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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
머리말 봄 ------ 진동에 와서 닭장을 만나다 병아리와 그 엄마 함께 먹고 산다는 것 사랑 여름 ----- 너와 나의 소임 길들이고 길들고 희생 더위와 성숙 가을 ------ 주님 손안의 연장 감사 낭만과 살상 인연 겨울 준비 추운 날, 따뜻한 추억 겨울 ------ 당신께 가는 날 성탄, 한 해의 마무리 새해가 오다 청소와 정리 현대인들의 로망 다시 봄 ---- 봄 준비 설 반성 봄의 닭장과 병아리 전구 우리 맺음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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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닭장에 들어가서 손을 높이 들고 축복기도를 하였다. “좋으신 주님, 닭 형제들이 오늘도 건강하게 잘 먹고 잘 지내도록 돌보아 주시고, 달걀을 깨어 먹는 닭들은 그런 짓을 하지 않고 알도 잘 낳고 하루를 무사하게 보내도록 주님 도와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그리고 닭에게 물을 주고, 닭들을 밖으로 내보내서 풀을 뜯어 먹고 흙으로 목욕을 하도록 자유를 주었다. 그리고 닭똥을 치웠다. 모이를 뿌려주자 밖으로 나갔던 닭들이 우르르 안으로 들어왔다. 수탉 두 마리와 암탉 스물두 마리이다. 수탉은 대장과 서열 두 번째 닭이다. 서열 1번의 회색 닭은 무력으로 2번 닭을 쪽도 못 쓰게 하고 구박이 심했다. 2번 닭이 암탉과 짝짓기를 하려 하면 가차 없이 쪼고 물고 못되게 굴었다. 그 꼴을 보면 내가 “야, 물러나지만 말고 ‘도전’, ‘도전’을 해” 하면서 늘 응원을 했다.
--- p.18 12시에 점심을 먹었다. 한 장의 김을 반으로 나누어 먹었는데 밥을 다 먹고 나니 김 세 장이 남았다. 그래서 그 세 장으로 부족했던 염분을 충족시켜 혀를 만족하게 했다. 거의 맨밥을 먹으면서 생각나는 것은 오로지 김치나 고추장이나 소금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것이지 더 맛있는 무엇이 떠오르는 것은 아니었다. 식사를 마치고 간단한 후식 후 물을 마셨다. 정신적으로 충만한 만족감으로 행복했다. 황제라 해도 식사 후 정신적인 기쁨을 이렇게 맛보기는 힘들 것이다. --- p.49 나는 희미하게 목숨만 붙어있는 병아리를 손안에 조심스럽게 감싸고 계속 기도를 하면서 집으로 왔다. “주님, 이 병아리를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하고 “얘야, 살아나거라. 네가 살아나면 내가 잘 키울게.”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이 병아리에게 ‘꼭지’라는 나의 아명을 붙여 주었다. 곧 손안에서 움직임이 감지되었다. 집에 오자 조금 후에 삐약거리며 살아 있으리라는 희망을 보였다. --- p.57 오늘 제법 큰 중닭이 죽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어제 진동이 앞에서 쇼크가 일어났던 놈인 것 같다. 결국, 사람이나 짐승이나 심장이 멎을 만큼 큰 사고를 겪으면 여간해서 살아가기가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충격이 큰일을 겪을 때도 우리는 대범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 여러 모로 좋다. 수녀님들은 닭이 죽으면 감나무 아래에 묻어준다. 그러면 미생물이 그것을 분해하고 거름이 되어 나무는 튼튼히 자라고, 감나무는 많은 열매를 맺어 일부는 미리 땅에 떨어져 닭들의 먹이가 되고, 일부는 가을에 우리의 차지가 되는 것이다. --- p.106 우리가 어릴 때 어머니는 아픈 자식이 있으면 먹을 것이나 간식을 특별히 챙겨서 주셨다. 그러면 우리는 그것이 부러웠다. 둘째 남동생이 몸이 약해서 매일 달걀 하나를 밥에다 넣어서 비벼주었는데, 당시 매일 달걀 한 알을 먹기는 쉽지 않았다. 막내 여동생에게는 오빠가 아파서 약을 밥에 타서 준다고 하셨다. 여동생이 그것이 달걀이라는 것을 안 것은 훨씬 뒤의 일이다. 아픈 닭에게 특별한 것이나, 아픈 자식에게 특별한 것이야말로 공정한 것이다. 모두에게 똑같이 분배하는 것이 공평한 것이 아니라, 필요한 이에게 더 줄 수 있는 것이 공평한 것이다. 그것이 또한 예수님의 마음이다. --- p.1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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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마산의 아름다운 바다를 앞에 두고
‘없는 대로, 불편한 대로’ 밭 일구고 닭 키우며 길어올린 작지만 커다란 매일의 깨달음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요장리 311-1에는 특별한 공동체가 있다. 온갖 나무들이 빽빽하게 심긴 품 넓은 산을 등지고, 앞에는 뜨거운 햇살 아래 빛나는 바다가 끝없이 펼쳐지는 그곳. 바로 ‘진동 요셉의 집’이다. 예수성심시녀회가 기후위기 시대에 지구와 화해하고 다 함께 사는 길을 열기 위해 시범 운영하게 된 생태공동체로서, 이곳 수녀들은 몸소 밭을 일구고 닭을 키우며 자연을 되살리려 애를 쓰고 있다. 이 책을 쓴 최명순 필립네리 수녀는 국내외 여러 단체와 기관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하다가, 일흔이 훌쩍 넘은 나이에 진동 요셉의 집에 소임을 가게 되었다. 닭을 키우는 일도, 똥오줌을 활용해 친환경 농사를 짓는 일도 난생처음 접해보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닭장에서 알을 품고 있는 암탉을 들여다보는 일조차 조심스러워 “실례합니다.” 하고 매번 양해(?)를 구할 정도였다. 그랬던 저자가 날마다 닭장을 오가면서 닭들과 친해져서, 나중에는 암탉의 엉덩이를 번쩍 들어서 낳아놓은 알을 아무렇지도 않게 꺼내기도 하고 친근한 몇몇 닭들을 품에 꼭 안아주기도 하며 명실공히 ‘닭들의 엄마’로 거듭나게 된다. 〈닭장 일기〉는 닭을 돌보는 데에는 햇병아리와도 같았던 일흔다섯 살 수녀가 닭들과 친해지고 그 생명들이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를 관찰하며 귀중한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담아냈다. 저자 특유의 ‘수녀답지 않은’ 유쾌한 입담이 따뜻하고 정감 어린 일러스트와 잘 어우러져 부담없이 스르륵 읽힌다. 작은 닭장 안에서 벌어진 일들을 통해 삶과 죽음, 고통, 영성의 문제를 깊이 돌아보고, 무엇이 정말 중요한 것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생명을 하찮게 여기고 오로지 물질만을 추구하며 살아온 결과, 오늘날 우리는 심각한 기후위기와 온갖 전염병의 위협을 맞닥뜨리게 되었다. 파멸의 길에서 돌이켜, 되살림의 길로 나아가려면 어떻게 살아야만 할까? 이 책에 그 해답이 있다. 바로 “결핍에서 오는 기쁨, 불편에서 느끼는 충만감, 힘듦에서 느끼는 만족감”을 추구하는 것이다. 바쁜 일상에 지친 당신에게,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당신에게, 이 책이 힐링과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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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 시골 마을의 작은 닭장 세계를 바라보며 온 인간사를 통찰하고 있는 수녀님의 일상의 단편들이 지친 이들에게 작은 위로와 쉼이 될 것이며, 자연 안에서 어우러진 소소한 일상의 멜로디가 만들어 내는 공동체의 아름다움은 진정한 의미의 공동체에 대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게 될 것입니다. - 곽지숙 (마리인덕 수녀_예수성심시녀회 총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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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닭장 안에서도 인간 세상과 같은 이야기가 엮어지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감동이었다. 희로애락이 펼쳐지는 삶의 이야기를 닭들도 매일 엮어 가고 있다는 사실은 새롭고도 충격적인 깨달음이었다. (…) 이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닭들이 세상 곳곳에서 배터리 케이지 속에 갇혀 사육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충격으로 다가왔다. (…) 케이지 안의 닭들의 인생은 어쩌면 오늘 우리 삶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김윤희 (이레네 수녀_예수성심시녀회 서울관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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