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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시작하며, 서문
PART 1 럭셔리란 무엇인가 1장 | 심리학적 차원: 라캉과 럭셔리 2장 | 이데올로기와 세 가지 대상성 차원 3장 | 세 가지 대상성의 독해 4장 | 럭셔리의 정신: 티메, 제니아, 그리고 데코룸 PART 2 럭셔리의 진화: 물리적, 사회적 소멸의 불안에 맞서다 5장 | 죽음의 불안과 럭셔리 6장 | “욕망하는 것을 금지한다,” 사치금지법 7장 | 왕립 공방 8장 | 동양 럭셔리에 대한 욕망 9장 | 국가적 럭셔리 경연: 왕실 결혼식과 정상회담 PART 3 취향의 미디어 10장 | 럭셔리의 인플루언서 11장 | 디지털 포틀래치 12장 | 럭셔리 브랜드와 예술 13장 | 서브컬처와 럭셔리: 화이트 티셔츠의 역습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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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드보르는 “스펙터클은 이미지들의 집합이 아니라 이미지에 의해 매개되는 사회적 관계”이며 “고도로 축적되어 이미지가 된 자본이다”라고 말했다. 소셜미디어 식으로 표현하면, 럭셔리라는 미디어의 사용자가 폭증함에 따라, 각 럭셔리 브랜드의 구독자(소비자) 숫자도 늘어나게 되었다. 새로운 구독자 확보는 브랜드 소비자를 의미하고, 구독자들은 이미지를 전시하고 유통하면서 럭셔리 스펙터클의 가치에 영향을 준다.
--- p.14 17세기 프랑스 태양왕 루이 14세가 설립한 왕립 고블랭 공방은 단순한 수공예 작업장이 아니었다. 국가 차원에서 이미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대중의 욕망을 조직한 최초의 공적 럭셔리 미디어 장치였다. 반면 동양은 장인 전통은 이어왔지만 이를 체계적인 미디어 플랫폼으로 발전시키지 못했고, 결국 서양 럭셔리를 소비하는 위치에 머물게 되었다. --- p.39 한 사람을 알고 싶다면 그가 어떤 브랜드를 즐겨 사용하는지를 조사하면 반 이상은 성공이다. 일터에서 샤넬 투피스를 즐겨 입는 여성과 자라 원피스를 애용하는 여성은 나이, 직업, 거주지, 수입 등 모든 면에서 다른 정체성을 띨 수밖에 없을 것이다. 브랜드는 이런 점에 착안해 의식주의 모든 분야에 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호텔, 카페, 레스토랑은 물론이고 스파와 웰니스, 뮤지엄, 그리고 디지털 세계에까지 럭셔리 브랜드의 힘을 과시한다. --- p.57 서양에서 말하는 아너는 티메에서 유래하며, 정신적 명예와 물질적 몫을 함께 포함한다. 고대 그리스에서 명예는 신분에 걸맞은 부와 사치를 통해 시각적으로 드러났고, 이는 공동체가 인정한 사회적 가치의 표현이었다. 호메로스의 서사시에서 명예의 선물은 단순한 보상이 아니라 권력과 위계를 보여주는 장치였다. 즉, 명예는 ‘말해지는 가치’이자 ‘보여지는 몫’이었으며, 오늘날의 럭셔리처럼 사회적 지위를 가시화하는 역할을 했다. 따라서 럭셔리는 물질성과 정신적 가치를 함께 담아내는, 고대부터 이어진 명예의 ‘미디어’라 할 수 있다. --- p.65 한국의 연예인들이 아직은 브랜드 홍보와 이미지 소비의 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면, 해외 스타들은 브랜드를 런칭하고 소유하는 기업가로서의 인플루언서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산업 트렌드가 아니라, 럭셔리가 ‘이미지의 미디어’에서 ‘소유와 권력의 미디어’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다. 셀럽들이 가진 이미지의 페티시적 대상성은, 기 드보르가 언급한 화폐성을 획득한 스펙터클이 현실에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p.158 럭셔리는 단순한 이미지나 기호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의 현실을 구성하는 하나의 이데올로기적 형식이다. 지젝의 말처럼, 이데올로기는 허위의식이 아니라, 우리가 세계를 경험하고 욕망하는 방식 자체다. 버킨백을 욕망하는 순간, 우리는 단순히 가방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위계와 인정의 구조 안에서 나를 위치시키는 것이다. 결국 럭셔리는 변하지 않는 인간의 질문에 답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 사회는 어떤 이데올로기 아래에서 인간을 구분하고 있는가” 럭셔리의 역사란, 인간이 자신의 존재를 럭셔리라는 미디어를 통해 사회적으로 번역해 온 긴 여정이다. 이 책을 덮는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사회의 이데올로기 변화에 따라 새로운 럭셔리의 형태가 태어나고 있다. 그것이 무엇이든, 우리는 다시금 묻게 될 것이다. “럭셔리는 어떤 이데올로기의 시대로 우리를 인도하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