) 무너진 마음을 재건하다: 전후 정신보건의 방향 2) 일상을 지배하는 정신의학 주석 맺음말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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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 초반 미국의 정신의학은 치유할 수 없어 보이는 환자를 가두는 거대한 수용소의 그늘에 머물러 있었다. 당시 정신의학은 과학적인 전문 분야로 거듭나기 위해 애쓰고 있었지만, 대중의 눈에 비친 그들의 모습은 치료자라기보다 격리 시설의 관리자에 가까웠다. 또한 여전히 정신병은 미지의 영역에 머물러 있었다.
---p.19 설상가상으로 전장의 가혹한 현실은 정신의학이 공들여 세운 선별 체계의 근본적인 허점을 가차 없이 파고들었다. 아무리 건강한 청년이라 할지라도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극단적인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자, 전투 수행이 불가능할 정도의 심각한 정신적 붕괴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p.45 미국 정신의학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전대미문의 경험을 자양분 삼아, 마침내 ‘미국화된’ 정신분석 모델을 창조해 냈다. 20세기 중반, 프로이트의 고전적 이론이 미국 정신의학의 지배적 패러다임으로 군림하게 된 것은 그것이 ‘정신역동이론’이라는 세련된 이름으로 재구성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이로써 정신분석은 소수의 전유물이었던 심연의 철학에서 벗어나, 현대인의 일상적 고통을 어루만지고 사회적 성장을 독려하는 강력한 ‘미국식 마음의 과학’으로 완전히 재탄생하게 되었다. ---p.88-89 메닝거는 일상의 사소한 행동조차 정신의학적 해석과 개입의 영역이 될 수 있음을 일깨웠으며, 이는 정신의학이라는 분과의 범위를 전방위적으로 넓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환자의 증상을 넘어 시민의 삶 전체를 조망하게 된 이러한 확장적 사고는, 메닝거가 전후 정신보건 체계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있어 중요한 학술적·실천적 영감을 제공하였다. ---ppp.128-129 1946년 7월 1일, 해리 S. 트루먼 대통령이 국가정신보건법에 서명함으로써 미국 정신보건 역사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 … 이는 정신 보건이 공공보건의 필수 영역으로 공식 편입되었음을 알리는 상징적 신호였을 뿐 아니라, 산재해 있던 정책적 의지들이 ‘국가적 과제’라는 이름 아래 통합되었음을 의미했다. 또한 이 법의 통과는 단순히 정신질환의 치료를 넘어, 아동 및 청소년 문제, 정서 조절, 인종 혐오, 중독 등 당대 미국 사회가 직면한 복합적인 사회적 갈등을 정신의학적 기제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거대한 기대를 담고 있었다. ---pp.143-144 윌리엄 메닝거가 꿈꿨던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회’는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인간이 환경에 부딪혀 넘어졌을 때 국가라는 거대한 시스템이 그 적응의 과정을 지탱해 줄 수 있는 공동체였다. 80여 년 전 전장에서 시작된 이 고군분투는 오늘날 우리가 정신건강을 보편적 인권의 하나로 당연하게 누릴 수 있게 만든 보이지 않는 토대가 되었다. ---pp.166-16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