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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글
제1부: 휑한 마음밭에 소나기 내릴 제 가을이 오면 두근거림 골목길 사랑해 설렘 그리운 사람아 아낌없이 주는 나무 제2부: 심지처럼 까맣게 부어오른 폐부 좋을 텐데 서른 온풍 두려움 원망 이별 두 번째 만남 불면의 밤 빈집 한마디 중독 쾌락 한계 제3부: 덤으로 왔다가는 덤덤한 인생 반 근 한 움큼 어찌하는가 가을엔 흔적이 없다 어머니 내 어머니 아침에 왜 향기 그륵그륵 제4부: 악다문 입술도 스스로 달콤하여라 나의 여백 춤추고 싶어 창 이유 고백 사랑은 나의 계절 질량 보전의 법칙 하산 작은 돌 맺는글 에필로그 시: 떨어지지 않는 탯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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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신문지 속 고기 반 근의 무게 나는 살고 싶었다. 그래서 글을 썼다. 1990년, 어머니는 그날 막둥인 내가 꼭 죽을 것만 같았다고 돌아가실 때까지 늘 말씀하시곤 했다. 가슴에 여섯 개의 관을 꽂고 사투를 벌이던 그 소년의 폐부엔 어느덧 차가운 공기보다 더 시린 외로움이 먼저 유착되었고, 가난한 어머니의 손에 사 들려오던 신문지 속 고기 반 근의 무게…. 나는 그 가난한 사랑에 기생하며, 34년의 통증을 중독처럼 받아들였다. 사랑은 늘 목마르고 아팠으며 이제야 이 하얀 사각의 대지를 빌어 지긋지긋한 외로움마저 툭 던져놓고 비로소 내 안의 해묵은 오물들을 쏟아내며 가슴을 펴 첫 숨을 쉬어본다. 이 글들은 휑한 마음밭 한여름 세찬 소나기처럼 모질고 거칠게 찾아왔던 나의 부서진 연민들과 지독한 공황의 바다에서 건져 올린 한없이 연약한 한 사람의 불친절한 기록이며, 쉼 없이 덜컥거리는 우리의 사소한 일상에 유착된 격렬하고도 다분히 친밀한 사랑과 통증에 대한 기억이다. 통증 뒤 찾아오는 짧은 안식조차 무감각하게 흘려보냈던 내 입가에 언제부터인가 가벼운 탄성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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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깨닫게 되는 어머니의 한계.
그 한계 앞에서 느껴지는 긴장. 그렇게 대상의 주체로 시공간을 흘러왔다고 여기는 ‘나’의 처절함. 씌여진 것들 한줄 한줄은 그것의 드러남으로 읽힙니다. 그 드러남 속으로 매몰되어 갔던 주체와 그렇게 흘러갔던 시공간에 대한 섬세한 관찰로 읽힙니다. 그리고 마침내 당도한 천 길 낭떠러지. 거기서 문득 마주치는, 드러남의 높이와 매몰된 깊이만큼의 ‘나’. ‘나’는 드디어 낭떠러지 아래로 날갯짓을 시작합니다.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보탤 것도 없고 뺄 것도 없는, 그 비대상의 열린 공간으로 날아오를 겁니다. 그 열린, 텅빈, 빛나는 속으로 경계없이 녹아드는 날개춤을 출 겁니다. - 어느 독자(담담의) 후기 |