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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e And Classical Music
와인열풍이 더욱 더 강세다. 와인 마니아들에서만 입소문이 났었던 '신의 물방울'이라는 일본 만화가 이제는 초등학생들도 본다고 하니깐 말이다. 그런대도 불구하고 '와인'하면 아직도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한 민간경제연구소에서 2008년 4월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임원진 400여 명 중에서 80%이상이 '최근 와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라고 하였다고 한다.
이제 와인은 과거 부유층의 고상한 전유물도 아니고 값비싼 '포도주'만도 아니다. 동내 고깃집에서도 심지어는 포장마차에서도 와인을 제공하고 있는 곳도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인바에서 와인샵에서 와인을 고를 때 당당하게 와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많지 않다. 5센티가 넘는 묵직한 와인리스트를 받은 고객의 상당수는 자기가 좋아하는 와인을 고르기 보다는 지불 할 수 있는 가격 수준의 와인을 선택하는 것도 말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면 와인을 잘 모르는 경우 가장 현명한 와인 주문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와인의 종류에 대하여 기본적인 상식이 필요하다. 색깔로서 구분하자면 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 로제 와인(핑크색을 띈다)이 있고, 맛으로서 구분하면 떨떠름한 와인('드라이'하다고 표현한다), 달콤한 와인이 있으며, 음식과의 매칭에 따라 식전 와인, 메인디쉬 와인, 식후 와인이 있다. 그리고 특별한 와인으로서 와인에 거품이 들어있는 '발포성(Sparkling)' 와인이 있다. 이렇게 교과서적으로만 알고 있으면 와인을 주문하는데 그 한계가 금방 다가온다. 위에 있는 와인의 종류를 서로 섞어주기만 하면 주문을 받는 사람은 벌써 금방 손님의 수준을 알아차린다. 예를 들어 "저... 식전주로서 스파클링 와인인데 드라이한 맛의 와인으로 추천해 주실 수 있나요?" 이렇게 말이다. 아니면 "레드 와인인데 강한 칠레와인 보다는 보르도산 부드러운 맛으로 한 4만 원 정도 되는 가격의 와인으로 추천해 주실 수 있는지요?" 혹은 "식후주로서 달콤한 화이트 와인 한 잔 씩만 마시려고 하는데 반 병짜리 와인 추천 부탁합니다." 와인을 잘 모르더라도 이 정도의 주문을 하면 어떠한 소믈리에라도 벌써 고객의 수준이 예사스럽지 않다는 것을 간파하고 아주 조심해서 와인서빙을 할 것이다. 그러나 "달콤한 레드와인 있나요? (시중에 팔리는 레드와인의 95%는 모두 드라이한 와인이다. 물론 예외는 있지만)", "아무 와인이나 맛있는 것으로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은 금물. 조금 더 멋있고 디테일하게 주문을 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렇게 하려면 약간의 추가적인 와인 상식이 더 필요하게 되는데 시중에 나와 있는 와인책 한 권만 천천히 지하철에서 읽고 나면 이는 쉽게 해결되는 문제이다. 특히 마음에 드는 이성 앞에서 멋지게 와인을 고르려면 이 정도의 노력은 해야 되지 않을까? 사람의 귀를 자극하는데 최고의 대상은 음악이고 눈을 자극하는데 그 것은 미술이라고 한다. 그러면 와인은? 영롱한 자줏빛 색, 꽃 과 과일의 향기, 혀에서 느껴지는 다양한 맛과 목구멍을 타고 흘러 들어가는 질감, 그리고 크리스털의 '챙'하는 소리까지. 그래서 와인은 사람들은 와인을 오감의 술이라고 한다. 필자는 와인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그들은 와인만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음악, 미술, 건축 등 다양한 문화적 사물에 대하여 해박한 지식을 이미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들과 와인 한 잔을 할 때면 물론 와인에 대한 깊숙한 얘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술을 음악에 비유한다면 단연코 와인은 클래식 음악이다. 특히 묵직한 보르도의 레드와인을 마실 때에는 베토벤의 교향곡이나 현악 사중주가, 부르고뉴의 그랑크뤼 레드와인을 마실 때에는 모차르트의 피아노곡이, 이태리 피에몬테의 바롤로 와인을 마실 때에는 베르디의 오페라가,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으로 만들어진 상큼한 화이트 와인을 마실 때에는 바로크 음악이나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가, 나파 밸리 혹은 호주 바로싸 벨리의 진득한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을 마실 때에는 브람스나 슈베르트의 음악이 생각난다. 음식과 와인의 궁합을 '마리아주(Marriage)'라고 하는데 분명 음악과 와인에도 궁합이 있지 않을까? 물론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상대적인 기준의 잣대로 결정이 되어야 할 대상이다. 다만 본인이 와인 애호가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면 와인의 객관적인 사실에 대하여 너무 집착하지만 말고 다양한 문화의 스펙트럼 안에서 서로의 밸런스를 맺어줄 수 있는 것에 대한 노력과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와인에 대한 몇 가지 오해와 진실] 요즘 각광받고 있는 와인, 하지만 우리나라 술이 아닌 만큼 와인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상식이 많다. 그럼 우리가 흔히 잘못 알고 있는 와인관련 상식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 와인은 오래 될수록 좋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와인에 대해 많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애초에 외국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은 직업을 가진 이들이나 유학파들을 통해 와인이 한국에 건너오면서 '와인은 특별한 사람들이 마시는 것'이라는 마음의 장벽을 갖게 된 것도 사실이다. 그보다 더 큰 오해는 음식에 따라 마시는 와인의 종류에 대한 획일적인 상식, 와인 매너에 대한 경직된 사고, 와인에 대한 근거 없는 상식 등이다. 와인에 대한 이런 선입견과 잘못된 상식을 조금만 바로잡는다면 좀 더 자유롭고, 자신감을 가지고 와인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와인에 대한 큰 오해 중 하나가 무조건 오래된 와인이 비싸고 맛이 좋다는 선입견이다. 그러나 와인도 음식이므로 유효기간이 있고,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변질된다. 일반적으로 와인의 수명은 포도 품종과 양조 기술 등에 따라 차이가 있다. 따라서 생산 지역·품종·제조방법에 따라 숙성시기와 맛이 다르다. 특별하게 고급 와인을 골라야 한다면 선택의 오류를 줄이기 위해 포도의 수확 연도를 기록한 빈티지 차트를 참고로 생산지·품종·생산시기에 따라 가장 맛이 좋은 시기를 선택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 고가의 와인이 더 맛있다? 와인 한 병에 몇 백만 원 혹은 몇 천만 원씩 하는 것도 있다. 이처럼 고가의 와인이 있는 이유는 맛과 품질이 뛰어나게 좋아서가 아니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날씨가 유독 좋은 해에 생산된 좋은 빈티지의 와인은 숙성기간이 오래될수록 대체로 비싸다. 이런 해에 생산된 와인은 포도 수확 1년 후의 것보다는 수십 년 된 와인이 숙성돼 와인의 맛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둘째, 특정 포도원과 와인 공장에서 생산했다는 유명세 때문에 와인의 가격이 비싸진다. 주로 개성 있는 와인은 작은 포도원에서 생산되므로 물량이 작고, 와인 제조방법도 주로 손을 이용해 전통적인 공정으로 만들어지므로 지역적인 특징이 돋보이는 독특한 와인이 될 수밖에 없어 희소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다. ▶ 빈티지가 있는 와인이 고급 와인이다? 종종 빈티지 표시가 없는 와인은 고급 와인이 아니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빈티지는 고급 와인이라는 증명서가 아니다. 빈티지(Vintage)는 포도의 수확연도를 가리키는 말이다. 단지 수확연도를 표시해 생산지역의 기후적 특징과 포도 품종에 따라 가장 마시기 적절한 시기를 포착할 수 있는 하나의 기준일 뿐이다. 가끔 와인을 너무 아는 척하는 사람들이 식당에서 와인을 주문할 때 '보르도 1989년산' 하는 식으로 유명 와인 산지의 빈티지를 기억하고 있다가 이것을 신청한다. 그러나 모든 고급 와인이 빈티지 차트에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주로 프랑스산 와인의 경우 매년 기후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빈티지 차트를 이용해 날씨가 좋았던 생산연도의 와인을 고를 수 있지만, 미국이나 호주 같은 나라는 매년 기후가 일정하기 때문에 빈티지에 따라 포도주의 품질이 영향 받지는 않는다. ▶ 화이트 와인은 생선요리와 잘 어울리고, 레드 와인은 육류 요리와 잘 어울린다? 시각적으로 보아도 육류 요리와 레드 와인, 생선 요리와 화이트 와인이 잘 어울리는 편이다. 그러나 이것은 불변의 원칙은 아니다. 재료·조리법·소스 등에 따라 음식과의 매칭이 달라지는 경우가 더 많다. 같은 생선요리라도 육질이 단단하고, 기름기가 많은 생선에 소스 맛이 강하다면 오히려 레드 와인 중에서 고르는 것이 좋다. 와인의 맛은 다분히 개인적인 것으로 각자의 취향에 따라 맛과 느낌이 달라질 수 있다. 선입견을 갖기보다는 자신의 입맛을 믿고 자신감 있게 와인을 고르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 여러 음식과 와인을 자주 마셔보고, 다른 사람들과 품평도 해보면서 구태의연한 공식보다는 본인의 입맛과 경험에 따라 자기만의 기준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 편안하게 즐겨서 와인과 친해지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더 돈독해지면 그것이 가장 좋은 와인 매너일 것이다. [음악이 있는 와인 이야기] 바바(Bava)의 스트라디바리오(Stradivario) '와인의 마을'로 불리는 이태리의 피에몬테 지역에 있는 와인생산자 바바(Bava)는 자신들의 최고의 플래그쉽 와인으로 스트라디바리오(Stradivario)라는 와인을 내놓고 있는데, 이 와인의 레이블에는 스트라디바리가 제작한 첼로의 스케치가 그려져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안토리오 스트라디바리는 17세기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악기 제작자로 그가 제작한 바이올린과 첼로 같은 현악기들은 몇 백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유명 연주자들에 의해 사용될 정도로 세계 최고의 명기들로 꼽히고 있다. "스트라디바리를 통해 흘러나오는 바이올린 소리는 날카롭지 않고 우아하다. 바르베라를 담은 우리 와인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하는 바바는 음악을 좋아하고 와인이 만들어지는 데 음악의 역할이 보이지 않풰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믿는다. 실제로 바바에서는 와인이 오크 통 안에서 숙성되는 동안 계속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고 있다고 한다. 또한 바바에서는 매년 포도 수확이 끝나면 연주자들과 손님들을 초청해 포도밭에서 콘서트를 열고 있다. 그 결과 바바 최고의 와인인 스트라디바리오가 탄생했는데, 바르베라 품종으로 만든 세련된 와인으로 잘 익은 붉은 과일향과 입 안 가득 채우는 풍성한 질감으로 유명하다. 비냐 알마비바(Vina Almaviva)의 알마비바(Almaviva) 칠레 최고의 와인으로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알마비바(Almaviva)는 칠레의 전통 있는 와인생산자인 비냐 콘차이토로 (Vina Concha Y Toro)와 프랑스 보르도 와인의 일등급 그랑 크뤼 와인생산자인 샤토 무통 로칠드(Chateau Mouton Rothschild)가 만나 만들어낸 최고의 와인이다. 1997년 두 회사는 50대 50으르 투자해 비냐 알마비바를 설립하고 와인을 만들기에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칠레에서 프랑스의 뛰어난 와인 양조기술을 이용해 보르도 스타일을 와인을 만들어낸다. 최고의 조건 아래 만들어진 와인답게 알마비바는 탄탄한 구조와 세련된 복합미를 가진 와인으로 유명한데, 와인평론가인 로버트 파커는 알마비바를 처음 마시고 난 뒤 "보르도에서 마신 가장 뛰어난 와인 가운데 하나인 줄 알았는데 칠레 와인이어서 놀랐다"고 시음 후기를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와인의 이름이 된 알마비바는 프랑스의 극작가 보마르셰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이다. 이렇게 말하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로시니의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와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 나오는 인물이라고 설명하면 더 쉽게 이해할 것이다. 두 오페라의 주인공인 피가로와 함께 이야기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인물이 바로 알마비바 백작으로 모차르트의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는 피가로보다 더 비중 있게 다루어지는 인물이 바로 알마비바 백작이다. 와인의 레이블에 있는 알마비바라는 글자는 실제 보마르셰의 필체라고 한다. 한편 레이블에 같이 있는 독특한 문양은 칠레의 옛 원주민이었던 마푸체족의 전통문양이라고 한다. 재밌는 사실 하나 더, 현재 샤토 무통 로칠드의 주인인 필리핀느 드 로칠드의 남편은 유명한 극작가 보마르셰의 후손인 장-필립 드 보마르셰라고 한다. 로버트 몬다비와 샤토 무통 로칠드의 오퍼스 원 (Opus One) 샤토 무통 로칠드의 주인이자 유명한 와인 메이커였던 필립 드 로칠드 (Philippe De Rothschild) 남작은 칠레에서 콘차이토로와 함께 알마비바를 만들기 전에 미국의 전설적인 와인생산자인 로버트 몬타비(Robert Mondavi)와 함께 합작품을 만들어낸다. 이 최초의 조인트 벤처 와인이 바로 '오퍼스 원'이다. 오퍼스 (Opus)는 라틴어로 '작품'을 뜻하는 말로 주로 클래식 음악에서 작품의 순서를 표시할 때 사용되는 음악용어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영어의 'One'을 결합시켜 두 거장의 역사적인 만남이 만들어낸 첫 작품이라는 뜻에서 '오퍼스 원'이라는 이름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1978년 두 사람은 캘리포니아의 오크빌에 오퍼스 원 와이너리를 설립하고 1979년에 첫 빈티지를 생산한다. 이 와인은 1981년 나파 밸리 경매에 첫 선을 보이게 되는데 이때 케이스당 2만4천 달러에 낙찰되었다. 이는 그 당시까지 캘리포니아 와인 경매 사상 가장 높은 가격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글 / 은광표 ( 인터넷 와인포탈 Bestwine.Co.Kr 대표이사 / 와인바 Casa Del Vino 대표이사 / 와인샵 Vino481, 와인창고 Cave481 대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